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추가다운, 출석체크없이 바로 게임으로!" 블루홀 피닉스 '미니골프킹'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8개 |

모바일 게임을 다운받아서 플레이해야지, 라고 마음먹은 순간 유저는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앱스토어에서 다운을 받고, 어플을 실행하고, 추가 데이터를 내려받으시겠습니까? 네.

게임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이제 튜토리얼이다. 무슨 게임인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시간을 가지고 출석보상 창이 뜬다. 출석체크를 했더니 이젠 이벤트 페이지 팝업창이 뜬다. 이제 조금, 피곤하다.

"세 번의 클릭으로 게임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블루홀의 자회사, 블루홀 피닉스는 이렇게 말한다. FPS게임 '건좀비'로 시작해 '치고박고 무한상사', '명랑스포츠', '볼링킹', '아처리킹', 그리고 최근 출시한 '미니골프킹'까지. '볼링킹'으로 앱스토어 및 구글 스토어에서 스포츠 게임 1위를 달성하고, '아처리킹'으로 미국 양대 스토어에서 전체 게임 1위를 달성하는 등, 블루홀 피닉스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만큼 더욱 심플하고 간단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야 했던 블루홀 피닉스. 직접 만난 블루홀의 윤주홍 PD를 만나 신작 '미니골프킹'을 통해 그들의 노하우를 정말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블루홀 피닉스 윤주홍 개발부 이사

Q. 먼저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립니다.

윤주홍
안녕하세요, 블루홀 피닉스의 개발부 이사, 윤주홍입니다. 2006년부터 2013년 초까지는 네오위즈에서 사업팀에 있었고, 위메이드에 잠깐 있다가 현재는 블루홀 피닉스에서 게임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그전 ‘치고박고 무한상사’의 기획 총괄을 맡았으며, ‘볼링킹’의 경우 런칭, ‘아처리킹’은 직접 런칭한것은 아니지만, 라이브 관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미니골프킹’의 PD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그전에는 사업팀에 계셨는데요, 원래 기획자로서 하고 싶었던 게 있으셨던 건가요?

윤주홍
그렇다기보다는 블루홀 피닉스 자체에 다양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기획자가 8명 정도가 있는데, 전부 네오위즈에서 사업 PM으로 있던 분들이에요. 사업부에 있었지만, BM이나 게임의 조직을 구성하는데 깊이 관여하는 편이었습니다. 개발사와 토론도 깊게 하면서 진행했고요. 그런 경험이 기획자로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김정훈 대표님도 퍼블리싱 본부를 총괄하셨고, 신봉건 대표님도 20년 동안 게임 개발을 하셨던 분인 만큼 게임 제작에 있어서 가이드를 확실히 알려주세요. 그리고 편견 없이 바라봐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모바일이어서 더 그런데, 게임 따로 BM 따로 나누어져 있는 게 아니라 개발할 때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예전의 경험들이 많이 도움되었어요.


Q. 팀원은 규모가 어떻게 되나요?

윤주홍
블루홀 피닉스에서는 많아도 6~7명으로 팀이 구성됩니다.



■ 캐주얼한 멀티플레이 게임, '미니골프킹'




Q. ‘미니골프킹’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윤주홍
미니골프의 룰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전 세계 유저들과 1대1로 대경하는 게임이라는 게 일반적인 다른 골프게임들과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은 타수로 먼저 홀에 들어가면 이긴다는 기본룰은 지키지만, 보석으로 동률상황에서 점수를 나눌 수 있다든지, 캔디추, 다리, 아이템, 미끄럼틀 같은 기믹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콘솔게임에서도 착안한 것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마리오카트’. 아이템을 써서 적을 방해하는 요소 있잖아요? 이런 부분을 지나치지 않은 정도에서 고민해 넣었습니다.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골프게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캐주얼’함을 위해 그래픽 관련해서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색감 부분에서 심플해 보이면서도 예쁘다, 하고 느껴질 수 있도록 이요. ‘볼링킹’, ‘아처리킹’은 ‘리얼’한 느낌이었죠. 닌텐도 게임들을 많이 참고했는데, 좀 더 캐주얼하게 만들고자 비주얼 특성을 이렇게 정하게 되었습니다.

