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TE 2019] G식백과 김성회, 그가 솔직히 전하는 게임 유튜버 이야기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33개 |
김성회 크리에이터. 또는 G식백과. 최근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게임 전문 채널이다.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게임 개발자 출신 유튜버라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는 일부 게임 방송에 출연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시기에 김성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김성회 크리에이터가 이름을 알린 것은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다. 구독자 수 10만 명을 넘기 전까지는 서서히 성장하다, 10만 명 이후에는 빠르게 늘었다. 이 시기에 김성회 크리에이터가 유명해진 계기는 지난 블리즈컨에서의 '디아블로 이모탈' 관련 영상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콕 찝어 영상으로 대변했고, 많은 사람이 '좋댓구(좋아요, 댓글, 구독)'로 보답했다.

김성회 크리에이터가 지난 22일, '유나이트 서울 2019'에 섰다.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서 기다렸다. 광경을 본 유니티 관계자는 자신이 봐온 유나이트 대기줄 중에서 가장 길다라고도 전했다. 이번 유나이트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김성회 크리에이터. 그의 경험담을 들었다.

기사는 편한 전달을 위해 김성회 크리에이터 시점으로 서술했습니다.




▲ 'G식백과' 김성회 크리에이터

나 역시 유나이트에 여러 번 왔었다. 이전까지는 개발자로서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제는 강연자로서 유나이트 무대에 섰다. 여전히 내가 개발자였다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개발자였을 때 나는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개발자 출신의 유튜버는 꽤나 유니크한 경험 같다. 오늘은 유튜버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개발짬만 10년 정도 먹었다. 그런데 "왜 유튜버가 됐냐?"라고 물으면, 어느 순간 재미가 없더라. 이 자리에 있는 많은 게임 개발자가 공감하겠지만, 게임이 재밌지 개발이 재밌는 건 아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다. 그래서 중간에 잠깐 외도를 했다. 아마 4, 5년 전쯤? 한참 아프리카TV가 뜰 때 한 BJ의 방송을 봤다. 게임 방송을 하며 몇억을 번다더라. 그 방송을 보고서 '아, 나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퇴사했다. 처음에는 시청자 0명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가끔씩 한 명이 오면, 붙잡으려고 갖은 말을 했다. "선생님! 제가 김성회인데요!"라고 뭐라뭐라 말을 하면, "네가 누군데? 노잼"하고 나가더라. 언젠가는 "형, 나 사촌동생이야"하고 별풍선 500원어치를 쏘고 가더라.

사실 아무 이유 없이 퇴사한 건 아니다. 이유가 복합적이기는 한데, 회사에 잘 다니다가 나오진 않았다. 당시에 신규 FPS 게임 프로젝트를 맡았었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이 FPS에 멀미를 느낀다. '오버워치'를 15분 이상 하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 FPS 신규 프로젝트를 맡았고, 마침 여러 가지 상황이 얽혀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 이후에는 아이 분윳값이 문제였다. 아파트와 차 대출도 많이 남았었다. 먹고 살 방법을 고민하다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유튜브로 '꿀 빤' 분들은 4~5년 전부터 빨았다. 대중 사이에 유튜버가 꿀단지라는 게 알려진지는 얼마 안 됐다. 그 시기에 나도 유튜브에 달려들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기존 유튜버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 그래서 본 게 이른바 '뿌슝삐쓩'하는 콘텐츠들이다.



▲ 뿌슝삐슝 콘텐츠

그런데 이 '뿌슝삐슝'하는 영상들이 너무 답답하더라. 기존 유튜버를 무시하는 건 아닌데, 내가 워낙 성질이 급하다. 예를 들어 '콜라 1리터의 칼로리가 얼마일까?' 영상을 보면 결과를 알기까지 4분 30초가 걸린다. 무슨 이야기가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그리고 인트로나 유튜버의 채널 이름은 시청자가 궁금한 정보가 아닌데 너무 강조하더라.

내 유튜브는 이렇게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대중의 니즈는 몰라도 내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들면, 나처럼 성질 급한 사람들이 찾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단순히 접근했다. 그 다음에는 시간 대비 정보 압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했다.


