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스트로 플레이룸, 듀얼센스의 기능을 100% 담아낸 플랫포머"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1개 |

아스트로 봇,

PS3이나 PS4를 소유한 유저라면 누구나 바로 만나볼 수 있지만, 일부 유저들은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캐릭터다. SIE에서는 PS3부터 새로운 세대 콘솔의 다양한 기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콘솔 내에 '플레이룸'이라는 게임을 기본 탑재해왔고, 아스트로 봇은 여기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후 아스트로 봇은 PSVR이 출시될 때 이를 어필하기 위한 무료 타이틀 플레이룸 VR에도 등장했다. 더 나아가 이를 주연으로 한 PSVR용 스탠드 얼론 타이틀 '아스트로 봇 레스큐 미션'이 호평을 받는 등,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주변 기기 활용 콘텐츠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됐다.

이번 PS5에서도 SIE는 아스트로 봇을 활용, 차세대 콘솔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는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준비했다. 특히 PS5에서는 기존의 듀얼 쇼크 컨트롤러와는 사뭇 다른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컨트롤러, 듀얼센스를 채택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예고한 상황. 과연 기존보다 발전하면서도 사뭇 달라진 PS5 그리고 컨트롤러의 기능을 어떤 식으로 아스트로 봇과 함께 소개해나갈지, 니콜라 두세 SIE 재팬 스튜디오 디렉터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니콜라 두세 SIE 재팬 스튜디오 디렉터


Q. 아스트로 봇 시리즈, 아니 플레이룸은 PS3 때의 더 플레이룸부터 시작해서 여러 타이틀이 나왔다. 매번 새 콘솔을 만들 때마다 이걸 출시해오기도 했고. 이번에도 PS5에 탑재하는 식으로 새롭게 준비해왔는데, 그렇게 해온 이유가 무엇인가?

이번 '아스트로 플레이룸'이 플레이룸의 세 번째 작품인데, 우리는 차세대 컨트롤러인 듀얼 센스에 추가된 기능을 유저들이 최대한 활용해보고 새로운 재미를 느끼길 바랐다. 이미 듀얼 센스를 공개할 때 햅틱 피드백, 적응형 트리거, 모션 센서 등 새로운 기능을 언급했는데, 이 모든 걸 최대한 활용해보면서 재미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해왔다. 그 고민의 결과물이 이번 '아스트로 플레이룸'이라고 하겠다.


Q.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게임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듀얼 센스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다양한 예제일 텐데, 이를 토대로 퍼스트파티 개발사나 다른 곳에서도 자사의 게임에 이 기능을 적극 활용해낼 수 있을리라 보나?

내 업무가 그쪽이 아니다보니, 다른 개발자들이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해나갈지는 답하긴 어렵다. 다만 듀얼센스에 관련해서 조금 더 언급하자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팀이 일본에 따로 있고 우리는 그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개발해왔다. 예를 들면 어떻게 해야 좀 더 편리한 디자인일지 이 기능은 어때야 할지 등등,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하드웨어, 즉 컨트롤러에 구축된 기능으로 어떤 경험을 만들어낼지 고민하면서 테스트해왔고, 또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기능을 조정하는 피드백을 거쳤다. 하드웨어 기능을 단순히 구현한다는 것과 이걸 소프트웨어, 게임에 맞춰 녹여낸다는 건 또다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구현된 기능이 듀얼센스에 담겨있다고 하겠다.

햅틱 피드백을 예로 들어보자. 게임 개발자들은 유저에게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한다. 만약에 지면 위를 걸을 때 컨트롤러가 단순히 진동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재질에 따라서 다르게 진동한다면 어떨까? 플라스틱, 메탈 위를 걸을 때와 물 속을 걸을 때 제각각 다르게 울린다면, 그게 훨씬 더 몰입감 있고 더 실감나지 않겠나.

