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슨, 인공지능 활용해 결제 도용 범죄 막는다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5개 |


▲ (왼쪽부터) 배준영 실장, 김치영 팀장

넥슨이 결제 도용 범죄를 막기 위해 소매를 걷었다. 넥슨은 사내 연구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가 개발한 결제 도용 범죄 감시 시스템을 지난 6월 도입했다. 이전까지 사람이 수작업으로 검토하던 것을, 머신러닝이 도입된 감지 시스템을 이용하니 효과가 더 높아졌다. 넥슨에 따르면 감지 시스템 덕으로 결제 도용 범죄가 세 자리 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

2010년부터 연구 조직으로 있던 인텔리전스랩스는 이른바 '알파고 쇼크' 때 조직이 커졌다. 현재 조직원은 450여 명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생활이 새로운 일상이 되자, 넥슨은 7월부터 인텔리전스랩스 기술을 서비스와 접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제 실제 서비스에 적용시키는 셈이다.

결제 도용 범죄를 막기 위한 넥슨의 의지는 최근 자회사 '넥슨 네트웍스(이하 네트웍스)' 문새벽 신임 대표 취임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문새벽 대표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분야에 AI, 자동화, 플랫폼 등 기술기반의 시스템들을 접목하여 개개인의 역량을 향상 시키겠다"며 "더 높은 효율을 이끌어 우리 모두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높은 가치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넥슨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경제, 언택트 생활이 일상화되자 결제 도용 범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거 계정 범죄는 사용자의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탈취해 범죄에 악용했다. 요즘 결제 도용 범죄는 사용자의 신상정보 자체를 범죄에 쓴다. 일례로 과거 해커는 스마트폰에 피싱앱이나 피싱 사이트를 이용해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가로챘다. 이제는 신상정보를 도용해 스마트폰을 불법으로 개통해 범죄에 사용한다. 데이터상으로 신상정보 주인이 직접 결제한 것으로 나타나 기존 방식으로는 감지하기 어렵다.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라이브플랫폼 실장은 "대표적인 사례로는 넥슨 게임과 전혀 인연이 없던 노부부 계정으로 핸드폰 결제가 다수, 고액으로 반복된 게 있다"며 "넥슨 네트웍스를 통해 노부부에게 먼저 연락해 보니, 핸드폰 대리점주가 노부부의 명의를 도용해 핸드폰을 개통한 뒤 결제 범죄를 행했다는 걸 잡아냈다"고 소개했다. 피해 금액은 약 1천만 원에 달했다. 넥슨은 피해를 본 노부부를 구제하고 핸드폰 점주를 경찰에 신고했다.

넥슨의 결제 도용 범죄 예방은 분업화되어 있다. 피해 의심 고객에게 연락하는 건 네트웍스 몫이다. 네트웍스는 넥슨 내 고객 상담 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회사다. 이 과정에서 네트웍스는 인텔리전스랩스가 감지한 데이터나 자료가 실효성이 있는지 분석해 피드백을 준다. 인텔리전스랩스는 피드백을 머신러닝에 반영해 감지 기술을 고도화한다. 서로 협업하는 과정에서 결제 도용 범죄 감지율이 높아지게 된다.

노부부 사례에서 네트웍스 김치영 서비스팀장은 "서비스 담당자가 전화를 걸기 전까지 노부부는 자신들의 명의가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노부부처럼 자신이 피해당한 사실을 모르거나, 매달 명세서를 받을 때서야 알게 되거나, 몇달이 지나서야 명의를 도용당했다는 사실을 알더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 우려한다. 이에 김치영 팀장은 "걱정과 다르게 기계가 하는 단순 업무가 있고, 고객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며 "사람의 감성을 고려하거나, 더 좋은 퀄리티의 답변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서 일자리에 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냈다.

향후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 기술과 네트웍스의 서비스를 대리게임-대리결제 예방에도 적용한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계정 주인마다 고유한 플레이 패턴과 대리게임의 패턴을 기술로 감지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배준영 실장은 "현재 대리게임 감지 적중률과 신뢰도를 높이는 단계"라고 밝혔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플레이에 적용됐던 인공지능 기술 적용을 보다 확대한다. 핵심은 매칭이다. 넥슨은 비슷한 수준 유저끼리 매칭시키는 것을 넘어, 보다 재밌는 플레이가 가능하게끔 매칭 기능을 강화한다. 매칭은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 FPS 서든어택 등 각 게임 장르에 맞게 적용될 예정이다.

인텔리전스랩스 감지 기술은 비게임업계에서도 관심이 많다. 특히 결제 도용 범죄 예방은 금융권에서 활용 방안이 많다. 배준영 실장은 "비게임업계에서 협업하자는 제안이 다수 왔다"며 "표준화된 감지 기술을 만들고, 외부 데이터를 적용하는 등 확장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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