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읽어주는 남자] 싸 엘라 싸 티리디

기획기사 | 박범 기자 | 댓글: 24개 |



10.20 패치 적용 이후의 변화에 대한 기사를 낸 지 하루 만에 10.21 패치가 적용됐다. 패치 주기가 빠른 느낌이다. 굵직한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충분히 검토해볼 내용들은 많았다. 아펠리오스와 카르마가 유의미한 상향을 받았다. 10.21 패치 후속 기사를 작성할 때 변화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이번 패치 노트 내용들 중에 눈에 띄는 건 카르마에 대한 거다. 카르마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버프가 적용됐다. LCK 팀들 대부분이 카르마를 선호했는데 만약 이번 패치가 롤드컵에도 적용됐다면, 혹은 LCK 중에 적용됐다면 카르마의 인기가 더 뛸 뻔 했다. 갑자기 룰루에 이어 카르마가 탑과 미드, 서포터에서 두루 활약할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라이엇게임즈가 아펠리오스에 심폐소생술을 조금씩 해주고 있다. 이번 버프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어떤 무기로 궁극기를 쓰더라도 아펠리오스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궁극기 의존도가 올라가서 트위치처럼 궁극기 활용 가능 여부가 챔피언 성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바뀐 듯. 궁극기만 따지고 보면 중력포 또는 화염포일 때 한타 기여도가 가장 높을 것 같은데 그럼 또 이후 전투력은 떨어져 모호할지도. 아, 패시브 물리 관통력 증가 버프도 아펠리오스의 후반 캐리력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카밀의 후반 경기 지배력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카밀을 직접 플레이해보면 E스킬로 얻는 공격속도 증가가 많이 체감되는데, 꽤 의미있는 수치를 너프했다. 초반 수치는 건드리지 않아 카밀의 라인전이 크게 어려워지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스플릿 구도에서의 카밀의 존재감이 조금은 줄어들지도 모른다. 라인을 지우고 포탑을 빠르게 파괴하는데 카밀 같은 챔피언은 공격속도가 빠를수록 좋기 때문. 또한, 스플릿 구도에서 흔히 형성되는 상대와의 1:1 대결 구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갈 것이다.





최근 코르키는 1코어로 마나무네를 가는 아이템 트리가 정석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마나무네와 무라마나가 아이템에 붙은 기본 AD 증가량 외에도 '경탄' 효과로 추가 AD가 점점 오르는 걸 기억하자. 그러면 이번 버프는 꽤 큰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이미 주력 스킬의 버프가 챔피언의 티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는 여러 차례 봐와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코르키는 현재 미드 주류 픽들을 상대로 대부분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아 이 버프로 확 날아오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레이브즈의 대 AD 챔피언 능력치를 깎기 위한 방안으로 이번 너프가 적용된 듯하다. 꽤 큰 너프라고 판단된다. 지금은 스킬 최대 레벨일 때 풀스택을 쌓으면 방어력 160 상승, 너프 후엔 144 상승이다. 거의 '천 갑옷'에 달하는 방어력을 잃는 셈이다. 그레이브즈 입장에서 한 가지 다행인 건 E스킬의 너프는 중반 이후에나 체감될 것 같다는 점. 이번 패치 이후 어디까지 그레이브즈의 성능에 변화가 생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종종 출몰하던 '감전' 미드 그레이브즈는 빛을 잃을지도.





헤카림 정글의 꽃인 E스킬에 너프가 가해졌다. 헤카림의 기본 콤보는 E스킬로 최대 피해량을 줄 수 있을 때까지 달려가다가 상대에게 들이받기 직전 Q스킬을 돌리며 뛰어드는 거였는데 그 대미지에 직접 타격이 가해졌다. 특히, 최소 대미지보다 최대 대미지가 더 많이 깎인 만큼 헤카림의 티어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헤카림 정글이 뜬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너프를 하는지. AP 정글 챔피언들의 너프 정도는 미비한데 AD 정글 챔피언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카르마에 큰 버프가 들어갔다. 카르마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스킬을 자주 돌려 써야 활약할 수 있는 챔피언인데 이번 버프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줬다. '너가 스킬을 자주 맞혀서 만트라 쿨타임을 빨리 돌려라'라는 방향인 걸 알 수 있다. 일반 공격보다 스킬을 자주 적중시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다가 궁극기 재사용 대기시간도 줄여줬다. 상대를 때릴수만 있으면 만트라와 일반 스킬을 조합한 필살기들을 계속 쓸 수 있는 카르마의 성능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예전 같았으면 성장 공격력 관련 패치에 대해 크게 회의적이었겠지만, 10.19 패치에서 성장 공격력 패치 이후 챔피언들의 승률에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더욱이 리 신은 대부분의 스킬에 추가 AD 계수가 달려있고, 스킬 콤보 도중에 일반 공격도 다수 섞어야 하며, 패시브에 공격속도 증가 버프가 달려있는 만큼 이번 버프는 생각보다 클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준다.





