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헌터스 아레나, 무엇이 다른 게임인가?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5개 |

지난 2월 20일부터, 맨티스코가 개발한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이하 헌터스 아레나)가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헌터스 아레나는 대전 액션의 전투를 온라인 환경에 맞게 간소화시킨 멀티플레이 전투와 MMORPG의 콘텐츠, MOBA의 성장 방식 등을 배틀로얄 룰로 풀어낸 게임입니다. 상당히 복합적인 장르죠.

지난해 10월 알파 테스트 이후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이번이 두 번째 테스트로 유저들에게 다시 한번 검증을 받는 셈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스킬 캔슬과 선딜 및 후딜 감소 등 전반적인 전투의 변화가 있었고, 자기장이나 방향이나 NPC의 배치 등의 룰에서도 개편이 이뤄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배틀로얄 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이번 헌터스 아레나도 흥미를 가지고 플레이해보았습니다. 확실히, 개발팀에서 말하는 대전 격투 게임의 액션과 MMORPG의 콘텐츠, 그리고 MOBA의 성장 방식을 배틀로얄의 룰로 풀어낸 부분이 어떤 형태인지는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캐릭터 성장의 방법
개인의 성향과 판단이 필요한 성장과정



플레이어 특성 스킬, 이걸 다 찍어야 하나요...?

헌터스 아레나를 플레이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단순한 서바이벌이나 배틀로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생존형 MMORPG'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도요. 그만큼 헌터스 아레나는 차별화된 부분이 존재합니다. 성장이 꽤 세분화되어 있고, 상황이나 개인의 성향에 따른 판단과 투자가 필요하도록 구성됐습니다.

성장은 캐릭터와 장비,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죠.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은 필드에 있는 몬스터(나 다른 플레이어)를 처치하면서 최대 30레벨까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레벨에 오르면서 스킬과 함께 특성도 배워 나가게 되고, 이렇게 배운 스킬-특성들은 캐릭터의 기본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맵 상에 돌아다니는 NPC들에게 대화를 걸어 궁극 스킬도 배워야 합니다. 성장하면서 배우고 투자해야 할 게 많아요.



능력은 확실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킬만 배우면 끝이 아닙니다. 투구, 무기, 갑옷, 목걸이, 반지로 나뉜 장비들도 착용을 해야죠. 그런데 이 장비들이 '강화'가 됩니다. 필드에서 사냥을 통해서 얻은 아이템들을 분해하고, 이렇게 생긴 재료로 강화할 수 있어요. 강화는 제자리에서 되는 게 아닙니다. 필드를 돌아다니는 NPC들에게 장비 강화 의뢰를 해야 하죠. 아니면, 맵 중앙에 있는 시작점 마을에서도 강화가 가능해요.

이게 또 다른 장치입니다. 대화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팝업창이 뜨고, 플레이어는 시야가 가려져서 매우 취약한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빠르게 강화를 하고 빠져나와해요. 거기다 탁 트인 필드라 눈에도 잘띕니다. 이렇게 무력한 상황을 감수하고 강화를 진행할 것인가가 일종의 도박입니다. 강화를 하면 확실히 강해질 수 있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 선타를 맞고 크게 위험해질 수 있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NPC들을 플레이어들이 모이고 싸우게 하는 장치로 작동하게 됩니다.



강화도중 기습당하는 일은 매우 잦습니다.

물론 개인의 컨트롤로 장비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장비는 캐릭터의 큰 힘이 되고 성장은 거의 필수입니다. 밤에 등장하는 몬스터와 보스를 처치하면 더 강한 장비를 얻을 수 있고, 또한 특정 지역의 던전에서도 나오기도 합니다. 이곳의 몬스터는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에, 혼자서 사냥이 힘든 경우도 있죠. 이런 취약점을 노리는 하이에나들도 있는 법입니다. 결국, '파밍'과 '성장'을 위해서 일종의 도박을 해야 하는 생존게임의 룰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는 셈이죠.

특이점이라면 생존 구역을 좁히면서 어디서 교전이 일어날지 모르는 다른 배틀로얄과 달리, 헌터스 아레나는 주요 교전 포인트가 확실히 정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장이 좁혀져도 주요 포인트는 건재하므로, 당연히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해야하죠. 주요 NPC 주변이나 도시는 반드시 싸움터가 됩니다. 때로는 필드에서, 때로는 시가전으로도 양상이 펼쳐지게 되죠. 이러한 룰의 채용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콤보 지향형의 근접 전투
확실한 대전 방식, 그런데 딜레이가 너무 크다...?


