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채집으로 시작해 던전으로 들어간 ‘메르헨 포레스트’

리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6개 |




⊙개발사: PrimaryOrbit ⊙장르: 어드벤처+던전 RPG ⊙플랫폼: PS4, NS ⊙출시: 2021.01.28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인디 게임을 잘 안 하고 있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AAA급 게임도 쏟아져 나와서 이걸 하는데도 버거운데 인디 게임을 할 여유가 있을까?”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었죠. 다만 인디 게임을 AAA급 게임보다 낮다고 펌하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B급 게임도 좋아하고 ‘오디오서프’도 재밌게 즐겼으며 쯔꾸르 게임도 재밌으면 망설이지 않고 하는 편입니다.

그런 제가 “아, 이건 꼭 해보고 싶어!”하며 관심을 가지게 된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메르헨 포레스트’입니다. 메르헨 포레스트는 1인 개발 작품으로 개발자, ‘이시구로 시나노’가 꾸준히 업데이트하면서 살을 붙여 나간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그 추가 요소가 전부 합쳐져 있으며 모델링 개선, 유명 성우 추가 등으로 온전한 가정용 게임으로 탈바꿈한 작품입니다.

근데 이 게임을 줄곧 플레이 해보니깐 저도 모르게 향수에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게임이 뭔가… 쯔꾸르 게임이나 고전 게임스럽거든요. 나쁘게 말하면 접근성이나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좋게 말하자면 고전 게임만이 갖고 있던 고유의 재미를 갖고 있단 뜻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했을 때도 약간의 불만이 있었지만 의외로 스테이지를 넘어가면 갈수록 편해지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단순히 게임성만 보고 선택한 것 같아보이네요. 솔직하게 고백하겠습니다. 사실 처음엔 5000개만 생산되는 한정판의 ‘피규어’의 완성도를 보고 흥미를 보였던건데 막상 해보니 황당하지만 꽤 괜찮은 유머 코드가 있는 1부와 그 분위기를 일신하듯, 어두운 느낌의 던전이 펼쳐지는 커맨드형 RPG 게임이 되는 점이 흥미로운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당혹스럽기도 했는데요. 같이 확인해보도록 할까요?



▲ 난 분명 아틀리에류 치유겜인 줄 알았는데...



▲ 어째서 어두컴컴한 던전에서 괴물과 대치하고 있는 것일까...



▲ 내... 내가 피... 피규어에 낚여버렸다니!!



▲ 우와아아앙!


동인판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바뀌었는가?

우선 스마트폰, Steam으로 먼저 ‘동인판’이 발매된 전적이 있고 그 당시에도 한국어 자막을 지원해줬던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번역의 퀄리티는 콘솔판이 훨씬 낫습니다만 동인 시절이었던 당시의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점은 선택의 여지가 넓어져서 좋았죠. 물론 상업판은 동인판보다 훨씬 다양한 요소가 추가되었답니다.

우선 DLC로 추가되었던 3부 ‘별세계의 진혼곡’이 무료로 추가되었습니다. PC(Steam판)에선 본편을 구매한 뒤, DLC를 별도로 추가 구매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 것이 특징이죠. 그 뿐만 아니라 메룬과 로제타의 성우가 유명 성우로 교체되었습니다. 메룬은 ‘타케타츠 아야나’ 씨, 로제타는 ‘타카오 카논’ 씨로 교체되었고 두 분 다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3D 모델링이 개선되어 메룬, 로제타 등 주연급 인물들의 모델링은 새롭게 개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 기능이 개선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건 좀 놀랍군요. 제가 해보았을 땐, 아직도 카메라 개선이 필요한데 말이죠. 그 외에 OP 테마곡 ‘コノメドキ (코노메도키)’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부른 이는 메룬 역을 맡은 타케타츠 아야나 씨입니다.

캐릭터 일러스트는 의외로 동인 시절부터 개선된 버전입니다. 물론 저는 개선되기 전 버전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지만 확실히 바뀐 쪽이 좀 더 고풍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네요.



