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무고하게 게임에서 '밴'당하고 있는 피파20 유저들

게임뉴스 | 이평강 기자 | 댓글: 13개 |


▲ 출시된지 벌써 두 달이 지난 EA의 FIFA20

얼마 전, 기자는 피파20을 즐기는 유저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 아무 이유 없이 게임에서 '밴'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랬다. 평소처럼 피파20에 접속한 해당 유저는 인게임에서 팝업창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받게 되었는데, 자신의 계정에서 코인 거래, 즉 현금으로 게임 머니(코인)를 거래하는 행위가 포착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유저는 그 경고문과 함께 당시 자신이 모아두었던 모든 코인을 몰수당하게 되었다. 이후 EA에 직접 메일과 라이브채팅을 통해 항의 문의를 넣었지만 답변은 그저 조금 더 기다리라는 대답이 전부였다.

그렇게 기다리던 중, 해당 유저는 또다시 인게임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이번에는 게임 내 이적 시장 이용이 영구적으로 정지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유는 같았다. 코인 거래의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것.

하지만 해당 유저는 자신은 게임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코인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해당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오히려 게임내 포인트 결제에만 현금 1,300만원 가량을 사용할 정도로 피파20을 정말 많이 아끼고 좋아했던 그였다.

피파 콘솔/피파 온라인 시리즈를 즐겨본 유저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게임에서 이적 시장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사실상 게임을 하지 말라는 뜻과도 같다. 피파라는 게임의 주 콘텐츠가 스쿼드를 구성하는 것인 만큼,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면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 때문에, 게이머 입장에서 이적 시장 영구밴은 사실상 사망 선고나 다름이 없다.

인벤에서는 해당 유저를 직접 만나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Q. 해당 사건이 발생하고 벌써 약 2주가 지났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궁금하다.

A. 우선 가장 먼저 EA 고객센터 쪽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메일, 그리고 라이브 챗 등을 통해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알렸다. 지금도 당시 채팅 내용을 모두 저장해두고 있다.

(기자에게 당시 라이브챗 내용을 보여주며) 당시 라이브 챗 상담원은 'I know you are innocent.'(당신이 무고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Definitely will be, i will make sure that this decision is reviewed'(명확히 처리 될 것이다, 무고밴 결정에 대해 반드시 재검토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잘못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듯 말하기도 했으며, 나에게 안심을 주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한없는 기다림이었다. 이후, 추가적인 문의는 계속적으로 묵인되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직접 EA KOREA에 연락을 취해보기로 했다.




▲ 당사자는 그동안의 문의 내역과 결제 내역 등을 기자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Q. EA KOREA 측에서는 어떤 답변을 해줬는가?

A. Origin 게임 서비스 부분은 EA KOREA에서 담당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어느 정도 이해는 되는 부분이었지만, 그렇다면 한국에서 Origin을 통해 EA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겪는 이런 어려운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이후 추가적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곳 역시 아직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Q. 해외 변호사까지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A. 이런 사례들을 담당했던 변호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부분에서 승소할 수 있는 가능성은 5% 미만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미국 의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서도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하고 있다.




▲ 당시 받았던 이적 시장 영구 차단 메시지


Q. 정말로 코인 거래를 하지 않았는가.

A. 정말 전혀 하지 않았다. 내가 정말 코인 거래를 했다면 제 발이 저릴 텐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문의를 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피파20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알겠지만 코인 거래는 계정 밴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정말 크다.

그런데 여기 핸드폰 내역에도 나와있듯이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계정을 그런 위험 부담까지 안고서 코인 거래를 할 리가 없다.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도 금액이지만,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게임에서 이러한 처우를 당한 것이 큰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Q.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EA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한 것들은 여전히 답변이 없는지 궁금하다.

A. 라이브 챗 이후 몇 번에 메일이 왔지만, 메일 내용은 '네가 보낸 중복되는 문의 내역들은 모두 삭제하겠다'와 '조금 더 기다려 달라' 뿐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후 EA 고객센터로 들어가 봤는데 내가 문의한 내역들이 모두 'resolved'(해결됨) 처리되어 있는 것이었다.






