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랜 개발 기간 끝에 결실을 맺다 '삼국지조조전 Online'

리뷰 | 이동연 기자 | 댓글: 27개 |
하나의 게임에 한 명의 기자가 3번의 리뷰를 작성하는 것은 회사 내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다. 한 게임에 대한 리뷰를 3번이나 한 사람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게임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모바일 게임에 3번째 리뷰를 쓰는 것은 이번 '삼국지조조전 Online'이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나에겐 원작 '삼국지 조조전'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초등학생 때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구매한 게임이고, 아직도 집에는 책꽂이에 '삼국지 조조전' CD가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집 컴퓨터에 CD-ROM을 달고 있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 리뷰를 쓴 것은 2015년 11월 지스타였다. 20분간의 짧은 체험 시간을 바탕으로 작성한 첫 번째 체험기에서는 그저 삼국지 조조전이 모바일로 나왔다는 것에 만족하며 기대감에 가득 찬 리뷰를 적었다.

▶ [체험기] 12월의 CBT를 기다리게 하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체험기

두 번째 리뷰를 쓴 것은 2015년 12월 말, 1차 CBT가 진행될 때였다. 첫 번째 리뷰를 작성할 때의 기대감은 곧 실망감으로 바뀌었고 개선을 바라는 리뷰를 작성했다. 나 뿐만 아니라 유저들 사이에서도 UI가 불편하다는 평가와 '전략편'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이럴 바엔 원작과 유저 제작 MOD(Modification On Demand)를 즐기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 [체험기] 연의편 Good! 전략편 Bad…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1차 CBT 체험기

이러한 피드백을 받아서 였을까. 삼국지 조조전 Online은 1차 CBT 이후, 오랜 시간을 들여 게임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6개월의 정비 끝에 진행한 2차 CBT에서는 조조편 외에도 '손견전', '관우전' 같은 수십여 가지의 새로운 스토리 추가, 한결 편해진 UI를 볼 수 있었고 유저들의 평가도 1차 CBT 때보다는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리고 2차 CBT가 끝나고 3개월이 지난 10월 6일. 드디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이 처음 사전 예약을 시작한 것이 2015년 6월이었으니 무려 1년 4개월 동안 사전 예약을 진행한 이후 출시된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삼국지 조조전 Online'은 1차 CBT 때의 안 좋은 모습을 벗어던지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순항 중이다. 원작을 수 없이 즐겨본 내 입장에서도 이정도면 만족할만하다. 사실 두차례의 걸쳐 작성한 리뷰에서 게임 콘텐츠 내용이나 느낌을 담아냈기 때문에 이번에 또 적기에는 애매한 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접근. 이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와 개선할 점 위주로 언급해보려고 한다.

원작을 해봤던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이유 - 원작 구현 및 유저 팬덤 반영



'삼국지조조전 Online'은 1차 CBT 때부터 원작의 스토리를 '조조편'에 확실하게 구현해놓았다. '조조편'에서는 원작에 있던 사실, 가상 모드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원작에는 없었던 추가 스토리까지 조금 더 넣어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였다.

이런 점은 확실히 원작을 기억하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확실한 어필이 될 수 있다. 장수들의 일러스트 및 그래픽 부분도 원작 개발사인 'KOEI'의 까다로운 검수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KOEI' 일러스트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게임 시스템도 원작의 많은 부분을 따르고 있다. 원작에서 등장한 보물과 책략이 그대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장수 브리핑을 듣는 과정도 세세하게 재현해 놓았다. 물론 이런 원작 재현이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최근 IP를 활용해 개발한 모바일 게임들을 살펴보면 오히려 원작의 게임성을 망친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에, '삼국지조조전 Online'의 원작 재현은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 원작에서도 전투 시작 전 순욱의 브리핑은 필수로 들어야했다.

이 게임이 더욱 특별한 점은 삼국지를 좋아하는 유저 팬덤 내용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KOEI 삼국지 게임이 출시된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수많은 장수 유행어와 원작을 활용한 유저 제작 MOD가 탄생했다. 게임에서는 이를 놓치지 않고, 유저들의 팬덤으로 탄생한 '황금 투구 전설, 좌절감' 등을 상징하는 조홍의 장수 외형이나 음성, 대사를 팬덤에 맞게 제작했다.



