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디언 크로니클 "이제 시작, 전략의 재미 더 키우겠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5개 |



지난 3월 25일, 그랜드 론칭한 픽셀크루즈의 전략 타워 디펜스 '가디언 크로니클'이 그랜드 론칭 후 첫 번째 시즌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시즌 업데이트를 통해 '가디언 크로니클'은 새로운 맵, 가디언, 그리고 신규 모드로 투기장이 추가된다. 새 시즌에 맞춰, 새로운 콘텐츠로 무장해 메타의 변화와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기존의 타워 디펜스와는 달리 덱 조합과 배치 등 전략을 강조한 '가디언 크로니클'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과연, 픽셀크루즈가 이러한 도전을 한 이유와 성과는 어땠을까? 픽셀크루즈의 김훈일 디렉터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업데이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픽셀크루즈 김훈일 디렉터


Q.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가디언 크로니클' PD인 김훈일이라고 한다. 게임 업계에 몸담은 지는 10년 정도 됐다. 전작으로는 '프렌즈런'이 있으며, 디렉터로서는 이번이 두 번째 게임이다. 사소한 개인 정보일 수도 있는데, 개발자가 되기 전에는 철권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적이 있다. 200원이라는 닉네임을 썼는데 아마 아실지 모르겠다.


Q. 프로게이머에서 개발자로 전향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금은 프로게이머들이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 당시 철권은 그런 부분이 약했다. 한번 격투 게임 프로게이머면 계속 격투 게임만 해야 한다는 인식이어서 너무 게임에 종속되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대회도 꽤 연다지만 결국 격투 게임은 비주류인 점도 있었다. 지금이야 선수들이 방송도 꽤 하지만 내가 은퇴했을 때는 방송도 적어서 생각도 못했다.

그렇게 은퇴하고 어쩌다 보니 카카오 게임사업부에 입사하게 됐다. 거기서 많은 게임을 접하면서 '와, 게임을 발굴하고 개발한다는 게 정말 재미있는 영역이구나' 싶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아이디어를 내고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작게 창업을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그때 창업은 실패했는데 그 당시 인연을 통해 넥스트플로어에 입사해 지금에 이르게 됐다.


Q. 지난 3월 그랜드 론칭 후 현재 라이브 지표는 어떤가.

신규 유저 유입이 늘고 있고 반응도 낮지 않다. 특히 한국과 대만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명확한 지표를 언급하긴 조심스러우나 DAU 대비 매출 역시 준수한 편이다. 잔존율은 초반에는 이탈하는 유저가 많았지만, 10일 차 이후부터는 매니아층이 형성되어서 그런지 이탈도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내부적으로는 초반에는 호불호가 갈려서 빠져나간 유저가 많았지만, 재미를 붙인 유저들은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한국과 대만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건 지역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건가.

게임을 즐기는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서양은 몬스터를 막는 타워 디펜스 본연의 맛을 중시해서 그런지 협동전을 더 좋아한다. 반면, 한국과 대만은 겨루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경쟁전을 위주로 플레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소프트 론칭을 약 3개월 진행했는데, 이렇게 오래 진행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다른 타워 디펜스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부에서는 그럼에도 그간의 타워 디펜스와는 차별화된 요소가 있는 도전적인 게임이라고 여겼어서 이게 시장에 먹힐까 궁금했다. 그걸 파악하기 위한 소프트 론칭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Q. 타워 디펜스는 보통 싱글이지 않나. 멀티 위주의 대전 방식을 추구한 이유가 궁금하다.