그뿐만 아니라 날씨나 바람의 세기 등, 게임 내에서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고 넘어갔던 부분도 컨트롤러의 진동으로 체감할 수 있다면 어떻겠나.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온다는 걸 눈으로만 봤을 때와, 비와 바람이 닿을 때에 맞춰서 컨트롤러가 진동한다면? 그것도 그 세기에 맞춰서 적절하게 진동한다고 생각해보자. 훨씬 더 몰입감 있지 않겠나.

적응형 트리거 역시 마찬가지로, 게임의 텐션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다. 무언가를 쥐거나 잡아당길 때 버튼을 단순히 누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실제로 그 행동을 할 때 느끼는 저항감을 버튼을 누를 때 일부 구현한다면 더 실감이 나지 않겠나.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사용한 예를 들자면, 적 스프링을 잡아당겨서 처치할 때를 떠올려보자. 실제로 스프링을 잡아당기면 늘어나면서 저항이 걸린다. 그걸 버튼을 눌렀을 때 저항이 걸리는 식으로 구현했다. 단순히 버튼을 눌렀을 때와, 이렇게 저항감을 주었을 때 아마 차이를 느끼게 될 거라고 본다.

시각 외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의 조합뿐만 아니라, 모션 센서를 활용해서 좀 더 조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유도했다. 예를 들자면 미끄럼틀에서는 컨트롤러를 이리저리 기울이면서 캐릭터가 미끄러지는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듀얼센스에 있는 모든 기능들을 다 조합해서, 새로운 조작감을 느낄 수 있게끔 다방면으로 연구해왔다.



▲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PS5 컨트롤러 듀얼센스의 다양한 기능을 100% 끌어내는 것에 주력했다


Q. 그간 더 플레이룸은 게임이라기보단 새로운 기능을 유저에게 소개하는 부록의 느낌이 강했다. 이번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어떤가? 하나의 게임으로서 어떤 재미를 주고자 했나?

우리는 그간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소개하고, 또 테스트하기 위한 데모를 만들어왔었다. 그게 어떤 한 게임으로 구현됐다기보다는, 테스트를 위한 미니게임 형태로 만들고 이를 모아서 냈다는 느낌이었다. 드라이빙 게임이나 날아다니는 게임, 이런 식으로 단편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들로 테스트하고 그걸 모아서 기능들과 플레이 방식을 단편적으로 느끼게끔 하는 식이랄까. 캐릭터도 명확히 없었고, 그저 그런 것들이 80종 정도 있었다.

이번 아스트로 플레이룸에는 다르게 접근하고자 했다. 하나의 게임을 만들고, 또 여러 기술을 클래식하게 표현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장르는 플랫포머를 선택했으며, 이전까지는 따로따로 만들었던 것을 하나에 몰아넣었다. 유저가 그 하나를 플레이하면서도 그 모든 기술적인 경험을 종합적으로 느끼길 바랐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전의 플레이룸과 다르게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테크 데모와 게임으로서의 밸런스를 추구했다고 하겠다. 전에는 어떤 기능이 있고 그 기술을 체감할 수 있게끔 하는 데모의 집합체였다면, 이번에는 컨트롤러의 새로운 기능들을 체감하면서도 하나의 게임으로서 재미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도 고민했다.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해보고 재미있나 없나 평가를 내리는 건 유저들이겠지만, 하나의 게임으로서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거나 특정 기능을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게임의 형태로 냈기 때문이다.



▲ 더 플레이룸은 기술을 체험해보는 테크 데모를 최소한의 게임의 형태로 만든 느낌이었다면



▲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좀 더 게임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자 했다


Q. 이전에 아스트로 봇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했을 때 새로운 기술에 대한 향수라고 했었는데, 그렇다면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짤막하게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무엇이라 하겠나?

우선은 새로운 기술, 차세대의 기능을 소개하기 위한 도구라고 하겠다. 또는 햅틱 피드백, 적응형 트리거 등등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보여주는 예제라고 할까.

