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포럼 X BIC, "인디에 게임 산업의 미래가 있다"

게임뉴스 | 박태학,박광석 기자 | 댓글: 4개 |



사단법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조직위원회(이하 BIC 조직위)는 금일(5일), 국회의원회관 내 세미나실에서 ‘인디게임 Talk Show’를 개최했다.

국내외 인디게임 산업의 동반성장과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응원하기 위해 대한민국게임포럼과 BIC 조직위가 함께 마련한 이번 토크쇼에서는 ‘인디게임은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업계의 전문가 5인이 참여하여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는 BIC 조직위의 이득우 사무국장이 직접 맡았으며, 패널로는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 싱글코어 게임즈 유재원 대표, 픽셀로어 이세훈 대표, 구글 민경환 총괄 상무, 이예지 게임 전문 리뷰어까지 총 5인이 함께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인디게임 산업으로부터 게임산업 및 게임문화 발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고, 인디게임 산업의 성장을 돕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조승래 의원 개회사 - "지속 가능한 게임산업 생태계 성장, 인디게임이 이끈다"



▲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지속 가능한 게임산업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과 산업적 인식이 바뀌어야 게임산업이 부흥할 수 있다. 이것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다.

두번째로는 생태계의 조성이라고 생각한다. 생태계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구성원이 다양하다는 의미인데,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있을 때 높은 수준의 생태계라 할 수 있으며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게임산업의 생태계는 대기업 독점 구조가 워낙 강하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힘들 수밖에 없다.

생태계를 다양하고 풍성하게 해야하는데, 가장 큰 지표가 바로 인디게임이다. 인디게임은 각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 규모나 시장적 영향력, 산업적 영향력이 작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산업이라는 하나의 토양에 작은 밀알이 되어 뿌려지고, 점점 자라서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인디게임이라는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생태계의 기초가 되는 인디게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의 부정적 인식 개선과 게임산업 생태계의 조성, 이 두 가지 목표에 가장 중요한 접점이 인디게임에 있다. 현재 몇 년 동안 진행했던 노력이 점점 결실을 보고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게임포럼과 함께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디게임 역군들과 같이 계속 노력하겠다.



BIC 조직위 서태건 조직위원장 - "인디게임, 게임산업의 한 축 담당하도록"



▲ BIC 조직위 서태건 조직위원장

벌써 20년을 넘어가고 있는 한국 게임 역사는 그동안 국내 개발자들의 우수한 기술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해왔다. 하지만 인디게임은 게임산업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인디게임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를 갖고 재도약할 수 있으려면, 인디게임의 중요성을 더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되어 한국 인디게임 대표행사로 거듭난 BIC는 인디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인디게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게임포럼과 함께 한국 인디게임이 더 건강하게 성장하고 한국 게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디게임 토크쇼 - "인디게임은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조승래 의원과 서태건 조직위원장의 개회사 이후 본격적인 인디게임 토크쇼가 이어졌다. 이날 토크쇼에서는 '인디게임은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 싱글코어 게임즈 유재원 대표, 픽셀로어 이세훈 대표, 구글 민경환 총괄 상무, 이예지 게임 전문 리뷰어가 각자의 솔직한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했다.



▲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는 인디게임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게임이 '문화예술 산업' 중 하나로 인정받는, 사회의 인식 개선이 먼저라고 말했다. 게임이 단순히 오락으로 치부되는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절대로 해외 인디 개발사들의 그것과 같은 명작 인디게임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들이 매출에만 집중한 게임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회사는 당연히 매출을 신경을 써야 하므로 그러한 선택이 이해는 되지만, 문제는 이런 게임들만 너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 유저들이 이러한 게임들에 지쳐가고 있다며, 매출 구조와 IP에만 치중한 게임 개발사들이 문제를 깨닫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가 제안한 것이 바로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을 늘려 게임의 다양성을 키우고, 게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그는 산업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인디 마인드를 가진 게임 제작자들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러한 지원을 통해 성공작들이 하나씩 등장하다 보면 인디게임이 국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 싱글코어 게임즈 유재원 대표