취향이 반영된 결과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격투 게임이나 '클래스 로얄'같은 대전 위주의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런 게임들을 하면서 스토리나 싱글 모드에 대한 갈증이 없었다. 왜 그런가 하니 서로 겨루면서 다양한 변수가 창출되는 상황 그 자체가 즐거웠던 거였다. 그래서 '가디언 크로니클'도 그런 즐거움을 주기 위해 멀티 위주로 기획했다. 물론, 질문한 것처럼 싱글 플레이 위주의 타워 디펜스들이 많고 서양에서는 싱글 모드에 대한 요청도 있어서 그와 관련된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그 부분은 잠시 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Q. 전략을 강조했는데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반반인 것 같다. 기존의 랜덤 타워 디펜스는 운 요소가 너무 커서 우리는 운 요소를 줄이고 전략을 강화하는 걸 목표로 했는데,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은 운의 영역이 전략으로 넘어와서 파고들 만한 요소가 많아졌다고 좋아하지만, 반대로 너무 전략에 좌우되다 보니 변수가 적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그래도 점점 자신만의 덱을 짜는 등 게임에 빠져드는 유저들도 많아지는 분위기다. 개인적인 소망일 수도 있지만, 게임의 전략 요소를 더 강화해서 추후 프로게이머도 나올 수 있는 게임이 되는 게 목표다.



Q. BM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소프트 론칭 당시에는 캐릭터를 얻는 만족감이 크도록 했는데, 문제는 캐릭터를 얻고 나면 또 얻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았다. 똑같은 캐릭터를 뽑는다고 해도 성장할만한 만한 요소가 거의 없기 때문이어서, 그랜드 론칭을 하면서 추가 성장 요소를 추가하니 캐릭터를 더 얻기 위해서 과금하는 등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Q. 가디언 특성에 따라 배치 위치부터 조합 순서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전략을 녹여냈는데 유저들이 의도한 대로 잘 따라오고 있나.

룰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게임을 접는 유저들의 패턴을 살펴보니 룰이 복잡해서 게임이 재미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도 전에 접는 경우가 많았다. 룰을 이해하고 게임을 하다 보니 재미가 없어서 접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단순히 복잡해서 나가는 건 다른 문제여서 우선은 그 부분을 좀 더 보완할 생각이다. 그래도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의 플레이를 보면 우리조차 '어? 이런 덱이 가능해?' 싶을 정도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Q. PC-모바일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데, 유저들은 어떤 플랫폼으로 더 많이 즐기고 있나.

소프트 론칭 당시에는 마케팅을 별로 안 해서 스팀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유저가 많았다. 전체 유저 가운데 80%가 스팀으로 즐겼었다. 그랜드 론칭 이후에는 모바일로 하는 유저가 많아져서 스팀은 15% 정도로 줄었다.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의 BM이어서 스팀 유저들은 거부감을 느낀 반면, 모바일 유저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서 비율이 극명하게 나뉜 것 같다.


Q. 보통 덱을 구성하고 이에 따라 전략, 메타가 달라지는 게임은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들이 정보를 교환하곤 하는데 '가디언 크로니클'은 그런 커뮤니티가 없는 것 같다. 공식 카페도 없던데 만들 계획은 없나.

아직은 없다. 하지만 덱이나 공략을 공유할 공간의 필요성은 우리 역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어서 게임 내에 덱 추천을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보완할 생각이다.


Q. '가디언 크로니클'의 핵심은 결국 덱 빌딩 아닌가. 다양한 덱을 통해 물고 물리는 싸움이 펼쳐져야 하는데 아직 가디언 수가 적어서 그런지 대부분 덱이 비슷한 것 같다.

그 부분은 꾸준히 가디언을 추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2주마다 가디언을 하나씩 추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시즌마다 맵이 달라지는데 그에 따라 지금은 좋은 가디언, 덱이 다른 맵에서는 안 좋아질 수도 있고 혹은 반대로 안 좋았던 가디언이 좋아질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정형화된 덱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Q. 2주마다 가디언을 하나씩 추가한다고 했는데 대형, 시즌, 주간 업데이트 간격은 어떤 식인가.

이번에 그랜드 론칭 후 첫 시즌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시즌 업데이트는 4주에 한 번씩 진행하고 한 시즌에 2개의 신규 가디언이 추가된다. 대형 업데이트는 3시즌에 한 번씩 할 예정으로, 여기에는 모드 등의 신규 콘텐츠 등이 포함된다.


