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프리미엄' Xbox One X, MS 회심의 한방 될까?

기획기사 | 윤홍만,김규만 기자 | 댓글: 62개 |

MS는 이번 Xbox E3 브리핑을 통해 자사의 비밀병기 Xbox One X를 대대적으로 선보였다. 작년 E3 2016에서 PS4 Pro와 함께 그 존재를 정식으로 드러내며 뭇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은, Xbox 게이머들 사이에선 현 콘솔 시장 판도를 뒤바꿀 비장의 한 수로 여겨지는 콘솔이다.

실제로 공개된 Xbox One X의 성능은 뛰어났다. 기존 Xbox One과 비교해 4배 이상의 연산 성능을 가졌음은 물론, 라이벌 콘솔인 PS4 Pro보다 약 40% 높은 연산 성능을 자랑할 정도. PC와도 비교되는 사양에 일각에선 사상 최강의 콘솔이라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과연, Xbox One X가 부진에 빠진 MS를 구원할 반격의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을까? 출시까지 이제 약 5개월 남은 Xbox One X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그래서, 얼마나 좋아졌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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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스콜피오'로 공개된 작년부터, Xbox One X는 소니의 PS4 Pro와 함께 화제가 된 바 있었다. 당시에는 6 TFLOPS의 연산성능을 목표로 한다는 정도만 밝혀졌으나, 이번 E3 2017을 통해 세부 스펙이 공개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Xbox One X'는 지난해 목표로 했던 연산 성능을 달성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6TFLOPS의 연산 성능은 기존 Xbox One의 1.31TFLOPS와 비하면 약 4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며, 이 수치만으로 본다면 각각 6.5 TFLOPS, 5.8TFLOPS 정도의 성능을 보이는 Geforce GTX 1070, AMD Radeon RX580 등 VGA와도 견줄 만한 수치다.

CPU의 경우 AMD 커스텀 아키텍처 기반 8코어 2.3GHz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메모리 또한 12 GDDR5 SRAM으로 326GB/s 대역폭 메모리 성능을 보여줄 예정. 기존 Xbox One에 8GB DDR3 SDRAM과 함께 탑재되었던 32MB의 eSRAM의 경우 GDDR5 SDRAM 상 메모리 32MB를 할당, 기존 eSRAM에 최적화된 Xbox One 게임들을 구동할 전망이다.

성능은 눈에 띄게 강화되면서도, 크기는 더욱 작아졌다. Xbox One X는 가로 약 30cm에 세로 24cm, 높이 6cm로 지금까지 출시된 세 종류의 Xbox One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한다. 다만, 무게는 3.8Kg으로 가장 무겁다. USB 포트와 같은 외부 단자들은 Xbox One S시리즈와 동일하며, 여타 Xbox One 시리즈 주변기기를 완벽 지원한다.




기존 Xbox One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어난 GPU 연산 성능을 주축으로, Xbox One X의 가장 큰 특징은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데 있다. Xbox One S가 4K UHD 드라이브를 탑재해 동영상을 4K 화질로 재생할 수는 있었지만, 4K로 게임을 구동하기에는 성능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 Xbox One X의 성능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타이틀은 '포르자 모터스포츠7'이다. 11월 7일 Xbox One X의 출시일에 맞춰 함께 발매될 해당 작품은 4K 해상도는 물론 60fps를 지원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4월 유로게이머에 의해 공개된 스크린샷을 참조하면, 프로젝트 스콜피오로 구동한 '포르자7'이 4K 60fps로 돌아가는 상태에서도 GPU 사용률이 66% 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4K를 지원하지 않는, 이미 출시된 게임들의 경우는 어떨까? XBOX 영업 총괄 데이브 맥커시(Dave McCarthy)는 외신 더 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를 통해 4K TV가 없는 가정에서도 Xbox One X의 오토 슈퍼샘플링 기능을 통해 최적의 화면을 제공할 것이며, 퍼스트파티 및 서드파티 게임에 대해 무료 4K 업그레이드를 지원, 이미 출시되었거나 앞으로 출시될 타이틀에 대한 4K 지원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존 Xbox One 기반 게임들에 대해서도 더 빨라진 로딩 시간과 프레임 속도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을 예정이다.



▲ E3 2017에서 공개된 화질 비교 (클릭 시 확대)


■ 그러면, PS4 Pro와 비교하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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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소니가 선보인 PS4 Pro가 Xbox One X와 비교해 약 1년 정도 먼저 출시된 기기이는 하나, 양대 콘솔에서 선보인 최신형 기기인 점을 들어 비교해 봤다. CPU는 각각 2.4GHz와 2.1GHz의 스펙을 보이며, GPU 연산 성능의 경우 PS4 Pro는 4.2 TFLOPS로 Xbox One X의 6 TFLOPS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인다. RAM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Xbox One X가 12GB GDDR5 SDRAM으로 전반적으로 우세하다. 출시 가격은 Xbox One X가 499달러, PS4 Pro가 399달러로, 새롭게 출시된 Xbox One X쪽이 약 100달러(한화 약 11만 원) 가량 더 높다.

