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포켓몬GO와 함께한 일본 여행기 ① - 맛과 멋이 있는 힐링 캠프 '아리마 온천'

게임뉴스 | 장요한 기자 | 댓글: 16개 |
연일 매서운 추위 때문에 포켓몬GO를 즐기기 쉽지 않은 요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트레이너들이 적지 않다. 대체 휴일이 보장된 꿀 연휴 덕에 벌써 비행기에 몸을 담은 이들도 있다.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3월이 오기 전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포켓몬 여행으로 힐링하기 위해서다.

현시점에서 포켓몬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맛과 멋이 함께하는 일본의 온천 여행이 제격이다. 필자는 일본의 '아리마(有馬)' 온천을 추천한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기 때문. 오사카-교토-고베를 거쳐 일본 고유의 문화를 체험하고, 다양한 일품요리를 맛보며 힐링 타임을 갖는 건 어떨까.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포켓몬과 함께 떠나는 온천 여행, 고민이 많을 것 같은 트레이너를 위해 작년 11월 말에 다녀온 아리마 온천 여행기를 전한다.






트레이너라면 '아리마' 온천으로! 벳푸나 유후, 아타미가 아닌 이유

사실 해외여행을 실천하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왕복 항공권과 숙박비, 식비 등 비용적인 측면이 가장 부담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더욱 아리마 온천을 추천한다. 비용과 시간 모두 만족시킬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포켓몬GO를 즐기며 말이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보통 '간사이-오사카-교토-고베'를 거쳐 마지막 일정에 아리마를 관광하는 게 일반적이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북쪽에 교토(약 1시간 30분), 서쪽에 고베(약 1시간)로 이동하기가 매우 수월하다. 아리마는 고베에서 약 4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오사카에서 아리마까지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한 번의 여행으로 넉넉히 2박 3일 정도면 오사카와 교토, 고베, 아리마를 모두 관광할 수 있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1박 2일 일정으로 료칸 온천을, 료칸의 숙박 비용이 부담된다면 킨노탕에서 온천을 즐긴 뒤, 오사카 근교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아리마는 마을 중심부에서 료칸과 호텔이 모여있는 언덕 코스까지 포켓스탑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몬스터볼 수급이 용이하고, 운이 좋으면 아프라스 같은 희귀 포켓몬도 만나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 일본풍이 물씬 느껴지는 아리마의 료칸



낭만 감성을 자극하는 일본의 시골 풍경, 고베에서 아리마까지

일본 효고현(兵庫縣) 고베(神戶)의 롯코산(六甲山) 북쪽에 위치한 아리마 온천은 일본의 5대 온천중 하나다. 한국에는 야구 선수 오승환이 한신 타이거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 피로 관리를 위해 아리마 온천을 자주 방문했다고 알려졌다.

지리상 꽤 깊숙한 곳이지만 접근성은 의외로 좋은 편이다. 오사카에서 버스로 약 1시간, 고베에서는 지하철로 약 40분이면 갈 수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여행 코스는 고베-롯코산-아리마 루트다. 마치 상록시티-달맞이산-블루시티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 고베에 들러 점심 식사로 고베규를 먹고, 롯코산을 등산하며 다양한 디저트를 즐긴 다음, 케이블카로 아리마로 향해 료칸에서 저녁 식사와 온천을 즐기는 일정이다.

필자도 이 코스로 여행하려 했으나, 전날 잠만보를 찾기 위해 새벽 늦게까지 걸어 다닌 탓인지 발이 심하게 부어올라 고베-지하철 코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아쉽다. 여행기로도 소개할 수 없으니 말이다. 또 산에서는 어떤 포켓몬이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하기도 했었고. 알통몬이나, 롱스턴, 꼬마돌, 디그다 같은 바위, 땅 포켓몬과의 만남을 기대했는데 말이다.



▲ 롯코산의 야경, 케이블카로 아리마까지 단 번에 갈 수 있다


고베에서 아리마로 향할 때 이용하는 전철은 국내 1호선과 같은 지상철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일본의 특유의 시골 풍경과 함께 전철로 통학하는 일본 중·고교생과 샐러리맨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환승역의 풍경은 1호선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역 너머로 보이는 산과 마을, 반대편에 보이는 논밭, 그리고 시골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냄새 때문인지, 오히려 비둘기호나 통일호로 경춘선을 타고 여행하는 분위기다.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낯선, 뭐 이런 느낌이랄까.





