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락실은 문을 닫지만 모펀은 영원하다

인터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8개 |
매니아층으로 살아온 지, 어언 7년. 나름 메이저급으로 올라간 게임들도 즐겨봤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만들어 둔 계정도 없고, '오버워치'는 친구들이 하자고 할 때, 잠깐 들어가서 즐긴 정도 밖에 안 된다. 하지만 남들이 쉽게 접해보지 못할 법한 여러 서브컬쳐나 미디어 믹스, 매니아급 게임은 많이 즐겨봤다.

그러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들도 많았다. "아, 이 게임 재밌는데, 왜 유명하지 않을까?", "이 애니 분명 대박난다! 스토리도 좋은데 어째서 뜨질 않는거야!" 물음이 꼬리를 물고 물어서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도 마땅히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나는 그대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었어도 어린아이 같이 아직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을 본다.

그런 나에게도 생소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바로 '아케이드 게임기'다. 아케이드 게임기를 할려면 무조건 '오락실'을 가야한다. 몰론 요즘에는 아예 게임기를 비싼 돈을 주고 사들여서 방음 부스를 마련하고 직접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한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고 있는 오락실은 점점 도태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 들었을 땐, 굉장히 충격을 먹었다. 기자가 그렇게까지 아케이드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특정 게임을 즐기기 위해 들렀던 오락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은 충분히 크게 다가왔다. 그저 구경하러 갔던 나에게 추억을 주었고, 여러 사람들과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었던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영원히 반겨줄 것이라고 믿었던 그 장소는 이제, 문을 닫을 준비를 한다.

사당 '모펀게임센터' '서울 리듬 게임의 성지'라 불리는 그 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때로는 게임을 즐기고, 때로는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쉬어 가던 곳이다. 비록 많은 사람들을 거쳐 간 게임센터는 문을 닫지만 모펀은 계속해서 살아간다. 이제 '모펀 카페', '모펀 스토어'의 사장님으로 불릴 '박지호' 대표를 만나 서브컬쳐에 대한 생각과 게임센터의 추억 등을 물어보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날 장소는 특이하게도 '홍대'였다. 사당에 모펀 게임센터, 그리고 M&H Books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만남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으나, 사장님은 새로 개장한 '모펀 카페 2호점'을 선택하였다. 비교적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오타쿠들이면 한 두 번, 들러봤을만한 '애니메이트 홍대점' 근처였으니깐 말이다.







모펀 카페 2호점은 'AK&홍대'에 입점했다. 개인적으로 AK라는 거대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모펀이 입정할 수 있었는지 정말 궁금했다. 사장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미리 땡겨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AK 하면 우리나라의 큰 유통회사잖아요. 그런 큰 회사가 서브컬쳐라는 장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기 시작한데서 저는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죠. 사실 제안을 받은 건 올해 초고요. 그래서 저희는 입점 준비를 했고, 카페를 8월 말에 오픈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적잖게 놀란 쪽은 오히려 이 쪽이었다. 분명 AK플라자에 직접 접촉해서 가게를 낸 건 줄로만 알고 있었지만, 이런 뒷 이야기를 들으니 오히려 흥미가 샘솟았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시계를 이전으로 돌려서, AK&홍대에 도착했을 때로 돌려보자. 바로 근처 엘레베이터를 찾아 모펀이 입점한 '5층'을 찾아갔는데,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며진 모펀 2호점의 디자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살짝 폐쇄된 느낌의 1호점과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 엘레베이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 게임장도 있는데, 여기 모펀은 '카페'에 해당된다



▲ 카페 분위기는 상당히 깔끔하고 개방된 분위기를 가졌다



▲ 1호점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당연히 오타쿠라면 이것저것 어떤 상품이 있는지, 어떤 '재미'가 있을지 매장을 둘러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러보면서 상품을 확인해보니 의외로 '여성향' 상품들이 많이 있었다. 기자가 여성향 작품을 본 건 '킹 오브 프리즘' 외에는 잘 없어서 생소한 부분도 있었다. 그 외, 한창 웹툰 '용이 비를 내리는 나라'와 콜라보 카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렇게 눈알을 굴려가며 카페를 열심히 구경했는데, 얼마 있지 않아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뵐 수 있었다. 명함을 나누며 첫 인상을 바라보았는데 젊고 상당히 밝은 이미지를 가진 사장님이었다. 인사를 나누면서 콜라보 카페의 메뉴 중 하나인 '쿠키'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모양도 잘 나오고 귀여운 이미지라 먹기가 아까웠다. 적극적인 인상으로 친근하게 다가온 모펀의 '박지호' 사장님은 곧 이어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 사장님에게 받은 쿠키. 회사로 가지고 돌아갔는데 부서져 있어 슬펐다