캐릭터들의 전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평타와 스킬을 섞어서 콤보를 내는 구조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모든 캐릭터가 '가드'를 할 수 있다는 점이죠. 상대방의 콤보를 맞다가도 가드가 가능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반격(쳐내기 등)으로 경직을 주고 역으로 내가 공격 턴을 잡을 수도 있죠.

상대방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중으로 띄우는 게 필수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 번 띄워지더라도 한 번의 탈출 기회가 주어지긴 합니다. 공중 콤보를 이어갈 경우는 강력한 대미지를 뽑아낼 수 있는데, 최대 대미지를 줘도 상대방이 한 번에 절명하는 걸 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지간히 장비와 성장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원콤은 나지 않죠. 또한 다운됐더라도, 바로 일어나거나 기상 공격의 각을 보는 등 기상 공방도 존재합니다.

모든 캐릭터가 '캔슬 스웨이'가 된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쉽게 말하면 평타 캔슬이에요. 예를 들어 일반 공격의 마지막 공격은 경직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반격 맞기가 딱 좋은데, 이걸 캔슬할 수도 있어서 심리전이 이어지게 됩니다. 상대방의 반격(띄우기)를 보고 캔슬을 할 수도 있고, 아마 컨트롤에 자신 있고 동체 시력이 좋은 분들은 이런 반응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가이드로 시스템을 확인할 수도 있긴 합니다.

그래서 결국 공격자가 큰 이득을 가져가는 편입니다. 뭐, 어느 게임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헌터스 아레나 역시 선빵필승, "모르면 맞아야지!"의 법칙은 적용됩니다. 그리고 프리 포 올인만큼 난입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전투 시스템의 틀 자체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확실히 콤보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느낌은 격투게임과 비슷한 감성을 살렸고, 반격과 회피 등의 심리전도 적절해요.

공격을 맞고 발생하는 경직과 공격 성공의 역경직 등 액션을 강조하려고 만든 느낌은 분명히 느껴집니다. 또한 특수 기술들은 화려한 연출이 나오고, 슬로우 모션이 적용되기도 해서 확실히 보는 느낌을 살리고 전투에서 긴장감과 호쾌함을 주려고 한 '의도' 느껴집니다. 아, 근데 점프는 좀 아니에요. 너무 어색하고 따로 파생도 별로 없어요.

문제는 이게 썩 효과가 좋지 않은 느낌입니다. 이런 경직 및 역경직(딜레이), 그리고 연출이 때로는 템포와 호흡을 끊어먹습니다. 한차례 수정했다고 하는데도 이 정도면 꽤 자주 끊어먹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실시간으로 누가 난입해올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의 대전인데, 이러한 연출은 플레이어에게 "화끈함"보다는 답답함 쪽에 더 무게감이 실립니다. 마치, 액션의 방향성 자체는 나름대로 잘 잡혔는데, 이를 아직 확실하게 풀어내지 못한 느낌이랄까요.



대전중 궁극기나 회피, 탈출, 쳐내기등을 쓰면서 계속 슬로우 모션이 나오는데...완전 답답합니다.

가드 버튼과 공격 버튼이 일치하는 점은 적응하면 어느 정도 괜찮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격당하는 도중에도 가드가 가능해 딜레이 캐치에 대한 리턴이 매우 적습니다. 리턴을 제대로 보려면 반드시 띄우거나, CC를 넣어야 하는데, 헌터스 아레나는 이러한 시스템 자체를 잘 알려주는 친절한 게임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도 언제든 난입이 있기 때문에 연출이 확실히 필요한 구간과 아닌 구간을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추가로 납도/발도 상태의 이동속도가 크게 차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투에 돌입된(선타를 맞는 등) 상황에서는 전투 소강상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탈이 거의 불가합니다. 싸웠으면 끝장을 본다는 느낌이라 긴장감은 확실해요. 여기서 오는 또 다른 효과는 맵이 정말 크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몇 판 하다 보면 전장은 확실히 정해져있는데 그에 비해 맵이 정말로 크다는 점이 와닿습니다. 원래도 큰 맵인데다가, 사람은 보기 힘들지만 몬스터는 잔뜩 있다는 느낌이 강하죠. 강해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배틀로얄'이라기보다는 단판제 MMORPG인데, 상시 PvP가 된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의도는 전해졌지만 조금 더 발전이 필요하다
가능성과 방향, 룰은 나쁘지 않다. 이제는 세심히 다듬을 시간



시작부터 장비를 들고갈 수도 있습니다. 1,000원으로 어떻게 투자할 지 결정하는 느낌...?

