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e스포츠, 스포츠토토 종목이 될 수 있을까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67개 |



8일 상암 에스플렉스 센터에서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이하 스포츠토토) 도입 논의를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이상헌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진입에 대한 타당성과 시기적인 적절성 등이 공식적으로 처음 논의됐다.

이번 토론회는 4개의 발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에선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이 e스포츠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고, 다음으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가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투입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민재 실장이 스포츠토토의 e스포츠 선행 검토 과제를 소개하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임동환 팀장이 스포츠토토의 실례와 실익, 한계점 등에 대해 안내하며 발제가 마무리됐다.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에는 젠지e스포츠 이승용 이사, 한국프로축구연맹 임동환 팀장, LCK 유한회사 이정훈 사무총장,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 스포츠토토 코리아 심종호 사업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와 진행은 김수현 아나운서가 맡았고, 패널들은 각 현안에 대한 신중한 답변을 전했다.


■ 젠지 e스포츠 이승용 이사




*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은 프로게임단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 프로게임단 입장에서 기금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좋다. 그러나 그에 앞서 '국민체육'을 위한 진흥기금이 e스포츠에 활용된다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e스포츠가 국내에서 정식 스포츠로 받아들여진 것인가에 대한 결론도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e스포츠는 스포츠토토의 종목으로 들어가기에 광범위한 개념이다. 실질적으로 현재 지속 가능하고 사업화가 잘 갖춰진 리그는 LCK뿐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도 많이 필요하겠다.


* 만약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게 되면 가장 먼저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 토론 전 발제를 통해 기금이 주로 각 구단의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된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현재 게임단들의 마케팅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e스포츠 산업은 전통 스포츠 산업이 오래전에 갖고 있던 문제점을 그대로 갖고 있는 상태다. 직업이 세분화되지 않았고, 인력의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아 고용 창출이 어렵다. 또 99%의 아마추어 선수들은 데뷔도 못하고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기금은 그런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게 더 맞지 않겠나. 프로게이머 이후의 일생을 꿈꿀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스포츠토토 종목으로서 e스포츠의 매력은?

- e스포츠는 현재도 인기가 매우 많고, 주 소비층인 MZ 세대는 10년, 20년 후에 기성 세대가 되더라도 e스포츠를 좋아할 것이다. 또한 그보다 어린 세대가 게임과 e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을 리 없다. 이에 e스포츠가 가진 무궁한 가능성이 스포츠토토로 이어진다면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썬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승인되고, 국내에서도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는다면 논의가 한층 편해지지 않을까.


■ 한국프로축구연맹 임동환 팀장




*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에서 기금 지원을 받는 구단들의 반응은 어떤가.

- 기금은 목적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각 구단은 홍보 및 마케팅 비용으로 거의 100%를 사용한다. 이승용 이사님께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를 말씀하셨는데, 스포츠토토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국가 기금이다 보니 매년 사업을 승인받아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기금을 활용해 기존에 재정 문제로 불가능했던 마케팅 활동을 하며 팬들을 더 모객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선 만족하고 있다.


* 전통 스포츠가 e스포츠의 스포프토토 종목 도입을 바라보는 시선이 궁금하다.

- 사행산업 매출 총량제의 총액이 증액되지 않는다면, 축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들도 e스포츠가 스포츠토토의 신규 발행 종목이 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진 않을 것이다. 파이는 그대로인데 그걸 더 나눠먹어야 하는 꼴이 되니까.

그리고 전통 스포츠와 e스포츠는 거버넌스가 완전히 다르다. 축구를 예로 들면 대한축구협회가 있고 그 아래 프로축구연맹과 프로 구단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현재 e스포츠에서 프로 단체라고 할만한 건 LCK뿐이다. e스포츠엔 다양한 종목이 있는데, 각 종목마다 어떤 프로 단체를 설립하고 어떤 지배 구조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많은 게임사가 자사의 게임이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활용되길 바랄 것이다. 이에 게임사를 비롯한 e스포츠 업계 내부에서 세부 종목에 대한 정리가 되어야만 향후 원활한 협의가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 LCK 유한회사 이정훈 사무총장




* e스포츠가 스포츠토토에 도입될 경우의 기대 효과와 우려 사항은?

