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편의성은 개선, 플레이는 그대로" 디아블로2 레저렉션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121개 |

항상 루머로만 돌던 디아블로2의 부활은 이번 블리즈컨라인 2021에서 현실이 됐다. '부활'이라는 그 단어를 고스란히 갖고 온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20년 전 디아블로2의 감성을 현 세대에 맞춰서 고스란히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PC뿐만 아니라 콘솔로도 즐길 수 있게끔 확장성을 넓혔다. 또한 공유 보관함 등, 일부 편의성을 개선하는 등 개발자 심층 탐구를 통해서 세부 내용도 추가로 공개됐다.

그러나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대한 갈증을 풀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게이머들이 밤을 지새우게 만든 게임이고, 많은 팬들 사이에서 시리즈 최고작으로 뽑는 작품이 디아블로2였다. 자연히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대한 관심도 쏠릴 수밖에 없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을 수밖에 없다.

모든 의문을 해소하기엔 다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벤에서는 크리스 레나 수석 프로듀서와 크리스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에게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대해서 추가로 물어볼 수 있었다.



▲ 크리스 레나 수석 프로듀서(좌), 크리스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우)


Q.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이번 블리즈컨라인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그간의 개발 과정에 대해서 묻고 싶은데, 언제부터 개발에 돌입했나?

레나 수석 프로듀서: 정확한 기간은 자세히 말하긴 어렵고, 꽤 오랫동안 개발해왔다고 하겠다.


Q. 디아블로3에 와선 그래픽이 좋아졌지만, 시리즈 특유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조금 희석되어버렸다는 평이 있지 않았나. 그래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 소식이 들렸을 때 유저들이 우려하기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의식하고 있었나? 또 그 특유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더 좋은 그래픽으로 어떻게 살려내고자 했나 궁금하다.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 디아블로3도 당시로 봤을 때 그래픽적으로 좋은 게임이다. 일단 디아블로2를 디아블로3와 비교해보자면 전반적으로 톤이나 무드가 더 어둡다. 텍스처 같은 것도 살펴보면 회색빛이 돌고, 그림자가 드리워진 맵을 보면 그런 느낌을 확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과거의 그 게임의 느낌을 어떻게 현 세대에 갖고 올지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의 디아블로2에서 영감을 받았고, 레퍼런스는 전부 다 찾아봤다. 과거 어떻게 게임을 만들어갔나, 어두운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고자 했나 아트부터 파이프라인, 비주얼 가이드라인까지 다 옛날 걸 찾아보고 참고했다.

이를 토대로 그 옛날의 어두운 그 느낌을 재현하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라 하겠다.






▲ 20년 전 그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옛날 레퍼런스를 다 긁어모아서 작업했다


Q. 기존의 스프라이트 기반 작업물을 현 세대의 3D 모델링 기술로 작업하면서 그 옛날의 느낌을 살린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 2D에서 3D로 가는 과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플랫한 이미지에서, 모델링으로 가야 하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라이팅이라던가 표면 텍스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다만 엔진 자체는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게임 로직 자체가 바뀌진 않았다.

아트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레이박스를 만들고 여기에 지오메트리를 어떻게 적용해나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스프라이트 이미지를 다 훑어보고 출력해서 색상과 실루엣, 색감을 하나하나 다 살펴보았다. 그리고 텍스처로 넘어가서 퀄리티나 컬러톤, 그림자의 색과 투명도까지 세세하게 분석했다.

개발자 심층 탐구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 내에서 2D와 3D 모델링을 넘나들면서 볼 수 있게끔 해놨다.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2D 스프라이트와 3D 모델링을 왔다갔다하면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비교하면서 그 예전 분위기를 내려면 어떻게 작업해야 할지 분석할 수 있었다. 3D 작업을 하고, 이를 2D 이미지와 비교하거나 적용해보면서 그 느낌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아닌지 파악하고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플레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엔진이 동일한 만큼, 느낌은 그때와 동일할 것이라 생각한다.

▲ 3D로 구현하면서 텍스처 및 라이팅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 게임 엔진은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플레이의 골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Q. 디아블로2가 출시된 시절의 세계관 설정이 디아블로3가 출시될 때 일부 변경되지 않았나. 레저렉션에서는 3 출시 때 변경된 설정을 토대로 구축되고 있는 건가?

레나 수석 프로듀서: 스토리 자체는 디아블로2 그대로다. 그 관점에서는 더 바뀔 게 없다. 퀘스트나 이런 것도 모두 다 동일하다.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 작업을 하면서 예전 디아블로2 자료들을 하나하나 다 찾아봤는데, 그 작업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원본 작업에 참여한 개발자들에게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고, 더 많은 자료들을 받았다. 이를 검토하면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서는 원본보다 더 세밀하면서 더 많은 요소들, 또 더 풍성한 무언가를 넣을 수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다소 변화는 있지만, 기본 뼈대는 디아블로2 원본과 동일하다.


Q. PC용 알파테스트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언제쯤에 알파테스트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또 콘솔 버전에서는 테스트할 계획이 없나 궁금하다.

리나 수석 프로듀서: 첫 번째 테스트는 싱글플레이 버전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나서 멀티플레이도 테스트해볼 예정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첫 번째로 진행하는 테스트가 PC만 대상으로 진행한다는 것 정도고, 올해 내로 정식 출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외에 구체적인 테스트 일정이나 콘솔 버전 테스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



▲ 첫 알파테스트는 PC 버전 싱글플레이만 테스트하며 신청 페이지에서 참가신청할 수 있다


Q. 파괴의 군주에서 참이 나오면서, 인벤토리가 상당히 부족해졌다. 참이 성능이 좋아서 게임플레이상 필수이긴 한데, 공유 보관함만으로는 인벤토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에 대한 개선도 준비하고 있나?