▲ 무려 3부의 콘텐츠까지 한꺼번에 묶여있는 합본판입니다



▲ 2부까지 가야 들을 수 있는 오프닝!



▲ 개편되기 전, 인게임입니다. 1인 개발의 향기가 물신 풍기네요



▲ 이 쪽이 개편된 후의 인게임. 세세한 디테일이 많이 달라졌지만... 펭귄은 그대로네요



▲ 동인판도 위 일러스트로 바뀌었는데 상당히 고풍스러운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 물론 제 일러스트 취향은 이 쪽의 메룬입니다만... 정말 아쉽네요


제 1부 – 아기자기 공방운영 채집생활

1부는 사실상 게임의 튜토리얼, 프롤로그를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마음 잡고 빠르게 클리어 한다면 5시간 내외면 충분하려나요? 간단한 미니 게임 여럿과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어드벤처 파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파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들었는데 메룬의 움직임이 상당히 느려서 좀 답답한 점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아틀리에 시리즈’가 떠올랐지만 복잡한 연금 시스템은 없었던 것도 특징이네요. 그 외, 자존감 없는 펭귄이 고백하기 위해서 운동을 뛴다던다, 버섯 왕의 퀴즈가 생각보다 무진장 어려웠다던가, 외계인과의 급작스런 전투가 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유머러스한 분위기와 동화 같은 내용으로 정말 만족스럽게 했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것이지. 완성도는 2부와 3부와 비교하면 심히 모자릅니다. 어엿한 약사로 다다르는 퀘스트는 세 번 정도만 클리어 하면 끝나고 미니 게임도 낚시의 경우엔 버튼 누르기에 가깝습니다. 그나마 버섯 요정의 퀴즈가 미니 게임스럽긴 하지만 난이도가 터무니 없이 높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진짜로 ‘버섯 박사’가 아니면 풀기 힘들 만한 수준의 문제입니다.

이외에도 낚시를 성공하면 다시 바깥으로 나가져 원래 낚시 위치로 가야하는 소소한 불편함이 많습니다. 이런 요소가 메룬의 느린 움직임과 합쳐져서 더욱 답답함을 주죠. 만약 메룬이 좀 더 빨리 움직여줄 수 있었다면 좀 더 편하게 느껴졌을까요? 그건 알 수 없는 일입니다.



▲ 숲에서 약 재료를 모으면 됩니다. 딱 세 번 클리어하면 끝!

▲ 아니, 이걸 어떻게 풀란거야

▲ 1부는 참 기상천외한 유머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 너, 나, 우리


제 2부 – 갑자기 분위기 다크해짐

동화 같았던 1부와 다르게 분위기가 완전히 급변해버려서 좀 많이 당황하긴 했습니다만 메르헨 포레스트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섭니다. 실제로 1부가 끝나고 2부의 멘트가 나오면서 오프닝이 펼쳐지거든요. 그런 만큼 메룬이 탐험하게 되는 그 범위도 굉장히 넓어지게 됩니다. 대부분 던전이지만요.

스토리도 깊은 느낌이 없었던 1부와 달리 이야기에 중심이 잡혀져 있습니다. 모종의 이유로 ‘현자의 돌’을 찾기 위해 던전으로 들어가게 된 ‘루나’의 행방을 알게 된 ‘음유시인’은 그대로 던전으로 들어갑니다. 메룬은 음유시인이 남긴 편지를 통해 루나가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에겐 말하지 않은 채, 음유시인의 뒤를 따라 던전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단순히 초보 약사, 메룬과 숲의 친구들과의 만남을 그린 1부와 달리 2부는 이렇게 메룬의 어머니의 행방, 음유시인과 루나의 관계, 그리고 지하에 있는 수수께끼의 소녀, ‘로제타’의 정체까지. 스토리의 깊이는 1부보다 좀 더 깊어진 느낌이죠. 그리고 2부의 제일 큰 장점은 바로 ‘던전 RPG’로 장르가 변한다는 점입니다.