- LCK를 총괄 운영하는 입장에선 걱정이 먼저 되는 게 사실이다. LoL e스포츠는 승부 조작을 금기시하는데, 지금보다 훨씬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우리는 승부 조작 방지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다행히 지난 9년간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우려와는 별개로 우리 입장에서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진입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을 듯하다. 가장 먼저 e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질 것이고, 팬들도 더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리그나 팀에 돌아가는 분배금을 고려했을 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임동환 팀장님의 말씀처럼 대부분의 전통 스포츠는 사단법인 형태의 프로 단체가 있는데, e스포츠는 그렇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도 e스포츠에 대한 독립성을 강조하고자 LCK 유한회사를 별도 설립했지만 사단법인이라기보단 일반 사기업에 가깝다. 이에 앞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관계 등 여러 부분에서 고려할 것들이 많다고 본다.


* e스포츠 스포츠토토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어디에 쓰였으면 좋겠나.

- 우리 회사는 LCK란 세계 최고의 e스포츠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의 이익을 e스포츠 전체의 이익과 직결시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신념을 갖고 있다. 이에 LCK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프로게임단과 선수들을 위주로 기금이 돌아갔으면 한다. 기금 사용처나 한계 등 구조는 잘 모르겠지만, LCK를 구성하고 좋은 경기를 만드는 데 헌신하는 모든 팀에게 좋게 쓰였으면 한다.


* 스포츠토토 종목으로서 e스포츠의 매력은?

- 전통 스포츠와 e스포츠의 다른 점에 대해 오해가 많은데, 그런 오해를 우리가 불식시키고 싶다. 예를 들어 e스포츠는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다. LCK는 2012년부터 9년간 대회를 진행해오며 단 한 번도 판정 시비가 일어난 적 없다. 이렇듯 e스포츠는 정확한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어 안정성은 어느 전통 스포츠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밸런스 패치 때문에 공정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는 선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다. 물론 패치마다 특정 선수가 강점을 보일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또한 e스포츠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청자 수라던가 팬 문화 등에서 전통 스포츠보다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 대한 대우나 여건도 계속 좋아지고 있으며, e스포츠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들이 무르익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 가능성은?

- e스포츠와 전통 스포츠의 차이점 때문에 도입 요건을 구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이러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며, 장기적으로 스포츠토토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최대한 요건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 LCK만으로 부족한 경우에는 다른 협회, 기관들과 협력해서 요건을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


* 현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 주 소비층이 어려서 문제가 될 거라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e스포츠가 종목 특성상 젊은 층만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성세대가 10년 전 스마트폰이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것과 같다. 이미 LCK는 10년째 진행 중이고 주 소비층이 2~30대로 올라온 상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후에는 40, 50대가 e스포츠를 즐기고 있을 거다.

또한 e스포츠를 잘 모르거나 전통 스포츠에만 관심 있는 분들이 주로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에 부정적일 거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분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관건이겠다. 그리고 찬성하는 분들도 스포츠토토가 전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e스포츠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단점도 많고 우려도 많지만 앞으로 나아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입장이지 않을까.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




* 아직 문체부장관이 지정한 공식 e스포츠 주최 단체가 없다. 이에 e스포츠가 당장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도입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인가?

