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니의 모바일 게임 진출 선언! 일본에 부는 '포켓모노믹스' 바람

게임뉴스 | 문영호 기자 | 댓글: 12개 |
포켓몬 GO의 일본 서비스는 7월 22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서비스가 시작된 미국이나 호주보다 보름 늦은 출시였지만, 포켓몬의 발상지답게 다른 나라에 못지 않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 당시, 유행이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 여론의 추측과 달리, 지난 7일에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아직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포켓몬 GO의 여전한 인기는 야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희귀한 포켓몬이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명소에는 아직도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위치 정보를 사용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게임들과 달리 주위 환경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특히 포켓몬 GO가 미치는 경제 효과에 주목한 일본에서는 이를 지칭하는 '포켓모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포켓모노믹스 바람을 모아봤습니다.



▲ 지난 4일, 희귀 포켓몬을 잡기 위해 공원으로 몰려든 인파 (출처 : Youtube VisualWorks)



■ 닌텐도의 성공에 자극받은 소니 - "모바일 게임에 공격적으로 진출"

8일 새벽, 닌텐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 행사에서 모바일 최초의 마리오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닌텐도는 이미 미토모를 비롯해 포켓몬 셔플 등을 3DS나 Wii 등 자사 콘솔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으로도 출시한 바 있으며, 포켓몬 GO는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오늘 공개된 마리오 시리즈 신작 역시 이러한 모바일 진출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닌텐도의 성공에 경쟁사인 '소니'도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PS 4의 새로운 모델을 발표하여 콘솔 게이머들을 흥분시킨 소니도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9월 2일부터 7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는 가전 박람회인 IFA가 열렸습니다. 이곳을 찾은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바일 게임은) 우리가 공격적으로 진출할 대상"이라고 전하며 향후 모바일 게임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출처 : Financial Times)

또한, 모바일 게임이 일본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이미 모바일 게임에 전념하는 자회사도 설립했다고 전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한국, 중국과 함께 일본의 1인당 모바일 게임 지출액이 높다는 점을 들며, 소니의 첫 번째 시장은 일본과 동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히라이 CEO는 포켓몬 GO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동선을 바꾸는 잠재력에도 흥미를 보이며, 게임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했습니다. 포켓몬 GO에 사용된 AR 기술에 대해서도 게임 산업 전반을 부양시킬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 등, 이번 모바일 진출 결정이 포켓몬 GO와 무관하지 않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게임과 콘솔에 집중하는 닌텐도와 달리, 가전제품 전반을 다루는 소니는 스마트폰도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바일 게임 진출 결정이 자사의 스마트폰 판매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앞으로 소니가 만드는 스마트폰을 볼 때는 휴대용 게임기로서의 성능에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성지로 몰려드는 사람들, 주위 매장의 매출은 두 배로

몬스터볼 등 아이템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포케스탑이 밀집된 지역이나, 라프라스나 미뇽처럼 희귀한 포켓몬이 등장하는 곳에는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포케스탑 지정이나 포켓몬 출현 설정은 대부분 그곳의 사람들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본의 아니게 인파가 몰려들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개발사인 나이언틱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설정 제외 요청 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드는 일이 마냥 꺼려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매출이 늘어나 이를 반기는 사례도 있습니다.



▲ 포켓몬 GO 특수로 매출이 2배로 오른 대형 쇼핑몰 (출처 : 류츠 뉴스)

도쿄 서부의 한 공원은 출시 직후인 7월 말부터 지금까지 희귀한 포켓몬들이 꾸준히 등장하는 곳으로, 포켓몬 GO를 플레이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불립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공원 주변의 대형 쇼핑몰을 찾는 사람과 매출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포켓몬 GO 출시 이후 8월 말까지의 기간 동안 이 쇼핑몰을 방문한 사람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로변에 설치된 출입구보다 공원 방향의 출입구를 통해 방문한 사람이 더 많이 늘었다고 밝히며, 포켓몬 GO를 매개로 한 방문객 증가 효과가 컸음을 시사했습니다.

방문객의 증가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5%가 늘어났다고 밝히며, 포켓몬 GO를 계기로 한 방문객 증가가 실제 매출로 이어졌음을 보였습니다. 특히 공원에서 가까운 커피 전문점과 포케스탑이 설치된 맥도날드를 필두로 한 식음료 점포의 매출이 116%가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 포켓몬 GO와 제휴하려는 기업과 지자체, 나이언틱의 실제 매출은 미지수

가장 먼저 포켓몬 GO와 제휴해 포케스탑이 설치된 맥도날드는 올해 8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15%가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포켓몬 GO를 매개로 한 유동 인구 증가가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며, 포켓몬 GO 유저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기업과 지자체의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일본의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지난 1일, 나이언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전국 3700여 개 점포가 포케스탑이나 체육관으로 지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소프트뱅크에 앞서 포켓몬 GO와 제휴한 TOHO 시네마즈도 2일부터 점포에 포케스탑이 설치되어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포켓몬 GO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소프트뱅크 (출처 : SoftBank 홈페이지)

포켓몬 GO 유저들을 불러들이려는 지자체의 움직임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먼저 포켓몬 GO 출시 직후 게임 해방구 선언을 통해 적극 유치에 나섰던 돗토리현은 8월 말에 진행된 공식 생방송 촬영을 유치하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쿄 인근의 요코스카시도 포케스탑과 체육관이 표시된 관광 지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으며, 닌텐도 본사가 위치한 교토시도 과장급 이상 공무원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을 꾸려 구체적인 활용안 등을 나이언틱에 제출할 방침입니다.

한편, 지난 8월에 나이언틱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여 관광 사업을 추진하기로 발표했던 4개 지자체 중 미야기현은, 포켓몬 GO 유저 유치를 위한 이벤트 개최 및 홍보 등을 위한 예산으로 3,000만 엔을 9월 추경 예산안에 포함해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에서 등장하지 않는 마임맨이나 캥카 등 대륙별 한정 포켓몬도 기간 한정으로 등장시켜달라고 제안했던 미야기현은, 이번 예산 중 500만 엔을 나이언틱의 시스템 개수 비용으로 사용할 방침입니다.

나이언틱의 이러한 제휴 행보는 전작인 '인그레스'에서도 있었으며, 소프트뱅크와 미야기현도 이미 인그레스 제휴를 통해 나이언틱과 연을 맺었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그레스와 비교할 수 없는 포켓몬 GO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파트너십과 제휴가 진행되었고, 요청이나 검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포켓몬 GO가 앱스토어 매출은 낮아도 제휴로 들어오는 수입이 많아, 일본에서의 실제 매출은 다른 게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포켓몬 GO 관광객 유치를 위해 3억 원의 예산안을 제출한 미야기현 (출처 : 미야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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