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루프물 '영원한 7일의 도시', 한국 서비스 계획을 듣다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9개 |

작년 12월 넷이즈에서 출시한 '영원한 7일의 도시'는 어느 한 도시에서 7일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다룬 모바일 RPG입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에 12시간만 주어지고 그 동안 플레이어는 도시가 몬스터에게 공격받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여러 선택을 해야 하죠. 그 선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고, 엔딩 이후에 또 다시 새롭게 7일을 시작하는 이른바 루프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차 시스템이나 분기점 등은 콘솔이나 PC용 JRPG나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익숙한 요소이긴 합니다. 그러나 모바일 RPG에서는 달랐습니다. 일부 모바일 RPG에서 선택에 따라서 스크립트가 달라지기도 했지만, 스토리까지 확연히 달라지는 경우는 드물었거든요. 또한 캐릭터를 육성하는데 제한이 되는 불편한 시스템은 최대한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죠.

'영원한 7일의 도시'의 한국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가이아 모바일의 한진 해외 퍼블리싱 총괄은 '영원한 7일의 도시'가 모바일 게임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브컬쳐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려한 일러스트나 캐릭터도 있긴 하지만, 선택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스토리를 통해서 유저들이 스토리에 대해 좀 더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죠.

뿐만 아니라 한진 총괄은 최근 한국 유저들이 다양한 게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벤에서는 한진 총괄과 인터뷰를 통해서 '영원한 7일의 도시'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 및 중국 업계에서 바라보는 2차원 게임에 대한 견해, 한국 유저에 대한 중국 업계의 생각 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가이아 모바일 한진 해외 퍼블리싱 총괄

윤서호: 시작하기 앞서서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진 총괄(이하 한진): 가이아 모바일의 한진 해외 퍼블리싱 총괄입니다. 퍼블리싱 관련 업무를 맡은지 10년 정도 됐습니다. 최근에는 이터널 라이트 한국 퍼블리싱 부분을 담당하기도 했죠. 지금은 '영원한 7일의 도시' 한국 퍼블리싱 관련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 게임 시장에서 어떤 가시적 성과를 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윤서호: '영원한 7일의 도시'는 이런 게임이다, 라고 짤막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진: 한국에서 제작한 배너나 광고 쪽에서 사용된 문구인데, 멀티 엔딩 RPG, 이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서호: 사실 이 질문을 드린 이유는, 제가 처음에 이 게임을 접했을 때 "이걸 뭐라고 소개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거든요. 유저들도 아마 그런 느낌을 받을 것 같은데,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한진: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웃음). 사실 이건 중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에서도 처음 출시됐을 때, 많은 유저들이 "이건 무슨 게임인지 모르겠다"라고 궁금해 했거든요. 중간중간에 나오는 에피소드, 스토리와 스크립트가 중심이면서도 전투 때는 액션과 RPG의 느낌도 나는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선택에 따라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가 달라진다



윤서호: ‘영원한 7일의 도시’의 한국 퍼블리싱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 게임이 국내에 출시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대도 되긴 했지만 “과연 유저들에게 어필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래저래 기존의 모바일 게임의 문법과 상당히 다른 요소가 많은 게임이니까요.

한진: 퍼블리싱에 대한 계기를 언급하기 전에 하나 말씀드리자면, 일단 저 역시도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언가 새로운 장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죠. 다른 게임과 달리 한 주 한 주가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 참신했고, 스토리를 굉장히 강조하면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분기점이 생긴다는 점이 유저에게 몰입감을 준다고 봤습니다. 이런 점에서 유저들이 한 번 흥미를 갖고 접근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쨌든 기존과 다른 부분이고, 흥미를 가지게 될 테니까요. 회사에서도 그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퍼블리싱을 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윤서호: 어떻게 보면 이게 딜레마인데, 유저들은 기존과 다른 것을 추구하면서도, 이제껏 접한 것과 다른 시스템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나 그 시스템이 복잡하게 보이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지기도 하죠. ‘영원한 7일의 도시’는 다양한 요소가 섞여서 복잡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이를 유저들에게 어떤 식으로 어필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한진: 게임 자체가 현재까지 있던 게임과 다른 유형이기 때문에 생소하게 느낄 거라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 실제로 첫 인상은 그랬으니까요. 다만 게임 1회차에서는 콘텐츠가 거의 오픈되지 않고, 기본적인 스토리와 전투만 계속 진행되는 이른바 튜토리얼입니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건 1회차 엔딩 이후가 되겠죠.