#이니시가 반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브실골' 한타에서 이니시가 반을 차지한다. 그래서 내 유튜브에도 모든 걸 이니시, 도입부에 모든 걸 집중했다.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은 최대한 배제했다. 유튜브 영상 지표를 보면 모바일 게임과 비슷하다. 모바일 게임 사업부는 개발팀에 그래프를 들이밀며 "이러면 장사가 안된다"라고 한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초반에 모든 걸 집중해야 겨우 시청자를 붙잡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과 유튜브의 차이도 있다. 이를테면 모바일 게임은 소개팅과 가깝다. 소개팅에 우리 같은 겜돌이가 나가도 상대방이 적어도 30분은 앉아있지 않나? 반면 유튜브는 랜덤 채팅하고 비슷하다. 처음 한두 마디 나누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나간다. 유튜브 시청자는 언제나 뒤로 가기 버튼 위에 손을 올려 두고 시청한다. 아니다 싶으면, 바로 나가기 위해서다.


얼마 전 올린 소닉 영상이다. 처음 15초를 주목해달라. 여기에 영상을 만드는 노력 70%를 쏟아붓는다. 여러 편집자를 고용하는데, 도입부를 맡는 분에게는 돈을 더 드린다. 그만큼 도입부에 심혈을 기울인다. 처음 15초는 정말 중요하다. 중화권을 휩쓸고 있는 틱톡은 아예 15초만 쓸 정도다. 초반 재미는 PC, 콘솔, 모바일 게임처럼 유튜브에서도 중요하다.

유튜브는 호흡이 빨라야 한다. 영상 지표를 분석하면 시청자가 이탈하는 3초가 있다. 오디오가 3초 비면 방송사고다. 그리고 노잼 부분이 3초만 이어져도 시청자는 바로 나간다. 왜? 시청자의 손가락은 이미 뒤로 가기 버튼 위에 올려져 있고, 언제든 노잼일 때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내 영상이 아니더라도 시청자가 유튜브에서 볼 콘텐츠는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숨 쉴 때 시청자가 떠나면, 숨 안 쉬면 된다"

그러니까 숨도 쉬지 말고 말을 해야 한다는 거다. 근데 어떻게 사람이 숨을 안 쉬도 이야기할 수 있겠나? 그렇지만, 시청자는 "어? 너 3초 동안 숨을 쉬네?"하며 바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다. 또, 화면 전환할 때 나간다. 챕터가 바뀔 때마다 시청자는 나간다. 사람이 숨을 안 쉬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편집할 때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 거처럼 다시 조립한다. 마치 래퍼 아웃사이더가 랩을 하는 거처럼.

두 번째는 대본이다. 개인적으로 목표를 정한 게, 무조건 대본 한 줄에 마침표 하나 이상을 두는 거다. 어떤 내용을 말할 때 문장이 길어지면 시청자는 뒤의 내용을 다 예상한다. 지루해지는 거다. 문장이 길지 않아야 시청자가 예측하기 힘들다. 마치 메시의 드리블처럼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게 짧은 문장으로 이끄는 게 중요하다.



▲ 마침표를 O으로 대체

친구 중에 '역사맨'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하던 도입부가 역사를 짚는 거다. 그 친구가 예전에 PC방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 손님이 "여기 디아블로2 어떻게 해요?"라 물으면, "아! 디아블로2는 블리자드가 만든 액션 RPG..." 식으로 답을 한다. 손님이 하고 싶은 건 그냥 내 자리에서 디아블로2를 하고 싶은 거지, 블리자드에게 있어서 디아블로2의 의미가 아니다. 물론, 이걸 흥미로워하는 손님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유튜브에선 아니다.

흐름도 중요하다.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야구는 회마다 공격과 수비로 나뉜다. 총 아웃카운트는 27개다. 만약, A팀이 먼저 아웃카운트 27개를 다 쓴 뒤에 B팀이 진행한다면? 굉장히 지루해질 것이다. 영상을 예로 들면 임요환vs페이커 편과 같다. 한 번에 임요환 얘기를 다 하고, 페이커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루하다. 영상처럼 섹션을 나눈 뒤 임요환과 페이커를 이야기하자 더 흥미로운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유튜브는 빠르게 돌아간다. 붙잡지 않으면 시청자는 떠난다. 시청자를 붙들고 "내 이야기를 들어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신은 관종인가?

유튜버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관종인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보고서 희열을 느끼나? 그런데 일상에서 재밌게 이야기하는 것과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건 다르다. 유튜브를 시작하기에 앞서 카메라로 자신이 말하는 걸 찍어봐라. 그리고 본다면, 아마 평소 자신의 모습과 다를 것이다. 이걸 체크해봐야 한다. 술자리에선 '투 머치 토커'가 되더라도 카메라 앞에서는 말을 잘하지 못할 수 있다. 카메라 앞에서 높은 텐션을 낼 수 있는지 봐야 한다.

