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랭킹 1위의 원동력은 혈맹을 위한 마음! 군터09 군주 '죠' 인터뷰

인터뷰 | 문영호 기자 | 댓글: 34개 |
리니지M, 그리고 엔씨소프트의 전작인 리니지1에는 '기니지'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다른 클래스보다 기사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온 단어죠. 그래서 기사 유저의 비율이 높은 편인 데다가, 대부분의 서버에서는 기사가 랭킹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유저가 군주 캐릭터로 서버 내 랭킹 1위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원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기사 유저가 전투에 바쁜 틈을 타 랭킹 1위를 달성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운이 따라줬다고 평가절하할 수는 없었습니다.

리니지M의 군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먼저 4개 클래스 중 하나로서의 군주, 그리고 혈맹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군주가 있죠. 하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은 어느 한 쪽의 모습도 잘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벤에서는 군주로 랭킹 1위를 달성한 군터09 서버의 '죠'를 만나 랭킹 1위를 달성한 비결, 그리고 군주 클래스와 혈맹을 이끄는 군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군주로 군터09 서버 랭킹 1위를 달성한 죠 캐릭터


=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군터09 서버에서 군주 캐릭터를 플레이하고 있는 '죠'입니다. 레벨은 70이고 친목 중립 혈맹인 SECL 혈맹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서버 랭킹 1위를 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기사나 요정이 아닌 군주 클래스로 랭킹 1위를 달성했는데, 레벨업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시간을 많이 투자했습니다. 점검 등으로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하루종일 사냥했습니다. 수동으로 할 때는 주로 에바왕국 던전이나 상아탑 7~8층에서 사냥했고, 던전 입장 시간을 다 썼을 때는 용의 계곡에서 사냥합니다. 일할 때나 잘 때는 하이네 필드 등에서 자동 사냥을 돌려놓습니다. 시간은 금이니까요.


= 군주가 기사보다 레벨업에 불리하지는 않나요?

물론 단점은 있습니다. 먼저 기사보다는 최대 HP가 낮고, 레벨업했을 때 오르는 능력치도 적은 것 같습니다. 요정은 DEX에 투자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원거리 공격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군주에게는 다른 직업에 없는 전용 마법이 있습니다. 근거리 대미지와 명중을 높여주는 '글로잉 오라', 그리고 AC와 MR을 높여주는 '샤이닝 오라'가 있죠. 덕분에 착용 중인 장비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서도 오랫동안 사냥할 수 있었습니다. 브레이브 멘탈은 아직 배우지 못했지만, 며칠 내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군주 전용 무기인 황금 지팡이(황지)도 빼놓을 수 없죠.



▲ 군주의 사냥 능력을 끌어올리는 전용 마법들



▲ 큰 대상 대미지 20이 인상적인 황금 지휘봉


= 황지가 나온 이후로 많은 군주 유저들이 환호성을 질렀는데,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인가요?

황지가 나오기 전에는 혹한의 창을 썼습니다. 방패를 낄 수 있는 한손창인데다가, 2칸 공격때문에 활용도도 높았죠. 그런데 황지를 만들고 나서 하이네 잡밭에서 사냥을 했더니, 그야말로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사냥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하이네 몬스터 대부분이 크기가 크다 보니, 큰 대상 대미지가 높은 황지는 신세계나 다름없었습니다.


= 군주 유저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스탯 초기화인데, 지금까지 몇 번이나 초기화했나요?

저는 70레벨을 달성한 이후에만 1번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스탯 초기화는 군주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혈맹원을 늘리려면 CHA를 찍어야 하고, 사냥을 편하게 하려면 STR을 찍어야 하니까요.

70레벨을 찍을 때까지는 모든 스탯을 STR에만 투자했습니다. 대신 혈맹원도 22명(콜렉션 효과 CHA+1 포함)까지만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소규모로 운영했죠. 그래도 새로운 혈맹원을 더 많이 받고 싶다는 기존 혈맹원들의 요구가 있어, 최근에 초기화해 CHA에도 조금 투자했습니다.






▲ 죠 캐릭터의 장비와 초기화 이전의 스탯


= 22명의 소규모 혈맹으로 혈맹 레벨을 올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레벨업에 열중하다 보니 혈맹 내 공헌도가 다른 분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혈맹 광고 문구도 '군주가 다 합니다' 였어요. (웃음) 하지만 이건 농담이고, 초반부터 지금까지 같이 함께해 준 혈맹원들이 아니었다면 7레벨 혈맹까지 달성하는 건 불가능했을 겁니다.


= 혈맹을 이끄는 특별한 방침이 있나요?

저희 혈맹은 리니지M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중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장인들처럼 생업에 종사하며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라인에 합류하거나 끼어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필드 보스 레이드도 거의 포기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중립 유지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니까요.


= 그럼 얼마 전에 나온 혈맹 레이드는 잘 즐기셨나요?

