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12월의 CBT를 기다리게 하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체험기

리뷰 | 이동연 기자 | 댓글: 24개 |
초등학교 5학년, 설날에 받은 세뱃돈을 품에 안고 PC게임 CD를 사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1시간가량 고민하면서 선택한 게임은 '창세기전 3'였죠.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서 CD를 개봉. 설치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집에서 설치할 수 없었습니다. 수십, 수백 번을 설치를 시도했지만, 안되는건 안되더군요.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치 실패 후, 시무룩한 표정으로 있으니 제가 안쓰러워 보였나 봅니다. 형이 '창세기전 3'을 구매한 곳에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다른 게임으로 교환해 오더군요. 그때가 '삼국지 조조전'과의 첫 만남이자 긴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창세기전 3'이 설치가 안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던 것 같아요. '창세기전 3'도 재미있었지만, '삼국지 조조전'만큼 오래 플레이하지는 않았으니까요.

세 개의 엔딩, 보물 도감 모두 모으기, 모든 영웅 살리면서 50레벨 만들기 등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삼국지 조조전'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현재도 가끔 삼국지 조조전을 기반으로 한 유저 제작 MOD를 플레이할 만큼 저에게 제일 긴 플레이 타임을 자랑하는 PC게임은 '삼국지 조조전'이었죠.

시간이 흘러, 스마트폰으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이 나온다고 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과연?'이었습니다. 원작을 망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우선 들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스타 2015에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시연판을 체험해 본 느낌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연의편'

▲ 주변 소음으로 음질이 양호하지 않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연의편'과 '전략편' 두 모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 중, '연의편'은 세 가지의 엔딩이 존재하는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 구성한 모드로 PC 버전과 다른 점은 원작에서는 컷신으로 구성된 스토리가 게임내에서는 일부 추가 시나리오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지스타 2015에서 체험한 버전은 기본적으로 전략 편에 집중되어 있지만, 오른쪽 위의 버튼을 눌러 연의편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연의편을 클릭하니 PC 버전에서 봤던 친숙한 화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바로 허자장과 조조의 만남에서 시작되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 엔딩을 나눌 수 있는 여러 선택지도 그대로 등장합니다.




▲ 파란색 게이지가 차면서 가상모드 쪽으로 유도!


대사가 원작과 비교하면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게임 흐름에 지장은 없습니다. PC 버전보다 확실히 세밀하고 깔끔하게 바뀐 2D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작의 소리까지 그대로 들려주고 있어,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기점을 선택하고 난 이후, 첫 전투인 영천 전투로 진입했습니다. 처음에 화공으로 적을 교란시키려다 실패하는 유비 삼형제와 '주작'으로 도와주는 허자장까지. 전투에서도 원작의 기본 이야기가 충실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래픽적 부분에서는 '주작'으로 인해 생긴 화염 이펙트가 확실히 생동감 있었는데요. 다만, 스마트폰 사양이 좋지 않다면, 나중에 '적벽대전' 맵 같은 불 이펙트가 많은 곳에서 렉과 끊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연의편의 첫 전투인 영천 전투로 시작합니다.




▲ 허자장의 주작 발동!




▲ 게임 내 유비와 조조의 첫 만남



■ 삼국지 넘버링 타이틀을 생각나게 하는 '전략편'

▲ 주변 소음으로 음질이 양호하지 않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략편'은 삼국지 넘버링 타이틀처럼 한 도시에 정착해서 상대방 유저와 겨루는 PVP 콘텐츠와 연의편에서 다루지 못했던 소소한 에피소드같은 PVE 콘텐츠가 같이 존재합니다. 전투는 마찬가지로 SRPG방식인 턴제로 진행되지만, 전투 외 화면은 삼국지 넘버링 시리즈처럼 어느 한 도시에 정착해서 내정을 통해 도시와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전략편에서는 유저가 원하는 장수를 입수할 수 있습니다. 장수를 입수하기 위해서는 전투를 통해 공적을 획득하고, 장수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장수는 뽑기 시스템 같은 랜덤 요소가 아닌 전투를 통한 반복 플레이로만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포' 같은 좋은 장수를 얻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하는 장수가 존재하며, 이 장수를 획득한 후에야 '여포'를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정 시스템을 살펴보는 건 이 정도로 끝내고, 전략편의 전투를 체험해봤는데요. 조조가 동탁을 처치하기 위해 제후를 모으기 전 하후연을 만나 청주의 탐관오리를 처벌하는 짧은 에피소드를 체험해봤습니다. 게임에서 배속을 늘리는 시스템이 존재하며, 아예 적군의 순서는 보지 않고, 순식간에 내턴으로 다시 넘어가는 쾌속모드를 지원하고 있어, 적 턴 동안 기다리는 무의미한 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전투에서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바로 '한 턴 무르기'였는데요. 게임 내 골드를 사용해 한 턴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마치 PC 버전 때 세이브-로드 신공을 이용한 것처럼 전투에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한 턴 무르기'를 사용하면 이전턴으로 되돌아가 죽을 유닛도 되살릴 수 있는 점은 '한번의 실수로 망가진 전투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전략편도 원하는 장수를 클릭해 출진 가능합니다.




▲ 연의편에 없는 짧은 에피소드가 전략편에 들어가 있습니다.




▲ 배속을 늘려 게임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세이브 로드 신공을 대체할 '한 턴 무르기'




▲ 전투 승리 화면. 한 턴 미룬 것 까지 표시된다.



■ 12월의 CBT를 기대하게 만드는 체험판

유명한 원작 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그 중 성공한 사례는 아직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오히려 원작을 훼손했다면서 비판과 비난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이 과연 원작을 뛰어넘었는지 지금 평가하기엔 지스타 2015에서 경험한 짧은 20분의 체험시간으로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CBT와 이어질 정식서비스까지 기대를 하기엔 충분했죠.

오히려 짧은 체험 시간이 원작에 대한 생각을 더 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지스타가 끝나면 책장에 박혀있는 삼국지 조조전 CD 케이스를 꺼내서 다시 플레이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운다는 조홍의 말도 있지만, 더 이상의 일정 연기로 인한 좌절감은 맛보지 않길 기원하며 12월 CBT를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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