[롤챔스 결산④] 한 단계 성장한 샌드박스 게이밍, 경험의 아쉬움 채워야 할 때

게임뉴스 | 원유식 기자 | 댓글: 15개 |
이번 2019 롤챔스 섬머(이하 섬머) 시즌의 준우승을 차지한 그리핀부터 승격팀의 반란은 시작됐다. 그리핀 이후 롤챔스에 합류하게 된 샌드박스 게이밍과 담원 게이밍도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러한 돌풍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됐고, 이번 섬머 시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중 샌드박스 게이밍은 이번 섬머 시즌 3위를 기록하는 등, 다시 한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패배의 고배를 마시며 이번 여름의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이어질 롤드컵 대표 선발전부터 다음 시즌까지 아직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번 롤챔스 결산의 네 번째 주인공은 바로 '샌드박스 게이밍'이다.




▲ 이번엔 3위! 점점 성장하는 모습 보여준 샌드박스 게이밍


지난 스프링 시즌, 샌드박스 게이밍(이하 샌드박스)은 돌풍의 주역이었다. 치열한 승강전 무대를 이겨내고, 이제 막 롤챔스에 합류한 새내기의 반란은 그만큼 큰 임펙트를 남겼다. 강등 후부로 점쳐지던 샌드박스는 팀이 승격한 그 시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달성했다. 그랬기에 이번 섬머 시즌은 더 많은 기대감을 안고 시작할 수 있었다.

샌드박스는 이러한 기대감에 부응하듯, 한화생명 e스포츠 2:0으로 잡아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눈에 띄는 점은 '상체의 힘'이었다. 이전 시즌에도 상체의 힘은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이번에는 거기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어진 킹존 드래곤X와의 경기에선 2:0으로 완패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봇 라인과 운영 미스 등이 겹쳤다. 여기에 이어진 경기의 상대가 '그리핀-SKT T1'라는 강팀인 만큼, 시즌 초반부터 난도가 높은 산을 넘어야만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 개인 기량에 대한 부분은 이미 충분한 검증을 마쳤다
(샌드박스 게이밍 vs 킹존 드래곤X)


그리핀과 SKT T1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샌드박스는 모두 승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중 SKT T1을 상대로 2:0의 완승을 거뒀는데, 기존의 약점을 모두 보완한 듯한 신들린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확실하게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한 샌드박스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또 이러한 관심에 부응하듯 샌드박스는 파죽지세로 승리를 이어가며, 무려 6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사실 스프링 시즌부터 샌드박스 모든 선수들의 경기력은 돋보였다. 폼을 끌어 올렸을 때 선수 개인의 능력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다만 부족했던 부분은 '팀적인 부분'이었다. 확실히 아직은 '하나의 팀'으로 다듬어지지 못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 섬머 시즌에는 달랐다. 선수 개인의 능력과 팀적인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며, 확실하게 강팀의 모습에 한 발 더 다가선 모습이었다.

끊기지 않을 것 같던 연승은 1라운드 마지막에 깨졌다. 밴픽부터 플레이까지 모든 면으로 부족한 면을 보인 샌드박스 게이밍이 담원 게이밍에 2:0으로 패배했다. 그럼에도 7승 2패 +7점의 호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된다.




▲ 팀 분위기부터 경기력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할만한 성작을 이뤄낸 샌드박스


하지만, 이어진 젠지 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일부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는 듯한 장면이 자주 연출됐고, 밴픽부터 플레이까지 전반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2:0의 뼈아픈 패배를 기록하게 된다. 이어진 한화생명 e스포츠와의 경기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다수 연출됐다. 1위와 9위의 대결이었지만, 확실한 기량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화전 이후, 담원 게이밍을 시작으로 굵직한 강팀과의 연전을 앞두고 있던 만큼, 불안감을 쉽게 떨쳐낼 수 없었다. 먼저, 담원 게이밍과의 재대결에선 샌드박스가 다시 한번 패배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치열한 접전이었지만, 1세트와 3세트를 한 끗 차이로 따내지 못했고, 담원 게이밍 징크스를 결국 깨지 못했다.

이어진 그리핀전에서 다시 패배하며, 이제 순위권 싸움의 낭떠러지로 몰리게 된 샌드박스. 주춤한 킹존 드래곤X를 잡아내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온 성적은 아프리카 프릭스를 잡아내며, 잠시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바지 순위 경쟁에서 순위가 점차 밀렸고, 마지막 상대인 SKT T1에 패배하며 정규 시즌 최종 순위를 3위로 마무리하게 된다.


▲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세트, 불과 약 2분만에 4킬을 내어주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만다
(샌드박스 게이밍 vs SKT T1)


지난 스프링 시즌 5위에 이어, 이번 섬머 시즌은 3위라는 성적을 달성하게 됐다. 경기력적인 측면부터 성적까지 모두 만족할만한 성적 상승을 이뤄낸 샌드박스. 이제 남은 과제는 플레이오프를 넘어, 결승전 무대를 밟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와일드카드전부터 연전연승하며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고 있던 SKT T1이었다. SKT T1은 2라운드 마지막 상대였고,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던 만큼, 심기일전해 승리를 따내야만 했다. 하지만, 다전제에서 보여주는 SKT T1의 강함과 절정으로 치달은 경기력에 대항하지 못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면에서 패배했는데, 가장 크게 작용한 건 역시 '경험 부족'이었다. 특히, 1, 2세트 패배 이후 3세트에서 보여준 모습은 부족했던 경험이 문제가 됐다. 상대보다 더 빨리 이득을 보기 위해 취했던 과감한 움직임은 모두 실점이 됐고, 불과 10분 만에 경기는 SKT T1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승격 이후 처음으로 겪어 본 5세트 다전제 무대였기 때문일까. 샌드박스는 충분한 기량을 내지 못한 채 결국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샌드박스는 분명 이번 시즌, 하나의 팀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의 발전을 이뤄냈고, 이를 경기력과 성적을 통해서도 증명해냈다. 하지만, 이러한 샌드박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경험'이었다. 이제 승격 이후 두 번째로 치르는 정규 시즌이었기에, 패인으로 작용한 경험 부족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아쉽게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패인이 되었던 부족했던 '경험'까지 쌓는다면 충분히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2019 롤드컵 대표 선발전부터 내년 시즌까지, 샌드박스는 아직 더 많은 경험을 쌓을 기회를 남겨두고 있다. 결과를 보여준 이번 시즌처럼, 남은 시즌에서도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샌드박스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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