▲ 모펀 '박지호' 사장님

※ 본 인터뷰는 '2020년 10월 15일'에 진행했습니다.
※ 인터뷰는 COVID-19 이슈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를 꾸준히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지겹도록 들은 첫 마디, 소개를 먼저 부탁드렸다. 비교적 '리그 오브 레전드'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한국에서 유명한 온라인 게임을 많이 다룬 인벤인 만큼, 쉽게 접하기 힘든 매니아 작품을 다루고, 메이저와 거리가 먼 모펀을 모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었다. 사장님은 첫 마디를 고민하다, 이내 말을 꺼냈다.

"현재, 모펀 게임센터와 모펀 콜라보 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는 박지호라고 합니다. 저희는 서브컬쳐 좋아하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드는 것에 현재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데 힘쓰고자 합니다."

이 말을 듣고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앞마디에 '현재'란 어미를 붙여 모펀 게임센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10월 30일에 셔터를 내리기 전에 많은 고객분들이 즐겼다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었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도 모펀에 한 두번 더 들러서 게임을 즐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모펀게임센터의 입지는 대단했다. 오죽하면 '서울 리듬 게임의 성지'라 불릴 정도니깐. 그래서 궁금해졌다. 사장님은 이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리듬 게임만 갖추고 있는 컨셉을 명확하게 잡아가지고, 리듬 게임으로 재밌게 놀 수 있는 공간은 그 때, 당시에는 없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서브컬처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쓰는 SNS가 있는데, 그 SNS를 사용하는 게임센터도 없었죠. 그래서 저는 SNS를 통해서 놀러오시는 분들과 소통을 많이 했습니다."

"모펀이 유명해졌던 이유 중 다른 하나는 '하츠네 미쿠'를 좋아했다던지, "거기 사장, 덕후더라." 같은 이야기라던지, 오타쿠 분들과 공감대 형성을 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유저 분들과의 소통이 많았었는데 재밌었기도 했고, 무엇보다 유저 분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여 준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벤트들도 굉장히 많이 했고요."

그리고 덧붙인 말에 살짝 웃음을 지었다. 사장님이 직접 '특이'한 오락실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여기는 되게 좀... 특이한 게임장이예요. 요새 친구들 말로는 좀 신박한 느낌의 게임센터였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그런 목표를 가지고서 게임장 오픈을 했고 기획의도대로 재미있어 해주셨고."



▲ 사장님이 처음에 생각하셨던 '특이'한 오락실

문득 이야기를 듣다보니 궁금해졌다. 모펀 게임센터를 틈틈히 방문했던 손님 입장으로서 '코나미' 게임들만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예전 추억에서도 그랬었지만, 지금 오락실에서도 'EZ2AC (구 EZ2DJ)'를 설치한 곳이 많은데 유독 모펀은 EZ2AC 대신에 '비트매니아'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다른 타 기종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나미 기종을 고집한 느낌이 났었다.

"지금은 온라인 업데이트가 굉장히 일반적이긴 한데, 그 때 당시에는 아케이드 게임이 온라인 업데이트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저는 게임장을 만들면 온라인 업데이트로 꾸준히 신규 콘텐츠가 들어오는 게임기로 세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 코나미 기기들이 e-어뮤즈먼트 시스템을 통해 신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나오고 있어서 코나미의 게임기로 게임장을 꾸미는게 맞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게임장은 특히 모펀 같은 곳은 경우는 지나가던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 목적성을 띄고 오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을 보면은 올 때마다 새로운 즐길거리가 필요한데, 아케이드 게임장 특성상, 기기를 교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요. 그렇지만 신곡이 나온다던가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보여주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결정을 했습니다."

모펀게임센터가 세워진 건 2011년인데, 그 전에 오락실을 세울 생각을 했을 때부터 이미 어떤 식으로 기계를 배치할 지 결정한 셈이다. 그리고 사장님의 예상이 들어맞듯, 10년 전에 구상되었던 리듬 게임의 구성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식으로 들으니 코나미의 e-어뮤즈먼트 시스템의 힘이 느껴졌다.