그밖에도, Xbox One X는 4K UHD 블루레이 디스크를 지원하는 반면, PS4 Pro는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PS4 pro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4K UHD 화질을 지원한다. 해당 부분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로써 콘솔 구입을 고민하는 유저들이라면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 대신, 소니는 4K UHD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Xbox One X와 PS4 Pro 모두 차세대 게임기가 아닌 '업그레이드 콘솔'이라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 기존 Xbox One 및 PS4로 출시된 타이틀은 별다른 문제 없이 구동할 수 있다. 물론, 해당 게임이 업그레이드 콘솔에 맞는 성능 향상(4K 해상도 및 HDR)을 보여주느냐의 문제가 남는데, PS4 Pro의 경우 펌웨어 4.50업데이트를 통해 '부스트 모드'를 탑재, PS4 Pro 이전 출시돼 패치가 진행되지 않은 타이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성능 향상을 보장하도록 했다. HDR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신규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쳐 PS4 Pro가 아닌 일반 PS4에서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Xbox One X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미 출시된 Xbox One 시리즈 게임에 대한 성능 및 그래픽 향상은 물론 FHD 화면에서도 기존 이상의 그래픽을 보장, 4K TV가 없는 가정에서도 확연한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업그레이드 콘솔인 만큼, 기존 작품에 대한 4K 패치를 지원한다


■ 최강의 육체 - 하지만 빈약한 무기

이처럼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Xbox One X는 마치 삼국지 최강의 인간 흉기로 그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협공하고도 쓰러뜨리지 못했다는 여포를 떠올리게 한다. 무의미한 계산이지만 PS4 Pro 연산 성능이 대략 4.2 TFLOPS고 닌텐도 스위치가 1 TFLOPS가 안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니 두 콘솔의 연산 성능을 합해도 6 TFLOPS인 Xbox One X에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 콘솔 계의 여포라는 말도 틀리진 않으리라.

그렇지만 Xbox One X가 현 콘솔 시장 판도를 바꾸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강의 육체를 가졌지만 적을 압도할 만한 무기가 없기 때문이다. 전 세대인 Xbox 360 게임들을 업스케일링된 퀄리티로 즐길 수 있는 하위 호환 기능의 경우 게이머들에게 호평이지만 이것만으로는 Xbox One X를 살 당위성이 부족하다. 하위호환 기능 자체는 Xbox One, Xbox One S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 '포르자 모터스포츠7'과 '크랙다운3'는 분명 매력적인 타이틀이지만...



▲ '스파이더맨', '갓 오브 워' 등을 위시한 PS4 진영과 비교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거기에 하위호환이라는 게 따지고 보면 옛날 타이틀이란 단점도 있다. PS4 Pro가 독점작이라는 최신 무기를 쏘아대고 있는 상황에서 하위호환을 내세우는 Xbox One X의 모습은 명품이라는 이유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무기를 갖고 전장에 나선 꼴이다. 실제 올해 E3 컨퍼런스에서 소니가 '갓 오브 워', '스파이더맨', '완다와 거상' 등의 독점작들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게이머들의 눈도장을 찍은 반면, MS는 '포르자 모터스포츠7', '크랙다운3' 등의 독점작을 내세웠음에도 견인할만한 타이틀이 없어 아쉽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다.

기술이 지배하는 현대 전장에서 무기의 강함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이는 콘솔 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PS4 Pro가 Xbox One X보다 체급이 작더라도 아이언맨 수트에 레이저를 쏘아대는데 제아무리 여포의 육체를 가졌다 한들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총을 갖고는 이길 수 없는 셈이다.



▲ 제아무리 육체가 좋더라도 쓸 무기가 없어서야...

다만, 그렇다고 Xbox One X의 전망이 마냥 비관적이란 건 아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무기라 해도 쓰지 못하면 무의미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Xbox One X는 우선 무기를 쓸 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독점작이라는 자신의 손에 딱 맞는 무기를 만드는 것뿐으로, 이는 Xbox One X가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면 차차 많은 개발사가 나서면서 나아질 문제로 보인다.


■ '프리미엄' - MS의 반격은 이제 막 시작됐다

독점작이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던 MS의 E3 2017 컨퍼런스였지만, 사실 Xbox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독점작의 힘이 강했던 콘솔은 아니었다. 물론, 헤일로나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 같은 걸출한 독점작들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멀티작을 타 콘솔보다 고퀄리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Xbox 시리즈의 가장 큰 강점으로 손꼽혔을 정도. 그렇기에 하드웨어 성능이 낮은 Xbox One은 PS4에 비해 유저들의 관심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Xbox One X는 다양한 멀티작들을 최고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잃어버렸던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E3에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앤썸' 등의 멀티작들을 Xbox One X로 구동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왔고, '포르자 모터스포츠7'의 경우 4K 60프레임으로 구동하면서도 GPU 사용량이 70% 정도밖에 안 됐다고 할 정도.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능이랄 수 있다.


또한, 고퀄리티 게임들이 점차 더 많이 나옴에 따라 자연스레 Xbox One X의 입지 역시 넓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PC의 경우 Xbox One X와 비슷한 퀄리티를 구현하려면 최소 40~50만 정도의 VGA가 필요하다. 물론, 이건 VGA만의 얘기고 거기에 메인보드, CPU, RAM까지 포함하면 1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간다. 하지만 Xbox One X는 499달러(한화 약 56만 원)만 지불하면 되니 우스갯소리로 최강의 게이밍 머신이라고 일컬어지는 PC와의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그렇다고 Xbox One X가 마냥 멀티작을 위한, 그저 성능만 좋은 콘솔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MS Xbox 진영의 수장인 필 스펜서는 유로게이머와의 인터뷰에서 AAA급 타이틀이 없어서 아쉬웠다는 물음에 "발표하진 않았지만 이미 우리는 몇 가지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라고 밝혀 미발표 신작들이 있음을 시사했다.

현 세대 모든 중 Xbox One X는 단연 가장 비싼 콘솔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Xbox One X를 비싸기만 한 콘솔로 몰아갈 순 없다. 적어도 비싼 만큼의 값어치는 있기 때문이다. 독점작이 부실하단 단점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Xbox 시리즈는 원체 독점작의 힘이 강한 콘솔이 아니었기에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Xbox One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성능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 Xbox One X이 MS 회심의 한방이 될 수 있을까? Xbox One X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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