우선 전투가 새로 생겼습니다. 1부에서 짤막하게 보여줬던 그 느낌인데 좀 더 UI가 다듬어진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공격, 회피, 방어가 있는데 공격은 스킬을 배우면 추가타를 낼 수 있습니다. 더블 어택, 트리플 어택 등이 이에 속하죠. 공격의 스킬을 배우고 싶다면 ‘카츠라 시자쿠’한테 가서 던전에서 주운 초밥을 주고 얻은 포인트로 배우면 됩니다.

회피는 적의 ‘빨간색 공격’이나 하얀색 공격을 회피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초록색 공격’은 회피 불능이라 방어해서 적의 공격을 경감하면 됩니다. 파란색 공격은 회피불능, 방어불능 공격이라 그냥 맞아줘야 한다는 것도 있죠. 그리고 하얀색 공격에서 적이 두 번 반짝였을 때, 방어를 하게 되면 패링이 시전되어 ‘오의’랑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오의는 필살기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던전에도 기믹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보물상자와 황금 보물상자가 있는데 후자는 ‘마법의 열쇠’를 사용하며 자물쇠를 열다 열쇠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상자는 온전히 열어집니다. 그 외, 밟으면 문이 열리는 발판이나 스위치, 맞으면 체력이나 식량이 다는 함정 등도 있습니다. 그리고 초반에만 있는 기믹들도 있죠. 예를 들어서 황금 열쇠를 얻어서 여는 검은 문이라던지요.

던전의 깊이는 얇지만 대신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모닥불과 텐트에서 위치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저장했다면 던전의 입구에서 정비 후, 그 위치로 바로 이동할 수 있죠. 텐트는 중간 지점과 보스전 때만 볼 수 있어 그 때까지는 쭉 내려가야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모닥불에선 음식도 만들 수 있는데 작은 고기는 항상 구워두는 편이 좋습니다. 그게 음식을 좀 더 회복시켜주거든요.

그렇지만 전투 중간중간에 아이템 획득 결과창을 스킵하기 힘든 것과 메룬의 움직임이 느려 루즈한 점은 단점으로 꼽힙니다. 이것 말고도 패링과 회피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면 전투 자체가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도 단점입니다. 커맨드형 턴제 RPG 특성상, 이런 부분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다른 게임들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적인 룰을 부여한 것에 비해 메르헨 포레스트 제 2부는 그런 것이 없었네요.



▲ 힐링 게임을 바라고 온 제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 설마 황금 열쇠가 제 1층에만 쓰일 줄은 몰랐죠...

▲ 2부의 중간 전투 영상입니다. 1부와 비교해서 달라졌죠?



▲ 그나마 이 초밥 좋아하는 새한테 가면 밝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 그래도 진중한 스토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파트기도 합니다

▲ 영상 제목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저 내용이 맞습니다


제 3부 – 처음부터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비교적 깔끔하게 끝난 2부에서 바로 이어지는 3부는 시간을 되감아 영문도 모른 채, 던전의 입구로 돌아온 메룬의 모험이 그려집니다. 메룬의 집과 바위 아저씨의 옆 사이에 있는 공간이 뚫리며 그곳에서 황혼의 이야기꾼, ‘레테’의 이끌림으로 새로운 던전의 입구가 눈 앞에 그려지죠. 그리고 부제가 ‘별세계의 진혼곡’인 만큼 우주처럼 보이는 신비한 공간의 던전을 탐험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2부보다 난이도가 훨씬 높아지게 되면서 각종 함정, 던전의 깊이도 새로워졌습니다. 우선 TP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쌓인 TP를 사용해서 무기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죠. 어빌리티는 오의 이외로 추가된 특별 시스템입니다. 주로 공격용인 오의와 다르게 좀 더 다양한 효과가 있죠. 대신, 식량을 코스트로 소모하니까 중요한 상황에서 씁시다.