▲ 게임 내 조홍의 음성은 '투구는 역시 황금이지'다.

또한, 추후에는 유저 팬덤이 담긴 장수들의 연의편 스토리도 계속해서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러한 장수들을 좋아하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예정이다.


원작을 안 해봤던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이유 - 이 게임을 통해 원작 및 유저 제작 MOD 관심



최근까지도 유저 제작 MOD가 제작되고, 옛날 삼국지 조조전이 명작으로 언급되는 것엔 이유가 있다. 원작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조조편'에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담아냈기 때문에, 이 게임으로 조조전을 처음 접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이 게임을 통해 '삼국지 조조전' 원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유저 제작 MOD에 관심을 갖는 것도 추천할만한 일이다. 만약 PC로 플레이할 시간이 충분하다면 원작과 MOD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실제로 띵소프트에서는 연의편 추가 스토리를 제작할 때, MOD 제작자와 계약을 통해 제작한 연의편도 상당수 존재할 만큼 MOD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 연의편 스토리는 MOD 제작자가 만든 것도 있다.


삼국지 조조전 Online이 원작과 다른점 - 전략편의 존재유무



'삼국지 조조전 Online' 1차 CBT가 실망스러웠던 대표적인 이유는 원작 대신 플레이할 만한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작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운 전략편은 1차 CBT 당시 밸런스 문제로 인해 유저들은 연의편에만 집중했고, 곧 버림받은 콘텐츠로 전락했다.

혹평을 받은 이후, 오랜 시간 정비를 통해 내놓은 전략편은 이제 게임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콘텐츠로 바뀌었다. 장수를 무료로 개방하기 위해서는 전략편의 영토를 점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유저들에게 자원 수급을 위해 성을 점령하고 성내 시설을 발전시켜야 하는 동기를 부여했다.



▲ 이제 각 성의 발전은 필수적이다.

그 외에도 승급에 필요한 재료 수급은 전략편에 일일 임무 방식으로 등장하는 '사건'에서. 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명예 점수는 '모의전'으로 수급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유저들이 전략편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한층 더 길어졌다.



▲ 모의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명예 점수로 상점의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개선해야 할 점은? - 번거로운 터치 최소화가 필요



CBT를 거치면서, 인터페이스 및 UX(사용자 경험)의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일부 부분에서는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

대표적으로 장수가 장착한 보물을 보기 위해서는 장수 쪽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 보물 도감에서 확인하는 것이 더 빠르며, 보물 도감에서 확인했다 하더라도 다시 장수 인터페이스에 가서 장착 해제해야 하는 부분은 번거롭기만 하다. 또한, 승급을 위한 장비를 제작할 때도 일일이 재료를 하나씩 제작하면서 완성해야 되는 점도 불편한 점 중 하나다.



▲ 최상위 장비에서 한번에 조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보물 도감에서 장수를 확인한 후에 다시 장수 목록에서 착용을 해제하거나 해야한다.

손이 많이 가는 게임이긴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의 루트를 줄인다면 보다 빠른 게임 진행이 가능하고, 불편함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병종 밸런스나 게임 피로도가 높은 부분이 있지만, 인터뷰를 통해 개선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마지막 - 기초가 다져졌을 뿐. 원작을 뛰어넘길



사실 이 게임은 편의성을 추구하는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는 역행하는 부분이 많다. 등장하는 상대방 레벨이 출진한 장수의 레벨에 비례해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임(자동 전투)로 클리어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로 인해 손도 많이 간다.

트렌드에 맞지 않고, 원작을 플레이한 유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극으로 갈림에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원작을 기억하는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해도 높은 점수를 줄 만큼의 완성도와 세밀한 부분의 표현을 게임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CBT 때 안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임이 정식 서비스에서 좋아지는 예는 보기 힘들다. 하지만 조홍의 '좌절감은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의 대사처럼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오랜 기간 정비를 거쳐 서비스를 시작한 '삼국지조조전 Online'은 그 평가를 뒤집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롱런하기 위한 기초가 다져졌을 뿐이다. '삼국지조조전 Online'에서 보여줄 연의편의 새로운 스토리와 전략편의 PVP인 '무장전'으로 원작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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