그 후로 유저가 볼 수 있는 스토리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걸 하나하나 찾아가는 게 처음 하는 유저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다만 중국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공략이 다 나온 상태고, 제가 알기로 한국에서도 일부 유저들이 중국 서버를 미리 접하고 공략을 만들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보 유저들은 아마 그 공략을 보면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은 자신이 직접 스크립트를 읽으면서 진행할 수도 있을 거고요. 일단 유저 커뮤니티를 통해서 그런 정보 교류 같은 게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서호: 멀티 엔딩과 회차 시스템, 호감도 공략 등 전통적인 일본 RPG와 시뮬레이션 게임의 요소가 혼합되어있습니다. 반대로 모바일 게임만 하던 유저들이나, 라이트한 유저들에겐 좀 낯선 요소들인데, 이를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한진: 말씀하신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게임 자체가 우선은 서브컬쳐 유저들을 대상으로 접근을 하고 있죠. 그래서 현재 코스어를 섭외하고, 캐릭터 코스프레를 통해서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준비 중에 있습니다. 또 서브컬쳐 유저들이 많이 하는 SNS인 트위터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자 하고 있고요.

이미 한국에서도 중국 서버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이 있고,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분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그분들 중 일부가 여러 커뮤니티를 돌면서 게임을 알리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그러면서 여러 가지 질문 같은 것도 그분들이 답변을 해주고 있다고 알고 있고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반 유저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 문제인데, 이 부분이 정말 큰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자체가 다른 모바일 게임과 많이 다르거든요. 회차가 반복되는 시스템이나, 선택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고 스토리가 나뉘는 것, 신기사를 공략해서 호감도를 높이는 등의 내용은 기존에 있던 모바일 게임과는 다르기 때문이죠. 이 부분이 새롭게 다가가긴 할 텐데,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는 앞으로 풀어나갈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게임 콘텐츠가 어렵진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잘 살펴보면 기존에 있던 콘텐츠에서 엄청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수집형 RPG의 구성을 띠고 있습니다. 오토가 지원이 안 되는 콘텐츠가 좀 있긴 하지만, 오토가 지원되는 콘텐츠도 있고요.

하나하나만 떼어놓고 본다면 아마 다른 점들이 너무 부각되어서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스토리와 전투, 콘텐츠 등 모든 것을 하나로 엮었을 때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것도 있지만, 비슷한 점도 있거든요.



윤서호: 멀티 엔딩에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작품인 만큼 스크립트가 방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어화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한진: 한국 지사의 현지화 팀이 번역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정은 좀 짧았지만, 최대한 노력을 해서 했기 때문에 실제 오픈했을 때 유저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스크립트 번역은 끝난 상태고, 검수 중에 있습니다. 검수를 하면 할수록 현지화의 퀄리티가 높아지기 때문에, 지금은 이 부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윤서호: 공식 카페에서 신기사 이름 번역 현황을 공개하고, 유저 피드백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진: 신기사 이름은 기존에 있던 단어를 모티브로 한 경우 그 단어를 토대로 한다던가, 혹은 유저가 읽기 편하고 기억하기 쉽도록 현지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작한 시안을 공개했을 때, 중국 서버를 먼저 접했던 유저들이 '기존에 있던 이름으로 내라'라고 피드백을 줬습니다. 이를 받아들여서 신기사 이름을 원안대로 바꿨습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현지화는 사실 한 번으로 끝나는 업무가 아니긴 합니다. 지속적인 거죠. 런칭하기 전에만 딱, 하고 손을 뗀다 이런 건 아니니까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번역에 대한 지적이나 용어에 대한 피드백을 체크하고, 이를 반영하고자 합니다.



▲ 신기사 이름 번역에 대한 현황을 유저와 공유하기도 했다


윤서호: 스토리 위주가 되는 게임의 경우, 스토리나 세계관에 대해서 유저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미디어 믹스 같은 것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편입니다. ‘영원한 7일의 도시’도 그런 미디어 믹스를 준비 중인지 궁금합니다.

