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닷속 암살자, 월드 오브 워쉽 잠수함의 특징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7개 |



지난해 핼러윈 이벤트를 통해 한시적으로 선보였던 '월드 오브 워쉽'의 새로운 함종, 잠수함이 이번 게임스컴 2019를 통해 정식으로 공개됐다.

잠수함 함종의 추가는 '월드 오브 워쉽'이 2015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보였던 주제다. 또한 실제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잠수함이 활약했었기 때문에 워게이밍으로서는 언젠가 꼭 추가해야 할 요소 중 하나이기도 했다.

아르튀르 프로시엔니크(Artur Plociennik) 워게이밍 수석 프로듀서는 지난해 핼러윈을 통해 한시적으로 잠수함 이벤트를 기획했던 것은 정식으로 잠수함을 추가하기 전에 게임 시스템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커뮤니티의 반응은 어떨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핼러윈 이벤트 이후 약 1년이라는 개발 기간 뒤에 공개된 잠수함 함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신규 함종 '잠수함' 특징 정리

- 최대 항해 속도는 25에서 30노트 사이, 잠망경 단계에서는 5에서 10노트 사이로 급감
- 잠망경 단계에서는 어뢰 발사 후 '음향파' 사용 가능 (선수 부분 어뢰 튜브에서만 가능)
- '음향파'는 상대에 적중하는 횟수에 따라 어뢰에 유도 성능 추가/ 장갑 무시 대미지 추가
- 음향파 사용 시 자신의 위치가 노출됨
- 최대 수심으로 잠항할 경우 잠수함 플레이어 또한 해수면 상황을 확인할 수 없음
- 잠항에는 산소 게이지가 필요하며, 잠항 상태에서 모두 소진 시 바로 해수면으로 부상함
- 구축함에 대잠전 능력 추가: 근접한 잠수함을 추적 가능하며, 성공 시 자동으로 대잠폭뢰 사용





월드 오브 워쉽에 추가되는 잠수함은 실제 전쟁사에서 사용됐던 역할 그대로 '심해의 사냥꾼' 포지션을 맡게 된다.

새롭게 추가된 수심(바다의 깊이) 시스템에 따라서 잠망경 단계 또는 심해 단계로 잠항이 가능하다. 잠항시에는 산소를 소모하게 되는데, 잠수함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기 위해선 이러한 산소 공급량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소는 완전히 해수면으로 올라온 상태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으며, 물속에서 산소가 모두 소진될 경우 즉시 해수면으로 부상하게 된다.

잠수함은 속도가 느린 함종에 속하기 때문에 해수면에서 최대 25~30노트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최대 깊이로 잠항할 경우에도 해당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잠망경 단계에서 이동할 경우 최대 속도는 5~10노트 사이로 변하게 된다.



▲ 잠수함만의 비밀병기, 수중 음향파



▲ 완전히 잠항하는 상태에서는 주변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속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대신, 잠망경 단계에서 잠수함은 특수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수중 음향파(Hydroacoustic Wave)라는 장치인데, 음향파는 잠망경 단계에서 어뢰를 발사하고 나면 버튼이 활성화된다. 음향파가 활성화되면 자신이 목표로 하는 적 함선의 선수와 선미에 표식이 생기게 되는데, 음향파를 발사해 표식을 맞추게 되면 발사했던 어뢰가 강화되는 식이다. 음향파를 하나만 맞출 경우 어뢰가 해당 함선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며, 두 표식을 모두 명중하면 방어 무시 대미지를 입히게 된다.

잘 사용하기만 하면 어뢰에 유도 기능을 추가하고, 또 어뢰 장갑 무시 대미지까지 입힐 수 있는 음향파에게도 단점은 존재한다. 바로 발사하는 순간 미니맵에 자신의 위치가 노출된다는 것이다. 잠망경 단계에서는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도망치기 어려우며, 산소를 잘 관리해 살아남는 것 또한 중요하다.



▲ 구축함에게는 대잠 전투 능력이 추가되었다

잠수함 함종의 추가와 함께, 기존 구축함 클래스에는 대잠전을 위한 특별한 능력이 추가되었다.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잠망경 단계에서 강력한 어뢰 공격을 하는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함에는 인근 잠수함의 위치를 어림잡아 식별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이 부여됐다. 구축함이 잠항 중인 잠수함으로부터 4~5KM 가량 근접할 경우 해수면에 커다란 원이 생기는데, 원은 대략적으로나마 잠수함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이후 구축함이 해당 원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동안 잠수함이 이동한 경로에 따라 점점 작은 원이 해수면에 나타난다. 원형 표시를 성공적으로 추적하게 되면, 별도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대잠폭뢰를 사용해 잠수함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 계속해서 생겨나는 원을 따라가다 보면



▲ 잠수함에게 대잠폭뢰를 선사할 수 있다

잠수함이 구축함과의 술래잡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산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잠망경 상태에서 음향파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음향파를 쏘게 되면 미니맵에 위치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근처에 적 구축함이 있다면 따돌리기 어려워진다.

