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는 왜 칼을 든 인트 요정의 길을 택했나? 린드비오르04 서버 '헤르'

인터뷰 | 문영호 기자 | 댓글: 48개 |
리니지M은 캐릭터 생성 단계에서의 초기 스탯(베이스 스탯) 분배가 없습니다. 기사는 STR, 요정은 DEX로 고정되어 있죠. 그래서 엔씨소프트의 전작인 리니지1에서 볼 수 있었던 콘기사나 인트기사, 힘요정 등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베이스 스탯 고정의 타격이 가장 큰 클래스는 요정, 특히 검을 들고 싸우는 불요정입니다. 기본 STR이 낮기 때문에, 레벨업 스탯을 전부 STR에 투자해도 근거리 대미지와 근거리 명중이 부족하죠. 그래서 사냥과 전투 모두 어려워 비주류 캐릭터로 평가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1레벨부터 꿋꿋이 불요정 외길만을 걷는 유저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무기는 한손검을, 속성은 불을 선택했음에도 INT에 올인한 것이죠. 게다가 최근에는 마법사처럼 몰이 사냥으로 레벨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벤에서는 린드비오르04 서버를 찾아가 인트 불요정으로 플레이하고 있다는 '헤르'를 만나, 불요정과 인트요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1레벨부터 불요정 외길을 걷고 있는 린드비오르04 서버 헤르


=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초반 유저로, 린드비오르04 서버 UN 혈맹의 69레벨 불요정 '헤르'라고 합니다. 인벤 닉네임은 '헤르메네'를 쓰고 있으며, 레벨 1부터 불요정으로 플레이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플레이 중입니다.


= 먼저 불요정은 어떤 클래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애정만 갖고 키우는 클래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저기서 불쌍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다른 클래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애정을 갖고 사랑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 모든 스탯을 INT에 투자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불요정은 마검사의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입니다. 베이스 스탯 분배가 없이 모든 스탯이 DEX에 분배되어 있어 초기 STR이 낮습니다. 기사에서 스턴을 빼고 마법을 더하면 되는데, 그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근거리 명중이 낮죠. 모든 스탯을 STR에 줘도 허공에 칼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대미지도 별로 들어가질 않죠.

하지만 DEX로 스탯을 바꿔 활을 들었을 때는 기본적으로 박히기는 합니다. 제가 68레벨일 때 AC -114의 64레벨 군주 캐릭터와 PVP 실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올 STR을 찍었을 때는 30% 남짓이던 명중률이, 올 DEX를 찍고 활을 들자 80%를 넘어가더군요.

원거리 명중과 근거리 명중의 차이가 심하다 보니, 사냥은 둘째치고 PVP에서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DEX를 찍어 활요정이 될 생각은 없었어요. 그래서 PVP 대미지를 주기 위해 INT에 올인한 상태입니다.




▲ 불요정임에도 INT에 올인한 것이 눈에 띈다


= 인트 요정의 장점과 단점이 궁금합니다.

사냥 속도는 STR에 투자했을 때보다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몰이 사냥을 하면 이 차이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INT가 STR을 앞서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올 INT를 선택한 이유는 PvP 때문입니다. 올 STR을 찍어도 칼이 박히질 않으니, 칼질 대신 마법으로 대미지를 주기 위해 INT를 선택했습니다. 주력 딜링은 선 버스트가 담당하고, 칼질은 거들 뿐이죠. 힐량도 늘어나 생존률이 높아지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 몰이 사냥은 어디서 어떻게 하시나요?

몰이 사냥은 로서스섬에서 주로 진행합니다. 엘모어 등의 고레벨 사냥터에서도 도전해봤지만, 마법이 약해 시간도 오래 걸리고 HP 회복도 따라가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리젠이 비교적 잦으면서도 편하고, 경험치 획득량도 나쁘지 않은 로서스섬에서 파이어 볼로 몰이 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높은 INT를 활용해 용의 던전에서 이레-턴 사냥도 해봤습니다만, 효율이 좋지 못해 그만뒀습니다. 힐 사냥 역시 MP 회복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효율이 낮았구요. 엠틱 세팅을 갖춘 분들이라면 힐 사냥의 효율이 더 좋을 수도 있겠네요.



▲ PvP나 단일 몬스터 사냥에서는 선 버스트



▲ 몰이 사냥에서는 파이어 볼을 주로 사용하는 INT 요정


= 인트 요정이라면 물속성이나 땅속성도 고려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INT에 투자한 목적이 불요정의 부족한 딜링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보니, 아직 다른 속성에서는 실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사냥만 놓고 생각해보면 흥미가 생기긴 하네요. 그래도 불요정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있어서, 결국에는 다시 불속성으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웃음)


= 불요정과 궁합이 좋은 무기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힘요정으로 플레이할 때 마력의 단검, 미스릴 단검 등 여러 무기로 실험해봤는데요, +9 뇌신검과 +10 다마스커스 검이 가장 좋았습니다. 대미지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두 무기의 시간당 아인 소모량도 가장 많았고요. 물론 이보다 더 등급이 높은 한손검이 좋겠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성비 면에서는 다마스커스 검에 주목해볼 만합니다. 예를 들어 +10 다마스커스 검은 +8 뇌신검과 가격이 비슷한 편인데요, 두 무기의 대미지 차이는 큰 편이죠. 뇌신검의 인챈트가 +9는 되어야 수준이 비슷해지는데, 그러기에는 가격이 훌쩍 뛰어버리죠.

