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35] 문틈 지국환 대표 "1인 개발자는 피드백이 필요해요!"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4개 |
문틈 지국환 대표의 약력은 다소 기묘하다. 그는 2013년 유니티에 입사,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문틈 대표로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 출시했다. 첫 작품인 '던전999'는 유료 게임임에도 5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후속작인 '카툰999'는 무려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쯤 되면 어지간한 네임밸류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과다.

그랬던 그가 세 번째 작품으로 '던전을 찾아서'란 이름의 신작을 들고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던전999', '카툰999'와는 장르적으로 전혀 다른 게임. 본래 장르가 달라지면 그만큼 개발하는 분량이 많아지는 법. 그가 '던전을 찾아서'를 개발하게 된 이유가 뭔지, 유니티를 떠난 그에게 유니티 엔진은 어떤 엔진인지 행사장 인근에서 그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 유니티 함영호 이사, 문틈 지국환 대표, 유니티 강신덕 팀장 (좌측부터)



Q. '던전을 찾아서'는 전작들과는 장르가 조금 다르다. 장르를 선회한 이유를 듣고 싶다.

지국환 :'던전999', '카툰999'는 이른바 클리커라 불리는 방치형 게임들이었다. 같은 장르의 게임을 연속해서 만들다 보니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거기에 방치형 게임들은 이미 많지 않나. 그렇다 보니 다소 억지로 장르를 선회한 것도 있었다. 물론 단순히 '많으니까 싫어'라는 이유만 있던 건 아니었다. 나 역시 한 명의 게이머로 과거 롤플레잉 게임들을 즐겼었는데 모바일에선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던전을 찾아서'는 RPG 장르로 만들게 됐다. 여담인데 만들고 보니 왜 모바일에는 RPG 게임이 없는지 알겠더라. 쉽지가 않다.



Q. 장르의 변화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나?

지국환 : 프로그래밍 같은 개발에 관한 부분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대신 조작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과거 롤플레잉 게임들은 키보드,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방식들이었는데 이걸 모바일에 맞춰 폴리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Q. 보통 스토리가 있는 게임은 유료로 출시하는데 무료로 낸 이유가 있나?

지국환 : 많은 사람들에게 내 게임을 알리기 위해선 무료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유료 게임이라고 하면 저렴하다고 해도 그 자체로 장애물이 되니까. 그리고 개발자로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가장 만족감을 느낄 때는 매출이 아닌, '이 게임 재밌어요' 하면서 피드백을 받을 때 였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게임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무료를 택했다.


Q. 게임이 안정화되면 스팀에도 출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모바일과 PC는 플랫폼이 달라서 힘들지 않나?

지국환 : 모바일과 PC 플랫폼의 차이로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굉장히 쉽다. 물론 '던전을 찾아서'는 결제 유도 콘텐츠나 UI, 광고 플랫폼을 걷어내야겠지만 이런 작업은 별로 어렵지 않다. 그러니 다른 개발자들이 유니티로 게임을 개발한다면 멀티 플랫폼도 꼭 고려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히려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면서 멀티 플랫폼을 고려하지 않는 건 엔진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모바일로 출시한 직후 바로 PC로 내겠다는 말은 아니다. UI, UX 같은 건 PC 환경에 맞게 새롭게 구성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유니티는 수많은 멀티 플랫폼을 지원하고 포팅도 매우 쉽다


Q. 스팀으로 낸다는 건 유료라는 얘긴데 얼마 정도로 팔 생각인가?

지국환 : 아직 금액에 대해 연구한다던가 조사한 게 아니기에 확답할 순 없지만 한 15,000원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Q. 모바일로 먼저, 무료로 나오는데 이후 PC로 나온다고 해서 과연 유저들이 살까?

지국환 : 미묘한 차이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모바일 버전은 세로 기반이지만 PC는 가로 기반으로 더 넓은 화면을 제공한다. 여기에 모바일에선 광고를 봐야 한다든가 제약이 있었는데 PC는 이런 제약이 없어서 좀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각 플랫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Q. 전 에반젤리스트이자 현재 게임 개발 중인 입장에서 유니티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지국환 : 앞서 말했다시피 멀티 플랫폼 개발에 특화된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는데 상업적으로 게임을 가장 빨리 만드는데 최적화된 엔진이 아닐까 싶다. 뭐라고 해야 할까. 난 이미 퇴사한 입장이지 않나. 그래서 홧김에 '다른 엔진으로 개발해 버려?'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유니티 엔진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소규모로 게임을 개발하는데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많다면 어떤 엔진을 써도 상관없겠지만 소규모에서는 유니티만한 엔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엔진을 쓰는 개발자가 많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개발자가 많다는 건 다양한 곳에서 레퍼런스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니까. 다른 엔진은 특정 장르의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데 레퍼런스가 없다면 맨땅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유니티는 이미 많은 개발자가 다양한 게임을 만들었기에 레퍼런스를 찾기 편해서 편하게 시작할 수 있다.





Q. 최근 유니티를 사용한 대형 모바일 게임들이 늘어나며 엔진 자체의 성능은 크게 중요치 않아진 것 같다. 엔진을 쓰는 개발자의 실력이 더 중요해졌달까?

지국환 : 엔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쓰는 사람의 실력이 중요하다는 그 얘기에 공감한다. 물론 엔진 별로 성능의 차이가 있기는 있다. 시쳇말로 때깔이라고 하나? 언리얼 엔진은 이런 그래픽 퀄리티, 때깔을 높이는 데 특화된 엔진이라고 여겨지는 편이다. 유니티는 시작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속도가 다른 엔진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고. 근데 이 경우 결과만 놓고 보면 언리얼로 만든 게임이 더 좋아 보인다.

