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잔혹 동화 버전 모바일 데바데, '제5인격'

게임소개 | 허재민 기자 | 댓글: 16개 |



살인마와 생존자 간의 숨바꼭질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Dead by Daylight, 이하 데바데)'. 넷이즈에서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게임 '제5인격'은 모바일 버전 '데바데'다. 중국에서 출시 한 달 만에 5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글로벌 출시 이후로는 1억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한국에서는 8월 24일부터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 매커니즘이 '데바데'와 유사한데, 짝퉁 게임이 아니냐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5인격'은 데바데 개발사 비헤이비어 디지털의 동의를 얻고 게임 매커니즘을 사용해 개발했으며, 메튜 코테 디렉터와 알렉스 린 책임자가 직접 개발에 컨설턴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넷이즈는 공식적으로 라이센스를 취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제5인격'은 특히 코렐라인을 떠올리게 하는 단추 눈 인형 캐릭터와 으스스하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 전개가 매력적이다. 잔혹 동화 버전 모바일 '데바데'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취향 저격의 디자인이었던 만큼 꼭 플레이해보고 싶어 북미 버전을 플레이해보았다.


길고 긴 튜토리얼? '제5인격'의 게임 전개
스토리와 함께 어드벤처 형식으로 진행되는 튜토리얼


게임을 시작하면 주인공 탐정이 되어 거대한 장원을 조사하게 된다. 가장 의외였던 부분이자 인상적인 부분이 이 시작 부분이었는데, 짧은 오프닝 및 튜토리얼과 함께 바로 PVP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어드벤처 게임을 진행하듯 전개되기 때문이다. 감시자(Hunter)와 생존자의 숨바꼭질 플레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유저는 단서를 수집하고, 각각 캐릭터들의 배경 스토리를 유추하게 되면서 게임 튜토리얼을 진행하게 된다.

게임은 주인공 탐정이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저택을 조사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저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이 장원에서 어떤 '게임'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게임'에는 엄청난 상품이 걸려있었고, 이에 현혹된 참가자들은 그들의 행적을 '일기'에 쓰도록 강요받게 된다.



▲각 참가자가 쓴 일기를 모아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추리하게 된다.

탐정은 참가자들이 남긴 일기를 통해 누가 게임을 주최했는지,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누구고 어디로 사라졌는지, 어떤 상품이 걸려있었는지에 대한 비밀을 추리하게 되는데, 탐정의 추리내용이 게임 플레이로서 진행된다. 탐정 또한 잘나가던 소설가였지만 기억을 잃었다는 배경설정이 있는데, 주인공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의 정체는 무엇일까?

'제5인격'의 튜토리얼은 배경 스토리와 적절하게 연결되어있고 일기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 게임 플레이에 대한 설명을 무심히 넘기는 것을 방지한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전개되지만, 튜토리얼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길다는 생각도 든다. 도대체 내가 아는 1vs4 PVP는 언제 시작되는 건지, 어떤 게임을 하려고 했던 건지 까먹을 정도니까.

탐정이 일기를 읽으면서 추리하는 것이 기본 설정인 만큼 게임 플레이 시작은 '일기 읽기'로 진입할 수 있다. 게임 아트와 더불어 의미심장한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 중 하나. 게임에 진입하는 과정 하나하나에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어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단추눈 인형들의 잔혹 동화, '제5인격'
추리 속의 등장인물이라서 인형이다?




'제5인격'의 캐릭터들은 모두 단추 눈을 가진 봉제인형이다. 왠지 떨고 있는 모션이 함께 어우러져 가련함이 배가 되는 효과를 주는 인형 디자인은 '제5인격'의 분위기를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예전에 어린 동생과 보다가 함께 충격을 받았었던 '코렐라인'의 악몽을 떠올려주기도 하는 단추 눈의 캐릭터들.

게임 속 캐릭터들이 단추 눈을 가진 인형으로 구성된 것은 게임이 전체적으로 탐정의 추리를 구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X.D글로벌이 공개한 개발자 Sylar의 인터뷰에 따르면 '추리 속의 전투'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봉제 인형을 선택했다고. 기본적으로 인형은 영혼이 없는 물체지만, 탐정이 진실을 추리해냄으로써 영혼이 깃들여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 '제5인격'은 본질적으로 내면에서 느끼는 공포를 중시해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체험하게 하고 싶었다" - 개발자 Sylar

또한, '제5인격'이라는 제목의 의미와 봉제 인형이라는 설정, 그리고 개발자의 의도를 생각해보면 게임은 정신적인 요소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개발자 인터뷰에 따르면 제목 '제5인격'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고 그중 하나가 심리학 용어인 5가지 성격 특성 요소 'Big5'라고 한다. 순수히 탐정의 추리를 통해서 만들어진 게임 플레이, 그리고 게임 속에 등장하는 5명의 캐릭터. 개인적으론 어쩌면 게임 속 캐릭터들은 탐정의 인격을 상징하는 분리된 요소들이고, 감시자에게 잠식되지 않고자 고군분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추리를 소재로 한 인형극 같은 연출은 캐릭터 설정 창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인형의 코스튬과 악세서리, 모션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캐릭터 설정창은 오래된 영사기를 통해 보여지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인형이기 때문에 극적인 모션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며, 특정 코스튬에는 등장하는 모션도 추가되어있어 무대에 등장하는 것처럼 연출된다.