비법서 같은 주요 아이템의 드랍률이 낮은 것 같지만, 그래도 혈맹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생겼다는 점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혈맹 창고 같은 시스템이 추가되어, 차원의 열쇠 제작을 혈맹원들이 다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첫 번째 보스인 리칸트를 잡으러 갔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이 정도면 다음 보스인 자이언트 크로커다일도 할 만하겠네' 싶었죠. 그런데 막상 닥쳐보니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습니다. 중간에 HP를 회복할 때는 다들 저게 뭔가 하는 반응이었고, 흑장로가 나타났을 때는 다들 기겁했죠. 모두들 오랜만에 신나게 죽어본다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웃음)



▲ 자이언트 크로커다일 혈맹 레이드, 보스의 HP를 채워주는 흑장로가 나타나 애를 먹는다


= 리니지M을 군주로 플레이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리니지M이 출시될 때, 지인들과 함께 혈맹을 만들어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중에서 군주를 플레이해본 사람이 저밖에 없더라고요. 저도 기란이 막 나왔던 2000년대 초반부터 4년 정도만 플레이해봤지만, 그럼에도 제 경력이 가장 길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군주를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리니지M을 통해서 10여 년 만에 리니지에 복귀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군주 클래스를 잡아본 것도 꽤 오래전 일입니다. 처음에는 동료들도 군주 캐릭터는 혈맹원들 받을 정도로만 키우고, 기사나 요정을 하라고 했었죠. 그런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예전의 향수가 샘솟으면서 군주에 올인하게 되었습니다.


= 지인들끼리 시작한 모임은 더 커지기 힘든 경향이 있지 않나요?

그렇죠. 아무래도 지인들끼리 시작한 모임에서는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어찌하나 하는 고민도 많았죠. 다행히 사람 복이 있는지, 새로 들어온 혈맹원들이 생각보다 잘 녹아 들어주셨습니다. 최근에 들어온 분들도 초기 멤버들과 친하게 지내려 하시고요. 그런 부분이 정말 고맙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채팅창이 정말 조용했어요. 아무도 말하지 않고 묵묵히 사냥만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지금처럼 많이 친해졌습니다.

처음의 혈맹은 8명의 지인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30여명의 혈맹원 중 초기 멤버는 8명 중 4명만 남았고, 리니지M을 통해 만나고 친해진 분들이 더 많아졌죠. 주말에는 정모도 잡혀 있습니다.


= 그럼 수호 기사는 나머지 지인 3분이 맡고 있나요?

아닙니다. 지인들 중에는 수호 기사가 없습니다. 초창기에 혈맹에 들어온 한 분, 그리고 주간과 야간을 각각 관리할 분 한 분씩 이렇게 세 분을 수호 기사로 임명했습니다.

다른 분들을 안 믿는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만큼 그 친구들을 믿고 있습니다. 만약 혈맹에 사고가 생기더라도, 전화번호도 알고 실제로 얼굴도 본 적이 있는 사이라... (웃음)


= 다른 게임에서 혈맹 군주 같은 역할을 했던 적은 없나요?

예전에 몬스터 헌터 온라인에서 길드 마스터를 한 적이 있고, 카발 온라인에서는 부길마로 활동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니지는 두 게임과 다른 점이 많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가령 몬스터 헌터 온라인은 PVP가 없습니다. 그저 사냥만 하면 되는 게임이니 운영하기도 수월했죠. 카발은 길드 간의 전투보다는 세력 간의 전쟁이 많아, 싸움이 일어나면 그저 참여만 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리니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 말 한마디에 혈맹의 운명이 좌지우지되기도 하고, 때로는 혈맹원의 사소한 문제가 큰 분쟁으로 커지기도 합니다. 아직 저희 혈맹에는 그런 사례가 없었지만, 원작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앞선 두 게임보다는 운영하기가 어렵습니다.

리니지에서는 적 아니면 동지라는 인식이 큽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기가 어렵죠. 그만큼 혈맹원들이 피해 없이 사냥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1위를 하고 싶었고요.



▲ 여전히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죠 캐릭터


= 그럼 서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혈맹이었나요?

맞습니다. 처음에는 군주로 최고가 되어보자고 하는 욕심에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혈맹원들을 위해서 1위를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랭킹 1위를 달성하면, 다툼이 일어났을 때 이를 중재하기가 조금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죠.


= 혈맹을 위해 스스로의 감정을 억누르는 건 쉽지 않을 텐데요.

그렇죠. 저라고 화를 낼 줄 모르거나, 짜증이 안 나는 건 아닙니다. 다른 분들보다 말 한마디도 조심해서 해야 하죠. 활동 기준을 정해뒀다고 하더라도, 혈맹원들의 접속이 없거나 활동이 뜸하면 정말로 추방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합니다.

그런 어려움은 주로 혈맹원들과 수다를 떨면서 푸는 편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혼자 웃으면 힘들었던 기분도 금세 풀어지죠. 아마 혈맹 안에서 제가 제일 말이 많을 겁니다.


= 군주를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도 많으신데, 그럼에도 군주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군주가 좋으니까요. 만약 제가 기사나 요정을 했다면 랭킹 1위를 달성하기는커녕, 지금까지 플레이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혈맹이라는 조직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게임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우는 기회도 좀처럼 만나기 어렵죠.


= 끝으로 다른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사실 제가 지난 주에 술을 마셨다가 몇몇 장비를 인챈트로 날려버렸어요. 저와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다른 분들도 음주 후 리니지는 꼭 자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저희 SECL 혈맹원들에게는 믿고 따라와 주셔서 고맙고, 평소 미안한 점도 많습니다. 군터09 서버 유저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분들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70레벨이나 랭킹 1위는 달성하지 못 했을 겁니다.

끝으로 제 마지막 목표인 전 서버 군주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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