아리마를 저녁에 방문할 일정이라면, 5시쯤 고베에서 전철에 몸을 실어라. 환승역인 타니가미, 아리마구치 역에서 보는 롯코산 사이로 해가 지는 풍경이 장관이니 말이다. 서해에서 보는 낙조에 비할 만큼은 아니지만, 낯선 곳에서 겨울바람을 맞으며 보는 것도 나름 매력적이고 로맨틱하다. 환승할 지하철을 기다리며 포켓몬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만큼은 주변 풍경을 둘러보는 게 더 좋을 듯하다. 분위기에 취하며 사진에 담아보는 감수성을 발휘해도 된다.






▲ 11월 말이라 아직은 늦가을 느낌이 한창이었다



'멋'스러운 수수한 풍경, 포켓스탑 찾는 '재미'까지 가미된 아리마

어두워지고 나서 도착한 아리마의 풍경은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을 생각하면 큰 오산. 건축물이나 도로, 상점 등 전체적인 풍경이 세련돼 보이는, 시골 같지 않은 시골이다. 초겨울 여행이었기에 곧 떨어질 것 같은 붉은 단풍 사이로 보이는 아리마의 하천이 관광지라는 분위기를 더 살려준다. 아마 지금은 겨울이니 단풍 대신 새하얀 눈이 덮여있지 않을까.



▲ 아리마 마을의 전철역



▲ 북쪽으로 걸어야 온천과 료칸을 만날 수 있다



▲ 오후 6시밖에 안됐는데 부쩍 어두워진 모습



▲ 상점가를 지나면 리조트나 관광호텔이 보이기 시작한다



▲ 오후 8시면 문을 닫는 기념품 가게, 대부분 일찍 닫는다



▲ 아리마 전철역과 정상에서 찍은 모습, 대략 이정도의 포켓몬이 나온다


지하철역이 있는 아리마 마을 중심 지역에서 온천 방향(대게 북쪽)으로 걷다 보면 숫자 7의 편의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이 근방의 유일한 편의점인데, 마을 내에선 나름 입소문이 퍼진 핫플레이스다. 가끔 라프라스와 잠만보가 등장하기도 하고, 미뇽도 심심찮게 출몰한다고 한다. 물론, 필자는 잉어킹, 고라파덕 같은 흔하디흔한 포켓몬밖에 보질 못했다.

편의점을 지나 북쪽으로 향하는 길목에 보이는 하천이 아리마의 가장 큰 볼거리다. 밤에는 단풍과 조명에 비치는 모습이 화려하고, 낮에는 수수한 모습이 아름답다. 당연하게도 물가라서 이곳 역시 잉어킹이 매우 흔하다. 고라파덕도 마찬가지. 가끔 왕눈해와 콘치가 보이기도 한다.



▲ 편의 점 앞 포켓스탑, 여기서부터가 하천의 시작이다



▲ 11월 말 때의 모습, 지금은 새하얀 눈이 덮여있다고..



▲ 관광 표지판에 따르면 늦은 시간에는 하천에 내려가선 안된다고 한다









▲ 이 부근은 포켓스탑이 엄청 많다








볼거리가 많다는 말은 포켓스탑의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기하게 생긴 조형물과 관광 표지판, 특이한 건물은 모두 포켓스탑으로 등록되어 있어 온천-편의점 루트로 아이템 파밍이 가능하다. 아이템 파밍과 함께 포획되는 포켓몬 대부분은 잉어킹과 고라파덕이지만, 가끔 이상해씨나 꼬부기 같은 인기 포켓몬도 만나볼 수 있다.

줄기가 가늘어 지는 하천의 북쪽은 리조트와 콘도, 관광호텔, 료칸 등이 들어서 있다. 대부분 하천을 끼고 있기에 이 사이에 숨어있는 포켓스탑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상해씨, 케이시, 마그마, 루즈라 같은 희귀 포켓몬도 쉽게 만날 수 있다.



