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트럭 시위 나선 '클로저스' 유저들...유병휘 PD, 소통 부족 '사과'

게임뉴스 | 양영석 기자 | 댓글: 23개 |



나딕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클로저스'의 유저들도 트럭 시위에 나섰다.

유저들이 트럭 시위에 나서게 된 계기는 지난 2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월 23일, 나딕게임즈의 유병휘 디렉터는 개발자 노트를 통해서 2월 업데이트 내역을 공개했다. 새 챕터와 인터페이스 개편 등 업데이트 내용이 공개된 가운데, 지난 2019년 11월 '클로저스 어셈블' 행사를 통해 언급됐던 '그래픽 리마스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문제는 '그래픽 리마스터'의 작업 내역 공개가 아니라, 공식적인 중단이 발표된 점이다.

유병휘 디렉터는 개발자 노트를 통해 "당시 클로저 분들께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주셨고,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라며, "이에 저를 포함한 개발진은 과감히 클로저스 어셈블 행사에서 보여드렸던 방향의 리마스터를 중지하고, 다른 방향으로 비주얼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였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셰이딩 개선과 캐릭터 모델링에 대한 개편을 내용을 공유했다.

▶관련 링크 : [개발자 노트] 2월 업데이트 계획 및 개발중인 콘텐츠 안내



▲ 리마스터는 중지됐고, 이를 대체할 셰이딩과 모델링 개편에 대한 내용이 공유됐다.

유저들이 분노하게 된 도화선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이번 발표가 있기까지, 약 14개월 동안 클로저스를 즐기던 유저들은 그래픽 리마스터에 대한 많은 문의와 관심을 보냈지만 이에 대한 안내나 중간 과정의 공유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14개월 만에 공개된 소식은, 리마스터의 중단과 함께 리마스터의 발표와 대조되는 '대체 업데이트'였던 셈이다.

또한 그간 클로저스는 강화 시스템 및 코스튬, 칩 시스템 개편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과 맞지 않았고, 신규 콘텐츠의 퀄리티 저하와 과금 정책, 캐릭터 일러스트 및 모델링 및 스토리의 완성도에 대해 불만이 누적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계속 즐기던 유저들은 약속했던 '그래픽 리마스터'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유저들에게 찾아온 건, 리마스터의 중지 소식이었다.

이에 유저들은 리마스터의 중지와 이러한 소통 방식에 대해 큰 아쉬움을 드러냈고, 직접 행동에 나서서 24일, 1차로 의견을 모아 성명문을 작성해 나딕게임즈에 전달했다. 성명문을 통해 클로저스 유저들은 ▲리마스터 개발 중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어셈블 행사로부터 대체 업데이트 진행까지의 리마스터 개발 내용 공개, ▲대체 업데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제공 및 담당 부서의 설명,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자리(간담회)를 요구했다. 1차 성명문은 24일, 직접 대표로 선정된 유저가 나딕게임즈에 방문하여 정식으로 전달했고, 이어 오후 11시경에는 유병휘 PD가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관련 링크 : (추가) 클로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나딕게임즈 유병휘 PD는 클로저스 어셈블 행사에서 발표한 그래픽 리마스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클로저님의 평가가 방향성을 개선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처럼 느껴지게 설명을 드린 점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리마스터의 개발 과정과 방향이 전환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설명이 부족했던 것 역시 드릴 말씀이 없는 저의 잘못입니다"라고 사과했다.

또한 "클로저스 어쎔블에서 공개했던 방향의 리마스터는 단순히 광원 효과만 변화하는 느낌이 아닌 전체적인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진행했으나, 처음 기획한 방향으로는 클로저스의 비주얼의 장점과 고유의 분위기를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비주얼보다 나은 결과물을 낼 수 없다는 결론에 새로운 방향으로 비주얼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병휘 PD는 이러한 방향성 전환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고, 그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보상과 함께 향후 구체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전달할 것을 약속했다.



▲ 유저들이 전달한 1,2차 성명문

그러나 유병휘 PD의 사과문 역시 클로저스 유저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사과문을 본 유저들은 2차로 성명문을 통해 입장을 내었다. 클로저스 유저들은 "상기 공지에는 유저가 요구한 사항 전부가 아닌, 일부 내용에 대해서만 해명과 사과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의 목소리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트럭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유저들은 두 번째 성명문을 통해서 "개발사와 소통하고 싶다는 진심 어린 목소리"라며, ▲리마스터 개발 중지와 관련하여 클로저스 팀의 꾸밈없는 해명과 개발 내용 공개(리마스터의 실존 여부), ▲개발팀에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간담회 개최, ▲유저와 소통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해줄 것을 나딕게임즈 클로저스 팀에게 요청했다.

2차 성명문 게재와 함께 유저들은 '트럭 시위'를 행동으로 옮겼다. 트럭 시위의 모금은 지난 25일 자정부터 시작되어 한 시간여 만에 완료되었고, 3월 1일 래핑과 경로까지 조율이 완료되어 3월 2일부터 시위를 시작했다.

인벤에서는 이번 클로저스의 트럭 시위의 진행과 게임사의 의견 전달 역할을 맡은 대표 유저 '루안티아'와 인터뷰를 진행, 클로저스 유저들의 목소리와 이번 트럭 시위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루안티아 유저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리마스터 개발 중지는 개발 중지대로 아쉽지만, 14개월 동안 유저들에게 별다른 안내가 없던 점이 더 아쉽다"고 이번 리마스터 개발 중지에 대한 심정을 토로했다.