-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29조에 스포츠토토 종목의 선정 요건이 명확하게 나와 있어서 현재로썬 어렵다. 그리고 e스포츠를 통한 스포츠토토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한 번도 검토해본 적이 없다. 경기 수나 발매 회차 등을 고려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e스포츠는 단일 종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에 한국e스포츠협회, 게임사, 퍼블리셔 등과 많은 협의를 거쳐야 하며,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


* 스포츠토토의 e스포츠 종목 신설은 체육진흥사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스포츠토토는 01년부터 약 20년간 고전 프로스포츠 종목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런데 이러한 기존 종목들에 대한 소비층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는 국민체육진흥기금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에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안정적인 확보를 고민해야 하는데, 이에 스포츠토토에 미래 세대들이 가장 좋아하고 수요가 많은 종목인 e스포츠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기존 스포츠에 비해 주 소비층의 연령대가 너무 어리다보니 젊은 층의 사행성 분위기 조성이나 불법 도박 등의 문제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스포츠토토가 e스포츠에 줄 수 있는 혜택은?

- 유소년 육성과 저변 확대다. 한국은 e스포츠 강국이지만, 현재 e스포츠는 학교 동아리나 클럽 등 전형적인 유소년 스포츠 체계가 부족해 다들 PC방으로 겉돈다. e스포츠가 기성세대에게 일반 스포츠처럼 보여지고,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통해 시스템이 보완된다면 미래 세대가 e스포츠를 더욱 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 스포츠토토 코리아 심종호 사업본부장




*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 가능성은?

-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29조의 요건에 따른 행정적 절차만 선행된다면 우리가 e스포츠의 도입을 배제할 필요는 없겠다. 시스템이나 상품 개발에 필요한 필수 기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벌써 해외에선 일부 국영 업체나 민간 업체가 LoL, 카운터 스트라이크,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종목으로 도박 상품을 만들어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


* 종목 선정에 앞서 검토되어야 할 부분은?

- 스포츠토토 사업은 99년에 처음 발의되어 01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법이 당시의 전통 스포츠 기준으로 제정되어 있고, 현대 스포츠의 발전에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e스포츠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에 필요하다면 일부 법이 바뀌어야 할 수도 있겠다. 또한 스포츠토토 종목 선정 요건 중 경기 규칙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있다. 현재 각 e스포츠 대회마다 세부 경기 규칙이 다른 거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정리만 이루어지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또한 사행산업 매출 총량제로 인해 기존 스포츠 종목 관계자들의 양해와 협의를 구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토토도 매출 총량이 제한되어 있기에 e스포츠가 신규 종목이 되면 다른 종목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선의 상황은 e스포츠가 특별한 지위로 인정 받아 사행산업 매출 총량제의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 되겠다.


■ 각 패널 마무리 멘트

* 젠지 e스포츠 이승용 이사

-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잘 자리 잡은 e스포츠 산업의 더 큰 성장을 위해 스포츠토토 도입은 언젠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 LCK 유한회사 이정훈 사무총장

-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에 따른 실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욱 클 득을 위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발생할 문제점들을 하나씩 협의하며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

- 바로 도입되는 건 어렵겠지만, 오늘을 시작으로 문체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에 대한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실질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계속 마련해서 미래 세대를 위한 발전 방향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임동환 팀장

- e스포츠가 스포츠화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고 나도 동의한다. 그러나 앞서 우려 사항들이나 전통 스포츠 입장에서의 선결 과제 등에 대해 많이 논의해 줬으면 한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노력해서 e스포츠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스포츠토토 코리아 심종호 사업본부장

- 스포츠토토를 발매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해당 종목의 무결성과 공정성, 신뢰다. 그런 부분을 지킬 수 있는 보호 체계를 확보해달라. e스포츠는 선수들의 나이대가 특히 어리며, 가장 대표적인 LCK 선수들의 평균 나이도 21, 22세지 않나. 이에 그들을 부정 행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처우 개선이나 교육 및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e스포츠 소비층의 20~30%가 10대다. 어린 팬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이탈될 우려가 있는데, 이 역시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이런 점들만 잘 해결되면 e스포츠도 스포츠토토 중 하나의 종목으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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