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곱 번째 롤드컵,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의 노력

게임뉴스 | 서동용, 남기백 기자 | 댓글: 112개 |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곧 개최된다. 9월 12일에 그룹 스테이지 조 편성을 마쳤다. 중국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선수와 팀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가진다. 미디어들은 월드 챔피언십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낸다. 9월은 모두가 바쁘다.

라이엇이 제일 바쁘다. 행사 진행과 무대와 방송의 제작, 모든 걸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여섯 번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큰 사고 없이 매끄럽게 잘 진행했다고 할 수 있지만, 예전에 잘했다고 올해도 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최근에 본 라이엇 직원들은 모두 약간의 흥분과 피로를 감추지 못했다.

2011년에 열린 첫 번째 월드 챔피언십은, 솔직하게 말해서.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2011년 말 클로즈 베타를 끝내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정말 '약간'의 인기가 있었지, 지금처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없었다. 국내 정식 발매 전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아는 사람만 하는 힙스터들의 게임이었다.







▲ 2011년에 열린 1회 LoL 월드 챔피언십의 모습.
이 대회는 몇년 후 4만명의 현장 관객을 동원하고 4억 여명의 누적 시청자 수를 가지게 된다.


어떤 게임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할지, 실패할지 판단하는 것은 밖에서 볼 땐 쉬워 보이지만, 내부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굉장히 힘들다. 그러나 라이엇은 정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게임은 재미있다. e스포츠로서도 성공할 것이다.

이 정확한 시각은 투자로 이어졌다. 2011년 말에 출시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단 몇 달 만인 2012년 1월에 첫 프로 대회가 열렸다.

이 정도만 해도 신규 게임사가 해야 할 e스포츠 전략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라이엇 게임즈의 그림은 이것보다 훨씬 더 컸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 보일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일 수 있었겠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게임의 인기가 이런 도전을 가능케 했다.

엄청난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프로씬부터 아마추어까지. e스포츠 에코 시스템이란 것을 만들었다.

모든 게이머는 PC방 또는 집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기 위해서 시작한다. 혼자 심심해서 하거나, 친구들과 같이.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엄청난 목표의식을 가지고 '아, 나는 이 게임에서 프로게이머가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다운로드 받지는 않는다. 게임을 즐기다 보니, 실력이 점점 붙다 보니 더 높은 곳을 보게되고,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임을 라이엇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PC방 토너먼트를 만들었다.

여성 플레이어들이 참가하는 레이디스 배틀도 만들었다. 직장별로 팀을 짜 대결하는 직장인 토너먼트, 전국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대학생 배틀도 기획했다. 이 대회들이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의 뿌리다.





이 대회에서 실력을 쌓거나, 지켜보며 동기가 부여된 실력자들은 상위 대회로 향했다. LoL 클럽시리즈, 세미프로 리그인 LoL 챌린저스 코리아 같은 진짜 강자들의 대회 말이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실력자가 대결하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에 참가하는 것이 꿈이다.

아마추어-세미프로-프로로 이어지는 선순환은 엄청난 자금이 동력이다. 라이엇은 연간 총상금으로 LCK에 5억 9천만 원, 챌린저스 코리아에 1억 2천만 원, 클럽 시리즈에도 1억 5백만 원을 투자하고 있다. 적은 연봉으로 정상적인 프로게이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선수에겐 최저 연봉도 준다.

2016년부터는 대회 상금도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대회 수익도 팀과 선수에게 분배하고 있다. 2016년 월드 챔피언십 총상금은 51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2017년 5월 진행됐던 MSI도 아이템 판매액 일부가 총상금에 더해져 3배 이상 증액된 170만 달러로 늘었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 스킨, 롤드컵 소환사 아이콘, 팀 소환사 아이콘 및 도전자 스킨 등 판매액에 근거해 팀에 지원하는 금액만 LCK 10개팀 기준으로 연간 100억 원 이상이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성장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지원, 즉 돈을 주는 것이라는 아주 간단하고도 원초적이지만 합리적인 원칙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e스포츠 종목으로 잘 나가는 게임들의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 카운터 스트라이크 같은 종목들 말이다. 첫 번째로는 그 게임이 인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상금이 크고 무대가 멋지고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도 그 게임을 하는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자가 적으면 좋은 e스포츠 종목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게임사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많고 고수가 많이도 대회가 거의 없고, 상금이 적으며, 방송으로 제작되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좋은 e스포츠 종목이 될 수 없다.

라이엇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세계를 대표할 e스포츠 종목으로 만들었다. 게임을 잘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시장 성장 도모는 물론 수익을 선수들과 팀, 팬들과 나누고자 노력했다.

앞에서도 말했듯, 일곱 번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곧 다가온다. 주인공은 1년 동안 피땀 흘려 고생한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열 번의 박수를 칠 때, 뒤에서 이 무대를 만든 라이엇 게임즈에게도 두 세 번의 박수를 할애하는 것은 어떨까. 결코, 아까운 행동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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