"EZ2DJ는 굉장히 좋은 게임이고, 저도 한국에서 EZ2DJ라는 좋은 게임기가 나왔다는 것에 높이 평가하기도 하면서 고맙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업데이트가 꾸준히 되는 게임만으로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지금은 펌프도 온라인 형태의 업데이트가 되는 것 같은데, 그 때 당시에는 안 되었었죠. 그래서 코나미 위주의 게임들로 꾸며진 것 같네요. 게임센터에 입고된 게임들은 전부 온라인 형태의 업데이트가 되는 기기들로 꾸며봤어요."

물론 모펀 게임센터에는 코나미가 아닌, 다른 기기들도 배치되어 있다. 마벨러스에서 제작한 '왓카'나, 세가에서 제작한 '프로젝트 디바 아케이드', 타카라토미 아츠에서 제작한 '반짝이는 프리채널'도, 반다이 남코에서 제작한 '태고의 달인'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점은 전부 '온라인 업데이트'가 가능한 제품들이란 것이다.



▲ 특히 모펀은 오락실 중에서 최초로 '프리파라'를 들여오려고 노력한 지점이기도 하다

위에서 모펀 게임센터는 2011년에 세워졌다고 했었는데, 사실 사당에 있는 쪽이 아니고 '부산'에 있었던 부산점이 세워진 날짜다. 비록 2017년에 사당보다 먼저 철수하게 되었지만, 사장님 나름대로의 부산점만의 추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 부산점 같은 경우는요. 저는 집이 서울이니깐, 사실 부산을 여행 이외에는 굳이 갈 일이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게임센터를 통해서 부산이라는 동네를 알게 되고, 그 지역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실제로 부산점을 먼저 오픈했는데 손님으로 오셨던 친구들하고 꾸준히 SNS로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간관계를 가졌던 것들. 게임장이라는 장소를 매개체로 해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했던 것이 저한테는 굉장히 즐거운 일이였어요. 여전히 그 친구들과 연락하고 있고, 계속 이 인연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재밌던 일 중에 하나는 제가 멀리 있으니깐 부산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케잌을 사서 생일 축하를 해줬던 기억이 남습니다."

"저는 모펀이 단순한 오락실이 아닌, 모펀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유저 분들이 서로 만나 게임을 즐기고, 인연을 쌓아나가는 장소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물론 저도 그 안에서 같이 유저 분들하고 인연을 쌓아나갔고요. 실제 많은 분들이 모펀을 만남의 장소처럼 받아들이셨고, 그런 부분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듣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쏘다녔던 과거의 자신이 떠올랐다.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 부스만 딱딱하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고 연을 쌓아가는 과정을 쌓아갔다. 이 과정이 그저 단순하게 재밌었고 좋았는데, 모펀 또한 그런 사람들의 만남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보았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추억을 조금 풀어내니 사장님도 이에 동의를 해주셨다.

"그쵸그쵸, 사실 게임도 혼자 하면 재미 없어요. 같이 옆에서 함께 즐거워해주고 잘 안되면 서로 안타까워해주고 위로해주는 분위기가 게임을 더 재밌게 해주는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모펀은 괜찮은 장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나도 모펀에서 종종 지인들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했으나, 서로 안타까워했던 기억은 없었다. 잘 안되면 오히려 친구들이 역으로 놀리면서 재밌어하기 때문에(?) 분노가 서린 매콤한 주먹이 친구의 등을 향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해주는 향신료가 되어주는 것 같다.



▲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것이 재밌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모펀 게임센터에는 특이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바로 '대기를 위한 카드판'이다. 보통 아케이드 게임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걸 유저들이 서로 암묵적으로 일종의 룰로 만든 것이 바로 기기 옆에 '동전 쌓기'다. 그런 유저들이 알아서 만든 질서를, 모펀은 한 번 비틀었다. 그래서 질서를 비틀면서 힘들었던 점을 사장님에게 물어보았다.

