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결산⑧] 아쉬운 성적의 kt 롤스터,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게임뉴스 | 양동학 기자 | 댓글: 34개 |
마지막 날까지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었던 2019 롤챔스 섬머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이번 시즌은 1, 2위의 승패 차이가 없고, 중위권과 상위권간의 승수 차이도 얼마 없을 정도로 많은 팀들이 접전을 펼친 시즌이기도 하다. kt 롤스터(이하 kt)는 우선 승강전을 피하며 롤챔스 잔류에 성공했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히 부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승강전은 피했지만... 체질 개선이 시급한 kt 롤스터


kt는 지난 시즌 정규 시즌 9위로 승강전을 치르게 되면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작년에는 롤챔스 상위권 순위나 우승까지 차지했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추락이었다.

다행히 kt는 승강전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하며 무난하게 롤챔스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롤챔스 정규 시즌 동안 kt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변함없는 사실로, 이후 섬머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보였다.

▲ 승자전 3:0 승리! 일단 승강전은 무난히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kt는 '프레이' 김종인을 영입했다. '프레이'는 이미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었기에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kt 사무국은 끈질기게 '프레이'를 설득했다. '프레이'는 인터뷰를 통해 kt 사무국이 10번 이상 찾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세 번 찾아갔다는 '삼고초려'의 고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결국 '프레이'는 은퇴를 번복하고 kt 입단을 결정했다. 기간상 따로 계약할 만한 선수도 없는 상황에서 뛰어난 커리어와 인기를 가진 '프레이'를 영입한 것은 일단 팬들에게 환영받았다. 거기에 '프레이'가 '스맵', 'BDD'와 손발을 맞춰 본 적이 있는 점도 팀 융화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다만, '프레이'가 은퇴했던 선수인 만큼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하는 것은 과제로 남았다.



▲ 은퇴 선언한 '프레이'를 잡는데 성공한 kt


개막전 경기, 진에어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kt였지만, 경기 내용상 압승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복귀한 '프레이'를 포함한 바텀 라인은 오히려 진에어에게 밀렸으며, 게임을 끝내기 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는 난전이 펼쳐졌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이번 시즌 1승도 챙기지 못한 진에어를 상대로 펼친 경기라고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이어진 한화생명과 담원전에서 내리 패배한 kt는 어려웠던 지난 시즌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한때 '슈퍼 팀'이라는 별명을 얻게 했던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하락한 전력 문제가 아직까지도 해결 되지 못한 것이다.

▲ 개막전, 진에어와의 경기. 승리를 챙겼지만 분명 어려운 점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프레이' 영입이 kt의 확연한 돌파구가 되지는 못했다. 물론 '프레이' 한 명의 선수에게 패배의 책임을 돌리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kt의 노림수가 그리 노련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안정적으로 성장했을 때, '프레이'도 종종 게임을 캐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경기에서 kt의 바텀은 라인전부터 밀렸으며, 개인 데이터도 좋지 못했기 때문에 '프레이'가 다른 팀들의 원딜과 비교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보긴 어렵다. 거기다 바텀 파트너 '눈꽃'도 지난 시즌에 이어 잔실수가 눈에 띄었다. 승수가 적은 팀이 좋은 지표를 기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kt의 바텀 라인은 부진했다고 평가된다.

'프레이'는 분명 많은 인기와 그에 걸맞는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그러나 커리어 막바지 하락세였던 모습과 은퇴 후 복귀까지의 공백을 생각하면, 복귀한 '프레이'의 경기력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 기대보다는 아쉬웠던 섬머 시즌 kt의 바텀 라인


전반적으로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kt가 마냥 안 좋은 모습만 보였던 것은 아니다. 단순히 지표만 보더라도 2019 스프링 시즌 4승 14패, 9위라는 성적보다는 2019 섬머 시즌 6승 12패, 8위로 승강전을 면한 지금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시즌 kt 플레이의 중심은 '비디디'였다. 변수를 직접 만들어내는 능력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으나, 어쨌거나 kt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것은 바로 '비디디'다. 승리한 경기에는 대개 그의 활약이 있었으며, 그의 공격 능력이 현 kt의 가장 큰 무기라 할만하다. 이는 팀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MVP 포인트(700점, 공동 6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외에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는 여전히 아쉬운 편이다. '프레이'와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스맵'은 '킹겐'과 비슷한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경기력 면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킹겐'은 아트록스, 카밀과 같은 챔피언을 뽑아 세트 승률 45.8%로 어려운 팀 상황에서 많은 승수를 챙긴 편이었다. 위대한 정글러로 불리는 '스코어'는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때때로 기복 있는 모습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 대부분의 경기에서 필요한 역할을 잘 수행한 '비디디'


그렇다면 kt에게 다른 수가 있었을까? 이번 시즌 경기들을 돌아보면 선수들의 급성장 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 섬머 이적 시장은 풀이 작았고, 얻을 수 있는 선수도 한정됐다. 따라서 kt는 이미 은퇴를 선언한 '프레이'를 데려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비교적 스카우트나 아카데미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알려져 있는 kt로서는 신인 선수 육성이나 발굴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생각해보면 '슈퍼 팀'이라는 별명도 이름난 선수들의 파격 영입에 성공하면서 붙은 별명이었다.

결국 지난 시즌 선수층의 변화가 이번 시즌까지 kt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다음 시즌, 본격적인 리빌딩이 가능하다면 해소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다면 이는 미봉책에 그치고 말 것이다. 작년처럼 특정 선수가 이탈한다면 또다시 급격한 성적 하락이라는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 차기 시즌에는 베테랑 정글러 '스코어'가 은퇴를 선언해 이탈할 예정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kt가 앞으로 진정한 의미의 명가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현재 선수들의 기량 향상은 물론, 선수 영입과 육성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까지 모두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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