Q. 아까 싱글 모드를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대형 모드 업데이트에 포함되나.

맞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종의 요일 던전으로 다양한 제한을 둬서 공략의 재미를 안겨줄 예정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떤 요일 던전의 몬스터들은 대미지를 1밖에 안 받아서 공격력이 높은 가디언이 아닌 공속이 빠른 가디언이 유리하다던가 하는 식이다.


Q. 현재 개발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다 합해서 20명 정도 된다.


Q. 생각보다 개발팀 규모가 작은데 힘들진 않았나.

개발팀 모두 게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한 명의 유저로서 게임을 즐길 정도고 그 덕분에 온갖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힘들지만 재미있게 개발 중이다.


Q. 서양의 쟁쟁한 타워 디펜스 게임들과 경쟁함에 있어서 '가디언 크로니클'만의 강점은?

강점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가디언 크로니클'을 만든 계기부터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신작 개발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연히 타워 디펜스 커뮤니티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있었고 유즈맵 역시 상당히 고도화된 걸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유즈맵이어서 한계 역시 명확하다는 것 역시 눈에 띄었다.

그때 유즈맵 타워 디펜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계기로 본격적으로 '가디언 크로니클'의 기획을 시작했다. 게임을 해봤으면 알겠지만, 기존 타워 디펜스와는 달리 덱 조합이나 위치 등의 전략을 필요로 하는 만큼, 그런 부분에서 차별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가디언의 능력을 고려해 배치는 물론 강화 순서까지도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Q. 대전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누가 오래 버티는지 겨루는 거여서 뭔가 아쉬웠다. 상대를 더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수단을 추가할 예정은 없나.

어떤 식으로 상대를 방해하는 게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가디언 크로니클'에서 상대를 방해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공격형 가디언을 써서 상대 가디언을 잠재우거나 기절시키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의 몬스터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둘 다 똑같이 상대를 방해하는 것임에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가디언이 공격받는 걸 괴롭힘을 당한다고 느끼는 경향이 컸다.

반대로 몬스터를 강화하는 건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직접 상대 가디언을 공격하는 방식 대신 상대 몬스터를 강화하거나 회복하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





Q. 경쟁전과 협동전 밖에 없던데 싱글 모드 외에 더 많은 모드를 추가할 생각은 없나.

고민 중이다. 소프트 론칭 당시에는 모수가 적어서 모드가 많으면 매칭이 원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모드를 2개만 낸 거였는데 지금은 유저 수도 어느 정도 되는 만큼, 모드를 더 추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싱글 모드 외에 투기장 모드를 준비 중이며, 추후 유저 수가 더 늘어나면 그에 따라 더 많은 모드를 추가할 예정이다.


Q. 최근 유저 반응을 보니 육성과 재화 수급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 같다.

골드 수급에 대한 불만이 큰 건 알고 있는데, 의도한 부분이다. 가디언 획득 난이도를 낮추는 대신 성장 난이도를 높인 건데, 부정적으로 느끼는 유저가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은 밸런스와도 연관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골드를 좀 더 푸는 식으로 해서 보완할 생각이다.





Q. e스포츠도 어느 정도 구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부에서 생각하기에 대회를 열기 적절한 유저 수는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나.

유저 수도 중요하지만 스타 플레이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가볍게 즐기는 유저가 더 많은데, 매니아층이 형성되고 그 가운데 스타 플레이어가 생겨나기 시작하면 그 시점에서 소규모 대회 정도는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대회는 꼭 열고 싶다.


Q. 밸런스 패치와 관련한 내부 기조는 뭔가.

사소하더라도 꾸준히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밸런스 패치는 시즌 업데이트와 함께 진행되는데, 공격력이 10이었는데 이걸 한 번에 7로 낮추기보다 9, 8, 7 이런 식으로 천천히 수정하는 게 유저들이 받을 충격도 적고 밸런스를 맞추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소프트 론칭 당시 시즌마다 밸런스 패치를 진행했는데 맵이 바뀌고 신규 가디언이 추가되는 것보다 유저들의 반응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주가 그랜드 론칭을 하고 첫 번째 시즌인 만큼, 밸런스 패치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어서 유저들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된다.


