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데드 리뎀션, 대학에서 美 역사를 가르치다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10개 |
서부 개척 시대 말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가 미국 대학의 역사 수업에 쓰인다.




미국 녹스빌의 주립 대학교인 테네시 대학교가 오는 8월 '레드 데드 아메리카(Red Dead America)'라는 과목을 개설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해당 과목은 락스타의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과 '레드 데드 리뎀션2'를 통해 그 속에 숨겨진 미국 역사적 현실을 탐구하는 교육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2010년 락스타가 개발한 '레드 데드 리뎀션'은 20세기 초반, 끝에 다다른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모습을 다룬 오픈 월드 액션이다. 허구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한층 사실적인 게임 플레이를 그린 게임은 락스타의 또 다른 대표작인 GTA와는 비견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호평받았다. 특히 당대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스토리와 세계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서부 개척 시대의 황혼기를 다룬 전작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를 다룬 프리퀄 후속작 '레드 레드 리뎀션2'는 한층 현실적인 디테일.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시대적 상황을 전작 이상으로 능숙하게 묘사했다.

이번 교과 개설을 알린 테네시 대학교의 부교수 토레 올슨은 게임 속에 담긴 역사적 사실에 주목했다. 2013년 조지아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줄곧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농업 환경 등을 다뤄온 그는 게임이라는 매체 특성 탓에 역사적 사실을 과장하고 부정확하게 그려낸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락스타가 당대 역사적 사실을 매우 능숙하게 다루고 있다고도 덧붙이며 역사 교과로의 적합성을 주장했다.




한 학기 동안 해당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이 게임에 담긴 ▲ 개척 신화 ▲ 독점 자본주의 확대와 철도와 관련된 기업력 확대 ▲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진 도금 시대의 부의 불평등 ▲ 식민주의 정착과 딸과 재산을 빼앗긴 원주민 ▲ 짐 크로와 인종 폭력 ▲ 멕시코 혁명과 초국가적인 영향 ▲ 남북 전쟁과 잃어버린 대의 (Lost Cause of the Confederacy)의 신화화 ▲ 여성 참정권과 반대 의견 ▲ 1898년의 미국 제국 확장 ▲ 중국, 멕시코, 이탈리아, 독일 이민자 ▲ 핑커톤 전미탐정사무소를 통한 법 집행 민영화 등을 심도 있게 배우게 된다.

그간 대학 역사 교육에 게임을 활용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좁게는 유럽부터 넓게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한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크루세이더 킹즈와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빅토리아, 하츠 오브 아이언은 봉건시대부터 2차 세계 대전까지의 시기를 현실적으로 다루며 역사 교육의 단골 교재로 사용됐다. 또한, 특별 지형 모드를 활용한 시드 마이어의 문명 등도 일부 과목에 쓰였다.

다만, 이번 테네시 대학의 '레드 데드 아메리카'처럼 한 과목 전체를 오직 게임을 통해 분석해내는 것은 드문 사례다. 보기 어려운 사례, 그리고 최고 인기 게임이 대학 교육에 쓰인다는 데 대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토레 올슨 부교수는 8월 개강 과목 수강자 모집이 일찌감치 마감됐으며 대기자 명단이 길어질 경우 과목 규모 확대를 대학 측에 건의하겠다고 전했다.




'비디오 게임도 교실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고 전한 토레 올슨은 역사를 분석하는 새로운 접근이 역사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AA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흥행을 끌어낸,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대작이 당당히 역사 수업의 교재로 쓰일 만큼 역사를 잘 다루고 있다는 점은 한국을 다룬 더 많은 게임을 기다리는 국내 팬들에겐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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