한진: 현재 웹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보다는 게임 자체가 우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에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이 된 이후에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소설이나 또 다른 웹툰 혹은 프로모션 영상으로 유저들에게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서호: 스토리 모드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중국 서버와 동일하게 콘텐츠가 진행될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한진: 모든 것들은 최대한 중국 서버에 맞춰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게임 내 콘텐츠들이 다양하면서도, 분류가 명확합니다. 기억전당은 코스튬과 캐릭터 조각인 기억 단편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고, 자질시험은 캐릭터 강화용 재화를 얻을 수 있죠.

사실 모든 수집형 RPG의 공통점인 장비와 캐릭터 강화는 '영원한 7일의 도시'에서도 메인 콘텐츠 중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저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면 강해질 거다, 이런 건 금방 감을 잡을 거라 봐요. 그간 유저들이 해온 게임과 완전 다른 궤도에 있는 게 아니니까요.

대다수 코스튬은 기억전당을 통해서 무료로 획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 추가로 말씀드리면,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서 자유롭게 비귀속 장비를 거래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하면 알겠지만 육성이나 스토리에서 큰 허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그냥 하다보면 막히지 않고 스무스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거든요. 스토리 모드는 대부분의 경우가 오토로 클리어 가능하죠. 기억전당이나 자질시험, 시공난류 보스전은 수동만 가능하긴 하지만요.


윤서호: 아무래도 어느 정도 수집형 RPG의 틀을 갖춘 만큼,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유저들이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진: 일단 기본적으로는 확률형 아이템을 근간으로 하죠. 다만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캐릭터가 많습니다. 기존의 다른 게임에서는 스토리를 클리어하면 유료 재화를 주고, 유저가 그걸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지만, 영원한 7일의 도시는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기억 전당을 클리어하면서 신기사를 얻을 수 있거든요.

물론 자신이 모든 신기사를 수집하고 싶다거나, 혹은 무료로 지급되지 않는 신기사를 얻고 싶다면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서 얻어야 하긴 합니다.



▲ 특정 조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기억전당을 클리어하거나



▲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서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다


윤서호: 앞서 중국의 반응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하셨는데 중국에서의 반응이 어땠나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한진: 중국 시장의 반응을 말하자면, 게임 자체가 갓 출시했을 때는 중국 유저들에게 여러 모로 토론거리가 됐습니다. 모바일 게임에선 거의 최초로 분기에 따른 호감도 공략 시스템이나 회차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이니까요. 이미 기존 게임에서 있던 요소이긴 하지만, 이 부분을 모바일로 도입한 건 '영원한 7일의 도시'가 최초라고 봅니다.

아무튼 그런 점에서 중국 유저들도 주목을 했었습니다. 게임에서 유저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건 유명 IP와의 콜라보를 진행하면서부터라고 보고 있고요. 게임 자체도 오픈했을 때 3개월 간은 성적이 꽤 났습니다. 앱스토어 매출 8위까지 기록했고, DAU는 백만 이상을 기록했거든요.

사실 이 게임을 오픈했을 때,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업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봐요. 기존의 문법과 많이 벗어났거든요. 중국 서버의 운영 자체로 보자면, 게임은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고 유저들이 현재 새로운 이벤트와 스토리를 요구하면서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윤서호: 또 하나 다른 모바일 게임과 결정적인 차이는 행동력이 극단적으로 제한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시공난류도 반복할수록 보상이 줄어드는 방식이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유저들이 많이 당황할 것 같습니다. 그간 수집형 RPG는 계속 반복사냥하면서 캐릭터를 빠르게, 그리고 무한히 강하게 육성하는 방향으로 자리 잡아왔잖아요?

한진: 분명 그 부분이 크게 다릅니다. '영원한 7일의 도시'에서는 행동력에 제한을 줬기 때문에, 돈을 써서 행동력을 산 다음에 게임을 무한히 돌린다던가 하는 부분이 없죠. 그 부분이 다른 게임과 많이 다르기도 하고요. 이 시스템은 유지할 겁니다. 이런 제약이야말로 '영원한 7일의 도시'의 정체성이기 때문이죠.

이런 점 때문에 게임이 처음 오픈했을 때 중국 유저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유저들이 "돈을 썼는데 왜 그걸로 행동력을 못 사? 강해지려고 하는데 왜 그게 안 돼? 돈을 썼는데 왜 안 강해져?"라고 했거든요.