"이게 낮선 문화라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본래 동전을 얹거나 카드를 놓는 행위가 익숙하고 일반적이잖아요. 근데 대기판에 카드를 걸어야 하는 행위 자체가 낮서니깐, 익숙해지기 전까지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도입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도 게이머 입장에서 게임을 하는 도중, 누군가 동전을 기기 위에 올려둔다거나 하면 집중력이 흔들려서 노트 내려오던 걸 놓치기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방식이 많이 불편했었고 이걸 개선하려면 대기를 다른 곳에 할 수 있게 만드는 편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낮선 방법이라 불편해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게임을 하는 사람이 편하게 게임을 하고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편이 좋은거죠. 그래서 대기판을 만들었습니다."

기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비록 모바일 게임이지만, 친구들이 옆에서 방해를 하거나 하는 경우가 흔했는데, 지금은 익숙해서 몇 번 정도는 눈감아줄 만 하지만, 익숙치 않았을 때는 노트를 놓쳐 미스가 뜨기도 했다. 사장님과의 잡담 도중, 이러한 행위 때문에 다른 매장에서는 서로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죠. 때로는 그것 가지고 싸우기도 하는데, 저희 매장에서는 대기판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어 딱히 싸움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근데 다른 게임장에서는 유독 싸우는 경우가 있죠. 갑자기 게임하고 있는데 동전 딱 놓으면은 욕을 하거나 기기를 꽝 치면서 싸우기도 하고."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어떤 오락실에서 격투 게임을 하다가 화가 난 게이머가 대전을 하던 다른 게이머에게 의자를 휘둘렀다는 일화다. 이를 언급하니, 사장님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예요."라는 말을 주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사장님이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 모펀 안에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으로 넘어갔었다. 사장님은 "아,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요?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라는 말로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말을 이었다.

"저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리듬 게임을 못해요. 예전엔 보이던 노트가 지금은 안 보여서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못해요. 그래도 예전에 많이 했던 게임이라면 있죠. 리플렉 비트나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가 있는 프로젝트 디바라던가. 이 게임기들이라면 게임장에도 있고요. 프로젝트 디바는 제가 잘 못하긴 하지만, 워냑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던지라 한국에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 얼핏 보이는 '대기판'들. 사람이 많으면 이 대기판을 이용해 순서를 정한다

이 다음으론 게임센터가 아닌 '모펀 카페'와 '모펀 스토어' 이야기로 넘어갔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방문했던 만큼, 궁금했던 것들이 많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모펀 카페 2호점이 최근에 오픈했다는 점이다. 2020년은 마지막으로 남은 게임센터가 폐업하고, 모펀 카페 2호점이 생겨난 것이다. 사장님에게 있어 굉장히 적극적인 카페 운영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IP가 있으면 게임만 나온다던지 만화만 나온다던지 하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동시 기획해서 나오는 미디어 믹스가 기획이 잘 되어서 나오더라고요. 이런 콜라보 카페도 그런 미디어 믹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 애니메이션 분들이 즐겁게 놀다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을 할 생각이고, 어떻게 운영하고자 보다는 그런 재미들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려고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 사장님이 모펀 카페의 2호점은 사장님이 아닌, AK에서 먼저 접근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홍대의 AK플라자 쪽에서 먼저 제안이 왔어요.AK 하면 우리나라의 큰 유통회사잖아요. 그런 큰 회사가 서브컬쳐라는 장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기 시작한데서 저는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죠. 사실 제안을 받은 건 올해 초고요. 그래서 저희는 입점 준비를 했고, 카페를 8월 말에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여긴 쇼핑몰이니깐 일반인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죠. 사당에 있는 1호점과는 좀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 사당은 '우리들만의 공간'이란 느낌이 강하잖아요. 그래서 여기는 일반인들이 "어? 여긴 어떤 곳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해 벽지도 없이 오픈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 탁 트인 넓은 공간이 한 눈에 봐도 인상적이다

확실히 모펀 카페 2호점을 처음 봤을 땐, 꽉꽉 막혀 답답하다는 느낌보다는 턱 트인 공간으로 편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고, 공기 자체가 많이 달랐다고 생각한다. 뭐라고 해야할까. 소위 말하는 '인싸', '아싸'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이런 좋은 양질의 콘텐츠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또 보여지길 바라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특히, 홍대점 같은 경우엔 AK와 이런저런 기획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반인분들도 함께 재밌어하고 좋아해할 만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있으면 되게 신기해 하면서 들여다 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방금 전에도 이 곳을 살짝 훑어보고 간 커플들을 보았는데, 확실히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지금 콜라보 하고 있는 '용이 비를 내리는 나라'를 보고 있었던 걸까? 그러고보니, 홍대에서는 여성향 콜라보가 진행되고 있는데, 사당에서는 '동방스펠버블'이라는 동방 프로젝트 2차 창작 게임의 콜라보가 진행되고 있었다. 동방 프로젝트는 소위 '남성향'인데, 가게에 따라 두 성향이 분배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사장님이 내신 대답은 조금 달랐다.

