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직한 배틀로얄+MOBA, 로얄 크라운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27개 |

기본기가 충실한 배틀로얄 MOBA, 다소 느린 템포와 핑 버그 등은 흠


하나의 모드에서 출발한 배틀로얄은 이제는 어엿하게 메이저 장르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장르가 정착할 때, 후발주자들은 일반적으로 기존에 있던 것과 다른 요소들을 포용하는 과정을 거치고는 하죠. 그처럼 배틀로얄 역시도 다른 장르의 요소, 다른 게임의 요소들을 포용하면서 발전하는 식으로 틀을 잡고 있습니다. 흔히 배틀로얄하면 떠올리는 FPS, TPS 양식에서 벗어나 RPG나 근접 전투 액션 게임의 요소를 가미한 배틀로얄 게임이나 MOBA를 가미한 배틀로얄이 그런 사례라 할 수 있죠.

로얄크라운은 그중 후자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캐릭터 스킬트리와 조작법, 아이템 조합식, 사냥을 통해서 레벨을 올리고 파밍한다거나 부시속에 숨어 적을 노리는 등 이미 타 MOBA를 통해 익숙해진 게임플레이를 배틀로얄에 녹여냈죠. 2020년 4월 일부 국가에 소프트런칭을 하면서 얼개를 다듬어간 뒤, 지난 2월 24일 정식 출시하면서 국내 유저들에게 본격적으로 선보인 '로얄크라운'. 익숙한 요소들을 잘 다듬은데다가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까지 갖춘 터라 저력이 느껴지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완벽한 게임이라고 하기엔 애매했지만요.



게임명: 로얄크라운(Royal Crown)
장르: 배틀로얄 MOBA
출시일 : 2021. 2. 24.
개발 : 미어캣 게임즈
배급 : 라인게임즈
플랫폼: PC/모바일



아기자기하고 심플하면서 기본기도 갖춘, 퀄리티 게임


로얄크라운이 국내에서 대흥행을 기록한 두 장르, MOBA와 배틀로얄을 기반으로 한 터라 게임플레이 자체는 유저들에게 크게 낯설지 않습니다. 으레 그렇듯 낙하산을 타고 파밍하면서 적과 교전하다가, 자기장이 좁혀지면 다시 안전지역으로 이동하기를 수차례 반복하게 되죠.

이 과정을 최후의 승자가 가려질 때까지 치르는데, 이를 TPS 기반이 아닌 MOBA로 바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자신이 플레이할 캐릭터를 고르고, 자신이 맞춰야 할 템에 따라서 파밍 루트를 짠 뒤 습득한 아이템을 조합해 상위 아이템을 맞춰가는 식이죠. 캐릭터별로 공격 속성이 마법/물리로 나뉜다거나 스킬 계수, 범위나 발동 방식 그리고 스킬트리 등을 살펴보면 그간 해왔던 MOBA와 크게 다르지 않아 몇 판 해보면 바로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MOBA+배틀로얄의 기본 플레이를 잘 녹여내서 적응하긴 쉽습니다. 스킬샷 적중률은 별개고요(먼산)

물론 몇 판 해보고 안다는 게 캐릭터를 그냥 다룰 줄 안다는 정도고, 숙달되려면 여러 차례 연습을 거쳐야 하는 것도 MOBA와 동일합니다. 스킬별 효과에 따라서 딜이 나오는 정도가 다르고, 1:1이 아니라 여러 플레이어들이 엉켜싸우는 전장이다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스킬을 써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수풀이나 벽, 주변 캐릭터를 튕겨보내서 벽너머까지 날려버리는 씨앗 등 다양한 지형지물까지 있어 이를 활용해 불리한 전장에서 빠르게 도주하거나 적을 기습하는 식으로 변칙적인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실전에서 벌어지는 이런 다양한 상황까지 100% 상정하지는 못하더라도, 각 챔피언별로 체험하기를 통해서 DPS 효율이나 최적화된 템트리를 어느 정도까지 미리 알고 갈 수 있게끔 했죠.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챔피언도 언제든지 체험해볼 수 있어 적으로 만날 캐릭터들이 어떤 메커니즘인지 확인해볼 수도 있고요.