▲그리고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코스튬이 있다(?)

맵은 비교적 무채색으로 캐릭터나 오브젝트를 식별하기 쉽게 구성되어있다. 무기 공장, 붉은 교회, 성심(Sacred Heart) 병원, 강가의 마을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으며, 생존자가 해독해야 하는 암호장치가 랜덤으로 생성된다. 그 외에도 2인 감시자 모드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놀이공원 맵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제5인격'은 전체적으로 잔인할 수 있는 '데바데'의 설정을 조금 다르게 풀어낸다. 실제 사람이 아닌 단추 눈 인형을 가지고 진행하며, 감시자의 무기도 조금 귀여워졌다. 처음 플레이하게 되는 감시자 Leo Beck은 인형을 만들고 상어를 들고다니니까. 또한, '데바데'에서는 생존자를 제물로 바치면서 가시에 찔려 죽는 식으로 꽤나 섬뜩하게 표현했지만, '제5인격'의 감시자는 생존자를 풍선에 매달아 들고 다니며 로켓에 묶어 날려보낸다. 실제로 살인마가 아니라 탈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감시자'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



▲물론 긴장감은 그대로다


'제5인격' VS '데바데' 차이점은?
모바일 '데바데'? 같은 점과 다른 점


'제5인격'의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매커니즘은 '데바데'와 흡사하다. 감시자 1명과 4명의 생존자가 함께 플레이하게 되며, 각자 다른 승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생존자는 5개의 암호 장치의 코드를 해독해 문을 열고 장원에서 탈출하는 것이 목표다. 감시자는 생존자들이 모두 탈출하기 전에 잡아서 로켓으로 다시 저택으로 돌려보내면 된다.

비대칭적인 대전의 구조나 각자 다른 승리 조건, 암호 해독을 할 때 등장하는 칼리브레이션 등 '제5인격'은 '데바데'의 기본적인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게임 아트 디자인이나 배경 스토리는 다르다. '데바데'는 생존자들을 사냥해 제물로 바치는 것이 게임의 배경이라면, '제5인격'은 정확히 생존자들을 어떻게 하는지, 왜 이런 게임을 하는지는 아직 추리 중인듯하다.



▲살인마를 보고 놀라서 틀려버렸다

▲잡히면 날라갈 뿐

또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먼저 감시자의 고유 스킬 사용 부분이다. '데바데'와 달리 '제5인격'에서 감시자는 고유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서 존재감(Presence)을 쌓아야 한다. 존재감은 생존자를 타격했을 때 쌓이며, 게이지가 차오름에 따라서 고유 스킬들이 해금 되어 사용할 수 있다. 초보 감시자와 함께 플레이했더니 생존자를 한 번도 때리지 못해 게임 플레이 내내 스킬 한번 못쓰고 끝날 때도 있었다.

감시자 종류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 스킬의 경우 '데바데'와 흡사한 감시자들도 있으나, '제5인격'만의 특이한 캐릭터들도 만나볼 수 있다. 특유의 동화 속 공포스러운 악당같은 디자인도 눈에 띈다. 생존자 또한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각각 성장시킬 필요가 없어 훨씬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감시자와 함께 생존자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진 세 가지 폼으로 변하는 게이샤, '메이코'

또한, 인 게임에서 의사소통할 수 있다. 미리 설정 창에서 설정할 수 있는 짧은 메시지들을 가지고 인 게임에서 도와달라고 요청을 보내거나 도와주러 갈 테니 기다리라고 하거나, 해독하라는 등 간단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단, 메시지를 한번 보내면 일정 시간만큼 쿨타임이 돌고, 그 이후에 다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간절하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고 갔다가 로켓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감시자를 유인하다가 죽을 뻔하기도.

이와 함께 모바일 게임 특성에 맞춘 것인지 게임 진행 템포가 빠르고 타격 판정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여러모로 생존자 플레이가 쉽게 다가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큐를 돌려보면 생존자 플레이어가 훨씬 많다. 감시자는 물론 존재감을 쌓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스킬이 잘 구성되어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그만큼 스킬을 얼마나 제대로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게임 승패가 크게 달라진다.




정리하자면 '제5인격'은 모바일에 맞춘 잔혹 동화 버전의 '데바데'라는 인상을 준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배경 스토리와 잔인하지 않게 연출한 인형과 로켓, 그리고 빠르고 쉽게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까지. 배경 스토리부터 사뭇 진지하고 호러의 느낌을 강조한 '데바데'에 비교하면 게임 플레이나 미스터리를 강조한 스토리까지 전체적으로 가볍다.

'제5인격'은 그저 모바일로 이식했을 뿐인 게임이 아니라 '데바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모바일에 맞추고 단추 눈 인형과 스토리 전개를 통해 특유의 색깔을 강조한다. 게임 곳곳의 디테일에서 드러나는 인형극 같은 연출이나 캐릭터 디자인이 꼼꼼하게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데바데'가 보여준 1대4 비대칭 대전의 재미를 모바일로 잘 이식한 '제5인격'. 앞으로 감시자와 생존자 간의 밸런스는 잘 맞춰질지, 어떤 재미난 맵과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을지 한국 정식 버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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