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연의편 Good! 전략편 Bad…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1차 CBT 체험기

리뷰 | 이동연 기자 | 댓글: 33개 |
어릴 적 PC게임으로 즐겼던 '삼국지 조조전'에서 조홍은 참 약한 캐릭터였다. 조조전의 엔딩을 열 번 넘게 보면서, 조홍을 만 레벨까지 키웠던 건 단 두 번. 그것도 한번은 곽가의 유품으로 얻은 '둔갑천서'를 활용한 '책략 반복 플레이'로 올린 것을 제외하면 순수 보병으로 달성한 것은 한 번밖에 없었다. 아마 3개의 엔딩을 모두 보면서 얻은 초반 9레벨 보너스와 보물 도감 올 수집이 아니었다면 이조차도 불가능했겠지.

세월이 흘러 조홍의 퇴각 대사가 한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조홍은 삼국지 조조전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되었다.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때는 "약하기만 한 캐릭터가 말은 거창하네!" 했지만, 지금 와서는 패배에 꺾이지 않는 조홍의 정신이 부러운 것은 왜일까.




▲ 역시 조홍은 황금 투구가 특징 포인트다


그 이후로도 삼국지 조조전을 활용한 유저 제작 MOD(Modification On Demand)를 간간이 플레이하던 와중,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1차 CBT가 찾아왔다. 지스타 2015에서도 플레이해봤지만, 제대로 된 테스트는 이번이 처음. 문득 CBT를 시작하기 전, 삼국지 조조전에서 키우기 어려웠던 조홍을 집중적으로 육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들었으면 실천도 해야겠지. 어차피 초기화될 CBT, 조홍을 최고의 유닛으로 육성해 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채 험난한 일주일간의 1차 CBT를 시작했다.







■ '연의편'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수를 고용해야 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조금은 뜬금없는 수상전으로 전투가 시작된다. 삼국 통일을 눈앞에 둔 모습을 보여주는 전투는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최종 보스와의 전투'부터 시작되는 흐름을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 보였다. 나름 튜토리얼을 위해 넣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좀 뜬금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차라리 원작에서 없었던 조조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전투 튜토리얼을 구성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 가상 모드의 보스는 오나라가 아닐텐데


튜토리얼이 끝나고, 연의편으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연의편'과 '전략편' 두 가지 모드로 나누어진다. '연의편'은 원작 구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원작의 이야기를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전략편'은 삼국지 11 같은 넘버링 타이틀처럼 중국 전역에 성이 존재하고, 다양한 국가의 유저들이 통합 멀티 플레이 서버에서 거점을 점령할 수 있다.

계속해서 연의편을 진행해서 동탁 정벌전을 진행하려는 도중, 필요 장수가 합류하지 않아 더는 진행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 원작에서는 자동으로 장수가 합류했지만,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전략편에 있는 '계보'를 통해 장수를 획득해야만 스토리 진행이 가능하다.

계보에서는 원작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장수 외에도 다양한 장수를 얻을 수 있다. '여포', '조운', '제갈량', 그리고 가상 모드의 최종 보스인 '마왕 제갈량'까지. 이들을 얻기 위해서는 뽑기를 통한 확률적 획득이 아닌, 유대 관계로 엮여 있는 장수들을 획득하다 보면 얻을 수 있다. 이런 장수들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전투에서 얻는 공훈과 은전을 이용하거나, 캐시 재화인 금전을 사용해 개방할 수 있다.




▲ 계보 시스템을 통해 유명한 장수를 획득할 수 있다. '마왕 제갈량'도!


이렇게 얻은 장수들은 연의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호로관 메뚜기인 '적' 여포와 '아군' 여포의 맞대결이 가능한 것. 재화가 충분하다면 나중에 합류할 '사마의' 등 원작의 장수들을 미리 고용해 초반부터 합류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이런 장수들은 아직 고용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원작의 장수들인 하후돈, 하후연 형제 및 '조홍'도 고용해 게임을 계속 진행했다.




▲ 돈이 없으니 원작 스토리 장수부터...



■ 원작에서 다른 전투 시스템들

'조홍'을 고용했으니, 이제 레벨업을 시켜줄 차례. 원작에서는 각 캐릭터가 독립적으로 행동했지만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적을 공격할 때, 근처에 '턴을 소모하지 않은 근접 아군 유닛'이 있다면 같이 공격하는 '협공' 시스템이 존재한다.

협공 시스템 덕분에 초반에는 팔면을 공격 가능한 보병 계열 장수가 빛을 보게 되어, 원작에서 약한 장수로 취급받던 '조홍'이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쓸모 있는 장수로 급부상. 원작과 달리 초반에 빠른 성장을 진행할 수 있다.



