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기적 같은 명장면 기대한다면, DRX '쵸비'-TES '나이트' 속한 D조

기획기사 | 장민영, 남기백 기자 | 댓글: 13개 |



팬들이 LoL 프로 경기를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프로들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있기에 이를 보기 위해서다. 그들만의 운영, 챔피언 조합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보고 싶은 것은 역시 슈퍼플레이다. 가장 직관적이고 짜릿함을 선사해주는 슈퍼플레이를 기대하면서 보게 된다. 프로게이머 한 명의 손 하나로 모든 걸 뒤집을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찾아오길 바라면서.

그런 슈퍼플레이를 보고 싶은 시청자라면, 그룹 스테이지 D조의 경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그런 슈퍼플레이를 해낸 DRX-TES의 '쵸비-나이트'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신인 시절부터 남다른 주목을 받았던 두 선수는 올해 기량이 만개해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고, 기대를 뛰어넘는 슈퍼플레이를 펼치는 중이다.

이들을 향한 관심은 대회가 없는 기간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선수의 솔로 랭크 9월의 매드 무비, 하이라이트 영상들이 여전히 올라오는 중이다. '쵸비-나이트'가 더 무서운 건 중요한 무대에서 연습했던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강심장'이 된 두 선수는 자국 리그의 우승, 롤드컵 진출이 걸린 중요 경기에서 기적과 같은 플레이를 이미 선보인 바 있다. 어느덧 롤드컵에서도 세계를 상대로 슈퍼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는 선수들이다.


'쵸비-나이트', 최후의 승자로 남을 기적 같은 플레이


승패를 바꾼 '쵸오오비' 갈리오, '나이트' 신드라

그렇게 두 선수는 존재감부터 남달라졌다. LoL이 팀 게임이기에 필요한 능력치는 다양하지만, 개인 한 명만 놓고 봤을 때 '쵸비' 정지훈과 '나이트'가 보여주는 플레이는 독보적이었다. 위 영상처럼 두 선수는 극한의 불리한 상황을 자신의 슈퍼플레이로 뒤집어버린 경기를 펼쳤다. 그것도 많은 게 달린 상위권 팀과 대결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만의 설계를 완성하면서 말이다.

두 장면의 상황은 비슷하다. 해당 세트에서 상대 미드 라이너 역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유리한 경기를 이끌고 있었던 것. 젠지의 '비디디' 곽보성과 JDG '야가오' 모두 조이로 포킹-암살에 성공하며 승리를 굳히는 듯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승부가 결정이 나는가 싶은 시기, 많은 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아버릴 법한 순간에 두 선수와 이들을 믿는 팀원들은 끝까지 모른다는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 그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자로 잰듯한 플레이로 판을 뒤집은 게 두 선수다. 올해 명장면이야 수도 없이 많겠지만, 좌절을 기회로 만드는 기적과 같은 플레이는 많지 않았다. 두 영상은 아무리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DRX-TES는 '쵸비-나이트'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증거와 같은 장면이다. 작은 희망까지 살릴 수 있는 두 선수와 두 팀이기에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극적인 장면 외에도 '쵸비-나이트'는 기본기부터 탄탄하다. 미드 라인 주도권이라는 말이 중요하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주도권 차이가 어느 정도까지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체감이 안 된다. 하지만 '쵸비-나이트'가 주도권을 잡은 경기의 양상을 보면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상대 미드 라이너를 몰아넣는 순간, 상대가 준비해온 판은 일그러진다.

'쵸비'의 이런 능력은 젠지와 섬머 PO 4세트에서 잘 드러났다. 1:1 대결에서 카운터가 없다고 느껴졌던 '비디디' 곽보성의 아지르를 상대로 손쉽게 압도를 해버린다. 이전에도 에코로 아지르를 상대로 승리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던 '쵸비'지만, 이번에는 칼날비 특성을 들고 라인에 서 있질 못하게 만들 정도였다. KDA는 에코가 7/0/3, 아지르가 0/3/5로 유의미한 격차로 이어졌다. 해당 경기에서 DRX는 '쵸비'의 활약과 함께 1:2 상황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롤드컵으로 직행할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 DRX는 패배했지만, '쵸비' 만큼은 빛났다. 2세트에서 미드 제이스를 선택해 DRX의 '넥서스'와 같은 존재감을 보여줬다. 팀이 흔들리더라도 끝까지 죽지 않고 기회를 만들어보려는, 생존을 향한 그의 몸부림이 느껴졌다. 담원 게이밍의 깔끔한 팀 플레이와 중반부터 틈을 내주지 않는 '쇼메이커' 허수의 플레이에 한계가 있었지만, 개인 기량 만큼은 '쵸비' 제이스가 밀리지 않는 경기였다.