▲ 못보던 캐한테 당했다 or 이 캐릭터 연습해보고 싶다면 체험하기로 미리 맛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MOBA에서 배틀로얄에 걸치는 영역에서 살펴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은 충분히 갖춰져있었습니다. 순수 배틀로얄로만 보더라도 기본기는 충실했습니다. 자기장이 오기 전에 아이템을 파밍하고, 지형지물과 아이템 그리고 스킬을 활용해 적을 기습하거나 불리한 전장을 이탈한 뒤 후일을 도모하는 등 그 모든 플레이 양상을 담아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플랫폼 등 플레이 환경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플레이 경험을, 최대한 동일하게 맞춘 것도 특징입니다. 아무래도 MOBA가 FPS, TPS에 비해 사운드로 적방향을 캐치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모바일에서는 사운드플레이가 제한되는 상황이 있다보니, 이를 고려해서 적의 발걸음소리나 스킬소리가 나는 방향을 표시하는 기능도 넣었습니다. 아울러 핑, 퀵메시지, 감정표현 등 기능도 구현해서 채팅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팀원 간 의사소통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적이 소리를 냈다면, 못 들었어도 일단 시그널로 어디 있나 대략 확인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 세팅이 어렵다면 같은 서버 유저들의 프리셋을 참고하고, 가져와서 써볼 수도 있죠

거기에 모바일 MOBA에서 지원하는 프리셋 기능을 파밍에 연동, 시작 전에 세팅한 아이템의 재료를 우선해서 일괄 파밍할 수 있게끔 했죠. 아이템을 터치하면 바로 파밍할 수 있는 곳이 맵에 표시되기 때문에, 몇 번 해보면 파밍 루트를 금방 습득할 수 있기도 하고요. 잘 모르면 남들이 공유한 프리셋을 가져와서 써보는 등,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들도 어느 정도 플레이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여기에 접근하기 쉬운 동화풍의 아기자기한 그래픽도 꽤 이점으로 다가왔습니다. 퀄리티가 높진 않아도 나름의 매력이 있기도 하고, 가시성을 위해서 다소 과장된 이펙트를 붙여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스타일이기 때문이었죠. 여기에 플레이 템포를 다소 높여주는 탈것이자 귀여움을 담당하는 펫, 외형 빼고 능력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요소까지 유저들이 게임에서 기대하는 다양한 기본 요소들을 골고루 갖췄습니다.



두 플랫폼을 맞추려다보니 다소 떨어진 디테일과 느린 템포


물론 기본기가 잘 갖춰졌다는 게 곧 완벽한 게임이란 뜻은 아닙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유저에 따라 불만을 가질만한 요소나, 개선했으면 하는 요소들은 어디에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특히 크로스플랫폼을 적용하다보니 UI/UX가 완벽하지는 않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모바일쪽에 맞춰서 최대한 심플하게 맞췄지만, 그러다보니 PC에서는 일부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거나 하는 식이죠. 모바일에서는 반대로 PC의 조작법도 고려해서 이것저것 넣다보니 프리셋 수정이나 조합 수정 등, 일부 상황에서 조작이 다소 껄끄럽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 이것저것 우겨넣다보니 복잡하기도 하고, 적응 안 되면 종종 이동하다가도 탈것이 눌리곤 합니다

이런 디테일한 요소를 빼고 본 로얄크라운은, 기본 플레이와 관련된 분야만큼은 다른 시각으로 봤을 때 다소 이해가 갈 법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인벤토리가 상자에서 나오는 아이템의 종류 대비 작긴 하지만, 그러다보니 자신이 꼭 필요한 아이템만 빼고 나머지를 남겨두게 되죠. 즉 파밍이 뒤쳐진 유저도 콩고물을 받아먹고 어느 정도 스펙은 갖출 수 있게끔 설계된 셈입니다.