싱글코어 게임즈 유재원 대표는 인디게임에서도 상업적 가치가 주로 평가되기 시작하면서 인디의 색이 옅어졌다고 말했다. 어느새 인디 본연의 의미보다 상업적인 성공이 더 높게 평가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개발자들이 언론·마켓과의 관계에만 열을 올리거나 인터넷 스트리밍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내 혹은 해외의 퍼블리셔와 함께 일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거칠수록 개발자 본인이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 아닌, 남들의 눈에 더 띄기 위한 게임이 만들어져 버리게 된다. 독창성으로 승부를 보는 인디게임들 조차 그 가치를 잃고, 다른 게임들과 비슷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는 인디게임이 국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되려면 보통의 산업들과 비슷해지는 것을 막고, '인디'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일정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들이 똑같이 선택하는 '주류'의 흐름에서 벗어난 인디만의 독창적인 시도가 인디게임을 살리고, 이러한 시도들이 국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영향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픽셀로어 이세훈 대표

픽셀로어 이세훈 대표는 '인디게임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는 토론 주제에서 '희망'이 어떤 한 가지로 말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디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개발자들이 저마다 다른 환경을 가지고, 각각의 독특한 방향성과 비전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디게임 산업을 벤처, 스타트업, 창업 등 다양한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자신의 가족을 먹여살리고, 기본적인 경제활동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그런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희망'은 자연스럽게 '인디게임을 만들어서 그것에서 나온 수익을 가지고 자신의 가족을 책임지는 것'이 된다.

결국, 그는 '인디게임은 게임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게임산업을 이루는 인디 개발자들이 인디게임을 희망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라는 반대 방향성의 해석을 제시했다. 인디게임이라는 희망이 토양이 되어, 인디 개발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구글 민경환 총괄 상무

구글의 민경환 총괄 상무는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기쁜 마음으로 성과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석하고, 인디 개발자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 플랫폼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디 개발자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서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개발자가 길을 낼 수 있도록 옆에서 조력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장 먼저 길을 만들어야 하는 부분은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굳어버린 인식이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사뿐만 아니라 포럼, 매체 등이 함께 협력해서 여러 채널을 통해 유저들의 시선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인디 개발사가 글로벌에서 성공했다는 좋은 일례를 계속 만들면서도 '어떻게 만들어서 성공했는가'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개발사들이 자칫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소개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인디개발자들의 게임 개발부터 운영, 그리고 글로벌 진출까지 다양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민경환 총괄 상무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고, 인식의 변화가 계속 쌓이다 보면 '인디게임이 게임산업에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예지 게임 전문 리뷰어

이예지 게임 전문 리뷰어는 현재 대한민국 게임산업에 게임을 상품으로 보는 시선이 팽배해있고, 다양성 면에서 너무 뒤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재미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임이 이러한 문제들 탓에 더욱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게임은 상품인 동시에 문화 콘텐츠이기 때문에, 문화 콘텐츠로서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대체재로서 인디게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디게임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되는 것이 아닌, '해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어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선택했을 때 그 속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RPG를 제외하면 하나의 장르 안에 별다른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유일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디게임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로 인디게임을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조건이 너무나도 척박한 것이 현실이다. 몰입도 있고 심도 있는 인디게임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지원하는 기관이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처한 현실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만드는 새로운 도전의 가치는 수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인디게임이 게임산업의 희망이 되길 바라기 전에 먼저 환경이 뒷받침되고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인디게임 토크쇼 Q&A



▲ (좌부터) 나날이스튜디오 박민재 대표, 싱글코어 게임즈 유재원 대표
픽셀로어 이세훈 대표, 구글 민경환 총괄 상무, 이예지 게임 전문 리뷰어

Q. '인디'의 문화적 기준에 대해 묻고 싶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디 게임'과 '소규모 개발 게임'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박민재 - 개인적으로 중소규모 개발사와 인디 게임 개발사의 구별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제작사 스스로가 '이건 진짜 내 아이디어야', '내가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고 이걸로 작품성을 인정받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회사의 규모로 판단하는 건 애매한 것 같다. 언제부턴가 '인디'를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인디 카테고리가 있는 만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각자 사정이 있고, 일단 생활이 유지되어야 게임을 만드는 것 아닌가.