'미니골프'라는 종목 자체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인데, 영국에서는 대회도 열립니다. 미국, 호주, 영국에서는 놀이동산 같은 곳에서 퍼팅만으로 하는 장르가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주로 하는 캐주얼 골프죠. 골프를 아시는 분이라면 그 미니골프를 말한 거구나, 하실 거고 모르시는 분들이 보시면 골프를 캐주얼하게 풀어내서 '미니'가 붙은 거구나, 하시더라고요.



▲아이들도 즐기는 미니골프 (사진출처: myhawaii.kr)

Q. '미니골프킹'이 다른 골프 게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윤주홍
마켓에서 '미니골프'라고 검색하면 60개 정도의 게임이 나옵니다. 대부분 스테이지 형식으로 혼자 하는 게임이지요. 하지만 멀티플레이 게임은 없더라고요. 저희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미니골프가 콘텐츠로 적합하니, 한 손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만들면 차별화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확실히 '미니골프킹'은 색감이 알록달록하고, 방해 요소도 들어가 있어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더라고요. 방해요소는 조금 소소한 느낌인데, 상대의 플레이에 조금 더 영향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는 고민하신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주홍
사내테스트를 해보니, 재밌는 요소이긴 하지만 동시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짜증 난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방해요소는 빼고, 빼고, 걷어낸 것인데요. 상대방을 방해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하고 본인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방해요소는 초반에는 신선함을 주기 위해서 많이 배치되어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배치가 덜 되어있어요. 좀 더 실력 싸움을 원하는 유저가 많아지니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 역전의 묘미가 있어야 하므로 조심해서 넣었습니다. 오로지 실력으로만 하는 게임은 피로감을 줍니다.



▲방해요소로 상대에게 폭탄을 보내거나 맵 자체에도 장애물들이 있다

Q. 스포츠 게임의 종목은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윤주홍
대표님들부터 우리까지 모두 참여해서 회의합니다. 틈새시장이다, 하면 그걸 파고드는 편이에요. 아이템 선정에는 대표님들이 가이드를 제시하는 편입니다. 그런 '촉'이 좋으신 것 같아요.

'볼링킹'은 '명랑스포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었기 때문에 선택했던 것이고요.


Q. 전작에서 아쉬웠기 때문에 넣고 싶었던 요소가 있나요?

윤주홍
네, 전작은 전부 '혼자 플레이하고 더 많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 이었어요.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죠. 그래서 방해요소가 들어간 것이고, 골프는 한 필드에서 이루어지니 이런 요소가 들어갈 여지가 많았죠.

멀티플레이의 핵심은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전작에서 저희가 갈증을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상호작용의 끝을 보여줄 수 있는 건 당구라고 생각해요. 매판 상대의 행동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지고요. 비교하기에는 장르가 너무 다르지만, 모회사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도 보시면 그렇죠. 내 플레이가 상대에게 영향을 주고, 상대의 플레이에 따라 내가 해야 할 것이 달라지니까요.



■ 세 번의 터치로 게임 시작, '코어'에 집중하라

Q. 전작을 통해 이번 작품에 들어간 '블루홀 피닉스'의 개발 노하우가 있다면?

윤주홍
나름의 철학이 있는데 ‘1분 이내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라는 거에요. 전작에서도 노력했던 부분인데, ‘미니골프킹’에서는 최대한 집약하고자 했지요. 그동안 한국 마켓에서만 서비스하다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그전까지 했던 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글로벌 유저들의 성향은 달랐으니까요.