워게이밍은 조만간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해 플레이어들에게 잠수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수렴해 더욱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정식 서버 적용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잠수함에 대한 소개 이후에는 워게이밍의 아르튀르 프로시엔니크(Artur Plociennik) 수석 프로듀서와 함께 5번째 함종 잠수함을 체험해 보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아르튀르 프로시엔니크(Artur Plociennik) 워게이밍 수석 프로듀서

Q. 잠수함 함종의 추가로 총 5개 클래스의 함선이 생겼다. 좀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게임을 고안해 본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 규모가 더 큰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맵 또한 그만큼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맵이 커지게 되면 전투가 일어나는 시간도 길어지며, 결국 한 세션 당 플레이 시간 또한 길어지게 된다. 잠수함 유저라면 세션 내내 물속에서만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게임을 어떻게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을지 언제나 고민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구상 중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잠수함이 추가로 한 세션에 등장하는 함종의 비율에도 변화가 생길 것 같다.

- 잠수함은 기존 함종과 마찬가지로 선택 가능한 수에 제한을 줄 생각이다. 전반적으로 항공모함처럼 한 팀에 1대에서 2대 정도의 잠수함이 구성되는 정도가 될 것 같다.

점수함의 추가로 인해 전함의 슬롯은 바뀌지 않을 테지만, 순양함이나 항공모함의 슬롯이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테스트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보고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Q. 구축함에게 잠수함을 추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생겼다. 다른 함종들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 전함이나 순양함, 항공모함의 역할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단지 구축함 유저들에게 한 가지 선택이 생겼을 뿐이다. 이제 구축함은 선천적으로 잠수함의 천적이 되었지만, 의사결정은 유저의 몫이다. 잠수함에 신경을 쓰지 않고, 기존 구축함의 역할만 하고 싶다면 그것도 무방하다.

잠수함의 등장으로 실질적으로 변화된 것은 전장에 다양한 변수가 추가됐다는 것이다.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사이트가 갑자기 점령당할 수 있고, 이제 도중에 방향을 바꾸는 어뢰도 조심해야 한다. 그 외에 게임 플레이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물론, 추후에는 항공모함이나 전함 같은 다른 함종에도 대잠전을 위한 장치를 추가할 계획은 있지만, 그 어떤 것도 구축함이 가진 것보다는 강력하지 않을 것이다.


Q. 최저 수심으로 잠항한 상태에서도 사이트를 점령할 수 있을까?

- 그 부분은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는 잠망경 높이까지는 올라와야 점령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바닷속에서 점령할 수 있도록 만들 수는 있겠지만, 게임 후반에 잠수함에게 너무 많은 힘을 실어주게 될 것 같다.




Q. 잠수함만의 특별한 소모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어떤 종류가 있나?

- 아직 디자인 단계이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두 가지 정도를 고안하고 있는데, 하나는 회피 기동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는 소모품이다. 예를 들면 짧은 시간 동안 더 깊은 수심으로 들어가 대잠폭뢰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일정 시간 동안 산소 소모를 무효화하는 산소탱크와 같은 아이템도 생각하고 있다. (소모품을 디자인하는)핵심적인 방향은 유저들이 잠수함을 플레이하는 데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Q. 만약, 잠수함과 잠수함이 대치하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나?

- 실제 역사 속에서 그런 상황은 일어난 적이 거의 없었다. 액티브 소나나 유도 어뢰 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명된 것들인데, 이러한 기술이 없던 당시에는 잠수함끼리 만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에서는 후반부에 잠수함 두 척만 남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승부가 날 때까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다. 두 잠수함이 모두 산소를 소진한 상황에서는 결국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고, 그렇게 되면 서로 어뢰를 발사하는 것으로 결판이 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 특별히 잠수함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없다.


