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4X알못이 나만의 문명 건설에 도전해봤다. ‘휴먼카인드’ OpenDev

게임소개 | 전세윤 기자 | 댓글: 3개 |



이 게임이 제 손안으로 들어왔을 때, 저는 살짝 식겁했습니다. ‘문명’류 게임인데 언어가 전부 영어였기 때문이죠. 중학생 이래로 일본어를 좀 더 공부하고, 영어 공부를 소홀히 했던 저에게 있어 이 게임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회 전반으로 얽힌 게임이라 영어를 알지 못하면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만큼 게임을 하게 되었을 때, 공부가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릴 게임이 ‘역사’를 다룬 게임이기 때문이죠. 세가에서 밀고 있는 AAA급 타이틀인 ‘휴먼카인드’는 ‘엔들리스 레전드’를 제작하였던 앰플리튜드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있는 4X 게임입니다. 이전 ‘체험기’에서도 알 수 있듯, 하나의 문명을 가지고 게임하는 것이 아닌, 문화, 역사, 가치 등을 융합해 고유의 문명을 창조해내는 게임이죠.

휴먼카인드는 아직 정식 발매를 앞두고, OpenDev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식 발매가 될 때는 ‘플레이어의 의지’대로 문명을 선택하고 창조해갈 수 있지만, 이번에는 개발자분들의 의도대로 ‘고정된 시나리오’를 통해 진행됩니다. 이 시나리오는 OpenDev에서 미리 체험할 수 있으며, 제한되어 있는 특징과 메커니즘을 보여주고, 유저들에게 피드백을 얻을 수 있도록 맞춰져 있습니다.

앰플리튜드 스튜디오는 이전 게임들도 커뮤니티를 통해서 피드백을 받았었다고 하는데, 이번엔 아예 개발 단계부터 유저의 피드백을 받아 적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게임이 ‘어디까지 멀리 밀 수 있을지’, 휴먼카인드 시나리오 OpenDev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옵션은 제한된 것이 많았습니다. 특히 언어.



▲ 이전에 해봤던 '문명 5'과 꽤 많이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 아 ㅋㅋ 이집트 왕 죽었다 ㅋㅋ



▲ 죽... 죽었어?!

탐험, 전투, 성장, 그리고 전략
OpenDev 전용 시나리오 미션의 종류

휴먼카인드 시나리오 OpenDev는 총 여섯 개의 시나리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시나리오 1과 3은 45분~60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두고 있고, 시나리오 2는 2-1부터 시작해 2-4까지, 15분~30분 간격의 짤막한 시나리오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시나리오는 ‘바빌론의 타워’입니다. 문명에 중심에 서 있던 바빌론은 항상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 중 하나였죠. 만약 플레이어분들이 이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면 어떻게 기억되게 할 건 지, 도전해보는 시나리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같은 고대 문명에 흥미가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던 시나리오였네요.

두 번째 시나리오는 ‘우리들의 발굽’, ‘언덕의 왕’, ‘약탈과 노획물’, ‘전투에 뛰어들다’인데, 각각 히타이트, 페르시아, 프랑스, 일본의 입지에서 진행됩니다. 저는 여기서 히타이트 이야기를 흥미 깊게 보았는데, 궁전의 안전을 벗어난 이집트의 파라오의 군대를 돌려보내거나, 아니면 부숴버리는 시나리오였기 때문이죠.

세 번째 시나리오는 ‘요새를 지키자’입니다. 런던은 시민들의 자랑거리지만, 크메르와 아즈텍은 힘을 합쳐 시민들이 사랑하는 런던을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영국의 군대를 규합하고, 침략자들로부터 방어해야 하는 이 시나리오는 무려 제일 큰 규모의 시나리오로, 60분 정도의 시간이 소모됩니다. 모든 시나리오가 굉장히 매력적이게 다가오는데, 아무래도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의 한 장면을 갖고 온 것 같네요.



▲ 각기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시나리오



▲ 시나리오 1과 2만 개방되어 있습니다



▲ 시나리오 1은 바빌론의 성장 이야기고



▲ 시나리오 2-1은 GUN☆BANG진 이집트 왕을 때려잡는 겁니다

4X 게임 초보자가 바라본 휴먼카인드 시나리오
가볍게 시나리오 1와 2-1로 본 ‘탐험’과 ‘전투’

저는 이 중, 첫 번째 시나리오와 2-1 시나리오로 진행하였으며, 시나리오 진행 방식은 ‘탐험’과 '전투'입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도시를 발전하고 탐험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2-1 시나리오는 반대로 이집트 왕과의 전략적인 전투가 주가 됩니다. 서로 다른 시나리오를 플레이하는 것으로 휴먼카인드가 어떤 게임인지, 조금씩 다가가봤습니다.

