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 주는 왜 150만 유로를 게임에 투자했을까?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각종 강연이 진행되는 '데브컴(Devcom 2018)' 기간, 현장에서는 유명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세션 외에도 '인디 게임'들을 위한 부스를 찾아볼 수 있었다. 'NRW Indie Area'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부스에서는 참가한 개발사들의 게임을 시연하는 것은 물론, 구인구직과 어워드까지 행사 속의 행사로 나름 충실하게 꾸려진다. 작은 개발사들이지만 누구보다 생기 넘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게임스컴이 열리는 도시, 쾰른이 속해 있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정책적 지원 덕분이다. 지난 5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의 아민 라셰트(Armin Laschet) 주지사는 PC 및 비디오 게임의 홍보를 위한 100만 유로에서 150만 유로가량의 자금 조달을 공표한 바 있다. 이번 데브컴에 자리한 NRW 인디 에어리어도 이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참가자들은 개발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행사에서 자신들의 인디 게임을 선보인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개발자들을 통해서 게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곳에 출품하는 개발사들은 주최측에 의해서 선정되며,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지역 외에 있는 개발사라면 일정 비용을 내는 것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내에 있는 개발사라면 참가 비용은 무료가 된다.

게임을 선보일 기회 하나가 소중한 소규모 개발사에는 인디 에어리어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는 참가 업체를 위한 혜택도 부쩍 증가했다. 데브컴 티켓은 물론이고 트레이더 패스도 함께 제공되며, 자동으로 인디 어워드와 프레스 피치에 참석한다.

즉, 자신의 게임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는 단편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이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것도 전 세계 언론이 모이는 장소에서 말이다.



▲ 다른 어디의 스폰서보다, 주 마크가 크게 박혀있다. 홈페이지든 현장이든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인디 부스를 출품하거나, 선보이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지역에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지역에 기반을 둔 개발사에 조금 더 많은 혜택이 부여되며, 결과적으로는 지역 전체의 이미지와 사업 방향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작은 개발사들이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 둥지를 틀지도 모르는 일이다.

홍보를 위한 정책적인 연속성과 더불어서 지역 정부 내에서 게임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긍정적으로 산업을 바라보지 않으면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며,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성공을 바라보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그럼 우리의 상황과 비교를 해보자. 우리도 지역에 기반을 둔 게임사들이 존재하며, 지역마다 진행되는 게임 행사들이 있다. 행사 규모야 상당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정책적인 면을 비교해 봤을 때에는 국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시장 규모는 국내가 독일보다 우위에 있음에도 말이다.

현 정권 들어 게임에 대한 시선이 유화적으로 바뀌었다고들 한다. 하지만 지원 정책의 방향은 그리 큰 변화를 맞이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지원 금액이 늘어난 것은 분명히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독일의 사례와 같이 더 미래를 내다본다거나, 행사와 연계한 본격적인 지원책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는 금액에 대한 균등분배, 또는 해외 행사 출품 지원과는 다른 문제다. 근본적인 인식을 바꿔 나가고, 본질적인 의미에서 지역 산업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계획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니까.

떄문에 독일의 정책을 바라보면서 부러운 시선을 보낸다. 독일의 시장은 국내보다 작다. 시장을 구성하는 플랫폼의 비중을 차치하더라도 결정적으로 정책적인 지향점이 다르다. 독일의 주 단위에서 지원되는 자금은 단발성이나 직접적인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개발사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게임을 소재로 지역의 이미지와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150만 유로, 한화로는 19억 정도의 지원 금액이지만, 효율적이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동시에, NRW 인디 에어리어가 작지만 묵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느낀다. 단순히 게임을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먼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 자생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의 미래를 바라보는 그들의 생각과 정책에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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