멘탈도 중요하다. 요즘 내 영상을 보면 국회의원도 욕하고 높은 사람들 가리지 않고 다 깐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라"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일개 유튜버 따위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만약 50년 전이었으면 난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감내해야 할 부분이 많다. 유튜버나 다른 스트리머도 마찬가지다.

최근 있었던 지인쿠폰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사비를 들여 플스4 프로를 시청자에게 주는 이벤트를 했었다. 성대모사로 나를 가장 비슷하게 따라 한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였다. 결과가 나온 이후, '2위가 1위보다 더 비슷한데...'와 같은 이견이 댓글로 달렸다. 그러다 지인에게 상품을 줬다는 오해도 샀다. 이 댓글을 보고서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었다. 선의로 진행한 이벤트로 이럴 수 있다. 이런 일도 견딜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사진은 영화 조커 트레일러 한 장면이다. 이 모습을 보고서 나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 심정과 상관없이 웃어야 할 때가 있다. 눈물을 흘리고 싶은데 억지로 입을 찢어 웃어야 한다. 유튜버가 되면 생각보다 멘탈에 상처를 많이 입는다. 실제로 유튜버 중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다. 연예인과는 또 다르다. 그들은 적어도 방송을 거치고 귀에 들어가기까지 거름망이 있다. 그런데 유튜버는 모든 댓글이 눈에 들어온다. 쉽지 않은 일이다.


#퇴사하지 마라.




유튜버가 되길 결심하고 퇴사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레이드를 가 상위 아이템을 먹기 위해서, 착용한 아이템을 뽀개지 않는다. 상위 아이템을 먹어야 교체를 하는 거다. 유튜버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소위 말해서 '하꼬'의 어둡고 긴 터널에서 많은 유튜버가 나오질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는 3년 넘게 깔끔한 편집과 좋은 콘텐츠의 영상을 올린다. 그런데 이제 동영상 개수보다 구독자 수가 더 적다. 이쯤이면 아마 한 달에 5만 원쯤 될 거다.

내가 지금 대중의 호응을 받고 있다면, 95%는 운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는 운이 좌우하는 영역이 너무 크다.

유튜브는 승자독식이다. 피라미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압정 모양과 같다. 유튜브에선 노력과 꾸준함, 열정을 알아주지 않는다. 음식으로 치면 푸드아트와 같다. 정성스레 회를 떠 모양을 내는 것보다 통으로 구워낸 스테이크가 더 인기 있을 수 있다. 만약에 시작한다면, 시간을 들여 세세하게 만드는 것보다 큼지막한 콘텐츠를 만들길 권한다.

편집 없이 아이가 밥 먹는 거, 동네 야산에서 두더지만 찍어도 400만 조회 수를 찍는다.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우선 지금 하는 일을 이어가면서 주말에 영상을 올려봐라. 그때 반응을 보고서 유튜브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


#게임 개발자를 벗어나니 보이는 세상.


게임 개발자를 그만두고 세상에 나오니 정말 많은 것을 느낀다. 한 번은 국가지원사업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그중에 50~60대 되보이는 분이 "요즘에는 게임 같은 걸로도 국가지원을 받나?"이러시더라. 게임 따위. 아직도 밖에선 게임에 대한 일부 인식이 게임 따위다.

그래서 주전자닷컴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게 아닐까? 어린 개발자들이 만든 작품 4만 개를 한 번에 지우려는 일이 생긴다. 이제는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만들려 한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 논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게임업계 일부에는 이런 시선이 있다. 일부 게임은 너무 심하고, 일부 게이머는 관리해야해. 하지만, 이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악용이 시작된다. WHO가 인정하고 일부 게이머가 받아들이는 순간, 2025년 KCD 반영 이전부터 '게임탓'이 나올 거다. 군대에서 총기사고가 난다면, 당사자가 어떤 게임을 했었는지 조사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내놓겠지. "그럼 그렇지, FPS를 하니까 군대에서 총기사고가 나지"

지금은 WHO 게임이용장애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막고 싶다. 하지만 사회에는 여전히 게임을 악으로 보고 까는 분들이 많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한편, 김성회 크리에이터의 강연이 끝나고 긴 줄이 생겼다. 그와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팬들이 만든 줄이다. 갑작스레 생긴 팬미팅이었지만, 김성회 크리에이터는 40분 이상 현장에 남으며 모든 팬과 기념 사진을 찍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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