텐트와 모닥불 시스템도 개선되어 좀 더 야영 분위기가 나게 되었습니다. 우선 텐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며 세이브 포인트가 있어 저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모닥불을 피우면 전작처럼 음식을 할 수 있고 음식의 효과가 2배가 됩니다. 또한, 음식을 먹으면 캠프 포인트가 1.5점씩 쌓이는데 취침을 하게 되면 캠프 포인트에 따라 라이프 회복량이 달라집니다.

던전의 난이도도 정말 크게 상승했습니다. 5초 마다 음식 칸이 10씩 까이는데 이게 생각보다 많이 아픕니다. 눈 떠보니 어느 순간 아이템이 다 사라져 있고 체력이 100씩 깎여 죽는 경우도 다반수입니다. 이렇게 되지 않을려면 길을 외워 캠프가 있는 곳으로 쉽게 되돌아 가야 하며 길을 어떻게 개척할 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특히, 던전 주변에 함정이 정말 많은데 컨트롤로 빠져나가야 하거나 운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퀘스트 시스템도 생겨 입구 쪽으로 돌아가면 ‘부엉이 아저씨’가 퀘스트를 수주해줍니다. 깨면 여타 다른 게임과 같이 보상을 주니 꼭 적절한 시기에 퀘스트를 수주 받고 클리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이제 포탈을 통해 모든 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었으나 ‘망향의 마중물’이란 희귀 아이템을 얻어야 하는 점도 생겼습니다. ‘탐험용 밧줄’만 많이 구하면 쉽게 도망칠 수 있었던 2부보다 오히려 제약이 생긴 케이스인데 좀 더 머리를 굴려야 할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 시스템의 흥미를 느끼는 쪽은 3부라서 기왕 가정용으로 만들면서 1~2부를 새롭게 개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플레이어는 3부에 도달하기 위해 1~2부에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도 단점으로 느껴지고요. 특히 전투의 경우에는 ‘선제 찬스’가 생겨 일반적인 랜덤 인카운트였던 2부와 다르게 적이 혼란에 빠지는 일종의 찬스도 주어집니다.

그만큼 3부에서 느끼는 전투의 재미는 2부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게 크게 와닿습니다. 물론 게임으로서 할 만 해졌단 뜻이지, 아직 전투 컷신과 전투 결과창을 빠르게 넘기는 것이 힘든 점이 남아있어 개선해야 할 점은 많이 보입니다. 그나마 3부에서는 ‘로제타’가 동료가 되어 메룬의 서포트가 되어주니 동료가 된 점은 좋네요.



▲ 수상해보이긴 하는데... 나쁜 사람으론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 5252!! 미믹 (Lv.120)이 말이 되는 거냐고~ (사망)

▲ 연극 형태의 연출, 오랜만에 보네요



▲ 2부의 나그네 떡밥을 3부에서 풀었군요



▲ 으아악~ 내 체력!

▲ 좀 지나치게 강해진 것 같은 3부 전투 영상


미묘한 완성도지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는 게임

1부 -> 2부 -> 3부로 가면서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게임입니다. 1부는 정말 딱 ‘1인 개발’에 걸맞는 퀄리티로 어드벤처 게임에 좀 더 가깝거든요. 거기서 2부로 넘어가면 진정한 싸움이 펼쳐지는 로그라이크형 던전 RPG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3부로 가면 좀 더 발전된 게임 시스템으로 조금 진부했던 전투를 더욱 살려주죠.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지금 제가 즐기고 있는 이 작품은 ‘가정용 비디오 게임’으로 이식되었단 점이겠네요. 계속 인디 게임으로 남아있었으면 모를까 이 게임은 최종적으로 가정용 게임으로 발매되었습니다. 그 탓에 게임 전반에 남아있는 불편한 조작감과 3부까지 가지 못하면 끝까지 접하지 못하는 완성된 게임 시스템이 발목을 항상 붙잡죠.