언데드 몬스터를 사냥할 때는 은장검을 추천합니다. 언데드 몬스터를 사냥할 때는 뇌신검이나 다마스커스 검보다 상당한 차이를 느꼈습니다. 용의 던전 깊숙한 곳으로 갈수록 큰 몬스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레이피어보다는 큰 대상 대미지가 큰 은장검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은장검보다는 메일 브레이커가 더 좋지만, 가격이 비싸죠. 그래서 얻기 쉬운 은장검이 가성비 면에서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불요정이 어떤 무기를 고를지는 기사들의 무기 선택을 보면 도움이 됩니다. 기사들이 쓰는 한손검 중 인기가 많은 것을 고르면 거의 올바른 판단이죠. 게다가 기사가 많기 때문에, 나중에 무기를 되팔기도 수월하니까요. (웃음)



▲ 헤르가 추천한 불요정 한손검



▲ 강화 2단계 차이에도 비슷한 값에 거래되는 두 무기 (데포로쥬01 서버 기준)


= 한손검만 언급이 되었는데, 단검은 어떤가요?

+8 마력의 단검과 +8 미스릴 단검도 사용해봤습니다만, 사냥 속도에서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가령 마력의 단검으로 사냥하면 그레이트 힐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사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냥 속도에서는 같은 희귀 등급 무기인 +8 뇌신검보다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9 뇌신검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고요.

그동안 패치로 단검을 낀 상태에서도 댄싱 블레이즈 등 불요정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단검의 공격 속도가 원작보다 훨씬 느립니다. 한손검과 큰 차이가 없죠. 그래서 단검 대신 한손검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 패치 중에는 음식 관련 패치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좋은 패치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에 관계없이 모든 음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덕분에 불요정은 상황에 따라 음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령 사냥 시에는 기사 음식(힘센 한우 스테이크)을 사용해 부족한 근거리 대미지와 근거리 명중을 보완하고, PvP에서는 마법사 음식(영리한 칠면조 구이)을 먹어 부족한 SP를 보완하는 식이죠. 예전처럼 불필요한 원거리 대미지만 오를 때보다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 단검으로도 불요정 마법을 쓸 수 있지만, 한손검이 여전히 유리하다고 한다



▲ 패치 이후 상황에 알맞은 요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일전에 총합 INT 15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셨는데, 이에 대한 반론도 많았습니다.

당시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불요정이 INT를 15로 맞춰야 한다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MP 관리, 더 나아가 PvP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사냥 속도만 놓고 보면 올 STR이 단연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레이터 힐 + 블러드 투 소울 콤보를 사용했을 때 MP가 늘어나질 않습니다. 그러면 사냥을 하며 사용하는 댄싱 블레이즈나 버닝 웨폰 등의 마법 때문에 MP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때 갑작스런 필드나 PvP가 발생하면 어떨까요. 불리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무게를 50% 미만으로 줄여 자연 회복에 기대는 방법인데, 그래서는 물약을 많이 들고 다닐 수 없죠. 다른 방법은 총합 INT를 15 이상으로 맞추는 방법입니다. 이러면 블러드 투 소울의 MP 회복량이 그레이터 힐의 MP 소모량을 웃돕니다.

이러면 무게가 50%를 넘어도 MP를 유지할 수 있고, 갑작스런 PvP에도 대응하기 쉬워지죠. 만약 PvP가 드물고 사냥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INT를 투자할 필요 없이 STR에 올인해도 충분합니다.


= 베이스 스탯 분배가 없어 DEX 20으로 시작해야 했는데, 많이 불리한가요?

그렇습니다. 다른 불요정들도 베이스 스탯 분배에 불만을 품고 계신데요, 저 역시 그에 대해 많이 공감합니다. 처음에 플레이할 때는 베이스 스탯 분배가 없어 당황했습니다. 모든 베이스 스탯이 DEX에 분배되어 있었죠. 혹시나 튜토리얼을 진행하면 변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기도 했지만 아니더군요. 마치 '요정은 무조건 활을 들어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끝으로 다른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를 비롯한 불요정들이 답답함을 많이 느끼고 있지만, 언젠간 패치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허구한 날 두드려 맞는 동네북 신세지만, 계속해서 두드리면 언젠가는 문이 열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린드비오르04 서버 화이팅!



▲ 모두가 한마음으로 화이팅을 외치는 린드비오르04 서버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