어지간한 체력으로는 한 방에 끔살당하는 일이 크게 없다보니 전투 템포가 다소 느린 감은 있지만, 대신에 전장을 잽싸게 이탈해서 체력을 회복한 뒤 존버해서 기회를 노리는 배틀로얄 특유의 플레이로 1등을 쟁취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크립을 잡다보면 초반에 체력이 관리하기가 다소 어려운 것도, 체력관리가 중요한 배틀로얄도 고려한 취지일 수 있겠고요. 즉 전투:파밍:타이밍의 밸런스를 나름의 문법으로 맞춰간 셈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MOBA 스타일에서 기대하는 빠른페이즈의 전투보다는 배틀로얄의 긴 호흡에 좀 더 치중한 터라,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어보입니다. 잘 파밍이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어지간히 차이가 나지 않는 한, 확정킬을 바로 한 번에 내는 건 100% 장담하기 어렵다보니 때에 따라 파밍의 메리트가 적기도 하니까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프트런칭 단계부터 액티브 아이템들을 여럿 늘리고, 다양한 지형지물 추가를 계속해온 만큼 정식 출시 후에도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낙하할 때도 좀 빨리 내려왔으면 싶을 정도로, 초반은 묘하게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 그래도 후반, 특히 스쿼드는 빠르게 전투 페이즈가 흘러갑니다







배틀로얄, MOBA,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두 장르를 섞어낸 로얄크라운은 그 각각의 장르에서 살펴봐도 무난하게 잘 갖춰진 작품입니다. 시너지도 훌륭히 잘 나고 있고요. 앞서 언급했듯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플레이하면서 설계 방향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멀티플레이 게임은 출시가 또다른 시작이라는 말도 있듯, 로얄 크라운이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는 이제부터 시작됐다고 하겠습니다. 그나마 소프트런칭을 먼저 시작했던 터라, 그때 불거졌던 문제들은 여러 번에 걸쳐 수정하다보니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소프트런칭 초에는 자기장의 영향력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자기장으로 입는 피해를 높이는 식으로 변경했죠. 보급품의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평가에 더 상위 아이템을 보급품에 추가해서 중요도를 높였고요.

아직 시즌1에, 국내에서 캐릭터 연구와 메타 연구가 다 자리잡히지 않은 만큼 캐릭터 밸런스 격차나, 혹은 그런 것들로 인해서 플레이 경험이 완전히 망친다거나 하는 사례까지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한 번 전투에서 무조건 100% 확정킬나는 구성은 아니다보니, 캐릭터간 유불리나 밸런스 문제가 있긴 해도 아예 1위를 못한다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서포터인 이든으로 플레이했는데도 어찌저찌 버티고 어부지리 잘 노려서 1위하는 것도 현 단계에선 가능했거든요.



▲ 소프트런칭 초에는 보급품에 파란템 위주로 나왔지만 이젠 보라템도 나오는 등, 개편을 거쳤습니다

▲ 존버와_어부지리는_언제나_옳다.gfycat

싱글플레이 게임이었다면 여기에서 그쳤겠지만, 멀티플레이 게임에서는 이 단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연구가 되고 메타가 자리잡혀서 플레이가 고착화되면, 결국 게임이 고여서 시들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핵 등 부정행위 방지도 주요 이슈가 될 테고요.

더군다나 크로스플랫폼, 크로스플레이까지는 좋았지만 핑이 튀는 이슈라던가 버그 등도 유저들 사이에서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플레이경험에 꽤나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빠른 안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4일 패치를 통해서 이를 개선하고 추가로 모니터링을 통해 보완해나간다고 한 만큼,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핑 이슈는 PC 버전은 수정이 됐고, 모바일 버전도 빠른 시일 내 수정할 예정입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심플하고 직관적인 구성, MOBA와 배틀로얄의 요소를 잘 버무린 '로얄크라운'. 아직 초기라 다소 불안정하긴 하지만, 한 번 찍어보기에는 충분합니다. 출시한지 1주 가량이 지난 지금도 아직은 흔히 말하는 고인물이 그렇게 많이는 없으니, 관심이 있다면 풋풋하게 즐기고 먼저 익혀나갈 수 있는 지금이 적기라 하겠습니다.


장점


+ 취향을 크게 타지 않고, 가시성도 무난한 캐주얼 그래픽
+ 잘 조율된 전투/파밍/타이밍의 3박자
+ 모바일과 PC 크로스플랫폼에 맞춘 심플한 UI


단점


- 두 플랫폼 다 맞추려다가 다소 어중간하게 느껴지는 UX
- 다소 느릿하게 느껴지는 플레이 템포
- 버그 및 핑 이슈 등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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