Q. 투기장은 어떤 모드인가.

'하스스톤'의 투기장을 떠오르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쓸 수 있는 가디언이 랜덤으로 정해져서 즉석에서 덱을 구성하는 모드다. 앞서 스팀이나 서양에서는 P2W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런 과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다양한 모드를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배틀로얄 모드도 준비 중인가.

기획은 했는데 실제 게임에 적용하기 어려워서 결국 폐기했다. 게임 플레이와도 연관이 있는 부분인데 타워 디펜스 특성상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복잡해진다. 실제로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8명이 싸우는 방식이었는데 너무 복잡해서 6명으로 낮추고 다시 3명으로 낮추다가 결국 지금의 형태가 됐다.

한 화면에 보이는 건 2명으로 제한하고 다른 유저들은 화면 밖에서 싸우게 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게 재미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는 추가할 생각이 없다.


Q. 그럼에도 길드 콘텐츠로 대규모 모드를 원하는 유저들도 있는 것 같다.

대규모 모드를 원하는 유저가 꽤 되는 것 같아서 그런 유저들을 위한 레이드 모드를 준비 중이다. 타워 디펜스에서 대규모 전투를 한다고 느끼기 어려운데 그런 부분에서 '가디언 크로니클'의 레이드 모드는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킹덤 러쉬'에서도 거대한 몬스터가 타워를 부수면서 다가오는 그런 연출이 있었지 않나. 우리도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확히 어떤 식으로 거대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식이 될지, 몇 명의 유저가 참여할지 등 세부적인 부분은 고민 중이다.


Q. 픽셀크루즈의 첫 게임인데, 그간 여러모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그랜드 론칭 후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그간의 소회를 듣고 싶다.

개발자들 모두 자신들이 개발하는 게임이 잘되길 바라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항상 좋았던 건 아니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3번이나 기획을 엎었는데, 우리가 만든 게임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가디언 크로니클'을 모르는 유저가 많지만, 그래도 그랜드 론칭 후 조금씩 우리 게임을 즐겨주고 알아주는 유저가 늘어나고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중간에 개발이 취소되기도 하는 만큼, 개발팀의 1차 목표가 정식 서비스였는데 그걸 이뤘으니 이제 다음으로 우리 게임을 알리고 더 많은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Q. 사소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앱 아이콘이 곰이더라. 왜 하필 그 캐릭터인가.

내 취향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다. 처음에는 '가디언 크로니클'의 메인 캐릭터를 아이콘으로 할까 고민도 했었는데 비슷한 느낌의 아이콘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타이틀이 XX 디펜스 이런 식이 아니다 보니 캐주얼 RPG로 오해할 수도 있다고 여겼다. 그때 '그럼 우리는 아예 반대로 좀 튀게 만들자' 해서 그 곰 캐릭터를 선택하게 됐다. 물론 그냥 무작정 밀어붙인 건 아니다. 정식 서비스에 앞서서 미소녀 캐릭터 아이콘과 곰 캐릭터 아이콘 두 개를 테스트했는데 아주 근소하게 미소녀 캐릭터 아이콘이 높아서 이 정도면 곰 캐릭터로 해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결론을 내렸다.


Q. 글로벌 서비스 중인데 몇 개의 언어를 지원하나.

16개 언어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게임을 하기에 앞서 한글화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외국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영어만으로도 충분하겠지 싶었는데 그렇지 않더라. 그래서 소프트 론칭 당시 서비스 국가를 확장하면서 언어를 조금씩 늘렸다.


Q. 현재까지의 지표를 볼 때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염두에 둔 목표의 최소치는 달성한 것 같다. 그런데 최소치를 달성하니 욕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개발에 매진 중이다.


Q. 라인게임즈와의 협업은 만족스러운가.

넥스트플로어 시절부터 함께 일해서 그런지 개발하긴 편하다. 다만, 개발 환경과는 별개로 스팀이나 글로벌 서비스는 라인게임즈도 그렇고 우리도 이제야 시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냉정하게 평가할 때 그런거고 오히려 다른 게임사와 비교하면 라인게임즈가 그래도 스팀이나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는 더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더 좋은 성과도 내리라 생각한다.