"매장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서로 다르다 보니깐, IP에 따라서 활용하는 형태로 운영을 해나갈려고 해요. 때로는 우리들만의 공간이 필요한 IP가 있을테고, 때로는 오픈된 공간에서 보여지는게 좀 더 재미있는 IP가 있을테니깐요. 그걸 굳이 여성향, 남성향으로 구분하지는 않을거고, IP의 성향에 맞게 배치해서 운영할 예정입니다. 지금 사당에서는 동방스펠버블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지만, 저번에는 여성향 작품의 콜라보를 진행했었거든요."



▲ 반대로 사당 쪽 카페는 '우리들만'을 위한 공간에 적합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여성향이래도 우리들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면 사당에서 진행되는거고, 남성향이래도 남들에게 보여주기 쉬운 IP라면 홍대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들만의 공간이 필요한 작품이라면 굿즈들도 그에 따라 달라질까? 내심 궁금해졌지만, 이 질문은 다음으로 미뤘다. 더욱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사장님이 직접 굿즈 생산을 하시는 이유다.

"그건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굳이 제가 생산하지 않아도 상품을 생산하는 대행업체가 있긴 합니다. 근데 그 대행업체가 저와 다르게 퀄리티에 대해 생각하는 기준이 조금 달라요. 저는 굳이 구분을 하자면 매니아의 입장입니다. 그런 제가 봤을 때, "야, 이거는 좀 별론데?" 싶은 것들도 다른 대행업체에서는 "어, 저희는 좋은 것 같아요."라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어요. 서로 간의 기준이 다른거예요. 그리고 애초에 저도 만족 못하는 상품을 판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만족해주겠나요."

확실히 오타쿠들의 만족도는 까다롭다. 실제로 아크릴 스탠드를 생산하고서 유저들에게 상품을 배송했는데, 뒤에 흠집이 조금 나거나 인쇄 오류가 있다며 항의하는 경우도 잦다. 물론 기자도 매니아라는 입장에선 고객이 낼 수 있는 일반적인 항의라는 생각도 들지만, 오타쿠들은 그 기준이 까다롭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제가 직접 만들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데 있어 좀 더 제작이 수월한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대행업체에게 맡기면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가 잘 전달이 안 되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드는게 제대로 아이디어를 구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그러고보니 마켓인벤에서도 모펀 사장님이 제작하신 굿즈가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의 굿즈가 그 주인공이다.

"아, 맞아요! 서브컬쳐 풍의 게임이어서 그런지 스마일게이트에서 서브컬쳐 상품을 만드는 업체를 찾던 도중, 저희와 연이 닿게 되었거든요. 스마일게이트는 저희가 만든 결과물에 굉장히 만족해주셨고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보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모펀 사장님이 제작해주신 에픽세븐 굿즈

모펀이 만드는 굿즈들은 다양하다. 특히, 콜라보 카페를 열 때마다 해당 콜라보 작품에 맞는 '굿즈'들도 함께 나온다. 가끔은 그 콜라보가 유명한 작품들인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매니아들만 알 법한 콜라보인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한국의 비주얼 노벨 제작회사, '테일즈샵'을 들 수 있겠는데, 굳이 덜 알려진 개발사나 인디 제작자들의 굿즈를 판매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장님에게 좋은 일을 하시는 것 같아서 물어봤다고 대답했다.

"굳이 유명한 게임들을 저희가 다루지 않아도 알아서 사람들이 접하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한 번 더 유명한 게임들을 다루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매니아층이 탄탄한 작품을 소개해주고 싶었습니다. 매니아층이 있다는 것은 게임성이 좋고 나름의 깊이가 있는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작품을 좀 더 보여주고 싶고, 굿즈를 소비하면서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도 해봤습니다. 그런 마음이 알게 모르게 발현된 게 아닌가 싶네요."