Q. 이렇게까지 노력을 가하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정말 지칠 것 같다.

A. 정말 많이 어렵고, 또 힘들다. 한 개인이 거대한 게임 회사를 상대로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한 중압감도 매우 크다. 참고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투자한 천만원이 넘는 금액이 아까워서는 절대 아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고 아꼈던 게임에서 받은 부당한 대우,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들도 이런 무고밴을 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 같아서이다. 앞으로 있을 이런 상황에서 나의 이런 작은 노력이 그런 유저들에게 조금의 힘이라도 보태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다.



EA의 무고밴, 이전부터 지속되어온 문제
오히려 코인거래를 해온 유저들이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무고밴은 '이번에만' 특수하게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이미 작년 피파19 시리즈부터 지속되어온 문제이다. 하지만, 피파 콘솔 시리즈 자체가 비교적 한국에서 즐기는 유저들이 적다 보니 해당 문제가 크게 대두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많은 피파 콘솔 유저들이 방문하는 에펨코리아 피파시리즈 게시판을 보면 생각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무고밴을 당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 무고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문제이다 (출처 - 에펨코리아 피파 게시판)


무고밴도 문제이지만, 여기서 무고밴을 당한 유저들이 상대적으로 더욱 박탈감과 배신감을 받는 부분은 실제로 코인 거래를 하는 많은 다른 유저들은 밴을 당하지 않고 여전히 게임을 잘 즐기고 있다는 부분이다.

기자가 알아본 결과, 피파20 코인 거래를 전문적인 노하우로 진행하는 업체를 통하면 이적 시장 밴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코인 거래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업체를 통하지 않은 개인간의 거래에서도 코인 거래가 적발되지 않는 경우도 현재 상당히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실제로 코인 거래를 하는 유저들은 그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반대로 코인 거래를 하지 않았음에도 밴을 당하는 유저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이렇게 밴을 각오하고 거래를 해도 밴을 당하지 않는 사례들이 많았다
(출처 - 에펨코리아 피파 게시판)


라이브챗은 영어 필수, 이메일 문의는 기약없음?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했던 한국 유저들

사실, Origin을 통해 EA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전부터 이러한 고객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항상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Origin에는 고객 상담원과 라이브로 채팅을 할 수 있는 '라이브챗'이라는 좋은 기능이 있는데, Origin 게임 관련 라이브챗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영어를 사용해서 문의를 해야 한다. 인터뷰 당사자도 영어가 상당한 수준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라이브 챗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




▲ 라이브챗에 대한 한국 유저들의 불만은 높은 편이다 (출처 - 에펨코리아 피파 게시판)


라이브 챗이 아닌 일반 이메일 문의 역시 답장이 상당히 늦는 편인데, 몇몇 케이스는 기약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기자 역시 핵사용 유저에 대한 영상과 증거들을 첨부하여 메일로 문의를 3차례 넣었지만 한 달이 다 된 지금까지 답장은 없는 상태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메일 문의보다는 번역기를 쓰더라도 라이브챗 기능을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인터뷰 당사자처럼 라이브챗을 진행하더라도 꼭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 문의에 대한 확인 메일은 왔지만, 어떤 식으로 처리되었는지는 여전히 답장이 없는 상황이다



▲ 인터뷰 당사자와 같이 무고밴을 당한 유저, 하지만 이메일과 라이브챗 두 방법 모두 어려움이 있다
(출처 - 에펨코리아 피파 게시판)


지금까지 무고밴을 당한 유저들의 사례를 보면, 해당 문제가 정상적으로 해결된 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그 과정 속에 있는 어려움은 결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 중 대다수의 유저들이 '그냥 내가 마음을 접겠다' 라는 의견을 보이곤 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인터뷰 당사자는 자신 계정의 밴이 풀려 정상화되는 것보다, 앞으로도 피파21, 피파22 즐길 다른 유저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고통이 되고 또 힘듦이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피파 콘솔 시리즈는 자신만의 팀을 육성하는 '얼티밋 팀 모드'로 꾸준한 단골 유저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작에서는 9년만에 한글화까지 이루어지면서 단골 유저들의 숫자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이전 작부터 지속되었던 위와 같은 문제들이 이번 작에서도, 또 다음 작에서도 이어진다면 그때 이 가게에서 보게 될 단골손님들의 숫자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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