특히 게임에 진입하기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세 번의 터치 이내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해요. 게임 팝업이 뜨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고… 그런 게임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해외 유저들은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한번 눌러서 게임에 들어가 진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최대한 게임의 코어를 빨리 즐길 수 있도록 로딩속도나 다운로드를 빠르게 구동해서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속도, 용량, 최적화 부분에서 전작에서 배운 게 많아요.


Q. 직접 플레이했을 때 정말 간단한 튜토리얼이 끝나자마자 매칭을 바로 잡아주더라고요.

윤주홍
네, ‘볼링킹’, ‘아처리킹’에서 또 배운 것이 있다면 튜토리얼 부분이에요. 설명하고 멈추고, 이런 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단계별로 진행하죠. 튜토리얼 단계에서 이탈해버리는 유저가 꽤 많아요. 안타까운 일이죠. 최대한 단순화해서 룰을 익히기 쉽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멀티플레이게임은 유저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게임이에요. 실력이 좋지 않으면 지니까요. 따라서 비슷한 실력 대의 유저와 매칭되도록 매칭로직을 세부적으로 설계했어요. 전작에서는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었던 만큼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고 할 수 있겠네요.



▲빠르게 즐기고, 다음 판으로 넘어간다

Q. 스포츠 게임은 플레이 핵심이 확실하죠. 볼링게임은 볼링을 하고, 골프게임은 골프를 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스포츠의 색깔을 살리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가 어려울 텐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미니골프킹’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윤주홍
사실은 딜레마에요. 말씀하신 대로 스포츠라는 것 자체가 정해진 룰이 있고 글로벌 유저가 다가가기엔 쉽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파생된 콘텐츠를 만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다양한 콘텐츠를 생각할 수야 있는데 유저들은 ‘이건 내가 생각한 골프가 아닌데’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전작에서는 많은 시도를 했었어요. ‘볼링킹’을 예로 들자면 싱글플레이 모드라든지, 장애물을 피해 넣는 트릭샷, ‘템플런’처럼 공이 계속 굴러가기도 하고요.

이런 시도는 의미가 있기도 없기도 했어요. 몇 년 동안 서비스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게임의 코어’를 탄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모드를 파생시키고 더 많은 즐길 거리를 넣는 것은 어찌 보면 한국, 동양권의 특성이에요. 다양한 버튼, 모드…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우리는 익숙해져 왔지요.


Q.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 그만큼 다양한 유저가 플레이하지 않을까요?

윤주홍
멀티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에게 싱글플레이모드를 만들어주면 이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반은 기존 콘텐츠만, 나머지 반은 새로운 콘텐츠가 적용된 상태로 서비스해서 테스트해봤더니 저희가 예상한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어요. 새로운 콘텐츠를 즐긴 집단의 DAU(Daily Active User, 일간 활성 사용자) 효율이 낮았죠. 리텐션도 낮았고요. 유저들은 PVP를 즐기러 온 것이니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넣는다고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진 않았어요.

따라서 비워내는 노력을 했습니다. 최대한 게임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잘 설계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니골프킹’에도 1대1 대전밖에 없어요. 해외에서는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게임을 잘 보시면 심플한 게임이 많아요. 생각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죠. 우리의 주요 타겟은 북미와 유럽 유저이니만큼 그쪽에 포커스를 두었습니다.


Q. 콘텐츠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게임이라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군요.

윤주홍
콘텐츠를 덧붙여나가는 것은 불안감의 발로입니다. 불안하니까 계속 덧붙이고, 그럼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모든 것을 걷어낸 상태에서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Q, 전작에는 FPS, 액션 게임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캐주얼 모바일 스포츠 게임에 집중하고 계신 데, 왜 스포츠 게임을 선택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윤주홍
저희가 잘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명랑스포츠’때부터 굳어지는 것 같은데, 스포츠 룰 자체에 장점이 있어서 인것 같아요. 룰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가다듬어진 것이고, 그만큼 유저들에게 다가서기 용이한 장르죠. 튜토리얼도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고요. 스포츠를 아주 좋아해서 그랬다기보다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면서 심플한 조작, 룰로 단순화시켜서 풀수 있는 게임을 고른 것 같아요. 하지만 꼭 스포츠 게임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고요(웃음).