▲ 개발진도 조홍팬이 많은 것 같다.


그 외에도, 원작과 다른 몇 개의 전투 시스템이 존재한다. 원작과 달리 레벨업 시 HP/MP를 풀로 회복시키거나, 책략, 반격을 두 번 시전하는 등. 사실 기존 유저들이 제작한 MOD에서 이미 쓰였던 시스템들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이런 시스템들을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 사용하면서 원작 스토리를 즐기면서도 색다른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장수 대부분이 원작에서 사용했던 병종을 사용하지만, 일부 장수는 직업이 완전히 바뀌거나, 세부적으로 바뀐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작에서는 궁병 계열이었던 '서황'이 원작에서는 없었던 창병 계열로 바뀌어 찌르기 공격을 하거나, 보병이었던 '이전'이 궁병보다 사거리가 긴 '노병'으로 바뀌는 등. 궁병, 보병, 기병의 세 병종의 큰 틀에서 세부 직업이 변경되거나 추가됐다.




▲ 서황은 40레벨이 넘으면 정말 좋아진다.




■ 내가 좋아하는 장수들이 약하다면 능력치를 올려서 강하게!

'연의편'을 진행할수록 조홍의 레벨은 평균장수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했지만, 다른 장수에 비해 낮은 무력과 보병이라는 직업 특성 때문에 적에게 피해를 주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점점 따라잡히는 레벨로 이대로 조홍의 육성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하는 찰나 전략편에서 '훈련'이라는 메뉴를 발견했다.

원작에서는 장비의 레벨이 최대치가 돼서, 상점에 판매하면 능력치를 높여주는 열매를 획득. 이를 활용해 장수를 강하게 만드는 기능이 존재한다. '삼국지 온라인 조조전'에서도 열매의 기능을 대신하는 '교본' 아이템이 존재한다. 이런 아이템들은 '연의편'의 전투나 '전략편'에서 획득할 수 있으며, '훈련' 메뉴에서 획득한 교본이나 금전을 사용해 장수의 능력치가 상승시킬 수 있다.




▲ 전투 전리품으로 획득할 수 있는 교본으로 능력치를 상승 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훈련' 메뉴에서는 공적을 이용해 장수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기능도 존재한다. 계보에서 고용한 장수들의 레벨은 1부터 시작하므로, 이곳에서 레벨을 올린 후 투입하면 일일이 전투를 통해 올려주는 수고를 덜 수 있다.




▲ 공훈은 전투를 진행하면 획득할 수 있다.


아직은 '교본'이 많지 않은 관계로 1차 CBT에서 매일 지급하는 금전으로, 일단 조홍의 공격력을 최대치로 올려줬다. 이어진 결과는 대만족. 상성 관계에서도 불리한 기병에게도 만족할 만한 피해를 주면서 다시 집중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




▲ 무력과 통솔력 만땅! 이곳에서는 200이 최대치다.



■ 승급을 하려는데.. 조건이 필요하다

원작에서는 15레벨 단위로 승급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병종의 공격 범위가 강화되거나 새로운 책략을 획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도 장수 승급 시스템이 존재했다. 다만, 원작과 달리 20-40-60-75-90레벨에서 승급을 진행된다.

승급하기 위해서는 일정 조건이 필요하다. 원작에서는 '인수' 아이템이 필요했지만, 이곳에서는 계보 내에 있는 장수의 레벨을 올리거나, 장비 강화도를 올리는 등. 장수마다 조금씩 승급 조건이 달라진다.

다행히 연의편을 진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장수들은 40레벨까지는 승급에 큰 조건을 요구하지 않아, 무리 없이 승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60레벨부터는 장비 승급 조건 등, 1차 CBT에서는 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많아, 결국 목표했던 조홍을 최고레벨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 초반 20레벨 때는 크게 어렵지 않은 조건들이지만



▲ 결국 조홍은 60레벨에서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조홍에 이어, 강제 출진 덕분에 항상 최고레벨을 자랑했던 조조도 결국 75레벨에서 승급 조건이 막혀버렸다. 이처럼 '여포'나 '제갈량' 같은 유명한 장수를 육성한다 하더라도 승급할 때, 같은 계보 내에 장수의 레벨을 일정이상 키워야 하는 등의 승급 조건을 가진 장수들이 많아, 비교적 유명하지 않은 장수들이 그저 거쳐 가는 과정으로만 묻히지 않게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



■ 연의편 총평 - 원작 구현에 충실했다

일주일간의 1차 CBT가 끝나기 하루 전 결국 '연의편' 가상 모드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버그 때문에 '마왕 제갈량'을 때릴 수 없어 엔딩 바로 앞에서 패배를 겪었지만, 엔딩은 정식 서비스 오픈 후 보기로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 엔딩 바로 앞에서 '마왕 제갈량'이 보이질 않아 포기해야 했다.