사실 '영원한 7일의 도시'는 스토리 중심인 게임이고, 스토리와 분기점을 하나하나 따지면서 업데이트하는 데 꽤 오래 걸리는 게임입니다. 유저의 속도를 개발자가 사실 따라가기 어렵죠. 그래서 일종의 브레이크를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유저들이 한 번에 오랫동안 플레이를 못해서 불만이라고 피드백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계를 저장하는 타임슬립 기능이 추가됐죠. 플레이를 안 했을 때 행동력이 누적되기 때문에, 바쁠 때는 안 하다가 한가할 때 쭉 진행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부여한 것입니다.

이런 부분은 일단 차치하고, 기본 설계를 보자면 하루하루 현실을 반영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인생은 한 번으로 끝이지만, 게임에서는 일주일 단위로 반복이 되긴 하죠. 다만 게임 속 하루가 실제 시간으로 하루에 매칭될 수 있도록 하고, 그 주 내에서 선택한 것은 그 주가 끝날 때까지 돌이킬 수 없도록 하면서 실제와 좀 더 가깝게 했습니다. 이런 사항을 한 달 단위로 사이클을 주기엔 너무 길고, 하루는 너무 짧다보니 적당한 시간을 준 게 일주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행동력이 넘쳐나서 유저가 7일의 시간을 하루만에 스킵해 버린다면, 그 안에 있던 많은 일들을 음미할 수 없다고 보고 있어요. 차근차근히 진행하면서 스크립트를 읽고, 선택을 하면서 음미할 때 게임이 비로소 감동을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게임 자체를 저는 기억 속의 지우개라고 생각해요. 게임 속 지휘사는 일주일마다 모든 기억이 리셋되잖아요? 그렇지만 유저는 그걸 다 기억하고 있죠. 그걸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겠죠. 이번에는 다른 스토리를 찾아봐야지, 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또 스토리도 즐겁거나, 슬프거나, 다양한 루트가 존재합니다. 드라마나 만화와 달리,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스토리가 달라지는 거죠. 그러다보니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하고, 게임 속 세계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환산했을 때 스토리 모드에서는 하루에 12턴만 주어진다



▲ 회차가 끝나도 CG 등 그 흔적은 남아있다


윤서호: 서브컬쳐풍 게임은 단순히 게임 자체로 끝나지 않고 굿즈 판매나 콜라보 샵, 오프라인 행사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원한 7일의 도시’ 한국 출시 후에 관련 굿즈나 콜라보 샵 같은 것을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한진: 다양한 행사나, 콜라보 샵 같은 경우도 생각은 있습니다. 우선은 7월과 8월 코믹월드에 참가할 예정이죠. 굿즈는 제작 중인데, 일단 시간이 꽤 필요한 작업이라서 언제 나온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굿즈 판매는 계획에 없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작된 굿즈는 게임 내 이벤트를 통해서 경품으로 제공될 예정이거든요. 물론 유저들의 반응이 좋으면 추가 생산을 통해서 판매도 가능할 수도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이벤트 경품으로 무료 제공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콜라보 카페나, 서브컬쳐 샵과의 콜라보도 지금 꾸준히 이야기는 오가고 있습니다. 아마 그곳에서 '영원한 7일의 도시' 관련 상품을 팔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저희가 제작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제작한 상품을 팔 것 같습니다.



▲ 현재 제작 중인 아크릴 피규어 시제품, 판매용이 아닌 이벤트 경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윤서호: 작년 이맘때부터 중국의 2차원 게임이 한국에 수입되면서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2차원 게임의 위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진: 작년 이맘때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2차원 게임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일단 중국에서 2차원 게임에 대한 생각 자체를 말하자면, 우선 일본이 서브컬쳐의 원산지잖아요? 일본에서는 서브컬쳐에 대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혹은 누가 좋아하나보다, 이런 식으로 보고요. 중국도 이와 유사하게 서브컬쳐에 대해서 딱히 부정적인 시선은 없다고 보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중국 유저들은 서브컬쳐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축적이 됐고, 지금은 비리비리를 중심으로 해서 판이 짜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브컬쳐, 중국에서 2차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커지게 된 이유를 저는 중국 사람들의 포용력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요.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차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의 취향은 각양각색이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중국 사람들은 그냥 '그 사람 취향인가 보다' 이렇게 넘어가요. 개인의 기호에 대해서 크게 편견을 갖지 않고 있죠.