그렇지만 이 게임의 장르인 플랫포머는 굉장히 클래식하고 올드한 장르다. 게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게임으로 접근할 때는 일종의 고전에 대한 헌정 같은 느낌으로 작업을 했었다. 이를 종합해보자면 차세대 기술과 클래식 장르의 조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Q. PS5에 와서 컨트롤러에 큰 변화가 오지 않았나. 특히 햅틱 피드백과 적응형 트리거, 내장 마이크 등 여러 기능이 추가됐다.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이러한 기능을 적극 활용한 기믹이나 요소들을 기대해봐도 될까?

듀얼센스의 모든 기능을 다 활용할 수 있게끔 기믹을 설계했다. 예를 들자면 햅틱 피드백은 아까 말한 것 같이 지면 위를 걸어갈 때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맞춰서 진동의 강도나 빈도를 조절했다. 적에게 펀치를 날렸을 때라던가 코인을 주웠을 때, 혹은 적이 가까이 다가올 때 등등 각 상황에 따라서 컨트롤러의 진동이 제각각 다 다르다. 그러면서 그 모든 상황을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으로도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끔 했다.

적응형 트리거는 앞서 예시로 든 스프링뿐만 아니라, 무기를 쓴다거나 여러 가지 상호 작용을 했을 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버튼을 누른다, 이런 게 아니라 저항을 차별화되게 주어서 직접 무언가를 조작한다는 느낌을 살렸다.

시간상 모든 기능을 어떤 식으로 적용했나 말하기는 어렵고, 이 게임 내에서 가장 다양하게 활용될 기능을 꼽자면 모션 센서다. 컨트롤러의 아날로그 스틱이 아니라 컨트롤러 그 자체를 말 그대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밸런스를 잡는다거나, 혹은 그 움직임에 맞춰서 캐릭터가 움직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듀얼센스의 모든 기능을 100%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각각 따로따로 체험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능과의 인터랙션도 최대화한 것이 아스트로 플레이룸이라고 하겠다.



▲ 이럴 때 버튼에 저항이 걸리도록 해서 실제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을 줬다고



▲ 단순히 특정 기능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들을 조합해 게임플레이로 녹여냈다


Q. 100%라고 해서 떠오른 건데, 아스트로 플레이룸의 모든 요소를 100% 즐긴다 가정하면 플레이타임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그냥 단순히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45분? 그 정도일 거다. 그렇지만 이번 아스트로 플레이룸엔 트로피가 걸려있다. 심지어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있다. 이 모든 걸 다 달성하고자 한다면 한 6시간쯤 걸리지 않을까 싶다. 무엇이 있는지는 비밀이다(웃음). 직접 확인해보면 놀랄 것이다.


Q. 저번 GDC 강연에서 아스트로 봇 레스큐 미션의 게임 디자인에 대해 설명할 때 더 큰 목적을 위한 새로운 게임 디자인을 지향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번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어떤 방향으로 게임을 디자인했나 궁금하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우선은 듀얼센스의 기능을 유저가 체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그러려고 만들었던 테크 데모가 발전한 형태니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간의 플레이스테이션의 여정, 출시되어온 게임에 대한 헌정이기도 하다.

PS5에는 그간 플레이스테이션이 세대를 거쳐서 쌓아오고 발전해온 기술들이 집약되어있다. 그것을 하나의 게임으로 풀어내면서 유저들이 100% 체험하고, 이전의 것을 계승하면서도 발전한 기능들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으로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디자인해나갔다.


Q. 더 플레이룸에서는 아스트로 봇 외에도 아소비 등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번에도 그들을 볼 수 있나? 또 아스트로 봇 외에 다른 캐릭터들을 활용해서 다른 게임을 만든다거나 할 계획은 없나?

이번 작품은 아소비가 나오지 않는 첫 번째 게임이다. 개발 과정에서 팀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이번에는 아스트로 봇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좀 더 장기적으로 이 시리즈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캐릭터를 빌드업하고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이번에는 아스트로 봇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좀 더 다양한 새로운 파워업 파츠나, 여러 요소들을 디자인하는 것에 주력했다.