Q. 앞서 스팀의 경우 모바일과는 유저 성향도 다르고 과금에 대한 저항도 있다고 했는데 굳이 스팀과 크로스 플레이를 계속 하려는 이유가 뭔가.

시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예전 피처폰 시절에는 패키지처럼 게임을 사야 했는데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싹 바뀌었다. 지금도 사야 하는 게임이 있지만, 대부분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그렇다는 건 스팀도 언젠가 그런 식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좀 다른 예지만, '원신'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인앱 결제가 있다고 해도 게임의 재미, 퀄리티만 보장한다면 그런 거부감은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결국, 좋은 게임, 재미있는 게임이 늘어나면 이런 플랫폼의 장벽 역시 허물어질 거로 생각한다.

한편, 이런 시장의 변화와는 별개로 '가디언 크로니클'은 모바일보다 큰 화면의 PC로 즐기기 좋은 게임이란 점도 있다. 그래서 꼭 스팀으로 서비스하고 싶었다. 실제로 소프트 론칭부터 인앱 결제가 있었음에도 스팀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해줬을 정도다. 잔존율도 소프트 론칭 기준으로 스팀이 더 많았고. 그걸 보고 인앱 결제가 무조건 부정적인 건 아니구나 싶었다.


Q. 김민규 대표가 응원해주기도 했나.

게임에 관심이 많으시다. 그래서 보통 다른 대표님들은 게임에 대한 세세한 피드백을 주지 않는데 김민규 대표님은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해주시곤 했다. 대표로서의 피드백이 아닌 게이머로서의 피드백을 서슴지 않고 주셔서 개인적으로 되게 기분이 좋았다. 회사대 회사라기보다 게이머대 게이머로 의견을 주고 받은 느낌이었달까. 그런 부분이 라인게임즈를 더욱 신뢰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물론, 대표님의 피드백이라고 전부 반영한 건 아니다(웃음).


Q. 아까 타이틀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가디언 크로니클'이라고 하니 RPG가 연상되는데, 왜 이렇게 정했나.

고민이 많았다. 타이틀에 디펜스를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도 많았는데, XX 디펜스 이런 게임들을 보니 단순한 타워 디펜스가 많았다. 색다른 차별점도 없는 타워 디펜스 게임들이어서 '가디언 크로니클'도 그런 타이틀로 했다면 오히려 묻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집을 피운 걸 수도 있지만, 차라리 디펜스를 빼고 우리 게임만의 타이틀을 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가디언 크로니클'로 정했다.


Q. 국내에서는 구글보다 iOS 유저가 더 많은 것 같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단순하게 본다면 실험적인 게임이 앱스토어와 궁합이 좋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Q. 요즘 디렉터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꽤 있지 않나. 철권 전 프로게이머이기도 했으니 나름 괜찮을 것 같은데?

무릎 선수만큼 유명했다면 과감하게 그런 시도도 했을 텐데 그 정도는 아니어서 좀 부끄럽다. 일단 마케팅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고민 중이다.


Q. '가디언 크로니클'이 유저들에게 어떤 식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처음 게임을 준비할 때만 해도 타워 디펜스 장르가 그렇게 대중적이진 않았는데, 그 사이에 '랜덤다이스' 같은 게임들이 하나둘 인기를 끄는 걸 보면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었다. '가디언 크로니클'은 그러한 타워 디펜스 장르 가운데 나름의 차별성을 가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타워 디펜스를 좋아하는, 그러면서도 기존의 타워 디펜스와는 다른 전략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유저라면 꼭 해보길 바란다.


Q. 끝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가디언 크로니클'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개발팀 모두 매일 힘쓰고 있다. 전략성을 강조했는데 생각보다 변수가 없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어서 이를 보완 중인 만큼, 이러한 노력을 유저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한편, 글로벌로 서비스 중이다 보니 내부에서는 글로벌 지표를 보고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는데 유저들은 국내 지표만 보고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하곤 하는데 방금 말한 것처럼 충분히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앞으로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할 생각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국내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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