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드는 인디 개발자를 위한 일곱 가지 조언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댓글: 2개 |



유저분석 AI 서비스 텐투플레이가 주최하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웹 세미나 ‘텐투플레이 웨비나’ 제 4회 행사가 금일(14일) 개최됐다. 텐투플레이 웨비나는 코로나19로 연이어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는 시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해 특별히 기획된 온라인 강연 행사다. 강연은 텐투플레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었으며, 지난 회차의 강연 영상들 역시 해당 유튜브 페이지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인디 개발사 터치터치의 대표이자 게임 업계 경력 18년 차의 베테랑 개발자인 배효성 대표가 '인디게임사가 하이퍼캐주얼로 대박나기 위한 일곱 가지 준비'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배효성 대표는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의 구절을 예로 들며 첫 번째로 준비할 점은 '팀과 개인의 역량에 적당히 맞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인재들이 소속되어 있는 대형 게임 개발사와 달리 어떨 땐 1인 개발까지 불사해야 하는 인디 개발사에게 있어서 '수준에 맞는 목표'를 갖는 것은 무엇 보다도 중요한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준비할 것은 '눈에 보이는 부분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자세'다. 간혹 큰 성공을 거둔 하이퍼캐주얼 게임을 보고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일을 그르치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는 잠잠해 보이는 수면의 아래에 있는 수많은 경쟁과 팀워크,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는 보지 않고 빙산의 일각만 보는 이들이 많다며, 간단하게만 보이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라도 도전에 앞서 충분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세 번째 준비는 '완벽함 대신 속도전'이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들 때 '이런 기능도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고민하며 더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려 하는데, 하이퍼 캐주얼 게임에서는 '어떤 것을 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프 게임즈의 인디 게임 '중년기사 김봉식'을 예로 들며, 자신의 게임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 확실히 알고, 그 외에 불필요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낼 수 있어야만 성공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기획자가 기획을 잘못하면 개발 단계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될 수 있으므로, 게임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재미가 무엇인지, 그 재미를 부각하기 위해 불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네 번째 준비는 '컨셉에 맞는 디자인을 찾는 것'이다. 이는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효성 대표는 인디 게임 '거지 키우기'와 '장풍 키우기'를 예로 들며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디자인 퀄리티라 할지라도 컨셉과의 조화가 있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기보다 기발한 컨셉으로 승부 보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반대로 디자인 역량이 높다면 기존에 검증된 게임성에 차별화되는 디자인 요소를 접목하여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48과 솔리테어 게임에 저마다의 독특한 스킨을 씌운, 이른바 '때깔 좋은 게임들'이다.

이외에도 때깔 좋은 외관과 개발 기간 단축을 동시에 잡기 위해 에셋 스토어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배효성 대표는 검증된 퀄리티의 에셋을 활용하여 프로토타입 개발 기간을 단축, 성공을 거둔 여러 인디 게임들의 사례를 예로 들며 1인 개발자라면 디자인을 쇼핑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 내 게임 컨셉에 맞는 디자인은 무엇일까?

다섯 번째 준비는 '냉혹한 현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보 숙지하기'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개발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들이 모여 팀을 이뤘다고 해도, 회사 차원에서 게임을 만들려면 법인세, 부가세, 지원사업, 4대 보험 등등 게임 외적으로 알아둬야 하는 정보들이 산더미처럼 많다.

일단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생각처럼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해 회사가 망했을 때도, 반대로 기대한 것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을 때도 이러한 정보들을 미리 숙지하지 않았다면 큰 낭패를 보기 쉽다.




여섯 번째 준비는 '아는 만큼 보인다'로, 배효성 대표는 이를 소개하기 위해 '리비히의 최소 법칙'과 나무통 법칙을 예로 들었다. 최소로 존재하는 영양소가 식물의 생장을 제한한다는 이 법칙은, 모르는 것이 많고 부족한 것도 많다는 것이 인디 개발자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모르는 것은 결코 죄가 아니지만, 계속 모르고만 있으면 어느새 주도권을 뺏기고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며,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만, 공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다 보면 스스로 퍼블리셔를 골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효성 대표가 말하는 하이퍼캐주얼로 대박나기 위한 일곱 번째 준비는 '건강을 지켜라'였다. 그는 18년의 기간 동안 여러 번의 성공과 실패가 있었지만, 위암 수술을 받으며 고생했던 시기가 가장 큰 굴곡이 되었다며, 어떤 게임을 만들더라도 개인과 가족, 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 사항으로 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Q.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소송이다. 요즘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진입 장벽이 정말 낮다.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개발사가 간단한 게임을 내서 반응이 좋으면, 너도나도 게임을 따라서 만들다. 어떨 때는 원작자가 되려 표절작을 표절했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내 게임에 접목하고, 나아가 차별화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소송 절차를 겁내서는 안된다. 물론 다른 이들의 소스를 그대로 훔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열린 생각을 가지고 과감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Q.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다른 장르의 게임보다 우위를 가지는 점이 있다면?

-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다.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예고편에 집중하는 영화와 같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해보기 전 단계에서 소재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만 한다. 이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면, 개발에 대한 진입 장벽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게임을 설치하기 전부터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소재가 있다면, 어떻게든 도전해볼 수 있다. 그런 직관성이 매력이다.


Q.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진입 장벽 낮은 만큼 차별화 시키거나, 성공시키기 더 어렵다고 본다. 배 대표는 어떤 전략을 사용했나?

- 특별히 전략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부자되세요'를 만들 때는 돈 소재로 계속 밀어 붙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매력적이고, 대중적인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끔 차별화라고 하면서 대중이 알지 못하는 마이너한 코드를 잡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소 마이너하더라도 유쾌한 코드로 차별화를 이끄는 것은 좋다. 이처럼 게임 안에 있는 시스템보다 컨셉으로 경쟁해야 하는 세계다. 그러다 보니 게임의 제목을 정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Q. 하이퍼 캐주얼 게임은 유저당 수익이 높지 않다 보니 금방 모객단가의 한계에 부딪히기 쉽다. UA의 노하우나 다른 마케팅 전략이 있나?

- 요즘엔 구글 애드몹이나 페이스북 같은 곳을 통해 적게는 몇만 원 단위에서 누구나 쉽게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어렵지 않으니, 실전을 통해 경험해보길 바란다. 많은 하이퍼 캐주얼 게임 퍼블리셔들이 10초짜리 영상과 이미지를 만들어서 먼저 유저 반응을 테스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어느 정도 규모까지 데이터를 미리 뽑아볼 수 있으니, 데이터 검증 절차를 꼭 거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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