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이 진동은 새 시대의 산물! PS5와 듀얼센스, 햅틱을 만나다

리뷰 | 강승진,윤홍만 기자 | 댓글: 15개 |



11월 12일, 소니의 차세대 콘솔 PS5가 출시됩니다. 독점작, 커스텀 SSD, 그리고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듀얼센스로 무장했죠. 하루빨리 만나고 싶었습니다. 어지간하면 1세대 콘솔은 사지 않음에도 3차례에 걸쳐 예약구매에 도전했을 정도입니다. 물론 3번 다 1초 컷으로 실패했지만요.

그렇게 올해는 글렀나 하고 포기하려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SIEK(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Korea)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11월 12일, 정식 출시에 앞서 사전 체험회를 연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서둘러 참가서를 작성하고 서둘러 달려갔습니다.

과연 커스텀 SSD는 로딩이 없는 신세계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차원이 다른 촉각을 구현했다는 듀얼센스의 포부는 진짜일지 이번 체험회를 통해 낱낱이 살펴봤습니다.



▲ 방역을 위해 마스크, 페이스 쉴드, 장갑을 착용하고 진행된 행사. 그래서 냄새는 못 맡았습니다

출시 전부터 크기와 디자인으로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PS5입니다. 체험회에서 접한 일반형은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가 달린 모델로 390mm * 104 * 260mm로 PS4 프로보다 더 길어지고 굵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세로로 세워서 쓰는 형태여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길쭉하다'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디자인으로 넘어가자면 직선을 주로 써 심플한 형태였던 현세대와 비교해 눈에 띌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곡선을 많이 쓴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흑백의 대비를 줬죠. 아울러 본체랄 수 있는 가운데 부분은 광택이 나는 재질이 쓰인 데 반해, 양옆의 파츠는 무광 재질을 써서 더욱 이러한 대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한편, 체험회에서는 직접 PS5를 만지든가 할 수 없었지만, 이전에 공개한 분해 영상을 통해 양옆의 파츠를 손쉽게 탈착할 수 있다는 게 밝혀진 만큼, 취향에 따라 다양한 파츠로 갈아 끼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열과 그에 따른 소음 역시 많은 게이머가 신경 쓴 부분입니다. 20~25도 정도였던 체험회 현장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PS5는 지난 분해 영상에서 호언장담한 것처럼 블로워 팬임에도 놀랄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전면 흡기구에 최대한 붙어서 집중했는데도 소리가 들리지 않아 안 보이는 곳에 개발킷을 숨겨놓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혹시나 싶어서 뒷면 배기구에 손을 갖다 대자 그제야 따듯한 바람이 느껴졌습니다. 쾌적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위해 발열과 소음은 확실히 잡은 모습이었습니다.











PS5 첫인상은?
크다, 빠르다, 그리고 조용하다

* PS5와 듀얼센스에 대한 감상은 대담 형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윤홍만: PS5 실물을 본 건 둘 다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어땠나. 기기 자체는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역대급으로 크다는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 도대체 얼마나 클까 싶었는데 조금은 과장됐던 것 같다.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 근데 길쭉해졌다는 느낌은 좀 강하게 들었다.

강승진: 직접 몸을 대고 재보니 허리에서 가슴높이 까지 오던데. 시연대 TV가 워낙 커서 작다고 느낀 걸지도 모른다. 집에서 PS4 어림잡아 비교했는데 확실히 PS4가 작다고 느껴질 만하다. 그렇다고 '와 이거 너무 커서 안 되겠는데' 정도까지는 또 아니고.

윤홍만: 현장에 있는 PS5는 세로로 세워뒀는데 거치대가 없었는데도 흔들리거나 불안한 점은 없었다. 디자인도 독특해서 그렇지 어디 두기에 모난 느낌도 아니었다.. 흔히 밈으로 통하는 셀 머리통은 생각도 안 나더라. 아, 그런데 외국에 공개된 영상에서 눕힌 걸 봤는데... 이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강승진: 애초에 직사각형 형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크기도 크긴데 소음이 적었던 게 더 신기했다. 현장이 조용한 편도 아니고 시연 게임이 캐주얼 게임에 가까워서 풀로드 될 수준의 고사양 게임이 아니란 걸 고려해야겠지만, 팬 돌아가는 소리를 놓칠 리가 없는데 집중해도 안 들릴 정도였다.




윤홍만: 온도 부분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현장 온도가 20~25도 정도였는데 기기 뒷부분에 손을 가져다 댔을 때 '따뜻한 바람'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온도를 잘 잡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강승진: 정확한 온도는 PS5가 정식 출시되고 고사양 게임을 돌려봐야 알 거다. 열 배출 능력이 좋으면 실제 칩셋 온도를 낮게 잡으려 더 뜨거운 열기가 배출될 거다. 쿨링 성능이 나쁘다면 소리만 시끄럽고 실제 온도는 못 잡겠지. 아직 단언할 단계는 아니다.