'연의편'은 원작 그대로를 구현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특징 중 하나인 보물도 그대로 구현되거나 약간 변경돼서 등장했고, 일러스트는 크게 이질적이지 않고 게임 색감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배경음과 성우진들이 녹음한 장수들의 목소리까지. 구석구석 게임의 세밀한 요소들을 잘 녹여냈다.




▲ 보물 도감 시스템도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연의편에서 상대 장수가 보물을 달고 나오지 않은 점은 좀 아쉽다. 일부러 안 넣은 것인지 아직 구현을 안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원작에 구현에 충실할 거라면 보물을 들고 나와서 좀 더 상대편 장수만의 특색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호로관 메뚜기 '여포'가 방천화극을 통해 아군 진영을 휩쓰는 바람에 멀리서 책략으로 잡아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앞에서 말했던 부분과 게임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됐던 일부 버그, 출진 시 소모되는 군량 수치, 인공지능 정도만 조정된다면, 연의편은 이대로만 나와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 마지막 연의편 전투 출정시 필요한 군량. 21,000금전이면 대략 현금 5만원 가량이다.



■ 전략편 총평 - 수정 및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다.

연의편과 다르게 1차 CBT에서 체험한 전략편은 상당한 부분의 수정 및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우선 부실한 튜토리얼 탓에, 인터페이스에 대한 안내가 부족. 유저들이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부족했다. 내정부터 장수 승급 등. 수십 가지의 시스템을 전략편에 담고 있지만, 시스템에 대한 기능들을 설명해줘야 할 튜토리얼이 없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을 소모해야만 했다.

특히 원작과 달리 장비 레벨이 모두 오르면 장비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장비를 계속 사용하는 '승급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어 많은 유저들에게 혼동을 주었다. 그리고 장비를 승급하는데 필요한 재료도 잘 나오지 않아, '연의편' 엔딩을 볼 동안 대다수의 장수는 처음 제공된 장비에 머물러야 했다.




▲ 재료가 나오지 않고, 장비 승급 시스템도 불편하다.


또한, '전략편'의 콘텐츠를 여러 성을 점령하면서 플레이어들과 경쟁하는 구도지만, 한 지역을 평정할 때마다, 출진할 때 소모되는 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전략편의 전투를 플레이할수록 오히려 손해만 보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 전략편 출진을 위해 31,000군량이 필요했다.



▲ 점령도가 높을수록 보상을 많이 주긴 하지만, 100%를 채워도 31.000 군량을 메울수 없어 손해를 본다.


보통 재화 상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일 임무' 개념의 전투를 플레이하지만, 장수의 레벨업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만약 이대로 나온다면 '전략편'의 전투는 외면될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의 레벨을 올려 생산량 및 저장고를 늘릴 수 있는 내정의 경우도 관리해야 하는 성이 너무 많아, 오히려 번거로울 정도였다. 각각의 성마다 따로 레벨이 적용되기 때문에, 저 많은 성의 내정 수치를 은전과 군량을 통해 올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 이게 한 화면에 분포된 성이다. 이런 성들이 수십개가 존재한다.



■ 마치며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이 출시 됐을 때, 주 타깃은 원작을 해봤거나, 현재까지도 유저 제작 MOD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차 CBT 기준으로 게임이 출시된다면, 주 타깃층을 끌어올 만큼 게임의 매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의편은 잘 구현했지만, '연의편'은 원작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다. 원작을 하고 싶으면 그냥 '삼국지 조조전'을 하면 된다. 만약 좀 더 색다른 것을 즐기고 싶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제작한 다양한 MOD를 플레이하면 된다. 따라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전략편'에서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1차 CBT에서 보여준 '전략편'은 실망이 크다. 튜토리얼이나 인터페이스는 수정하면 괜찮아질 문제지만, 전략편을 구성하는데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인 성을 차지했으면 그만큼 이익도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이익은커녕 오히려 출진할 때 손해를 보는 구조 때문에 아무도 성을 차지하고 빼앗긴 성을 탈환하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 성을 관리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너무 적다


이렇게 버려진 '전략편' 콘텐츠는 결국 1차 CBT 유저들이 '연의편'에 집중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략편은 장수 관련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 잠시 넘어가는 관문 역할만 했을 뿐이다.

1차 CBT 이후, 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이 있을 것이다. 조홍의 대사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처럼 1차 CBT를 통해 얻은 유저들의 쓴소리를 받아들여 좀 더 발전된 게임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 좀 더 발전된 게임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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