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그 유니버스 "우주 배경의 정치 드라마를 표현하려 했다"

인터뷰 | 정필권 기자 |



"야 이 게임 괜찮은데?" 시연을 진행하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들을수록 명확한 지향점이 있어 게임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 본인이 SF를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개발자들이 표현하고 싶은 지점과 시스템, 아트웍까지 전반에 걸쳐서 공들여 제작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급하게 시간을 잡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5월 게임을 개발 중임을 알리고 반년. 시연 버전을 공개한 머스트게임즈는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로그 유니버스'를 내놓으면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스타 2017 BTB 부스 현장에서 머스트게임즈의 이석우 팀장과 송석영 팀장, 이영권 팀장을 만나 '로그 유니버스'의 지향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Q. 지난번 인터뷰에서 '쉐터드 갤럭시'로 명명하지 않았었나. 이름을 확정 지은 과정이 궁금하다

송석영 : 그때는 가제로 정한 이름이었다. 이미 출시된 게임도 있었고. 게임 배경과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이름을 고민해서 지었다. 사실,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는 반응이기는 한데...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게임을 대표할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머스트게임즈 송석영 팀장

Q. 전략 게임이면 밸런스가 중요하지 않나. 나중에 만들 수 있는 함선이 매우 강력하다던가 이렇다면 밸런스 문제가 나오지 않을까.

이영권: 테크트리를 밟아서 올라가면 다양한 함선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맞다. 함선 같은 경우에는 좋은 함선을 썼다고 승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임무에 내보낸다거나 할 때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도 한다. 따라서 내가 이기더라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상황에 맞춰서 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다.


Q. 아트가 매우 북미 스타일이다.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나

이영권: 음.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다. 원래 온라인 상으로 알고 있던 사이였고, 다른 한 사람은 차차차2를 개발할 당시, 자동자 디자인을 했던 사람이었다. 이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이번에 게임을 시작하면서 '같이 하자'고 의견을 타진했다. 이렇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아트를 개발한 것이다.

이석우 : 말은 쉬운 것처럼 이야기 했지만, 과정은 조금 고생스러운 면도 있었다. 우리는 작은 규모로 즐겁게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사진도 찍어서 보내기도 했고.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니까, 외주 작업자보다는 동료와 같이 생각하고 접근했다. 그리고 본인들도 그렇게 받아들여 준 것 같다. 지금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한 팀으로 생각할 정도로 돈독하다.

송석영 : 이번에 팀 옷을 맞춘 것도 국제 택배로 보내줄 생각이다.



▲ 그리하여 탄생한 '로그 유니버스'의 독특한 아트.


Q.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국내는 사실... SF 팬들이 적은 상태니까.

이영권: 일단 국내에서는 SF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도 큰 회사에서 지시를 받았으면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다 보니, 그쪽에서는 눈에 띌 정도의 순위에 올라오는 게임들이 있었다. 그리고 스타워즈, 스타트랙 등의 IP를 활용한 게임들도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앞으로의 비전은 저기에 있다고 생각하고, 희망을 품고 개발을 하게 됐다. 더 근본적인 부분은 팀 내에 SF를 좋아하는 개발자분들이 많았다는 것이 컸던 것 같다. 우리 취향이 시장에서도 맞다고 생각했다. 만들고 싶은 소재도 찾았으니, 장르도 세계에서 먹힐만한 것으로 찾아본 셈이다.


Q. B2B 반응은 어땠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을 텐데.

송석영 : "아 너희 게임 유니크하다" 이런 반응도 있었고, "나는 이런 스타일 너무 좋아하는데, 게임으로는 처음 본다" 이런 반응을 해준 사람도 있었다.

이석우 : 3층뿐만 아니라 에픽게임즈 부스에서도 시연을 진행했다. 이런 게임을 좋아하신다는 분부터, 자기 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게 맞다. 언제 나오냐 이런 것들도 질문이 나왔다. 레바논에서 왔다는 친구는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 머스트게임즈 이석우 팀장

이영권: 일단 아시아권에서는 이런 식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게임이 없기도 했고... 진행하는 방식이 전략 시뮬레이션치고는 독특한 편이라, 다른 게임과 다른 것 같다고 말해주는 분들도 많았다.


Q. 세 개의 팩션이 독특하다. 게임 내에 이러한 시스템을 넣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영권: 팩션은 삼국지 같은 개념을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게임에서는 변경은 자유롭다. 유저들이 자기 편한 대로 옮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독특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길드와 같은 커뮤니티에서도 일부는 돈을 버는 팩션과, 일부는 전투를 잘하는 팩션과 관계를 쌓는 등, 한 길드 내에서도 역할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Q. 어라. 길드는 아까 시연에서 없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이 있는가.

이영권: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길드 단위의 연합을 강한 연결고리로 묶고자 한다. 은하에서 은하로 건너가는 길목은 대표 길드를 선정하여 다른 길드를 관리하는 형태로 이권을 주는 등, 이와 같은 것을 최종 콘텐츠로 생각하고 있다.



▲ 머스트게임즈 이영권 팀장


Q. 지금까지 개발 기간은 어떻게 되나. 2018년 출시라고 설명을 들었다.

이영권: 작년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내년 초 즈음에는 소프트런칭을 진행하고 중순경에 글로벌 런칭 게획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 개인적으로는 크루가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좋더라. 일러스트도 독특했고. 얼마나 다양한 크루들이 등장할 예정인가.

이영권: 영웅급 승무원은 고정적으로 스킬을 가지고 나올 예정이고, 스토리와 미션을 진행해야만 주는 방식으로 갈 것이다. 일반 승무원만이 무작위로 스킬이 설정된다. 이런 구조를 플레이어들이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요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해당 인물을 고용할 수 있는 방식, "야 너 내 동료가 되라" 이런 식이다.



▲ 외모도 능력도 서로 다른 '로그 유니버스'의 크루들


Q. 팩션은 얼마든지 선택에 따라서 옮길 수 있는 것인가?

송석영 : 선택에 따라서 얼마든지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업보를 짊어지고 가야 한다. 모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부터 +까지 다 거슬러서 올라가야 한다. 또한, 큰 팩션이 세 개 있는 것이고, 독립된 소규모 세력들도 존재한다. 이런 팩션까지 교류하고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Q. 길드가 커지고 강해질수록 하나의 길드가 독재하는 사례가 있지 않을까.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가 궁금해진다.

이영권: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스템적으로는 정치라고 해야 할까? 길드끼리 연합을 할 때, 대표 길드가 이권을 나눠주면서 충성을 보장받는 형식의 시스템이 있는데,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해서, 반드시 줘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여기서 서로의 갈등과 같은 문제점, 정치적인 부분들이 발생할 수 있다. 약속을 무시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도와줘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반란을 일으켜서 뒤집어엎을 수 있는 것이다. 일종의 정치 드라마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게임 자체가 플레이어 간에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협력과 배반을 하도록 밀어주고 있으므로,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거대한 길드라도 내부에서 배반하면 쪼개질 수 있도록 녹여내려 한다.



▲ 스페이스 정치 드라마를 위하여 '치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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