Q. 그래픽 리마스터의 취소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발표할 수 있는 사항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시위로 이어지게 된 건, 다른 콘텐츠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누적되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저 입장에서 현재 클로저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클로저스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그래픽 리마스터가 회사의 내외부 사정에 의해 중단되거나 계획이 변경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클로저스뿐 아니라 다른 게임이나 산업 군에서도 특정 프로젝트가 매우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공식 석상'에서 유저에게 한 말이라면, 프로젝트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어떤 이유로 중단되었는지, 또 이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뭐가 있는지 정도는 유저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은 과거에도 몇 번 있었다. 대표적으로 '칩 시스템 개편'을 꼽을 수 있는데, 칩 시스템 개편은 장비 아이템에 장착하는 '칩 아이템'의 습득, 강화 등의 모든 절차를 전면 수정하는 대규모 패치다.

개발사는 칩 시스템 개편을 진행하면서 유저가 보유한 모든 '칩 아이템'을 회수하고, 일정 비율의 대체 아이템을 제공해 주었다. 유저들은 이러한 개편 방식에 대해 많은 목소리를 내었으나 개발사는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였고, 이후 사과 공지를 통해 "앞으로 유저의 목소리를 듣겠다"로 안내한 적이 있다.

이번 리마스터 취소와 이전의 칩 시스템 개편 모두 개발사의 소통 부족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개발사가 유저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통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사가 유저들에게 충분히 의견을 듣고 세부 방향이나 대응을 준비했다면, 유저들도 개발사를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게임 콘텐츠와 업데이트 등을 제외하고도 나딕게임즈와 넥슨에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가장 큰 불만은 유저들이 얼마나 클로저스라는 게임을 사랑하는지 몰라 준다는 점이다. 클로저스는 서브컬처 게임이다. 클로저스의 가장 큰 특징은 메인 스토리의 모든 대사에 성우님들의 목소리가 더빙되어 있다는 것인데, 개발사도 이러한 서브컬처의 특징을 살려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튬과 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클로저스는 서브컬처 게임으로, 본인의 캐릭터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현재 게임 초기 1개 팀(5개의 캐릭터)은 현재 4개 팀(19개의 캐릭터)으로 늘어났고, 플레이어블 캐릭터(2021.03.02. 기준 19개)가 많아지면서 전체적인 콘텐츠의 품질이 하락한 것을 느끼고 있다.

스토리에서 캐릭터 비중은 눈에 띄게 줄었으며, 코스튬 일러스트의 품질은 불안정하였고 일부 고가의 코스튬 모션들은 다른 캐릭터의 모션에서 차용한 것도 일부 보이기 시작했다. 재차 말하지만, 클로저스는 서브컬처 게임인만큼 본인의 캐릭터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내가 키우는 캐릭터가 어느 정도의 매출을 담당하던, 다른 캐릭터들과 차별 없이 공들인 콘텐츠를 내어주었으면 한다.




Q. 트럭 시위의 문구는 개발팀과 운영측에 보내는 핵심적인 메시지다. 이러한 문구를 선정하는 키워드가 있었을 것 같다.

=핵심 키워드는 유저들의 기대와 믿음, 게임사의 배신, 기만이다. 몇몇 구호에는 이벤트나 인 게임 캐릭터의 대사와 같이 게임사가 사용해왔던 대사를 어레인지한 것도 있다. 유저들은 거듭되는 불만족스러운 업데이트나 컨텐츠를 보았지만 그래도 '기다렸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Q. 클로저스와 나딕게임즈가 이번 트럭 시위를 통해서 어떻게 변화하기를 희망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6년의 서비스 기간 동안 건의 창구와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수많은 목소리를 내었으나, 항상 검토, 고려와 같이 기약 없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개발사가 확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유저들은 그동안 많은 불만을 쌓아왔고 건의 창구에 건의 글을 쓰면 '검토 고려'와 같이 기약 없는 답변으로 돌아오거나, 유리한 항목에 대해서만 '일부 답변'하는 식으로 답변이 작성됐다.

우리 유저들은 건의 창구에 대해 "건의 창구에 글을 써도, 검토, 고려 답변이 나올 거 뭐 하러 쓰냐~"등의 형식상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게임은 개발사와 퍼블리셔뿐 아니라, 우리 유저들도 어느 정도 일조를 하고 있다고 본다. 유저의 행동 패턴, 구매 패턴, 커뮤니티 내외의 상황 등 이러한 요소 하나하나가 게임의 세부적인 방향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유저들이 건의 창구를 불신하는 현재 상황은 매우 잘못되었다고 본다. 우리 유저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개발팀에 직접 전달하여 개발팀의 개선 의지를 확인하고 싶다.



넥슨과 나딕게임즈도 이번 트럭 시위에 대해 인지하고 대응과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넥슨은 "그래픽 리마스터 개발 중단과 새로운 방향의 그래픽 업그레이드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이용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입장을 전달하면서, 이번 트럭 시위가 일어나게 된 과정과 상황에 대해서도 사과를 전했다.

그래픽 리마스터의 향후 계획에 관해서는 "클로저스가 가진 고유의 캐릭터성, 아트 분위기 등을 동일하게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디테일한 완성도를 개선해 점진적인 비주얼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셰이딩 개선을 진행 중에 있고, 캐릭터 모델링 개편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넥슨과 나딕게임즈는 추가로 향후 개발자 노트 등을 통해 비주얼 업그레이드 과정을 정기적으로 안내하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상의 퀄리티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유저들이 요구한 간담회와 소통이 대해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유저분들께 만족을 드릴 수 있는 대응 방안에 대해 개발사와 면밀히 논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저들의 메시지가 담긴 래핑 전광판 트럭은 3월 2일부터 약 5일간, 넥슨 본사와 판교역 일대를 오가며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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