조금 힌트를 주자면, 이전 아스트로 봇 레스큐 미션에서 등장했던 일부 적들이 출현할 것이다. 그 외에도 새롭게 다른 적들을 추가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고, 이런 요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Q. 여러 기능이 소개됐는데, 그 중에서 햅틱 피드백에 대해서 좀 더 물어보고 싶다. 아스트로 플레이룸만 하더라도 여러 텍스쳐가 게임 내에 구현되어있지 않겠나. 그런데 그걸 다 담아낼 때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이 모든 것을 어떤 식으로 구분해서 진동의 강도나 빈도를 조절하는지, 그 메카니즘도 궁금하다.

클래식한 의미에서 컨트롤러의 진동은 그저 어떤 상황에 맞춰서 진동한다. 이 정도에만 그친다. 그렇지만 햅틱 피드백의 개념을 말하자면, 음파에 맞춰서 울린다는 개념이다. 우리에게 들리는 소리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진동과 음파의 관계라고 봐야 할까. 이 둘을 연결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원리를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듀얼센스에는 스피커가 내장되어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컨트롤러의 좌우에 내장된 그 스피커는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뿐만 아니라, 또다른 소스도 처리한다. 그에 맞춰서 진동하는 개념이다. 그 음파의 길이나 주파수의 높낮이를 어떤 식으로 조율하느냐, 어떻게 처리하느냐 따라서 진동이 달라진다고 할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진동을 처리할 수 있게끔 했다.

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아주 정밀하게 가다듬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오디오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각종 피드백을 받았는데, 작업하다보니까 사실적이긴 하지만 게임플레이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들었다. 이를 또 가다듬어가야했다.

예를 들자면 비가 오고 있는데, 그때 큰 적이 다가오고 있다고 쳐보자. 그러면 그때의 질감, 중량감을 그냥 비가 오고 있을 때와는 다른 진동으로 표현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문제였다. 그래서 비가 오는 걸 표현하는 진동은 페이드아웃을 시키고, 큰 적이 다가오고 있는 걸 표현하는 진동을 페이드인해서 강조하는 식으로 구현했다. 각 상황에 맞춰서 각 요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페이드인/아웃시키면서 그 느낌을 살려내고 다른 상황과 구분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 빗속을 걸어가는 상황, 이를 실감나게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소리로 바꿔서 적용해보자. 현실의 모든 소리를 다 담아낸다고 치면, 게임은 산만하고 시끄럽지 않나. 또 그 모든 소리를 다 동일하게 표현한다면 집중도 안 되지 않겠나. 걸어가는 소리와 비가 오는 소리 다 똑같은 볼륨으로 담아낸다면 말이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를 배정하고, 그에 맞춰서 페이드인/아웃 등 조율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정말 어려웠다.

물론 모든 개발자들이 주파수, 음파 그 개념을 다 이해하고 있진 않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기본적인 뉘앙스는 이해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얼음 위나 금속 위를 걸어간다고 쳐보자. 굉장히 높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지 않겠나. 그럼 주파수가 평소보다 비교적 높게 표현이 될 것이고, 이렇게 하면 또 구분하기 쉽지 않겠나. 음파나 주파수에 관련된 이론을 알지 못하더라도, 이를 활용해서 이전보다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햅틱 피드백을 개발해왔다 하겠다.



▲ 똑같은 걸음이어도 다른 재질 위를 걸을 때마다 파형이 달라지듯, 진동도 제각각 다르게 일어난다


Q. 햅틱 피드백은 단순히 진동에 관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걸 넘어서 다른 종류의 피드백도 거치는 기술이었다는 것에서 또 놀랐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진동 기능을 발전시킨 건 맞긴 하다. 다만 거기서 고려한 게 진동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볼 때 단순히 어떤 상황에서 진동한다는 느낌만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상황에 담긴 여러 디자인을 풀어내서 피드백하게끔 만들었다고 할까.