기자도 비주얼 노벨을 참 좋아하기 때문에 이전에 비주얼 노벨과 관련된 게임의 리뷰를 작성한 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자기만족일 수도 있지만 그 과정과 게임을 알려줄 수 있다는 마음에 들 뜬적도 있었다. 나만 알고 있는 이 작품을 다른 사람도 함께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테일즈샵 같은 경우에는 비주얼 노벨을 많이 만드는 회사인데, 저는 그 회사의 작품들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합니다. 이런 즐겁고 감동적인 게임을 저희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감동을 함께 공유하길 원해요. 저희가 게임을 파는 개발사는 아니죠. 하지만 저희를 통해서 알게 되기도 하니깐요. 테일즈샵의 게임을 몰랐던 유저가 모펀에서 굿즈를 보고 '재밌어 보인다, 이건 뭘까?' 하다가 들어온 경우도 있잖아요? 저희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있는 일이다. 캐릭터가 귀여워서 굿즈만 사들이다가 결국엔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건드리는 경우가. 직접 경험담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가는 내용이었다. 그러니 더욱 궁금해졌다. 과연 사장님은 개인적으로도 눈독 들이는 작품이나 콜라보를 진행하고 싶은 작품이 있을까? 사장님도 한 명의 매니아 오타쿠니까 캐릭터만 보다가 입덕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게임들이나 웹툰 등은 이미 다 했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생각됩니다. 레이아크, 테일즈샵이랑도 일했고, 크립톤 퓨처 미디어, 코나미와도 일했으니깐요. 뭐... 다 했네요.(웃음) 그래서 지금은 딱히 꼭 해보고 싶다라는 작품은 없지만, '아, 이거는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진짜로 좋은 작품이야.' 같은 것들을 저희를 통해 보여드리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인디 쪽을 보고 있습니다. 소규모로 제작하는 한국 1인 제작자나 인디 게임들 중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걸 소개시켜줄 수 있는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이걸 듣고 '한국 인디 회사는 찾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이걸 언급했더니 사장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인디 제작자분들은 보통 SNS를 많이 하세요. 그런 분들의 SNS를 보면서 좋은 타이밍을 포착해 콜라보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죠. 상업적인 성공을 떠나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게임을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줄 수 있는... 그런 걸 해보고 싶어요."






▲ 남들이 알기 어려운 제품을 알아주고,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

좋은 게임을 소개시켜주고 싶다는 깊은 생각을 가지시면서 사장님은 사업에 도전하시고 계셨다. 그렇다면 신규 사업을 고민하시는 게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면, 이모티콘 같은 거라던지. 혹은 모른다. 나중에 모펀이 커서 미쿠 라이브 콘서트의 후원을 맡을지. 어서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사실 지금도 IP들을 이용한 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콜라보 카페도 IP를 활용한 사업이고, 라이센스를 받아 상품을 만드는 것도 있죠. 그리고 최근엔 '하츠네 미쿠' 이모티콘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AGF 같은 행사에도 나가기도 했었고... 그런 IP 사업과 관련한 사업들은 꾸준히 진행할 것 같아요. 그게 매장이나 행사가 될 수도 있고, 전시나 콘서트가 될 수도 있겠죠."

그렇다. 위에서도 종종 언급되긴 하였지만, 사장님은 '하츠네 미쿠'를 정말 좋아하신다. 실제로 그걸 밝힌 적도 있고, 모펀 게임센터를 둘러보면 '미쿠'가 잔뜩 그려진 피아프로의 벽을 발견할 수도 있다. 과연 사장님은 어떻게 해서 미쿠와 만나게 된 것일까?

"한 10년 더 되었죠. 우연히 일본에 가서 미쿠를 봤는데 뭔가... 사이버 가수인 '아담'보다 더 진화한 형태였던거예요. 저는 그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미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미쿠의 노래를 듣고 하면서 단순히 캐릭터만 보는 것 이상의 애정이 쌓였던 것 같네요. 미쿠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크리에이터 분들이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즐길거리가 너무 많은거예요. 그렇게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니깐 좋아하게 되었고. 애정도 그만큼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프로젝트 디바 아케이드도 가져오게 된거죠."

미쿠에 대한 사랑은 10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었다. 기자는 사장님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로 '사인 포스터'를 떠올렸었는데, 사장님이 밝힌 바로는 사실 그 사인 포스터들은 사장님이 소유하고 계신 개인 물품이 아니라고 한다.

