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콘솔 레전드 3인방이 푼 콘솔 발전썰

게임뉴스 | 윤서호 기자 | 댓글: 2개 |



트위치는 오늘(27일), 뉴욕 게임 어워즈에 앞서 콘솔계의 주요 인물 3명과 게임업계의 발전 과정과 미래를 논하는 라운드 테이블을 마련했다. 전 닌텐도 아메리카 사장 레지 피서메이, 전 마이크로소프트 Xbox 부서 총괄 로비 바흐, 전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 사장 잭 트레튼이 함께 한 이번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당시 콘솔 개발 비화 및 '콘솔 전쟁'에서 각 업체가 채택한 전략, 앞으로의 게임 산업의 전망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은 호스트를 맡은 아드리안 F.E가 자신이 준비한 질문 외에도 유저들의 질문을 선별해 색다른 화두를 던지는 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많았던 질문은 콘솔 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초, 각 업체가 선택한 전략과 그 배경이었다.

닌텐도의 전략은 "게임을 즐기는 인구 수 그 자체를 늘리자"였다. 이 전략은 이전부터 닌텐도의 기본 방침 중 하나였지만, 콘솔 전쟁 시기에 와서 더욱 부각됐다. 피서메이 닌텐도 아메리카 전 사장은 자신이 입사하기 전부터 이미 닌텐도는 컨퍼런스나 게임쇼마다 단순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었으며, 이를 어떤 식으로 확장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 닌텐도는 게이머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어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이런 전략을 본격적으로 채택한 계기는 2000년대 초, PS2가 출시되고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당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미국을 기준으로 10명 중 2명 정도였고, 그 2명마저도 PS2 게이머가 다수였다. 닌텐도는 SIE와 스타일이 달랐던 만큼, 그 파이를 빼앗아오기보다는 파이를 늘리고자 최대한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향을 추구했다. 아울러 생활 속에서 익숙한 요소들을 콘솔 하드웨어 및 게임 내에 풀어내고자 했다.

이러한 시도는 터치스크린이 점차 일반화될 시점에 이를 채택한 휴대용 콘솔 닌텐도 DS, 센서를 최대한 활용해 신체의 움직임을 게임 내에 반영할 수 있는 Wii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축적된 경험이 스위치로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 닌텐도는 독특하면서도 일반인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하드웨어를 설계해나갔다

후발주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브로드밴드와 북미의 파트너십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접 코어한 게임을 개발했던 경험이 드물었고, 게임을 개발해본 경험이 있는 직원도 적었다. 심지어 부서를 총괄했던 바흐 전 총괄도 게임쪽은 문외한이었다고 고백했다.

대신 바흐 및 직원들은 MS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 및 브로드밴드 관련 기술과 노하우, 북미 개발사들과의 네트워킹에 주목했다. Xbox 출시 전, 독점적인 위치의 콘솔인 PS2는 랜을 연결해서 다른 게이머들과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먼 곳에 있는 플레이어와 게임을 즐길 순 없었다.



▲ Xbox는 가장 후발주자였던 만큼, 게이머에게 어떻게 어필해야 할지 고민해야했다

당시 기술로 콘솔에 온라인 기능을 넣기는 다소 어려웠지만, MS 직원뿐만 아니라 '헤일로' 독점 출시 계약을 맺은 번지에서도 강력히 어필했다. 바흐 전 총괄은 이 의견을 임원 회의에 그대로 전달, Xbox에 온라인 기능인 Xbox 라이브를 추가했다고 회고했다. 다만 Xbox 라이브를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워서 출시 후 약 1년 동안 여러 건의 시행착오를 거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 뒤로도 MS에서는 자사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 브로드밴드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Xbox 최고의 독점작 '헤일로' 개발사도 온라인 기능을 적극 어필, Xbox 라이브는 탄력을 받았다

이미 콘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SIE는 게임을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어른이 되어서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 끌어올리는 것에 주력했다. 트레튼 전 SIE 아메리카 사장은 자신이 대학생이던 시절, 가정용 비디오 게임이 도입되서 동생과 같이 게임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 후로도 한동안 게임은 아이들만 즐긴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집안에서나 사회에서나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되긴 어려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결과 SIE, 특히 북미 지사에서는 북미의 실력 있는 스튜디오 지원 및 인수에 집중했다. 이들이 게임 개발만 온전히 집중하게 해서, 게임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도 잘 만든 드라마나 영화 같이 임팩트를 줄 수 있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SIE의 주요 임원들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게임은 아이들의 전유물로 남아서 거실을 차지할 수 없고, 결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변만 겉돌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독점 계약 및 스튜디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 SIE는 게임의 퀄리티를 끌어올려서, 성인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되고자 했다

이러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언급됐다. Xbox에서는 닌텐도의 휴대용 콘솔에 자극받아 휴대용 Xbox인 'Xboy'를 기획했지만, 결국 프로젝트 단계에서 실패로 끝났다. 그 기획은 오래도록 흑역사로 남았지만, 몇 년이 지난 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어디에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인 'Xbox 게임 패스'로 방향이 바뀌었다.

닌텐도에서는 SIE에 자극받아 코어한 독점작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Wii와 닌텐도DS 성공 이후, 닌텐도는 자신의 강점인 퍼스트파티와 휴대용 콘솔 기술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에 창의적인 하드웨어를 하나의 기기에 다 넣고자 시도했다. 그렇게 해서 WiiU가 나왔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 실패는 이후 닌텐도 스위치 개발에 밑거름이 됐다고 피서메이 전 사장은 회고했다.



▲ WiiU는 실패했지만, 이후 닌텐도 스위치에서 결실을 맺었다

SIE 역시도 PS3에서 멀티미디어 기기 어필 및 기존 마케팅 방식을 고수하고, 닌텐도의 강점인 창의적인 하드웨어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 벤치마킹하다가 이전 세대에서 자리잡은 독점적인 위치를 상실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트레튼 전 SIE 아메리카 사장은 PS3 후반부터 전략을 '게임'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PS용 게임 개발 경력이 없는 스튜디오도 지원하는 등의 전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여러 가지로 준비했지만 성과는 썩 좋지 않았던 때도 있었고, 그 실패에서 새롭게 배워나갔다고

차세대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은 이제 특정층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에 입을 모았다. 이를 어떻게 각 회사가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회사의 방침은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 한 편, 엔터테인먼트의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로 가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할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

공통적으로는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것이라고 꼽았으며, 그 방법은 각 회사마다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중 일부는 PS5의 듀얼 센스 컨트롤러의 각종 기술, VR, Xbox와 닌텐도의 센서 기술 등으로 구현됐으며 이것이 한 층 더 혁신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라운드 테이블은 뉴욕 게임 어워즈 10주년을 맞아서 진행됐으며, 트위치 독점으로 공개됐다. 뉴욕 게임 어워즈 본방송은 유튜브로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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