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7개월 크런치 논란' 장현국 대표 "절박한 마음에...문제점 고치겠다"

인터뷰 | 이현수 기자 | 댓글: 239개 |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7개월 크런치 모드 이슈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위메이드 개발 자회사 '위메이드 아이오'의 이카루스 모바일 개발팀은 지난 19일 팀 공지를 통해 11월 30일까지 크런치 모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크런치(crunch)는 게임업계에서 개발 막바지 일정 기간 야근과 철야를 지속하여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업계 용어 중 하나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근무시간은 10시부터 21시 연장, 저녁 식사시간은 30분으로 제한. 특히 공휴일과 토요일은 정상 근무, 일요일은 선택적 출근을 해야 하는 등 강도 높은 업무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7개월 크런치 모드에 대한 비판이 안팎으로 거세지자 위메이드는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팀과 논의해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노동착취에 대한 이슈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메이드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센 상태다.

아래는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와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7개월이 넘는 크런치 모드를 시행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 지난 설 이후부터 나와 개발팀 일부가 주말 출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진척상황으로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에 진척시킬 제도를 만들어주면 잘 이끌어보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통상적으로 크런치는 오픈 직전에 하는데 액션 MMORPG인 이카루스 모바일은 반드시 올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매우 절실했다. 나와 주요 멤버들도 이 사실을 잘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절박함에서 시작하게 된 거다. 사실 기간의 관점에서 보면 크런치가 긴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지 등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크런치 모드가 노동법이라든지, 법을 위반한 지에 대해 검토한 것이 있는가

= 크런치 모드 자체가 법적인 규정이 있는 사항은 아니다. 법정 용어도 아니고. 열심히 일하는 걸 규제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야근을 할 경우 수당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지, 그 부분은 체크를 해봐야 한다.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절실할 수는 없으니까. 제도 등에 맞게 보완해나가겠다.


자발적인 행위라고 해명했지만, 팀장급에서만 공유가 되고 일반 사원들에게는 공유가 되지 않은 것 같다.

= 개발팀 전체 의견은 아니었다. 어떠한 사항을 결정할 때 모두의 의견을 듣고서 정하지는 않지 않느냐.

나는 이것이 의지를 다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러한 사항을 어떻게 전달하는지는 개발팀의 자율이다. 이메일을 통해 전파하든지, 발표하든지 아니면 알음알음 퍼지든지 모두 PD의 자율이라고 생각한다. 개발팀 전체를 모아놓고 의견을 구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저녁 식사 시간 30분, 수당 반납 등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일단 수당을 반납받을 방법이 없다. 개발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반납 조항을 받아들였다. 크런치 모드 중 수당을 주는 회사는 드문데, 우리는 수당을 주고 있다.

그래서 이를 올해 출시하지 못하면 수당을 반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했고, 또 발표한 것 역시 의지표현 차원에서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식사 시간 이슈는 나도 처음 알았다. 크런치 모드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식사시간에 대한 부분은 나도 알지 못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회사가 수당을 다시 받아갈 방법은 없다. 식사시간은 과도하게 책정된 부분이 있어 한국에 돌아가면 반드시 정정할 것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나랑 사전에 이야기했던 부분이다. 사실, 공지 내용을 보면 개발팀에게 좋은 내용이 더 많다.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조항이 있을 수 있기에 불만이 생겼던 것 같다.


최근 들어 지나친 야근이나 주말 근무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위메이드가 너무 안일하게 이를 받아들인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

= PD가 이렇게 성과를 내서 많은 보상을 받고자 발표한 거다. 위메이드 아이오 전체의 이야기도 아니고 이카루스 모바일 개발팀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이게 사실관계다.

게임을 잘 만들어서 출시하고 성공한 회사들이 많다. 그런데 위메이드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이카루스 모바일이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내후년을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절실 할 수밖에 없다.

나도 개발팀도 절실하다. 지금 몇 년째 성공한 게임이 없었는데, 이카루스 모바일은 넷마블이라는 훌륭한 퍼블리셔가 좋은 게임이라 인정한 덕에 욕심이 있는 게 사실이다. 연내 출시 계획은 맞춰야겠고…. 그래서 과도한 업무 강도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팀의 이야기를 듣고 고쳐나가겠다.


내부 고발자를 색출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절대 그런 일 없었다. 홍보팀에게도 그 이야기만큼은 대응해달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그분이 PD나 나에게 먼저 이야기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그런데 그건 그분 탓이 아니다. 내가 신뢰를 주지 못한 거다. 그래서 어딘가에 소통을 한 것일 뿐이다. 절대로, 색출할 마음을 가진 적도 의도도 없다.


수당의 크기가 긍정적인데, 이를 많다고 깎으려 하지는 않았나.

= 깎지 않았다. 오히려 올린 부분이 많이 있다. 위메이드가 절실하듯이 개발팀도 절실했으면 좋겠다.


이 문제가 업계에서 큰 쟁점거리가 됐다. 당사자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사회적으로 많은 분에게 걱정을 끼친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모두 내 책임이다. 우리 개발팀이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인데 여러 노동착취라는 평가가 나와 개발팀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이런 제도를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향으로 수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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