우선 시나리오 1을 플레이하다 보면 위에 알록달록한 무언가가 보일 텐데, 각각 '안정성, 음식, 산업, 돈, 과학'을 뜻하며, 각 진영에 시민을 배치하거나 집중도를 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 처음에는 여타 수렵 민족들의 발전을 생각해 '음식'이나 '돈'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플레이 방식에 따라 '과학' 같은 곳에 배치해두는 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맵을 돌아다니면서 사냥을 할 수 있었는데, 정찰병 혼자서 코끼리도 어렵지 않게 사냥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대를 쪼개서 맵을 정찰할 수 있도록 넓게 펼쳐 다녔습니다. 다만, 사슴이 아닌 코끼리를 몇 번 사냥하다 보면, 병력 손실도 커지기 때문에, 적당히 사냥하는 편이 좋습니다. 만약 이동력을 전부 사용한 부대가 있다면 '전초기지'를 세우게 하는 것도 좋겠네요.

테크 트리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첫 번째 테크는 '고대 (Ancient)', 두 번째 테크는 '고전 (Classical)'이었는데요. 이번 시나리오 1에선 이 두 가지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테크에 따라 도시의 발전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죠. 저는 식량 생산에 집중하고 싶어서 달력을 먼저 찍고, 관개로 이어가는 루트를 이용하였습니다.

시나리오 1이 끝난 다음에는 '히타이트' 대 '이집트'를 다루는 시나리오 2-1을 플레이해보았습니다. 바로 전투에 돌입해서 이집트 부대를 전멸시키면 되는 간단한 시나리오였지만, 저는 해보자마자 바로 패배의 쓴맛을 보았습니다. 적의 왕을 죽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알고 보니깐 지형을 활용해서 협공하는 것이 유리한 전투였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손자병법'을 좀 더 읽고 올 걸 그랬네요.



▲ 저는 처음부터 음식에 시민을 배치했습니다



▲ 전투의 맛이 쏠쏠합니다



▲ 테크 트리를 정해 도시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 ???: 이 도시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아욧!



▲ 아 ㅋㅋ 겜알못 ㅋㅋ



▲ 수천년 지난 이집트 왕을 못 잡은게 한입니다

유저와 개발자가 함께 만드는 게임, 휴먼카인드
OpenDev를 하는 유저분들이라면 피드백을 줍시다

지금까지 제가 알아본 휴먼카인드는 처음부터 시작된 문명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보단, 그 문명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바빌론부터 시작해서 조선을 거쳐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고, 그렇게 쌓아온 문명은 없어지지 않고 고유의 역사로 남는 것입니다. ‘유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역사’인 만큼 집중력이 더욱 높아지겠네요.

저는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미스터리’와 같은 역사적인 ‘고대 유물’들은 정말 좋아합니다. 바빌론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바빌론의 공중정원’부터 떠올립니다. 그 외, 고대 바빌로니아 왕이 제정했다는 ‘함무라비 법전’도 유명하죠. 바빌론은 ‘세계 최초의 수도’라는 명성을 얻기도 하였는데, 이번 시나리오에서 직접 조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웠네요. 개발진의 뛰어난 안목이 눈에 보입니다.

게임의 완성도도 뛰어났습니다. 분명 한정된 요소에서부터 시작되는 게임인데도, 마치 정식 발매된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죠. 특히, 전투 부분에서는 고저차와 협공 등, '전술'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정도로 잘 짜여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이번 OpenDev는 한정된 시간에서만 진행되니 만약 OpenDev가 등록된 분들이라면, 재빨리 휴먼카인드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하셔야 되겠네요.

엠플리튜드 스튜디오의 ‘제프 스팍 (Jeff Spock)’ 내러티브 디렉터는 이 체험이 끝나면 게임 디자이너들이 모아둔 일련의 질문을 건네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하게 되면 게임 내에 반영될 수도 있단 것이죠. 가히 ‘유저와 개발자가 함께 만드는 게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2021년에 발매 예정인 휴먼카인드. 모두와 함께 만들어 가는 이 게임의 출시일이 정말로 기대됩니다.



▲ '제프 스팍' 내러티브 디렉터가 게임을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 끝나면 이렇게 OpenDev에 대해서 여쭤보는 질문지가 나옵니다



▲ 언젠간, 이렇게 큰 나만의 도시를 지을 수 있겠죠?



▲ 다음에 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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