유재원 -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인디라면 자본과 분리되어야 한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요즘은 또 그렇지도 않다. 소니 같은 대형 회사에서 인디씬에 투자하고 있기도 하고. 인디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퍼블리셔나 게임 행사를 운영하는 처지에선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이세훈 - 3년 전 인디씬과 지금을 비교하면 규모나 퀄리티 면에서 많이 발전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론 '인디'의 정의를 내리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특히 유저 입장에서 봤을 땐 이 게임이 인디인지 아닌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게임이 재밌는지, 재미가 없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도 너무 인디에 얽매이지 말고, 좀 더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고 유저와 소통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경환 - 구글플레이 역시 '인디'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정의를 내리지는 못한다. 미국 본사 직원 중 한 명이 인디 개발자 출신이라 우리가 물어본 적이 있는데, '아트를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론 회사의 규모가 아닌, 콘텐츠 자체의 특성에 따른 기준이라고 본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같은 예술하는 사람끼리 통하고, 작품성이 있는지 어떤지 구분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뚜렷한 기준이 정해진 건 아니다. '인디'에 정의를 내리는 건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이예지 - 인디는 장르가 아니기에 기준을 잡기는 어렵다. 몇몇 업계 종사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봤는데, '퍼블리셔를 통하는지 안 통하는지'를 기준으로 두는 분들도 계셨다. 퍼블리셔의 요구에 따라 게임 콘텐츠나 과금 모델이 바뀌면 인디가 아니라고 보는 시선이다. 또, 처음에 본인이 생각한 게임으로 쭉 완성되지 않는다면 인디 게임이 아니라는 분도 계셨다. 굳이 장르적 관점으로 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넥슨의 '듀랑고'도 인디 게임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작품으로 인식하고, 게임 안에 있는 문화 콘텐츠에 집중한 결과물로 나온다면, 그게 인디가 아닐까 싶다.


Q. 우리나라와 외국의 인디 게임을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존재한다는 시선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세훈 -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기술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집단의 힘'을 쓰는 면에선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1인 개발자분들이 많다. 외국의 경우, 수년간 혼자 게임을 만들던 개발자가 한계점에 다다르자 다른 개발자와 힘을 합쳐 만드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온다. 각자 보유한 전문성을 살리면서 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셈이다. 우리나라 인디씬에는 아직 그런 문화가 없는 것 같다. 언젠가 우리도 그렇게 될 거로 생각하고, 더 나아질 여지가 있기에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Q. 인디 개발자들이 힘을 합치는 문화가 자리잡으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이세훈 - 인디 게임씬에 뛰어드는 개발자분들을 보면, 대부분 기존의 시스템을 탈피한 게임, 자신이 추구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온 분들이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게임을 혼자 만들기엔 좀 힘들어진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분들부터 달라져야 한다. 분명 협업 과정에서 트러블이 생길 수는 있다. 그래도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양보를 해야만 한다. 여기에 발맞춘 정부의 지원 정책도 더해진다면, 우리나라 인디 개발자들의 실력은 충분히 검증된 만큼,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Q. 독특한 게임을 만들더라도, 원작자는 묻히고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후속작들이 더 성공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 창작자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민경환 -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지키는 건 매우 중요하며, 플랫폼 안에서 프로세스나 기준을 마련해 이를 보호하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정부에서 관련 정책을 통해 창작자들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프로세스를 만들면, 모든 게임 개발사들이 이를 준수하고, 법적인 보호가 더해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Q. 한국 인디 게임과 외국 인디 게임의 특성도 분명히 다를 거라 생각한다. 국내 인디 게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이예지 - 국산 인디 게임은 대체로 심플하고, 개발 기간이 넉넉지 못해 보이는 게임이 많았다. 그에 반해 퀄리티가 좋은 게임이 의외로 많아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외국 인디씬에는 '개발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로 독특한 게임이 많다.