▲ 이 곳도 포켓스탑, 하천을 지나면 보인다, 1~2층에 분위기 좋은 바가 있다



온천 여행의 하이라이트, 일본 전통 음식과 노천탕을 즐기는 '료칸'

일본 여관의 가장 큰 매력 3가지는 '타다미 향'과 '노천탕', 그리고 '음식'이다. 전주, 경주의 한옥 호텔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계속 말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란, 익숙하면서도 낯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처음 본, 분명히 먹어 본 맛인데 색다른... 뭐, 이런 뜻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런 점이 일본 여행의 묘미가 아니었나 싶다.

일본의 전통 바닥재 타다미 향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료칸 객실에서 풍기는 특유의 향은 일반 주택에서 쓰이는 향과 미묘하게 다르다. 방향제나 향수와 다르게 더 신선하고 전체적으로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다.









▲ 유카타가 준비되어 있다, 날씨가 따뜻했다면 입고 돌아다녔을 텐데


온천 마을인 만큼, 료칸 내에 온천이 있는 게 당연하다. 보통 노천탕이 없는 료칸도 꽤 많으니 예약할 때 미리 알아봐야 한다. 아미라 마을 중앙 부근에 있는 관광 안내 센터에서 노천탕이 있는 료칸과 전화번호를 안내받을 수도 있다.

한국 남성이라면 노천탕에 대한 환상을 갖게 마련이지만, 큰 기대는 버리는 게 좋다. 상상 속 그런 노천탕, 남녀 혼탕은 사실 일본 내에서도 거의 없다. 철과 염분이 공기와 맞닿아 황갈색을 띤 금탕(金湯)에서는 피로를 해소하기 위한 요양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잘못된 환상은 가슴속에 묻어두자.

만약, 비용적인 문제로 료칸에서 숙박하기 어렵거나 당일치기 일정이라면, 아리마의 묘미인 대중 목욕탕 느낌의 킨노탕을 이용하면 된다. 해가 지기 전이라면 킨노탕의 금탕에서 족욕을 무료로 즐길 수도 있다.



▲ 구형 핸드폰의 한계, 어떤 설정과 구도로 찍어도 이정도가 한계였다





노천탕에서 포켓몬을 잡느라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나면, 료칸 특유의 진수 성찬이 기다리고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프론트에 저녁 식사 시간을 알려주면, 온천을 즐기고 나서 바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끔 조절할 수 있다.

전라도 정식처럼 반찬이 매우 다양하고, 국과 전골, 탕을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료칸의 저녁 식사는 그 어떤 코스 요리에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일본 고유의 식문화를 체험할 좋은 기회. 사실 오후 9시가 넘어가면 아리마 내 주요 음식점은 대부분 문을 닫아버리니, 료칸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다. 온천 여행을 하러 먼 거리를 달려왔는데, 편의점에서 때울 수는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료칸 내 저녁 식사 비용은 1인당 2,500엔부터 5,000엔까지 다양하다. 보통 3,500엔 정도면 고급 가정식을 배부르게 먹고, 디저트까지 대접받는다. 한화로 3~5만 원 정도라 부담이될 수도 있겠지만, 차려진 음식을 본다면 돈이 결코 아깝지 않을 정도다.



▲ 가장 저렴한 3,000 엔 정도의 2인 저녁 식사, 이후 6가지 반찬을 더 가져다 준다






▲ 아침 식사는 이렇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배를 두둑히..



글로 다 담지 못해 사진으로 전하는 아리마 온천 마을 풍경



▲ 예약한 료칸이 저 멀리서 보인다



▲ 가서 보니 관광호텔



▲ 입구에서 찍은 프론트, 안쪽에 온천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



▲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거다



▲ 온천수를 끓이는(?) 것으로 보이는 것



▲ 그저 고마운 포켓스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아리마 마을 북쪽으로 가는 길목



▲ 북쪽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 고양이 한 마리 볼 수 없었던...



▲ 포켓몬을 잡으며 걷다 보니 이런 벽도 볼 수 있었다






▲ 아리마가 고향인 포켓몬들, 아쉽지만 고베시로 표기된다






▲ 아침에 본 아리마 하천의 풍경, 지금은 하얀 눈이 가득하다고 한다



▲ 저 위에도 포켓스탑이 있었는데...



▲ 아리마를 떠나며 찍은 마지막 사진


※ 포켓몬GO와 함께한 일본 여행기 2탄 - 오사카, 고베, 교토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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