Q. 스포츠 게임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윤주홍
다른 캐주얼 게임도 그렇지만 ‘룰을 최대한 심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바일 조작에 맞도록 먼저 스포츠의 룰을 재해석합니다. 볼링도 뒤로 뺏다가 굴리는 느낌을 만들고, 양궁도 눌렀다가 떼고.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원터치로 게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모바일에 맞춰 단순한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하죠. 룰을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2~3주 정도 매일 해본 후 괜찮다는 감이 생기면 살을 붙여요.

모바일에 적합하게 짧은 시간안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모바일 조작계에 풀어낼 수 있는가가 모바일 스포츠에서 중요한 점입니다.



▲간단한 규칙, 조작, 그리고 역전의 요소까지



■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 블루홀 피닉스의 해외 게임 시장 공략 노하우




Q. 꾸준히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해오셨는데요. 해외 게임 시장 공략 노하우가 있다면?

윤주홍
앞서 말한 것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긴 한데, 많이 걷어내야 한다는 점이에요. 글로벌 마켓에서는 한두 판 게임을 했을때 재미가 없으면 이탈하거나, 빨리 게임을 할 수 없을 때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요. 국내 게임들이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구동하고 10~20초 이내로 게임이 진행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웨스턴 마켓에서는 짧게 즐기고 그만두는 게임들을 많이 해요. 데이터로 플레이하는 횟수를 보면 정말 비슷합니다. 퍼즐게임은 조금 더 길긴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모바일게임은 다른 게임들과도 경쟁하지만 그 외에 모바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기능들과 경쟁을 합니다. 전화가 오거나 메시지가 오거나요. 따라서 한판당 걸리는 시간을 짧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게임의 장르 특성일 수도 있어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짧은 시간안에 게임의 코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 시장 공략과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Q. 비슷한 맥락에서 스토어 다운로드 후 추가 데이터도 해외에서는 기피하는 요소 중에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윤주홍
추가데이터, 자세한 튜토리얼... 한국에서는 익숙하고 어찌 보면 맞는 방향일 수도 있어요.

추가데이터는 내려받고 있다는 것을 못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마 체감하지 못하셨겠지만 '미니골프킹'의 튜토리얼을 하실 때 추가 다운로드가 진행되거든요. 게임을 진입해서도 계속 내려받게 되고요. 최소용량으로 줄여놓긴 했지만요.

추가다운로드를 보여주는 것 자체도 이탈을 야기합니다. '볼링킹'이나 '아처리킹'을 보시면 로딩시간이 짧아요. 엄청난 기술적 노하우다! 이런 것이 아니지만 중요한 부분입니다.

해외 유저들은 내가 한번 마켓에서 내려받았는데 왜 또 다운받아야하나, 하고 생각해요. 보통 앱스토어에서 150mb,구글은 100mb가 넘어가면 와이파이 경고가 뜨기 때문에 다들 스토어 다운로드를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추가다운로드로 돌리는 건데요. 이걸 어떻게 풀어내는가가 중요합니다.


Q.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알아내신 건가요?

윤주홍
네, '치고박고 무한상사'도 '오피스 럼블(Office Rumble)'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출시한 적이 있어요. 잘 살펴보니 다운로드를 받고 게임 가입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았어요. 그때 추가 다운로드 용량은 200mb였나, 크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스웨덴 유저가 리뷰에서 그러더라고요. 3시간째 다운로드를 기다리는데 안된다고. 그땐 경험도 부족하고 몰라서 무심코 넘어갔는데, 중요한 부분이었죠.