개인적으로 한국 인디 게임시장에 바라는 게 있다면, '미친' 게임이 좀 더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성 게이머들의 니즈에 맞는 게임들이 더 많이 출시되었으면 한다. 또, 인디 게임이 문화 콘텐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욱 수준 높은 메세지와 담론을 담아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Q. 구글플레이의 인기, 매출 순위표가 오히려 유저들의 선택을 획일화되도록 만드는 것 같다. 좀 더 다양한 차트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민경환 - 차트 종류에 대해선 우리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사실 차트를 통해 유입되는 유저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노출되는 게임은 대부분 맞춤 추천으로, 유저에 따라 노출되는 게임도 다르다. 여기에서 유입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검색이다. 우리는 AI가 유저들의 성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최적화된 게임을 더 잘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최근 구글플레이를 보면 맞춤추천 카테고리의 알고리즘이 바뀐 것 같다. 이 때문에 많은 국내 인디게임사들이 파산했다. 외부에서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구글플레이에서는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민경환 - 참고로 말하자면 구글플레이 안의 검색 광고 부분은 우리와 인프라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구글플레이 팀은 관련 데이터를 알지 못한다. 알고리즘은 지금도 계속 시험 중인데, 말한 것처럼 이로 인해 매출이 떨어진 업체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은 업체도 존재한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유저를 직접 만나는 플랫폼이기에 유저들의 게임 패턴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최적화된 게임을 추천하는 구조다. AI가 게임을 발굴하는 알고리즘은 지금도 계속 개선해나가고 있고,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Q. 인디를 문화적으로 규정하긴 어렵더라도 정부에서 인디 게임 산업에 지원해주기 위해선 제도적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박민재 - 게임사의 작품이나 포트폴리오, 기획을 보고 정부에서 판단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미술가나 소규모 영화감독을 지원해줄 때도 결국 필모그래피나 시나리오를 보고 판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후에는 인디 게임사도 그런 필모그래피라던가 다음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수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영화 산업을 보면 독립 영화를 지원하는 정책도 많고, 독립 영화만을 취급하는 별도의 배급망도 있다. 게임 산업도 인디 게임 전용 배급망을 갖춰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민재 - 음악이나 영화 산업에 독립 배급망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다. 게임은 결국 상업의 영역이다. 개발사 입장에선 독립 배급망을 바라보고 게임을 제작하기보다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유재원 - 영화의 경우, 완성하고 난 뒤 대중에게 보여주기까지의 벽이 높은 편이다. 그에 반해 게임은 메이저 플랫폼이기는 하나, 누구나 자신만의 게임을 손쉽게 선보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지금 독립 배급망을 만들기엔 좀 늦었다고 본다.


Q. 조승래 의원에게 질문하고 싶다. 향후 인디 게임 산업 진흥에 관련해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인지 궁금하다.

조승래 - 엊그제 대전에서 한 영화감독을 만났다.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 영화의 원천이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으니, '80년대 민주화 운동,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영화 아카데미가 한국 영화 산업을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대답하더라. 이걸 듣고 생각했다.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끄는 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증이 들었다. 만약 없다면 지금이라도 그 동력원을 만들어야 하는 거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거냐고 묻는다면, 일단 인디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법 마련, 재정적 뒷받침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토론자분들의 말처럼 인디 게임은 정의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원해 주려면 제도적인 규정을 고민해봐야 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게 우리의 숙제다.

오늘 토론은 '인디 게임이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걸 현실로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게 순서다. 일단, 다음 포럼 때는 서태건 위원장과 논의해서 실질적인 계획을 2~3개 정도 합의할 생각이다. 결론이 나온다면 한콘진에서 지원해줄 거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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