"그 포스터들은 저희 것이 아니라 유저분들이 전시를 한겁니다. 유저분들이 "이렇게 좋은데, 함께 보자!"나 "이걸 공유하면 분명 즐거울거야!"라는 생각으로 매장에 전시한거죠. 저희가 전시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다 유저분들이 가지고 오신거예요."

그렇다면 모펀 게임센터에 전시되어 있는 일본의 유명 성우, '쿠보 유리카' 씨의 사인도 마찬가지일까?

"아, 쿠보 유리카 님이 직접 오셔서 사인을 해주셨죠. 쿠보 유리카 님이 한국을 좋아하셔서 한국을 자주 오시더라고요. 그걸 그 분의 지인이 여기에 한 번 모시고 오신건데, 그 때, 사인을 부탁드리고 받았죠. 아마 "한국의 오타쿠들의 놀이터로 유명한 곳이다!" 하면서 소개해드린 게 아닐까 싶네요."



▲ 미쿠미쿠하게 해줄게



▲ 모펀 게임센터에 전시되어 있는 성우 '쿠보 유리카' 씨 사인

이야기가 조금 삼천포로 빠진 듯한 느낌이 들어 다시, 하츠네 미쿠와 관련된 질문을 되돌아갔다. 이번에는 사장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아티스트나 보컬로이드는 오로지 미쿠만 파고 드시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어보았다.

"워냑 매력적이게 그리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한국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음악 아티스트 분들은 뭐, 두루두루 좋아해서... 일단 한국인 분들이 작업한 걸 좋아하는거라, 개인적으론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에선 'hakusai'님이, 음악 아티스트 부문에선 'ankimo'님 같은 분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그렇죠, 하츠네 미쿠 한 명만 열심히 파고 있죠. 그리고 저는 더 이상 현역 오타쿠가 아닙니다. 지금은 미쿠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일 수는 있지만, 미쿠를 정말로 잘 안다던가, 다른 음성 합성 캐릭터들을 알고 있다는 부분은 젊은 친구들만큼 알지는 못해요. 그러니 예전부터 좋아한 캐릭터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많이 와닿기도 했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주변에 나이가 든 오타쿠 지인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새로운 것을 파고 든다는 느낌보단, 과거에 좋아했던 것들을 지켜가는 느낌이 있었던 생각이 났다.

"어쩔 수 없어요. 10년 전에 좋아하던 거, 20년 전에 좋아하던 걸 지금도 좋아하고 있는 겁니다. 저도 제가 모를 뿐이지 새로 나온 IP들도 각자 갖고 있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새로운 IP를 아는 분들이 즐거울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게 제가 할 일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사장님, 이런 걸로 콜라보 하면 어때요?"하는 요청이 들어오면 "아, 그래? 어떤 게 좋니?"하면서 IP를 알아가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 새로운 친구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어떻게 보면 후진양성 같은 느낌이네요."



▲ 우리 한 명도 안 죽음?

후진양성의 길을 열고 있는 사장님의 마인드를 보면서 앞으로의 모펀이 더욱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미쿠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고, 사장님의 새로운 콜라보 사업은 잘 되어가고 있을까? 트위터에서 예고했던 '미쿠 콜라보'에 대한 이야기를 드려보았다.

"그러고보니 어제(14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패션 브랜드, 'FM91.02'과 미쿠의 콜라보 옷이 나왔습니다. FM91.02의 컨셉이 스케이트 보더들을 위한 후드티라든지 맨투맨, 모자 등을 제작하는 패션 브랜드거든요. 그 곳에 하츠네 미쿠를 소개하면서 제안을 했죠. '미쿠는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인데, 약간 터프한 느낌으로 재해석해서 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일러스트로 옷을 만들면 그것대로 재밌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했어요. 그 쪽에서도 흔쾌히 재밌겠다고 했고요."

"최근에 미키 마우스라든지, 드래곤볼 콜라보 티셔츠도 있는 만큼, 미쿠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일반인 분들도 재밌어 할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서로 재밌겠다는 의견을 주고 받고 기획을 진행해서 어제 런칭을 했어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직 준비 중이라서 그 이야기를 하긴 어렵겠네요. 어쨌든 일반인들에게 미쿠를 소개해주는 방향성을 가지고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쿠가 충분히 일반인들에게도 사랑받고 귀여움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니아들끼리만 좋아할 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소개시켜드리고 싶어요. 그 외, 콜라보 상품이나 여러 행사 등을 통해서 소개하고 싶기도 합니다."