우선 컷신 내에서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로 움직일 때마다 가끔씩 사물을 통과할 때가 있어 몰입감에 방해를 주고 어느 정도 모델링이 다듬어진 2부와 달리 1부에서는 동인 시절에 사용했던 캐릭터 모델링도 종종 보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게임 연출로 ‘페이드 인/아웃’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속도가 굉장히 느려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대사의 스킵/오토 모드 등이 없고 무조건 모든 대사를 봐야 하는 등, 시스템 측면에서 불편함을 자주 느끼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게임을 조금 너그럽게 본다면 발전 요소가 굉장히 눈에 띄는 것도 느껴집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전투 시스템인데요. 간단한 패링과 회피를 써야하는 전투 시스템이 3부에서는 TP 시스템 등이 들어가면서 발전되어 갑니다.

그리고 1부와 2~3부의 분위기가 반전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1부는 재미가 조금 부족하고 움직이는 것도 지칠 때가 있지만 가끔씩 재미있는 유머를 보여준다는 요소가 괜찮았거든요. 하지만 2부와 3부에서는 그런 유머 요소가 싹 다 사라지고 어두운 분위기만이 남습니다. 대신, 전투 시스템이 추가되어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느껴지는 파트죠.

단, 이런 급작스러운 분위기 변경이 썩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1부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보다가 2부의 어두운 던전을 탐험하면 힐링 게임으로 생각하던 사람에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거든요. 차라리 1부를 간략화 하거나 없애고 2부를 본격적인 게임의 스타트 지점으로 걸어놨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점은 확실히 치유물식 게임은 아니네요.

이를 유저 분들이 어느 정도 감안하며 끝까지 게임을 즐기느냐에 따라 감상평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좀 불편해도 1부의 분위기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2부와 3부에서 당황할 수도 있을거고 약 5시간 내외의 1부를 진부하게 클리어한 사람들이라면 2부와 3부의 어두운 분위기를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을테니깐요. 어느 쪽으로 봐도 참 애매한 것 같습니다.



▲ 1부, 혹은 2부 쯤이어도 좋으니까 꼭 낚시 많이 해서 재화인 '도토리'를 많이 챙겨갑시다



▲ 2부에서는 함정이 좀 적은 느낌인데, 3부에서 왕창 많아집니다



▲ ???: 두한아... 애비다... 일어서! 상대는 공산당이야!! 일어서... 어서 일어서!!



▲ 3부에서는 수수께끼의 의사 '파라켈수스'가 등장하는데, 과연 어떤 자일까요?

▲ 마지막으로 전달드립니다. '너, 나, 우리...'



메르헨 포레스트는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완성도가 달라지는 게임입니다. 특히 1부는 동인 시절의 느낌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죠. 때문에 아직까지도 일반적인 가정용 게임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수의 개발자들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 이 게임의 볼륨이 크고 즐길 거리가 많다는 느낌도 들죠. 즉, 인디의 특성이 남아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만약 3부의 시스템을 가지고 차기작이 나오게 된다면 과연 어떤 게임이 탄생할까요? 조금 기대되네요.



▲ 3부 시점에선 나쁘진 않으니 여러모로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합니다

장점단점
+ 2부부터 진해지는 메인 스토리

+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메룬의 밝은 성격으로 이어지는 캐릭터성

+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배틀 시스템.







- 불편한 조작감과 대화 오토/스킵 모드 등이 없음.

- 고정 시점이 불편하고, 시점이 오브젝트를 투과하는 모습을 보임.

- 1부와 2~3부 간의 괴리감이 심하며, 서로 간의 밸런스가 맞춰져 있지 않음.

- 회피, 패링에 익숙치 않으면 진행을 해나갈 수 없는 구조

- 중간에 페이드 인/아웃이 많으며, 시간을 많이 잡아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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