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포켓몬GO' 마사시 디렉터 "나이언틱의 지향점은 '걸어다니는 모험'"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30개 |



전 세계는 지금 '포켓몬' 열풍에 휩싸였다.

구글은 2014년 4월, 만우절 이벤트로 구글 지도를 활용해 포켓몬을 잡는 '구글 맵스: 포켓몬 마스터'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구글의 새로운 채용 시스템의 소개가 담겨 있다. 구글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포켓몬을 수집해야 하며, 모든 포켓몬을 모으면 구글 본사에서 파이널 테스트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최종 우승자는 '포켓몬 마스터'라는 직책으로 구글 본사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황당하지만 실제로 있다면 해볼 법한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한 만우절 이벤트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0일, 포켓몬 컴퍼니가 신사업 전략 발표회를 열고 '포켓몬 GO'를 최초로 공개한 것. 만우절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화되자, 업계뿐만이 아니라 게이머들, 포켓몬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포켓몬 GO'는 GPS와 연동해 즐기는 증강 현실 게임으로 직접 근처의 포켓몬을 찾아 잡거나 배틀을 벌일 수 있는 게임이다. 구글 내 스타트업이었던 '나이언틱(Niantic)'이 개발한 게임으로, 현재는 구글에서 분사되어 독립된 개발사로 활동하고 있다.




나이언틱은 과거 위치기반 게임인 '인그레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인그레스'는 전 세계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실제 거리를 걸으면서 플레이하는 확장 현실 게임이다. 녹색과 청색,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뉜 플레이어가 거점을 먹고 자기 진영의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

국가별로 다른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 지도가 하나의 게임 배경이 되어 전 세계 플레이어가 함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친다. 한국에서는 보안 등의 이슈로 지도가 제공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유저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포탈로 등록했다. 그리고 이런 '인그레스'의 게임 시스템과 콘텐츠, 포탈 위치는 그대로 '포켓몬 GO'로 이어졌다.




'포켓몬 GO'는 지난 7월 6일 뉴질랜드와 호주 양대 마켓에 첫 출시 되었으며, 7일에는 미국 앱스토어에 올라가면서 하루 만에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과 홍콩, 헝가리, 루마니아 등 36개국에서 서비스가 되고 있으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총 7,5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상태다. 출시 21일 만에, 그것도 글로벌 출시가 아닌 순차적으로 서버가 하나하나씩 열린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포켓몬GO'가 존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준 '인그레스', 개발사 '나이언틱', 그들이 생각하는 VR과 AR 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벤은 나이언틱에서 '인그레스'와 '포켓몬GO'에 모두 관여했던 '마사시 카와시마'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에게 나이언틱과 AR에 대해 물어보았다.



▲ 나이언틱 '마사시 카와시마'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나이언틱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인 '마사시 카와시마(Masashi Kawashima)'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한국 유저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쁘네요.

간단하게 이력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2007년 구글에 입사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웹 마스터 팀을 이끌면서 수많은 웹 사이트를 생산했고 구글 로고들을 디자인했어요. 미국인이 아닌 구글 로고 디자이너로는 제가 처음이었죠.

연례행사로 아이들이 구글 로고를 디자인해보는 대회 '두들포구글(Doodle4Google)'을 주최하기도 했어요. 2011년에는 다시 미국으로 넘어가 구글 시니어 웹 마스터로서 '글로벌 소비자 제품 웹 디자인' 팀을 이끌었습니다.




Q. 나이언틱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나요?

나이언틱은 본래 구글 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어요. 2015년에 구글로부터 분리되었죠. 저는 2013년도에 UX/비주얼 디자이너로 나이언틱 랩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실제 세계 속에서 즐거움과 탐험을 추구하고 여러 사람과의 사회적 상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모바일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위치기반 게임 '인그레스'를 선보였고요. 저는 '인그레스'의 UI(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인그레스'는 '재팬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엔터테인먼트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재팬 게임 어워드'에서는 게임 디자이너 최우수상, 'AMD 어워드' 등 일본 내에서 여러 번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그치기는 아쉬웠어요. 이러한 유저 경험을 계속해서 선사해 드리기 위해 나이언틱은 닌텐도와 포켓몬 컴퍼니와 파트너 협약을 맺고, 새롭고 획기적인 모바일 게임 '포켓몬GO'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지난 16일 진행된 인그레스 유저 이벤트 '이지스 노바(Aegis Nova)'에는 총 1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몰려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일 거라고 예상했나요?

'인그레스'는 수 년 동안 전 세계 유저들이 함께 만들어 온 게임입니다. 게임 내 존재하는 포탈은 유저들이 제출한 거점으로 형성된 것이며, 커뮤니티 역시 유저들 스스로 세우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판은 플레이어에 의해 창조됩니다. 인그레스 뿐만이 아니라 '포켓몬GO'도 그러하고요.

이번 '이지스 노바'와 관련해 놀라운 건 1만 명이 모였다는 점뿐만이 아니에요. 수천 명의 요원이 이번 도쿄 행사를 위해 외국에서 왔다는 점입니다. 20개국 이상 나라에서 온 플레이어로 구성된 국제 팀도 있었고요. 물론 한국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죠.

