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데니스 황 "나이언틱은 AR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설립됐다"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댓글: 6개 |



금일(15일)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Next Content Conference(이하 NCC)'가 개최됐다. 15일부터 16일 양일간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미래,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AR, VR, AI 등 최신 트렌드와 미래 콘텐츠를 주제로 다양한 강연이 개최돼 청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전 세계를 흥분시킨 '포켓몬GO' 열풍의 숨은 주역인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이 기조 강연에 나서 나이언틱의 설립에서부터 자사의 AR게임 '인그레스'와 '포켓몬GO'를 비롯한 다양한 AR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한국에 온 만큼 한국어로 진행하겠다"며 밝은 목소리로 강연을 시작한 데니스 황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 나이언틱은 왜 설립하게 된 걸까?



▲ 나이언틱 데니스 황 아트 총괄이사

5년 전 구글 사내 벤처기업으로 처음 시작한 나이언틱은 이후 2015년 독립해 본격적인 벤처 기업으로 첫발을 땠다. 지금은 '인그레스'와 전 세계를 강타한 '포켓몬GO'의 개발사로도 유명한 나이언틱은 그럼 어떻게 설립된 걸까.

그는 "존 행키(John Hanke)대표의 아이디어로부터 회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많은 부모님들이 공감하는 현상인 스마트폰 몰입에 대한 현상. 물론 비단 아이들만의 현상은 아니었다.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아름다운 관광지에 가도 손에서 폰을 놓지 않고 눈은 주변이 아닌 스마트폰에 고정되는 모습을 보며 존 행키 대표는 어떻게 하면 이런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가 주목했던 건 바로 스마트폰 하면 떠오르는 기능들이었다. '소셜 네트워크, 스마트폰(기기), GPS 기능을 이용해서 콘텐츠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AR이었을까? 나이언틱 이전에는 아직 이렇다 할 AR 콘텐츠가 없었는데 굳이 AR 콘텐츠를 만든 이유에 대해 데니스 황은 이렇게 얘기했다.

"VR은 분명 좋은 기능이고 훌륭한 콘텐츠가 많다. 집에서도 하늘 위를 날거나 아름다운 경관을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기에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나 소리 전부가 가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얘기를 나눈다고 해도 그건 VR 공간 안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자연스런 인간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 나이언틱은 VR의 오용에 대해 염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AR의 경우 VR과 비슷하지만 다르다고 못 박았다. 가상을 배경으로 하는 VR과는 달리 AR은 현실을 배경으로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을 확장한다는 거였다. 그리고 이는 나이언틱의 지향점인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고 싶다는 목표와도 일치한 부분이었다.


■ 필드트립(FieldTrip)


그렇다면 나이언틱은 스마트폰에 묶인 사람들을 위해 어떤 앱을 개발했을까. 우선 데니스 황은 그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 '필드트립'을 소개했다. 이 앱은 주변 관광지나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앱으로 사용자가 직접 밖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으로 나이언틱의 지향점과도 일치했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과한 정보가 사용자에게 쏟아져 좋지 못한 반응을 얻기도 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던 것. 나이언틱은 다시 고민했고, 그러한 고민 끝에 마침내 '인그레스'가 탄생하게 됐다.


■ 인그레스


SF와 스파이같은 주제에 반영된 '인그레스'는 나이언틱이 하고자 하는 바가 잘 반영된 앱이라고 데니스 황은 밝혔다.

"'인그레스'를 즐기기 위해선 실제로 밖에 나가 움직여야 한다. 예를 들어 게임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선 움직이며 에너지를 수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인그레스'는 일종의 땅따먹기 게임으로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직접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가 원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게 나이언틱이 의도한 거였을까? 데니스 황은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원래 인그레스'의 목표는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게임은 아니었다. 그저 매일 똑같은 길로 걷는 사람이 다른 길로도 걷고, 그러면서 좀 더 활동적이 됐으면 한 게 그들의 목표였고 그렇기에 그게 이뤄졌을 때 그들 나름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 어느 회사원이 올린 '인그레스'를 즐긴 후 바뀐 출퇴근 동선

그러던 '인그레스'가 이제는 200개국에서 1,500만 명 이상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더욱이 혼자서 하는 게임이 아니다 보니 자연스레 얘기를 주고받으며 누군가는 친구가 되기도 했고 누군가는 연인이 되는 등 그들이 원한, 그렇지만 미처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 모든 게 GPS를 기반으로 한 AR 게임이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말했다.






▲ 누군가는 '인그레스'로 친구를 사귀기도 했고
누군가는 '인그레스'를 즐기며 전국을 여행하기도 했다



■ 포켓몬GO


지금의 나이언틱을 있게 한 게 '인그레스'라면 그 위상을 드높인 게임으로 '포켓몬GO'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포켓몬GO'는 2014년 구글 만우절 이벤트로 처음 공개된 게임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그저 만우절 이벤트일 뿐, 실제 게임으로 만들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게 '포켓몬GO' 총괄 책임자가 '인그레스' 열혈 유저다 보니 "진짜 만들어보는 건 어떻냐?"는 말이 나왔고 '인그레스'로 쌓은 위치 기반 기술에 포켓몬이라는 IP가 합쳐져 '포켓몬GO'가 탄생하게 됐다.

"'포켓몬GO'가 출시되고 '인그레스'보다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인터넷에 '포켓몬GO'를 즐기기 위해 공원에 모이는 사람들의 영상이 올라온 걸 봤을 것이다. 그걸 보면서 정말 놀랐다. '인그레스'도 그렇지만 그만한 사람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이벤트며 마케팅에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포켓몬GO'는 누군가가 SNS에 올린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포켓몬GO' 같이 할 사람?"이라는 단 줄만으로도 그것이 가능했다. 정말 생각치도 못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관심이 좋은 쪽으로만 작용한 건 아니었다. 바로 '포켓몬GO' 출시 초반에 벌어졌던 서버 문제가 발목을 잡았던 거였다. 당시 문제에 대해 데니스 황은 자신들이 예상한 수치를 훨씬 뛰어넘은 수의 유저가 한 번에 몰렸던 것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나이언틱은 그들이 예상한 수치의 최대 5배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예상치의 50배가 넘는 유저가 접속하리라곤 생각지 못한 거였다. 당시 일화에 대해 데니스 황은 "결국 서버 개발팀에서 닷새 동안 밤새도록 일을 해서 간신히 서버를 복구했다"며 포켓몬 IP의 위력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 예상치를 웃돈 접속량에 결국 서버는 다운됐다

자, '포켓몬GO'가 얼마나 인기를 얻었는지는 대충 이해가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이언틱이 원하던 긍정적인 효과는 어땠을까.

"당시 뉴스에서는 '포켓몬GO'가 여러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들이 나오곤 했다. 아동 재활 병원에서는 재활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포켓몬GO'를 즐기게 함으로써 재활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아이들만의 사례는 아니었다.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겪던 사람들도 '포켓몬GO'를 즐기기 위해 밖으로 나가게 됐고,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과 만나면서 병세가 호전되는 경우가 생겼다."





■ 앞으로의 나이언틱은?

"'인그레스'를 처음 개발했을 때 우리는 사용자가 직접 움직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이는 우리의 고집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도 개발하면서 귀찮을 때가 있었고 타협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고집인 '사람들이 움직임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이를 밀어붙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나이언틱은 AR 콘텐츠를 개발하고 더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얼마 전에 발표한 애플워치로 '포켓몬GO'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그 일환 중 하나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포켓몬GO'도 한국을 비롯해 아직 출시하지 않은 지역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이번 강연을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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