▲ 강렬한 인상을 주는 FM91.02×하츠네 미쿠 콜라보

이제 마지막 질문을 꺼내야 할 시간이 다가왔는데, 잠깐 입이 무거웠다. 조금 더부룩한 이야기지만 확정된 일인 만큼, 한 번 두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지막 질문, '폐업' 관련 질문을 드렸다. 질문을 드리자, 사장님은 모펀이란 게임센터를 처음 열면서 '자부심'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오픈 당시에는 신박한 컨셉을 가졌던 게임장이 이제는 참신하지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을 닫는 이유도 있어요. '더 이상 참신하지가 않다.' '이 곳은 여러 게임센터와 다를 바가 없는 곳이다.' 그리고 저는 그런 데를 유지해나가는 것에 큰 의도를 두고 싶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거기 골때렸던데야.", "신기한 데야."라고 생각이 들만한 아이덴티티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재미가 없는 평범한 게임센터가 된 것 같아요. 시대가 많이 흘러 결국엔 평범한 게임장이 되었으니 게이머들 입장에선 모펀을 굳이 올 필요가 없는거죠."

확실히 최근엔 리듬 게임을 포함한 오락실이 많이 생겨나긴 했었다. 10여 년 전 기억으로는 리듬 게임은 'EZ2DJ' 정도만 보았고, 나머지는 전부 슈팅, 횡스크롤, 대전 격투 게임들 위주였다.

"네, 그래서 그런 곳을 유지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코로나-19 문제도 있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꽤 전부터 폐업을 고민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게임센터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했던 것은 그 안에서 함께 일해왔던 매니저 친구들한테는 그 곳이 일하는 터전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문을 닫으면 매니저 분들의 생활의 터전이 없어지는거라서 거기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모펀의 매력이 떨어진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 곳을 유지하면서 방법을 계속 찾아보려고 노력했던 것은 같이 생활했던 친구분들의 터전이 떨어져 나가는게 안타까워서였으니깐요. 그래서 여태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가 이번에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말을 이어나가면서 게임센터의 일을 안하겠다고 접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시 예전처럼 '신기한 장소'라는 인식을 줄 수 있게 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센터의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접는 건 아니고, 다시 예전처럼 "이런 오락실이라면 사람들이 재밌어하겠다."하는 것들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저도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고, 제가 어렸을 적엔 PC방 대신 오락실이었으니깐요. 저는 오락실에서 게임을 처음 경험하고, 거기서 게임 생활을 해왔던 사람이기에 오락실에 대한 향수라는 게 있고, 또 오랫동안 게임센터를 운영해본 사람으로서 정말 그럴듯한, 재미있는 게임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있기도 해서, 아이디어를 선보일 좋은 기회가 찾아 오면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문득 테마파크가 떠올랐다. 남들보다 뛰어나고, 비범한 생각이라면 테마파크 건설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보니, 아케이드 게임기 쪽에서 새로 획을 긋는 비범한 게임들이 나올까? 사장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음, 게임기가 여기서 더 특별해지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으로는 단지 게임만 하는 것으로 그치는 공간이 아니라, 여러가지 즐길거리가 함께 있는 곳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세가나 남코도 그렇듯, '조이폴리스'라는 곳이 있거든요. 가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단순한 게임기만 배치한게 아니라서 즐길 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 외에도 여러 콘텐츠들을 녹여 담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좋은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 보여드릴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 사장님의 다음 목표는 과연 놀이공원일 것인가

인터뷰가 끝난 만큼, 마무리를 위해 사장님에게 인벤 유저분들을 위한 한 말씀을 부탁드렸다. 사장님은 처음에 무엇이 좋을까 하며 굉장히 많이 고민을 거듭하셨는데 이내, 결심하듯 한 마디를 꺼내셨다.

"에픽세븐 많이 사랑해주세요."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이렇게 한 순간 즐거웠던 모펀 사장님과의 인터뷰가 마무리 되었다.

"인벤에서 몇 개 안 팔린걸로 아는데... 에픽세븐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사주세요... (웃음)... 스마게에서 많이 좋아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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