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농이 된 국내 게임사, "수수료로 1조 5천억 원 지불"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32개 |



국내 게임사들이 인앱결제 수수료로 1조 5천억 원가량을 지불한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학계는 거액의 인앱결제 수수료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악순환을 우려했다.

21일 홍정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함께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태희 교수(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은 인앱결제 수수료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토론회는 최근 불거진 구글플레이 앱 수수료 인상 논란의 예상 피해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구글은 공식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구글이 지난 6월 발표한 '빌링(Billing) 라이브러리 버전3'를 통해 모든 앱에 결제 수수료 30%를 적용할 것으로 추정한다. 또는 비공식적으로 구글이 업체에 계획을 구두로 전한다고 본다.

현재 정부는 구글과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불공정거래를 하는지 들여다보는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조사 중으로,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태희 교수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약 4조 9,230억 원이라고 추정했다. 이 중 30%인 1조 4,761억 원이 구글과 애플에 인앱결제 수수료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교수는 "단순 금액으로 비교했을 때 엔씨소프트는 약 3,400명, 넷마블은 6,200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을 인앱결제 수수료로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이 99%가 넘어가는 컴투스의 경우 인앱결제 수수료가 종업원 급여보다 2.4배 높았다.

중소 게임사일수록 인앱결제 수수료는 더 부담이 됐다. 베스파, 선데이토즈, 넵튠은 2019년 인앱결제 수수료가 영업비용의 19.4~49.7%를 차지했다. 종업원 급여와 비교하면 2.4~2.8배, 연구개발비와 비교하면 3.4~4.4배이다.

이태희 교수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영세 게임사에 회피 불가능한 인앱결제 수수료는 적자를 초래하는 요소이다"라며 "영세 기업에 대한 지원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영업이익을 증가시키는 역설을 낳는다"라고 지적했다.



▲ "정부 지원이 글로벌 사업자의 해외 자회사로 빠져나가는 구조"

인앱결제 수수료의 또 다른 문제는 다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선순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태희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사로부터 얻은 이익을 해외 자회사로 이전한다"며 "수수료 이익이 국내 환류되지 않아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 생태계 선순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정민 의원은 "그동안 인앱결제 강제 수수료로 인한 국내 피해 수치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는데, 이번 발표는 정부와 국회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라며 "독점적 지위를 가진 앱마켓 사업자의 불공정한 거래를 관철시키도록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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