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독일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게임을 만나다,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인터뷰 | 허재민,김수진 기자 |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고주형 교사, 강연준 학생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게임스컴2019. BTB관 4홀과 3홀에는 세계 각국의 부스가 모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의 게임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익숙한 언어가 들리는 한국관까지 발걸음이 닿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게임스컴 한국 공동관에는 여러 참가사가 함께하고 있다. 그중 2016년을 시작으로 게임스컴을 다시 찾은 서울디지텍고등학교는 학생들의 게임을 소개하고, 퍼블리셔와의 미팅을 진행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게임스컴을 직접 보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스컴 외에도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도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게임스컴을 찾은 고주형 교사와 3학년 강연준, 한동현 학생. 독일을 방문한 학생들의 작품에는 무엇이 있었으며, 게임스컴을 찾은 학생들은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고주형 교사와 강연준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서울디지텍고등학교가 게임스컴에 참여한 지는 얼마나 됐나?

고주형: 게임스컴은 2016년이 처음이었고 그 외에도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를 방문하고 있다. E3도 참가하고 싶었는데, 신청하고 준비하기까지 시기가 맞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체적으로 참여하기에 어려운 행사들이라 이렇게 한콘진과 공동관 형식으로 참여한다.

사실 이전까지는 VR 작품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했고. 이제는 해외쇼에서도 모바일 게임이 조금씩 출전하고 있고, 특히 캐주얼 게임들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이번에는 모바일 게임 위주로 출전했다.


Q. 총인원은 몇 명이 게임스컴에 참여했나.

고주형: 나와 두 명의 학생을 포함해 세 명이다. 행사에 직접 방문하고 전시를 진행하는 것은 주로 3학년 학생들 위주로 기회가 주어진다. 참가하는 작품에 참여한 학생 중에서 선별된다.


Q. 출전 게임은 어떻게 선정되나.

고주형: 매해 학생들이 기획서를 제출한다. 게임스컴 출전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한정하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게임 출시까지 경험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대부분 11월 지스타에 맞춰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획안 중에 잘 진행되고 있고 국외 시장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고르게 된다. 올해 게임스컴에도 여러 게임이 출전했다. 노하우가 쌓여가다 보니 점점 더 게임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Q. 어떤 게임들이 선정됐나.

고주형: 메인으로는 탭 칸타빌레가 있다. 해외 시장에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가장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클리커 게임이지만 기존 클리커와는 조금 다르다. 그외에도 아이디어가 좋았던 '컵(Cup)', 2046 게임을 변형한 '카운트다운(CountDown)',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Flicking V', 'BrightBurn'이 있다.

Flicking V는 올해 초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했는데 BM 기획이나 홍보가 약해서 사실 성과는 아쉽다. 하지만 콘셉트나 게임 플레이가 국외에 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출전하게 됐다. 우리나라 시장보다 국외에서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까. 사실 상업적인 성공을 꼭 거두겠다는 목적은 아니고 학교 기업인만큼 그러한 문제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게임으로 수익을 얻는 과정까지 마무리해보고 싶다.



▲알록달록한 클리커, '탭 칸타빌레'

Q. 게임스컴 외에도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에 참가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러한 행사참여를 통해 목표로 하는 것이 있다면?

고주형: 최종적인 목표는 글로벌 런칭이지만, 전체적으로 해외 게임시장에 대해 알아보겠다는 목적이다. 서구권에서는 어떤 부류의 게임을 선호하는지, 퍼블리셔들은 어떤 콘셉트의 게임을 원하는지. 직접 만나보고 조언도 들어보고 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다른 개발자들을 보며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 해외 게임사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인 친구들도 있어서 외국 시장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가고자 한다.




Q. 기획서를 내고 개발하는 것은 학교 커리큘럼으로 의무적인 부분인가?

고주형: 아니다. 게임잼도 진행하는데, 이 부분도 의무는 아니다. 게임을 만들어보고 런칭하고, 수익을 얻는 과정을 직접 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진행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학생들의 목표는 취업이니까. 직접 경험해보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대작 게임을 생각하며 기획서를 써오곤 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가능한 범위 내에서 캐주얼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들어간 작품을 구상하는 것 같다. 아이디어도 좋고.


Q. 직접 사업 미팅을 진행하면 어떤지 궁금하다. 학생 작품이라고 다르게 대하진 않을 것 같은데.

고주형: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물론 학생게임이라고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보니, 확실히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 같다. 어떤 부분들을 고치고 보내주면, 테스트해보고 데이터를 내서 그때 판단하자고 설명해주더라.


Q. 개발에 대해서는 어떤 부분을 바꿔야 한다고 하던가?

강연준: 국외에서는 어떤 색감을 선호하는지 이야기해주면서, '탭 칸타빌레'는 이 부분에서 잘 되어있다고 설명해줬다. 미국 시장에서 어두운 색감의 모바일 게임은 크게 선호되지 않는다더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색감이나 주제보다 알록달록한 색감을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탭 칸타빌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색감은 좋지만, 캐릭터 디자인은 조금 맞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미국에서는 좀 더 카툰 스타일 디자인을 선호하니까. 이렇게 자세한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Q. 게임스컴에 방문한 것은 처음일 텐데, 직접 돌아보니 어땠나.

강연준: 해외 게임쇼는 게임스컴이 처음이라, 정말 많이 돌아다녀 왔다. 새로 출시되는 대작 게임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수 있었고, 특히 인디게임이 모여있는 10관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Q. 확실히 아이디어가 넘치는 10관은 개인적으로도 재밌었는데, 동기부여도 됐을 것 같다.

강연준: 생각보다 스토리 장르 게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오기 전에 기대했던 것은 대작 게임이 몰려있는 6, 7, 8관이었는데, 10관이 더욱 인상 깊었다. 인디게임에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화면을 반으로 나눠서 연출한 게임이 인상 깊었는데, 저런 식으로도 화면을 활용할 수 있구나, 하고 배웠다.

고주형: 10관과 게임 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BTB관, 국가별로 오픈된 부스 등 볼 게 정말 많았다. 특히 게임에 맞춰서 다양하고 개성 있게 꾸며진 부스들이 인상 깊었고, 부럽기도 했다. 놀이도 많고. 국내에서는 게임중독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여기서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게임을 다뤄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게임이 잘 만들어진다면, BTB의 공동관이 아닌 인디 부스에서 직접 유저들과 만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해보고 싶다. 유저들에게 게임을 소개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Q. 서울디지텍고등학교에서 여러 가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인상 깊었는데, 이외에도 해외 활동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계획된 부분이 있나.

고주형: 네덜란드 게임잼에 2년째 참가하고 있다. 또한, 더치 게임 가든이라는 게임 인큐베이팅 센터가 대학교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한 명씩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접 회사에 가 현장 실습을 하는 과정이다. 올해도 준비해서 이와 같은 행사들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현지시각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데브컴과 게임스컴 2019 행사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게임스컴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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