국경을 넘어 전세계 요원들이 모여 교류를 하면서 서로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그레스'의 힘, 그리고 현실 게임이라는 요소를 기반으로 말이죠. 여러 다른 국가와 지역을 방문하도록 독려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요.





Q. 에반게리온 신지로 잘 알려진 '오가타 메구미' 성우가 다음 업데이트에서 인그레스 내 스캐너 음성으로 참여하는데요. 상당히 흥미로운 소식이었습니다. '오가타 메구미' 성우를 채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왜 '오가타 메구미'를 음성으로 채택했는지를 ADA(게임 내 존재하는 인공지능)에게 물어보세요(웃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녀 역시 인그레스 플레이어이며, 트위터를 통해 인그레스와 관련해 여러 정보를 공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ADA가 트위터를 통해 그녀를 발견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보신다면, 그녀가 참여한 것이 운명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에반게리온의 신지! '오가타 메구미' 성우

Q. 한국에는 아직 '인그레스'를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인그레스 요원이 될 수도 있는 잠재적 유저들에게 '인그레스'의 매력이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인그레스'는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는 현실기반 모바일 게임입니다. 혁신성을 기반으로 제작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에요. 수수께끼와 음모, 모험 등이 가득한 상호작용 경험을 통해 지금까지의 이웃과 도시의 개념을 바꿔버렸죠.

구글 맵과 GPS 기술을 활용해 플레이하며, 현재 1,5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상태에요. 게임을 위해 요원(인그레스 플레이어)들은 밖으로 나갔고 주변을 탐험했어요. 역사적인 장소도 가보고, 공원도 가고, 특정 구역에서 신비로운 에너지를 방출하는 숨겨진 '포탈'을 발견하기 위해 공용 미술품을 둘러보기도 합니다.

현실세계와 연계되어 실제로 걸어 다니면서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다양한 오브젝트를 발견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교류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인그레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Q. 현재 많은 이들의 관심이 '포켓몬GO'에 집중되어 있는데요. 인그레스는 어떨 거라고 보시나요? 향후 인그레스 유저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지요?

네, 요원 수는 앞으로도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 세계 유저도 그렇고 한국 유저도 말이죠.

실제로 최근 한국에서는 '인그레스' 유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그레스가 '포켓몬GO'의 탄생에 기반이 된 게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분이 관심을 두고 접속을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그레스'에 관심 가져주시고 플레이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Q. 나이언틱은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해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러한 부분을 나이언틱 만의 강점으로 만들었나요?

저희의 철학은 '실제로 걸어 다니며 즐기는 모험(Adventures on foot)'이에요. 저희는 유저들이 밖으로 나가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 여러모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Q. 본래 나이언틱은 구글의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는데요. 어떤 계기로 구글에서 분리하게 되었나요?

원래부터 존 행크(John Hanke) 대표는 나이언틱을 구글로부터 분할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갑자기 분리되어 독립체로 떨어지게 된 건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고 구글 내에서 나이언틱이 어느 정도 성장을 했고, 그때 존 행크는 독립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Q. '인그레스'도 그렇고 '포켓몬GO'도 그렇고, 나이언틱은 현실세계와의 접목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나이언틱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나이언틱의 최근 미션은 단연 '포켓몬GO'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켓몬GO'를 더 많은 국가에 원활하게 서비스하며, 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죠.

앞으로도 저희는 계속해서 '실제로 걸어 다니며 즐기는 모험(Adventures on foot)'을 추구해 갈 것입니다. 더 많은 유저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사회적인 교류도 더욱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입니다.





Q. '인그레스'는 명확하게 말하자면 AR 콘텐츠가 아닌 위치기반 게임입니다만, 어쨌든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포켓몬GO'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기반의 게임, 그리고 AR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나이언틱의 철학과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의 미션은 '실제로 걸어다니며 즐기는 모험(Adventures on foot)'이니깐요.

게임한다고 방 안에 틀어박혀서 혼자 가상 속의 세계로 빠지는 걸 저희는 지향하지 않습니다. 밖으로 나가 여러 사람과 여러 지역을 체험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AR 기술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Q. VR과 AR 시장 전망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어떤 분야가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VR보다는 AR이 더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VR은 디지털 세계 속에 머물러 있어요. 실제 현실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가상 현실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AR은 현실세계 속에서의 경험을 확장시켜 줍니다. 현실을 배경으로 삼고 새로운 틀을 가미해, 실제 현실 속에서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키워갈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인그레스 요원들과 '포켓몬GO'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현재 나이언틱은 국가별로 존재하는 기술적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하는 수많은 포켓몬 마스터들에게 '포켓몬GO'를 제공해 드리고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나아가 저희는 '포켓몬GO'뿐만이 아니라 '인그레스'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매달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이벤트가 열리고 있으며 행사도 연이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업데이트도 꾸준히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한국 요원분들과 앞으로 요원으로 활동하게 될 분들의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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