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게임산업, '양극화' 심해졌다

게임뉴스 | 정재훈 기자 | 댓글: 5개 |



지난 12월 30일, 게임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노동 환경 실태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었다.

약 340쪽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그간 여러 차례 이슈가 되어온 '노동 시간' 이슈를 비롯해 게임산업 1선의 노동 환경에 대한 산업 종사자들의 의견이 수록되어 있으며,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 및 종사자 200명, 그리고 5인 이상의 구성원으로 구성된 사업체 200개(300인 이상 규모 기업 16개 포함)와 1,000명의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 내용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 소규모 사업체의 위기
'COVID-19', 게임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먼저, 짚어볼 점은 가장 많은 산업 종사자가 현재 국내 게임 산업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한 '산업 양극화'다. 대기업 플랫폼의 독과점 정도가 높아지고, 중소 개발사가 이에 의존하는 구조가 오랜 기간 굳어지면서 거대 게임사들은 2020년 들어 오히려 성과가 늘어났으나, 중소규모 개발 사업체들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현 직업 만족도에 대한 설문에서 근로 시간, 임금, 워라밸, 복리후생의 모든 분야에서 5인 미만 사업체는 5인 이상의 모든 사업체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극단화가 심한 부분은 임금, 보수 수준에 대한 만족도로, 5~49인 규모의 사업체 종사자 중 56.7%가, 300인 이상 규모의 사업체 종사자 중 74%가 현재 보수에 만족한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5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전체 종사자 중 34.3%만이 만족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는 'COVID-19'의 영향 때문으로도 풀이되는데, 'COVID-19'로 인한 영향에 관한 조사에서 5인 이상의 사업체 대부분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주었다. 'COVID-19'는 사회적 악재임이 분명하지만, 게임 산업의 경우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이로 인한 반사 이익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COVID-19'로 인해 임금 및 보수, 업무 강도, 노동 시간, 고용 안정성 등 모든 분야에서 만족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산업의 구조적 양극화는 현재로서도 심각한 문제이며, 지금의 게임 산업 환경이 더욱 이를 심화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전체 응답자 중 47.6%가 게임 산업 양극화를 게임 업계의 심각한 문제로 꼽았으며, 지금의 게임 산업 구조가 앞으로 이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 응답한 이도 전체 조사 인원 중 46.2%를 차지했다.


'주 52시간' 시행 시작, 게임 산업 영향은?
지적받아온 악습 '크런치 모드', 2020년엔 어땠나?




게임 산업의 문제로 오랜 시간 지적받아온 높은 업무 강도와 긴 노동 시간에 대해서는 2020년 들어 많은 개선이 이뤄진 것이 눈에 띈다. 2019년 기준 주 52시간을 초과한 업무 인원 비율은 전체의 15.4%에 달했으나, 2020년 기준으로는 전체의 0.9%에 그쳤다. 주 평균 노동시간 또한 2019년의 46.5시간에서 42.7시간으로 3.8시간 감소했다.

'크런치 모드'의 경우 출시 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업무 강도가 올라가는 업계 특성 때문인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조사에 응한 종사자 중 크런치 모드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23.7%. 종사자 중 약 4분의 1이 2020년 중 크런치 모드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크런치 모드에 대한 후속 조치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크런치 모드를 경험한 종사자 중 70.7%가 크런치 모드 후 확실한 휴식 보장을 받았다 답했으며, 9.7%만이 휴식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산업 전체로 보면, 전체 산업 구성원 중 약 2%에 해당하는 인원이 크런치 모드를 겪고, 이에 대한 휴식 또한 보장받지 못한 셈. 2021년엔 이 2%를 마저 없애는 해가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종사자들은 게임 산업 노동 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를 '긴 노동 시간'으로 꼽았다. 전체 인원 중 41.5%가 게임 산업의 긴 노동 시간이 심각한 수준이라 답했으며, 뒤를 이은 두 번째 문제는 39.4%가 심각하다 답한 '고용 불안정성'의 문제다.




1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는 아직 더 준비가 필요한 상황. 전체 사업체 중 29.2%는 이미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었고, 43.7%는 유연근무제 도입이나 신규 인력 채용 등으로 제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2020년 기준 25%의 업체들은 아직 이에 대한 뚜렷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2021년은 계도 기간이던 작년과 달리 법적 효력이 작용하는 해(50인 미만은 7월부터)이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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