섬머 MVP-결승전 MVP를 모두 휩쓴 '나이트'.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이 '나이트' 역시 미드 라인을 PO 경기에서 확실히 지배했다. 결승전에서 '야가오'를 상대로 4세트까지 주도권을 쥐고 이를 잘 굴릴 줄 알았다. 분명, 인베이드 단계에서 JDG가 더 많은 킬을 내면서 시작하는 상황이 많았음에도 다음 교전에서 이를 바로 만회하는 그림이 자주 나왔다. 이는 '나이트'가 확실하게 미드 주도권을 잡으면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이-루시안을 바꿔가며 맞붙은 두 세트에서 모두 라인전을 압도하면서 상체 교전의 승리를 이어간 것. '야가오'가 한타나 운영 단계에서 변수를 만든 경우는 있었지만, 기본적인 경기 흐름부터 마무리까지 '나이트'가 장악한 결승전이었다.


탄탄한 기본기에 꾸준함까지 갖춘 미드




이런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기에 '쵸비-나이트'는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 두 선수의 섬머 PO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많은 개인 기록 면에서 높은 순위를 달성하고 있다. 심지어 '쵸비'는 결승전에서 0:3으로 팀이 패배했음에도 이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놀라운 일이다. 특히, 오랫동안 1위를 달성해온 CS 수급 기록은 '쵸비'의 탄탄한 기본기를 말해준다. 아쉽게도 데스를 많이 기록해 KDA 면에서 '쇼메이커'에게 밀렸지만, 분당 킬-킬 관여율과 게임 내 대미지 비율에서 미드 라이너 중 1위를 달성하며 자신의 힘 만큼은 입증했다. '나이트'는 우승팀 미드 라이너 답게 KDA부터 1위, 분당 대미지 1위를 달성하며 PO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남을 수 있었다.

2020 섬머 LCK-LPL 플레이오프 미드 라이너 '쵸비-나이트' 대표 지표

'나이트'
KDA 7.3(1위)
분당 CS 8.3 (2위)
분당 대미지 605 (1위)

'쵸비'
KDA 2.4 (4위)
경기당 평균 킬 4.5 (1위)
분당 CS 9.6 (1위)
킬 관여율 78.5% (1위)
게임 내 대미지 비율 26.9% (1위)

확실히 '쵸비-나이트'는 현 세대, 차세대를 이끌 미드 라이너로 거듭나고 있다. 이전까지 '페이커' 이상혁은 오랫동안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인정받아왔다. 많은 수상 경력과 기록들이 이를 입증하지만, 정작 당시 '페이커'하면 떠오르는 건 수많은 명장면이다. '류' 제드와 일기토, '앰비션'의 카직스를 쓰러뜨리는 니달리부터 미드 리븐-마스터 이 등 팬들의 머릿속에 남을 만한 명장면이 많기에 그렇다.

올해는 '쵸비'와 '나이트'가 그런 역할을 해왔다. 남은 롤드컵 경기에서 충분히 기적 같은 장면을 더 만들어낼 만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어느덧 기본부터 슈퍼플레이까지 빠지지 않는 미드 라이너로 자리 잡았고, 이제 그 우열을 그룹 스테이지 D조에서 가장 먼저 가려볼 수 있게 됐다. 그런 두 선수와 팀이 맞붙어 순위 대결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LCK-LPL 팬들에게 놓칠 수 없는 경기일 것이다.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D조

탑 E스포츠(TES)
DRX
플라이퀘스트
유니콘스 오브 러브

TES vs DRX - 10월 5일 6경기 10시 예정













이미지 출처 : LCK-LPL 공식 플리커, 인포 - 남기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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