또 연령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서브컬쳐에 대한 포용력도 높고, 선호도도 높은 편입니다.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게 QQ 메신저에요. 젊은 층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보면, 대다수가 2차원 게임에서 출시한 패키지들이거든요. 그 이모티콘들이 메신저에서 나오는 빈도 등을 봤을 때 젊은 층에서 이를 점차 많이 선호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서호: 반대로 중국 게임업계에서 한국의 서브컬쳐 문화나, 혹은 유저들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한진: 작년부터 중국의 다양한 2차원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으로 출시됐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서브컬쳐에 대해서 중국에서는 크게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이런 시장이 없었구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러다가 작년에 성공한 것을 보고서 ‘한국에도 저런 서브컬쳐 문화가 있고, 성공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있다'라는 걸 중국 업계에서도 점차 알게 됐다고 봅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단순히 2차원, 즉 서브컬쳐에 대한 시장이 있다는 것보다는 다양한 콘텐츠 시장이 있다고 여기고 있어요. 유저들이 특정 장르에 편향되지 않다는 거죠. 호러,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게임 자체에 철학이 갖춰져 있다면, 그것이 어떤 장르건 간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윤서호: 중국 서버에서는 보컬로이드, 슈타인즈 게이트와 콜라보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이런 콜라보 이벤트들이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한진: 중국에서 진행한 콜라보 이벤트는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아직 협의 중이기 때문에 언제 진행할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 중국 서버에서 진행한 슈타인즈 게이트 콜라보 이벤트


윤서호: 이벤트나 업데이트 같은 것도 주기를 어떤 식으로 잡아갈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한국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 때문에 이벤트나 업데이트를 빨리빨리 해서 진도를 맞추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영원한 7일의 도시’는 행동력에 극히 제한을 둔 게임이라서 템포를 어떤 식으로 맞춰갈까 싶거든요.

한진: 현재 계획으로는 업데이트 주기를 한 달로 잡고 있습니다. 중국은 업데이트 주기가 두 달 간격인데, 그렇게 따지면 중국 서버와 페이스를 맞춰갈 거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벤트 주기는 주 단위로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윤서호: 국내 유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BM 문제입니다. 일부 해외 게임들이 한국에 출시될 때 BM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한진: BM 자체에 변화는 없습니다. 중국 서버의 현재 게임 시스템, 성장 시스템과 동일하게 갈 것입니다. 중국 서버 자체가 모든 신기사 수집이나, 혹은 일부 확률형 아이템으로 얻을 수 있는 신기사 수집을 목표로 하는 경우 외에는 월정액 정도만 해도 무리가 없도록 BM이 설계가 되어있는데, 이 부분은 그대로 고수할 것입니다. 중국 서버와 다른 과금 상품, 예를 들어서 행동력을 판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각 상품의 단가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가와 환율, 그리고 수수료 문제 때문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요. 특히 중국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없어서 결제가 다이렉트로 진행되는데, 한국에서는 마켓 수수료를 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단가를 중국 서버와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사실 제일 고민이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 중국 서버의 유료 재화 상점의 상품 구성


윤서호: 확률도 중국 서버와 동일하게 적용되나요?

한진: 물론입니다. 이 부분은 저희뿐만 아니라 넷이즈에서도 민감하게 보고 있습니다. 사실 서브컬쳐 유저들은, 이미 이 게임에 대해서 다 알고 있습니다. 예의주시하고 있기도 하죠.

그리고 또 확률을 변동할 이유도 없죠. 사실 그건 유저들을 속이는 행위니까요. 한국에 맞춰서 번역에 현지화 요소가 들어가거나 하겠지만, 그 외에 부분, 확률 같은 부분에서 변동은 없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윤서호: 출시 예정일은 언제인가요?

한진: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 예정입니다. 아직 검수나 여러 가지가 남아있어서 언제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윤서호: 마지막으로 한국의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진: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스토리를 스킵하지 말고 차근차근 읽어보고 음미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사실 '영원한 7일의 도시'의 핵심은 스토리거든요. 인생이라는 것은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고, 또 돌이킬 수 없는 것이잖아요? '영원한 7일의 도시'는 그 부분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봐요. 언제 종말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저는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이런저런 선택을 하고, 플레이를 해야 하죠. 그 선택은 한 주가 끝나기 전엔 어떻게 해도 돌이킬 수가 없죠.

그 과정을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이 '영원한 7일의 도시' 플레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저 분들은 회차를 반복하면서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경험을 하고, 그때마다 다른 신기사들과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그냥 휙휙 지나가지 않고, 하나하나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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