Q. 데모 스테이지를 보면 PS5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외에 다른 스테이지에선 어떤 모티브를 따왔나도 궁금하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PS5의 GPU에서 모티브를 딴 GPU 정글 스테이지라던가 SSD에서 따온 스피드 스테이지 등, 기기의 각 파츠에서 따온 여러 스테이지들이 있다. 그 외에도 메모리 초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메모리라는 게 사실 중의적인 단어 아닌가. 메모리칩뿐만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도 연관된 단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모리칩과 연관된 테마로 꾸미면서도 어떤 추억을 불러올 수 있는, 그런 느낌으로 디자인해나갔다.

스테이지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하자면 8개가 있고, 온라인을 통해서 자신의 기록이 등록된다. 즉 누가 더 빨리 클리어했나 스피드런 경쟁을 할 수 있다. 제일 빠른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 플레이한다면 아마 상당히 오래도록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기본 탑재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봤을 때 텍스처라던가 그런 쪽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다. PS5의 그래픽이라던가, 하드웨어 리소스 쪽도 소개하고자 그렇게 만들었나 궁금하다.

우리 아소비팀은 신생팀이었고, 그간 여러 가지 배워야 할 게 정말 많았다. 그걸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나가면서, 이전에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더 해볼 수 있었던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앞서 말했듯 아스트로 플레이룸은 듀얼센스의 쇼케이스, 이런 느낌으로 작업했다. 그래픽이나 이런 쪽은 부차적인 분야다. PS5에서 가장 뛰어난 그래픽이라던가 4K 같은 건 이런 게임에서 차밍 포인트가 될 수 없지 않겠나. 그보다는 PS5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조작감을 선보인다. 그런 쪽에 훨씬 더 집중했다. 특히 컨트롤러 그 자체에 좀 더 포인트를 맞췄다.



▲ 팀이 경력이 쌓이면서 그래픽에서도 발전이 있었지만



▲ 그보다는 듀얼센스의 조작감과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좀 더 주력했다


Q. 여태까지 게임, 혹은 PS5 그 자체에 대해서만 물어봤는데 아스트로 봇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한 번 묻고 싶다. 어떻게 해서 이 캐릭터를 만들게 됐나?

단순한 테크 데모에서 미니게임의 집합체인 플레이룸으로 넘어갔을 때만 해도 그 안의 캐릭터들은 컨트롤러나 그런 것에서 모티브를 딴 심플한 캐릭터들이었다. 아무래도 컨트롤러를 최대한 활용하는 그런 방안으로 생각하다보니 그랬던 것이지만. 그러다가 아이들도 좋아하는 캐릭터가 무엇일까 하다가 로봇이 떠올랐다.

그 캐릭터가 아스트로 봇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던 건, VR 게임을 만들었을 때였다. 그 전까지 한동안 이름이 없었다. 그냥 주인공, 로봇, 이런 식으로 불렀었고 특별한 마스터플랜을 생각하진 않았다. 최초에는 어떤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서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아스트로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거기에 로봇을 붙이면서 아스트로 봇이 되었다(웃음). 말하자면 이것저것 만들고 시도하면서 이름이 붙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하겠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완성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처럼 말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그간 한국 유저들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렇게 인사드리게 됐다.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만들게 된 계기는, 차세대의 컨트롤러의 기능을 만끽해보라는 취지에서였다. 그래픽도 게임의 주요 소스이긴 하지만 조작감과 컨트롤러의 그 느낌, 그것 역시도 게임의 DNA 아닌가.

플레이스테이션은 그 분야에 대해서 계속해서 공들여왔고, 그 정수가 PS5 그리고 듀얼센스에 담겨있다. 그것을 실감하게끔, 그러면서 차세대의 콘솔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끔, 그런 취지에서 만든 것이 아스트로 플레이룸이다. 이를 플레이하면서 새로운 컨트롤러가 주는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PS5는 컨트롤러뿐만 아니라 더 발전된 SSD로 로딩 속도도 비약적으로 줄고, 그래픽적으로도 큰 진전이 있는 진정한 의미의 차세대 콘솔이다. 한국 유저들이 이를 느껴볼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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