Q. 말씀하시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 원활한 네트워크 환경이 중요한 실시간 PVP콘텐츠는 아예 삭제하는 예도 있는데, 이런 문제는 없었나요?

윤주홍
처음엔 있었죠. 무엇보다도 망 전환이 큰 문제였습니다. 잠깐 끊겼다가 연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였다가 LTE로 전환되는 부분이라던가, 외국에서는 지하철에서도 역마다 끊겼다가 연결됐다가 그러거든요. 재연결 포인트가 중요하고, 주로 불만이 생기는 부분입니다.


Q. 다른 것보다도 게임의 중요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에 집중하라는 말씀이시군요.

윤주홍
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출석체크라든지, 푸시보상은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요소인데요. 글로벌에서 저희도 해본 요소지만 효과가 없어요. 보상을 많이 주어서 리텐션을 유도하는 건데,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푸시 알림을 싫어하는 분들도 많고요.


Q. 접근방식이 확실히 다르네요. 무엇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요.

윤주홍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고려할 필요가 있어요. 자세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하지만 북미,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심플하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점검이나 업데이트 다운로드도 최소화해서 유저들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걸 기술 정책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최대한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앱 업데이트조차도 강요하면 안 됩니다. 단적으로 슈퍼셀 게임들이 업데이트를 강요하는 것은 못 보셨을 거에요. '볼링킹'을 서비스할 때 100만 DAU를 유지하고 있을 때였어요. 아무 생각 없이 강제 업데이트를 진행했거든요. 유저의 20%가 이탈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때부터 바로 비강제 업데이트와 무점검 구조로 진행하게 됐고요.


Q. 20%라니, 숫자로 보니 확실히 다가오네요. 데이터를 확인해서 방향성을 잡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윤주홍
네, 마지막 노하우라면 노하우랄까, 데이터를 보고 진행하셔야 합니다. 저희도 매일 데이터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테스트라던지요. 직관으로 판단하면 머리로는 그럴듯해도 틀린 게 많아요. 멀티플레이에 부담을 가지는 유저는 싱글플레이 모드를 만들어주면 플레이하러 오겠지, 와 같은 사례 말이에요.

분석해보면 생각보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중요합니다. 서양권 유저들의 패턴을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한국 유저들과 조금 달라요. 데이터를 자주 보고, 이에 기반한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데이터 솔류션을 제공하는 곳도 많으니까 참고하시면 좋을 거에요.

더 많은 재미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개발자의 노력은 게임 성과 지표에 생각한 것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블루홀 피닉스는 스포츠 게임에 집중할 예정인지, 차기 프로젝트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윤주홍
스포츠 게임은 아마 또 있을 겁니다. 뭐, 저희가 모바일 스포츠게임의 명가가 되겠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아니지만요(웃음).

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작은 시장이더라도 카테고리를 작게 잘랐을 때 그 안에서라도 1등을 하는 것이에요. 스포츠 게임, 골프게임, 골프게임중에서도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이런 식으로 나눴을 때 작더라도 1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찾아보면 이런 카테고리는 '비어있는' 시장일 때가 많아요. 그 시장을 공략해서 만들어갈 겁니다.


Q. 글로벌 시장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개발사에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윤주홍
제가 말씀드린 것은 거창하지 않지만, 알고 가시는 게 중요합니다.

의외로 우리나라 개발사 중에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아요. 국내에서는 잘 안 알려졌지만 말이에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 인디, 작은 개발사에 좋은 세상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하지 않다고 하기는 어렵죠. 하지만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는 '좋은 세상'이란, 한자리에 앉아서도 전 세계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데이터 분석도 솔류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정말 많고요. 서버도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손쉽게 세팅할 수 있지요. 적은 인원이 예전보다 적은 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된거죠.

한번 두려움 없이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첨언하자면 속도가 중요해요. 오래가는 게임도 있지만, 트랜드는 빠르게 돌거든요. 그런 트랜드를 빠르게 캐치해서 빠르게 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 간단해야 하기도 하죠.

게임을 심플하게 만들어서, 적은 비용으로 많은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실패를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하더라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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