Q. 음향파를 이용한 어뢰 강화 외에, 잠수함에게 탑재할 무기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 언제나 어뢰를 강력하게 만들자는 선택은 존재했지만, 당시 잠수함에는 어뢰 말고는 다른 장비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지 또한 자연스럽게 좁혀질 수밖에 없었다. 디자인적인 옵션으로 바다에 기뢰를 띄우는 공격 방법도 생각해봤지만, 게임의 전투 특성상 의도한 것이 아니면 기뢰에 당할 확률이 크게 높지 않았다. 그래서 별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너무 하드코어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고, 잠수함이 아주 경쟁적이고 OP인 클래스가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잠수함이 제공하는 경험은 팀을 서포트하는 역할이고, 대부분 유저들은 위치를 잘 잡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좀 더 뛰어난 기술을 발휘하고 싶은 유저들이라면 잠망경 모드에서 할 수 있는 음파 공격에 주목할 수 있다. 음파를 통해 어뢰의 진로를 상대 함선 쪽으로 바꿀 수 있는데, 잠망경 모드에서 실행해야 하는 만큼 도망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Q. 처음 등장할 예정인 3국(미국, 소련, 독일) 잠수함들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나?

- 우선 디자인적인 차이가 존재하며, 그에 따라서 실제 스펙에서도 다양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어떤 잠수함은 선수에 6개의 어뢰 튜브가 달려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그 밖에는 산소의 양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잠망경 레벨에서 발사하는 음파의 범위나 속도 등에서도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어뢰의 사정거리나 대미지 등도 국가마다 다르다.




Q. 추후에는 어떤 잠수함을 추가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먼저 일본의 잠수함이 다음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일본 잠수함을 처음 출시에서 제외한 이유는 디자인이 아주 독특하기 때문인데, 심지어 일본은 함재기를 탑재하는 잠수함을 만든 적도 있다.

이러한 잠수함들을 초반에 선보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미국과 소련, 그리고 독일 잠수함 이후로 업데이트 일정을 미뤘다. 물론, 또 다른 여러 국가의 잠수함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또한 잠수함 디자인이 남아있고, 폴란드 잠수함 또한 아주 재미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국도 마찬가지고.


Q. 잠수함을 건조하는 테크 트리는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 지금까지 고안한 것은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순양함으로 시작하는 트리가 있고, 구축함으로 시작하는 트리가 있다. 개인적으로 처음 하는 유저라면 구축함을 통해 잠수함 트리를 타는 것을 좀 더 추천하는데, 어뢰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잠수함의 하드 카운터인 구축함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Q. 개발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보통은 생각대로 잘 안될 때 그런 에피소드가 생기는 편이다. 예를 들면, collision 모델이 적용이 안 된 당시 잠수함이 몸통 박치기만으로 전함을 좌초시킨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이런 사례들 외에 더 재미있는 일들은, 테스트 버전을 실제 유저들에게 선보일 때 많이 일어난다. 유저들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즐기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곤 하니까. 이번에도 다양하고 재밌는 것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테스트가 기다려진다.




Q. 그렇다면, 출시 이후 잠항 도중 적 함선에 몸통 박치기를 하면 어떻게 되나?

- 할 수야 있다. 다시 생각해 보면 특정 상황에서는 괜찮은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적의 함선이 하나만 남아있고, 체력이 아주 적은 상태라면 자신이 '인간 어뢰'가 되어 게임에서 승리할 수도 있지 않겠나? 물론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적에게 들이받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다.


Q. 2차대전 당시 몇몇 잠수함들은 수면 위에서 주포를 통해 공격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모습을 게임 속에서도 볼 수 있을까?

- 게임 플레이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구축함의 함포는 게임 내에 구현된 대미지의 최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함이 구축함의 포탄을 튕겨나는 경우가 많다.

잠수함에 실린 포들은 구축함보다도 작은 구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함종들의 밸런스를 모두 변경해야만 한다. 따라서 월드 오브 워쉽의 잠수함은 어뢰만을 사용하는 특별한 함종으로 구현했다.

물론, 몇몇 일본 잠수함에 함포가 달렸던 것을 생각해 보면 아주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다. 프랑스는 잠수하는 순양함도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특이한 함선들은 좀 더 미래를 위해 남겨놓을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월드 오브 워쉽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 더욱 많은 플레이어들이 테스트에 참여할수록, 새롭게 추가되는 잠수함이 더욱 재밌어질 수 있다.

아시아 서버의 플레이어들은 정말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긴다. 어떤 다른 지역들보다 항공모함을 사랑하며, 새로운 방식의 전투를 보여준다. 이런 여러분들이 잠수함 테스트에도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