이번 테스트로 개발팀이 어떠한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하는지 감은 확실히 잡힙니다. 일단 펄어비스의 '섀도우 아레나'와는 좀 달라요. 큰 그림은 비슷할지 몰라도, 세부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은 전혀 다릅니다.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목적' 자체는 같아도 중간의 과정이 서로 다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유저들은 모으는 NPC와 던전 등으로 전장이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 유저들이 난전을 이루는 형태를 지향하므로 난입과 난입이 이어지는 개인전의 자연스럽게 와닿긴 합니다. 그런데, 전투 모션에서 경직과 역경직의 연출 및 가드 시스템뿐 아니라 기상공방에 심리전까지 더해져 대전 자체는 일대일 대전의 느낌이 잘 살아있긴 해요. 그래서인지 난입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닌데, 맵이 워낙 넓다 보니까 난입이 상대적으로 초중반엔 적습니다. 후반은 어느 배틀로얄과 마찬가지로 눈치 싸움이 꽤 큰 지분을 차지하죠.

그런데 어느 정도 싸울 '터'가 정해져있다보니까, 전장에 한두 명만 있는 경우가 적습니다. 여러 명이 있는 경우가 많고, 단 한 명만 있어도 둘의 대전이 매우 빠르게 끝나는 편이죠. 그리고 물약으로 HP를 회복할 수 있는데, 시간은 꽤 오래 걸려도 많은 양을 회복할 수 있어서 전투 이후 재정비가 빠르죠. 대신 전투 중에 회복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방향성 자체는 확실히 이번 테스트에서 느껴졌습니다.




헌터스 아레나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장도 매우 중요한 게임이고, 맵이 아주 넓다 보니 정말로 '배틀로얄'의 느낌보다는 상시 PvP가 가능한 단판제 MMORPG, MOBA의 느낌이 더 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채용한 전투 시스템의 방향성이 조금 안 어울리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특정 연출과 액션을 조금 더 다듬는다면 개발사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앙 지역은 건물과 NPC들이 다수 있는 지역이다 보니까, 건물에 의한 은엄폐도 나름 되는 편이고, 단차 공격과 낙사 대미지도 존재해서 생각할 거리도 많아 보입니다. 초반에는 넓은 맵이 조용한 파밍을 유도하고 1vs1 전투에서는 난입을 최소화하면서 부시에서 은폐를 하면서 전투를 피하거나 기습도 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난전이 이뤄지는 형태가 되죠. 배틀로얄 게임에서의 흐름 양상과 매우 비슷합니다. 그만큼, 전략 자체는 다채롭게 보여줄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태그 매치가 꽤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테스트로 개발팀이 지향하는 방향성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만,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아 보입니다. 방향은 보이지만 유저들이 다가가기에는 너무 불편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많아요. 일단은 최적화는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자체가 중간 옵션은 나름 최적화가 되어 있는 편이지만, 중고옵션만 가도 상당히 고스펙 PC에서 프레임 저하가 크게 눈에 띕니다.

전장의 크기에 비해 플레이어가 너무 적은 게 아닌지, 혹은 전장의 전개나 아이템 파밍 구조 등에 대해서 이제는 세심하게 손을 볼 때가 아닐까요. 간혹 보이는 어색한 모션(특히 점프)에 대해서 다듬어야 할 부분도 보이고, 몬스터들의 리젠 방식이나 가시성도 좀 더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Ctrl+1로 스킬을 배우는 등의 방식과 같은 UX에서도 좀 더 최신화된 트렌드를 적용하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고요. 하나하나 보면 큰 건이 아닌 게 다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불편한 부분이 많이 모이면 당연히 핵심 코어적인 플레이에서의 경험과 몰입을 흐리게 마련입니다.

의외로 더빙과 스킨, 이모션 등 다양한 부가적인 요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만, 지금은 우선적으로 게임의 코어 플레이를 검증하고 다듬어야 할 때로 보입니다. 그래도 테스트로 확실한 방향성을 검증한 만큼, 앞으로의 개발 과정에서 좀 더 다듬어져 멋진 게임으로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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