윤홍만: 나는 이 정도 온도면 여름에 에어컨 없이는 게임도 못하는 수준은 아닐 거라고 본다. 물론 나와봐야 알겠지만.

강승진: 실제 그래픽은 어떻게 봤나. 나는 확실히 차세대 느낌이 들더라. 외곽선도 훨씬 깔끔해지고. 아직 하드웨어 레이트레이싱을 확인할만한 타이틀은 없어서 더 자세히는 못느겼지만 말이다.

윤홍만: 그게 좀 아쉽다. 시연 타이틀 모두 캐주얼한 게임이었다. 물론 그래픽이 좋기야 하겠지만, PS4 프로 퀄리티 모드와 고해상도 TV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근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퀄리티를 체감할 단계는 아니다.

강승진: 대신 로딩 속도는 확실했지. 그 빠르다는 SSD, 자랑할 만하더라. 이것도 아직 고사양, 오픈 월드 게임처럼 불러올 게 많은 게임은 아니라 절대 비교는 안되겠지만, 죽고 되살아나는 시간, 지역 이동 모두 눈 깜짝하면 끝나있었다.

윤홍만: 옆에서 플레이할 때 핸드폰으로 재봤는데 죽고 되살아나는데 1.25초, 지역 이동에 2.2초 정도 걸렸다. 눈 깜짝치고는 긴데 화면에 움직임을 주기도 하고 지역 이동에 심리스 게임 처럼 이동 구간을 만들어 로딩 시간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원체 빠른데 이런 부가 효과로 로딩을 잘 다스렸다.


컨트롤러 기술 집약한 듀얼센스
햅틱 피드백, 적응형 트리거, 사운드가 보여준 가능성

강승진: 사실 체크할 수 있는 수준은 그 정도였다. 그만큼 이번 시연회의 특징이 PS5 본체가 아니라 새로운 컨트롤러인 '듀얼센스' 알리기에 있다는 걸 느꼈거든. 실제로도 듀얼센스의 특징에 많이 놀랐지 않았나.

윤홍만: 진동 기능은 정말 최고였다. 왜 그렇게 햅틱 피드백에 대해 자랑했는지 알겠더라. 체험 전에는 솔직히 진동이 진화해봐야 더 세밀하게 바뀔 뿐이지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 싶었는데... 이야, 이거 장난 아니더라.

맨바닥을 걸을 때랑 눈 위를 걸을 때 느낌이 달랐다. 거친 느낌이야 진동으로 쉽게 낸다지만, 아무도 지나가지 않아 소복이 쌓인 눈을 밟을 때 뽀드득거리는 느낌이랄까, 그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헤엄칠 때 물장구치는 출렁거리는 느낌마저도 들게 했고. 복합적인 진동으로 이런 감각을 전달한다.



강승진: 사실 전에 없던 혁신적인 기술까지는 아닐 거다. 일단 닌텐도 스위치가 HD 럼블이라는 쫀득쫀득한 진동을 조이콘으로 선보였지 않나. 이것도 컵에 든 얼음이 흔들린다든가 컵에 물을 따른다든가 하는 감촉을 흉내 낼 수 있다.

다만 조이콘은 한 손에 하나씩 쥘 수 있는 유연함을 택했다. 듀얼센스는 양손에 쥐는, 그러니까 더 많고 강력한 모터를 통해 더 다양한 감촉을 전할 수 있는 거 같다.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달까?

윤홍만: 걱정되는 건 이런 새로운 기술은 보통 처음 체험할 때만 새롭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역치값이라고 하지 않나. 처음에는 '우와, 대단행!' 이러다가도 익숙해지면 그러려니, 진동이 오는구나 한다. 관건은 개발사가 얼마나 이 기능을 게임에 어울리게, 그리고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지다.

그리고 처음에는 진동에만 엄청 신경 썼는데 적응형 트리거도 정말 신기했다.

강승진: 이건 직접 하지 않으면 모를 것 같다. 반발력이라고 해야 하나. 상황에 따라 트리거 누를 때 느낌이 다르다. 가벼운 물건을 들 때는 살짝만 힘줘도 됐는데 무거운 물건은 더 힘을 줘야 했다. 물건을 세게 던질 때는 이 반발력이 유지되는데 물건을 옆에 툭 놓아버리면 이 반발력도 정말 맥없이 풀려버린다.



윤홍만: 그거도 있지 않나. 걸리는 느낌. 슬롯머신을 당길 때 부드럽게 당겨지는 부분이랑 어느 순간부터 힘을 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완벽하게 구현했다. 들리는 얘기로는 FPS 게임에서 총알이 걸려서 재장전이 안 될 때는 트리거가 걸리거나 한다던데 적용만 잘 되면 꽤 재밌을 것 같다.