레나 수석 프로듀서: 게임플레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일단 마을에 들어가서 어떤 참을 소지하고 어떤 참을 창고에 넣을 건지 고민하는 과정이 디아블로2의 게임플레이의 일부라고 보았다. 우리는 게임플레이 자체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방침인 만큼, 따라서 이 참 및 인벤토리 관련해선 개선할 생각은 없다.

다만 공유 보관함은 게임플레이 그 자체라기보다는 캐릭터 간에 공유하느냐, 혼자 보관하느냐 등 게임의 편의성의 문제라고 보았다. 그래서 이를 개선했다고 보면 되겠다.



▲ 편의성 향상을 위해 공유 보관함은 추가했지만, 그 외 인벤토리는 기존 그대로 유지한다


Q. 플랫폼 간 진척도를 공유한다고 하는데, 이게 단순히 개발사에서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콘솔 플랫폼쪽에서도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 SIE나 닌텐도와 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궁금하다. 또 플랫폼별 패치 업데이트 관리도 어떻게 될지 묻고 싶다.

레나 수석 프로듀서: 플랫폼 간 진척도 공유 기능에 대해서 더 자세히 말하자면, 유저가 한 플랫폼, 예를 들어서 PC에서 게임을 하다가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할 때 같은 캐릭터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플랫폼 유저 간의 크로스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콘솔 지원과 관련해서 우리는 SIE, 닌텐도와 그간 협업을 진척해왔고, 기술 지원 및 교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기술 지원 및 협력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Q. 디아블로 시리즈가 PC를 염두에 둔 게임이다보니 컨트롤러론 다소 불편했고, 그때문에 디아블로3에선 콘솔 버전에 회피를 넣는 등 변화를 주지 않았나. 개발자 심층탐구에선 이 부분에서 도약이나 순간이동 같은 기술엔 기본 거리 개념을 탑재했다고 밝혔는데, 추가로 콘솔에 대응하기 위한 사항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궁금하다.

레나 수석 프로듀서: 그 외에는 어떤 것도 특별히 추가한 건 없다. 디아블로3의 사례를 들었는데,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서는 콘솔 및 컨트롤러 유저들을 위해 회피나 그런 특수 기능은 넣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언급한 것처럼, 디아블로2의 시스템을 콘솔 유저들도 매끄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좀 어려운 일이었다. 마우스 클릭으로 캐릭터를 이동시키거나 스킬을 쓰는 게 아니라, 조이스틱과 버튼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 기본 기조를 말하자면 PC와 콘솔 버전 모두 동일한 체계로 간다고 하겠다. 물론 조작에 있어서 콘솔 유저들이 다소 어려울 순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조작 체계 외에 다른 부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클릭해서 방향을 전환하는 것과 조이스틱을 움직여서 캐릭터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좀 차이가 있을 수 있겠는데, 이 부분은 조이스틱을 조작해 캐릭터가 방향전환해서 움직이는 것을 최대한 스무스하게 조정, 불이익이 없게끔 하고 있다.



▲ 편의성 관점에서 오토 골드 기능은 추가했지만, 그외 전투 경험은 PC와 콘솔이 동일하게끔 했다


Q. 개발자 심층 탐구에서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를 구분한다고 하는데, 디아블로3와 달리 디아블로2는 싱글플레이도 가능한 건가? 그렇다면 싱글플레이로부터 유발될 수 있는 여러 보안 이슈에 대해 유저들이 우려할 수 있을 텐데,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레나 수석 프로듀서: 당연히 싱글플레이가 된다. PC에서는 배틀넷을 기반으로 싱글플레이를 하게 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 배틀넷의 보안체계가 있으니 안전하게 플레이가 될 것이다. 다만 콘솔에서 싱글플레이는 우리도 조치를 취하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이 되어있다,


Q. 그럼 기존 디아블로2와 배틀넷 계정 정보는 어떻게 되는 건가? 스타크래프트처럼 같이 가져가나, 아니면 별개 서버로 새로 시작하는 건가?

레나 수석 프로듀서: 기존의 디아블로2 오리지널은 그대로 유지된다.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아예 오리지널과 분리된 버전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존 디아블로2에 있던 캐릭터는 가져오지 못하고,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플레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디아블로2 캐릭터가 사라지거나 하진 않는다. 계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아마랄 수석 아티스트: 디아블로2는 내 인생을 바꾼 게임이다. 아트 디자이너로서 일하고 있었는데, 디아블로1과 2를 접하면서 내 아트 스타일과 야망 모두가 바뀌었다. 또 디아블로2는 액션 RPG 시장을 점령했고, 시장을 바꿔버린 게임이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놀라운 게임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 영향력을 행사할 게임이라고 본다. 그리고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20년 전 그 플레이를 고스란히 담아낸 게임이라 하겠다.

레나 수석 프로듀서: 한국 유저들에게 이번에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선보이게 되서 기쁘다. 한국 유저들도 이번에 알파 테스트에 많이 참가해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줬으면 한다. 많은 부분을 경청하도록 하겠으며, 유저들의 기대치에 충족하도록 노력하겠다.


2월 20일부터 2월 21일까지 블리즈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블리즈컨라인 2021이 진행됩니다.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블리즈컨라인 2021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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