정글 1티어인 그레이브즈와 니달리가 이번 패치를 통해 동시에 견제를 받았다. 그런데 니달리의 너프는 크게 의미가 있을까 싶은 정도다. 니달리는 쿠거 폼의 Q스킬을 제외하면 AD 계수가 하나도 없는 챔피언이다. 심지어 아이템 트리도 죄다 AP를 챙기는 식이다. 정글링을 할 때 기본 공격보다는 스킬 대미지로 몬스터를 녹이는 챔피언이라 이번 너프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 같다. 꾸준히 스킬 콤보 중간에 섞는 일반 공격 대미지가 줄었으니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건지.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밸런스 팀 중 한 명이 탑 AD 니달리에게 호되게 당했던 모양이다.





이번 판테온 관련 너프는 탑과 미드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서포터 판테온의 존재감만 줄이기 위한 너프로 보인다. 뭔가 내용은 많고 알찬 것 같은데 실상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탑이나 미드로 가는 판테온과 서포터 판테온의 아이템 빌드에는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시작 아이템이 다른 정도? 그래서 기본 대미지를 줄이고 추가 AD 계수를 높여봤자 서포터 판테온의 대미지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기본 대미지가 너프를 받았으니 초반 바텀 라인전에서 종종 나오는 어이없는 킬 각의 빈도수 차이는 생길지도.





사미라의 이동기인 E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과 거기에 달린 공격속도 증가량도 너프했다. 일단, 사미라가 가진 수많은 장점 중 중요한 것을 크게 너프하는 셈이라 어느 정도 활용도가 떨어지긴 할 거다.

하지만 이번 패치가 근본적인 사미라 너프 방향성은 아니라고 못박고 싶다. 사미라를 상대하는 입장에선 더 까다로운 점이 여럿 있는데 그건 그대로다. 패시브에 붙은 CC기 보조 에어본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원거리 딜러 유저들 사이에선 '사미라 때문에 전에는 맞아도 되는 CC기가 요샌 맞으면 곧장 죽는 CC기가 됐다'는 말이 돌 정도. 라이엇게임즈 입장에선 아직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챔피언에 해당하고 인기도 높은 사미라를 즉각 쓰러뜨리는 건 어려울지도. 또한, 스킬 콤보 위주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라 공격 속도 증가량 너프가 큰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두 버프 모두 트런들의 중후반 이후에나 체감이 될 법한 패치들이다. 이 정도의 버프만으로 트런들을 수렁에서 구출해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 여전히 AP 정글 챔피언들이 판을 치고 있는 마당에 트런들 정글의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W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후반부에 크게 줄어든 게 좋아보이긴 한데, 정글 트런들은 많은 이가 E스킬을 두 번째로 마스터해 W스킬 버프는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갑자기 두 버프 모두 탑 라인에 좀 더 어울리는 패치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탑 트런들 각?





우디르를 자꾸만 R스킬 쪽으로 밀어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저번 패치에도 R스킬 버프가 있었는데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이번 패치도 실패로 끝날 것 같다. 우디르는 현재 정글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만으로 메타에서 한참 벗어난 게 아니다. 총체적 난국인 챔피언을 버프하려는데 문제점을 고칠 생각은 없고 가장 안 쓰이는 스킬만 버프해대니 문제다. 그냥 이 챔피언은 리워크가 유일한 해답이다.





라이엇게임즈가 이동속도 증가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리는 패치가 또 공개됐다. 이번에는 저번 끈질긴 사냥꾼 너프에 이어 빛의 망토 너프다. 특히, 정글러들이 빛의 망토만 고집하는 걸 방해하고자 한다고 라이엇게임즈가 아예 패치 노트에 명시했다. 그래서인지 짧은 재사용 대기시간을 가진 소환사 주문에 대한 수치는 깎고 긴 소환사 주문 쪽은 버프했다. 누가 봐도 '강타'를 저격한 너프다.

문제는 끈질긴 사냥꾼 너프 때도 드러났지만, 정글 챔피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쪽에도 간접 너프가 들어간다는 거다. 끈질긴 사냥꾼 때 미드 로밍형 챔피언들도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빛의 망토는 좀 더 범용적인 룬이라 이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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