강승진: 처음에는 햅틱 피드백이랑 적응형 트리거에 너무 집중해서 놓쳤었는데 컨트롤러의 사운드도 많이 개선됐다. 듀얼쇼크4 스피커가 얼마나 안 좋은지. 생색내는 수준이어서 있으나 마나 했는데 활용도가 더 많아진 것 같다. 호러 게임을 한다고 하면 TV 스피커로 들리는 사운드랑은 별개로 듀얼센스로 숨소리를 들리게 해서 긴장감을 높여준다거나 그런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윤홍만: 이게 소니가 그렇게 자랑한 템페스트 3D 오디오 엔진의 힘인지는 모르겠는데 음장감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게 확실히 발전했다. 원래 서라운드 사운드를 체험하려면 좀 비싼 돈을 들여서 5.1채널, 7.1채널 스피커를 설치하고 해야 했는데 그냥 이어폰으로도 입체감이 느껴지더라.




강승진: 재밌는 건 이런 듀얼센스의 특징을 번들게임인 아스트로 플레이 룸(플레이 룸)에서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게 게임기에 포함되는 번들 게임은 새로운 기술 소개에 그치곤 한다. 하지만 플레이 룸은 기능 나열에 그치지 않고 그걸 게임을 통해 체험하게 했다.

윤홍만: 완벽한 테크 데모라고 생각한다. 완벽이라는 게 게임으로서의 완벽함을 말하는 건 아니다. 게임 자체로만 본다면 공격과 점프, 그랩 정도만 있는 보통의 3D 플랫포머와 다른 점을 찾기 어려운 보통의 게임이다. 하지만 햅틱 피드백과 적응형 트리거의 활용. 여기에 자잘한 사운드가 듀얼센스와 화면이 함께 어우러지며 꽤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예전 플레이스테이션의 오마쥬도 여기저기 담겨있고.

강승진: 대신 이게 워낙 놀라움을 줘서 플레이 룸을 하다가 다른 게임을 하면 듀얼센스가 주는 그 느낌이 덜한 게 밋밋하다는 느낌이 약간 들었다. 어? 이건 걸을 때 아무 느낌도 없네? 이런달까.

윤홍만: 그 부분이 걱정이다. 퍼스트파티 게임이 아니라면 플레이 룸 수준의 기능 활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강승진: 또 모른다. 스위치로 나온 인디 게임 '골프 스토리'는 HD 럼블 진동으로 사운드까지 만들었다. 이것도 기능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이 뛰어난 서드파티 개발사가 나올지도 모르지.

너무 기능 설명만 한 것 같은데 디자인은 어땠나.

윤홍만: 색은 같지만 뒷부분이 약간 까끌까끌하게 만들어놨는데 너무 심하지도 않고 적당히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이거 찍은 사진 확대해서 보니까 그 버튼 OX□△이 가득 차있는 모습이더라.






▲ 그냥 까끌까끌 거리는 건 줄 알았는데 확대해보니?

강승진: 그냥 무늬인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신경 써놨네. 근데 저렇게 미세한 부분 아니더라도 많이 바뀌었으니까. 일단 그립감이 좋다. 손이 작은 편이라 듀얼쇼크4도 영 크게 느껴지는데 크기가 커진 것치고는 불편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뭔가 이미지는 PS3 시절의 컨셉 컨트롤러인 부메랑이 떠올라 버렸는데. 듀얼센스는 PC용으로도 하나 사두고 싶다.

윤홍만: 계속 장점만 얘기했는데 터치패드 부분을 보면 알겠지만 틈이 너무 많아서 먼지가 끼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리고 퇴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O, X버튼 작동이 반대로 바뀌어서 많이 어색했다. 원래 O가 확인, X가 취소였는데 이게 반대로 되니까 나도 모르게 계속 O로 확인하더라.

강승진: 그래서 게임 하면서 그렇게 계속 실수한 건가. 완전 겜못이라서 그런 줄 알았지 뭐야. 그런데 나는 북미 스토어 통해서 이것저것 많이 해서 그런지 X버튼으로 결정하는 게 더 편하다. 이렇게 바뀐 것도 다 서양쪽과 통일된 느낌을 주기 위해서겠지.

윤홍만: 그럼 대충 정리해보자. 전체적으로 보면 어떨까? 일단 현세대 콘솔 가격보다 비싸졌는데 기능들을 생각하면 납득이 안 되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커스텀 SSD의 차원이 다른 속도, 듀얼센스가 주는 다양한 경험은 분명 PS5만의 강점이니까.

강승진: 나는 생각한 것보다 예뻐 보이더라. 사람은 이름을 불러줘야 하고 플스는 계속 예쁘다고 해줘야 한다. 크기를 감당하고 적당히 둘 장소만 찾는다면 강력한 퍼스트 파티야 여전하니까 게임 즐기는 입장에서야 장점이 더 많지. 여기에 오늘 경험했던, 컨트롤러를 잘 활용한 타이틀이 여럿 등장한다면 소니에게 부족했던 유연함도 살릴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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