그래서 여전히 언리얼이 유니티보다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는데, 과정까지 고려하면 유니티가 언리얼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하지 못할 거다. 빨리 완성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니까. 거기에 최근 '다크어벤저3', 'AxE'처럼 개발자의 실력만 된다면 비주얼이 뛰어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한 만큼, 엔진은 어디까지나 도구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Q. 1인 개발로 계속해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혼자서 다양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

지국환 : 기본적으로 이펙트나 사운드는 에셋 스토어에서 사는 편이다. 다만, '던전을 찾아서'부터는 일러스트레이터, 사운드를 외주 줬는데 나쁘지 않더라. 딱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뽑아주는 만큼, 이후에도 협업 형태로 진행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 Cartoon Characters 에셋의 경우 많은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되고 있다


Q.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에셋 스토어를 적극 이용하는 개발자들에게 주는 조언이 있다면?

지국환 : 사운드나 이펙트를 에셋 스토어를 통해 샀더라도 그대로 사용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에셋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리소스들은 결국 오픈 소스다. 돈만 내면 누구나 구할 수 있는 리소스인 만큼, 다른 게임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유저들이 이런 똑같은 걸 잡아내는 데는 또 귀신이지 않나. 잘못하면 안 좋은 소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니 개인적으로는 이런 리소스들은 자기 게임에 맞게 최소한의 리터칭은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게임의 퀄리티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Q.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개발 중에는 마땅한 수익이 없어서 힘들어한다. 문틈은 어떤가?

지국환 : 난 와이프가 벌어주는 돈으로 생활한다(웃음). 물론 이건 농담이고, 확실히 요즘 인디 개발자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이거다. 근데 이거에 대한 명확한 답도 없는 게 사실이다. 개발자마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니까. 그래도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난 '던전999', '카툰999' 덕에 조금이나마 수익이 나오는 형편이라 어느 정도 개발비를 충당하고 있는 편이다.


Q. 유니티로 많은 인디 게임이 개발됐는데 혹시 인디 게임 지원 정책 같은 게 있나?

함영호 : 인디 개발사를 위한 명시화된 지원 정책은 없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인디 개발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명시화된 지원 정책만 없을 뿐 유니티는 태생부터가 인디 개발사를 위한 엔진이랄 수 있다. 입문 난이도도 낮고 멀티 플랫폼 포팅 등 인디 개발사가 원하는 기능들을 차근차근 업데이트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 내부적으로 인디 게임을 소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유니티로 만든 게임을 소개하는 메이드 위드 유니티에서 인디 게임을 소개하는 코너에 분기별로 몇 개의 게임을 선정해 무료로 실어주는 식이다. 지국환 대표님의 게임들도 소개된 바 있다.





Q. 유니티 엔진이 버전업을 하듯, 유니티 애즈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있지 않나. 수익 면이나 이용자 확충 면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함영호 : 개발자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능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일종의 머신 러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저 성향에 따라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니 파인드 옥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종의 통합 광고 시스템으로 지금은 베타 단계지만 내년 초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마 이 기능이 완성되면 지금처럼 여러 광고 플랫폼을 붙일 필요 없이 유니티 애즈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Q. 지국환 대표에게 묻고 싶은데 개발자 입장에서 유니티 애즈를 어떻게 생각하나?

지국환 :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데 개발자로서 가장 편한 광고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내가 전직 에반젤리스트 출신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하면서 기능을 키고 코드 두세 줄만 쓰면 끝나니 정말 편하다.


Q. 단순히 적용하기 쉽기 때문에 게임에 적용한 건 아닐텐데?

지국환 :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내 경우 쉽게 붙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게임에 가장 잘 녹아들 수 있는 광고라는 점도 있었다. 보통 여러 광고가 있는데 전면 광고는 게임 플레이를 방해해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 예민한 유저라면 게임을 지울 정도다.

하지만 보상형 광고는 다르다.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고, 반대로 유저들이 필요한 순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유저들이 보상형 광고를 바라는 경우도 많다.



▲ 보상형 광고는 유저들도 반기는 편


Q. 보상형 광고는 게임의 콘텐츠로도 쓸 수 있는 만큼 기획 단계부터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처음부터 고려하는 것과 마지막 단계에 보상형 광고를 추가하는 것 어느 게 더 좋나?

지국환 : 때에 따라 다르지만, 보상형 광고를 처음부터 콘텐츠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역시 기획단에서부터 설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유니티 애즈의 경우 엔진에 포함된 광고 플랫폼이기에 엔진을 바꾸거나 버전업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발 초기부터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유니티 애즈의 경우다. 다른 광고 플랫폼의 경우 새로운 버전이 나올 경우 다시 붙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광고 플랫폼이 업데이트되면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Q. '던전을 찾아서'는 지금 어느 정도 개발됐나?

지국환 : 약 70~80% 정도 완성된 것 같다. 기본적인 기능들은 거의 다 구현했고 나머지는 이제 최적화나 버그 수정 등의 폴리싱만 남았다.


Q. 끝으로 '던전을 찾아서'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지국환 : '던전을 찾아서'는 10월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를 통해 오픈 베타를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 있다면 한 번 해보시길 바란다. 아무래도 혼자 개발하다 보니 이게 정말 재밌는지 확신을 얻을 수 없는 만큼, 유저분들의 피드백이 정말 절실하다. 그러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