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업주들, '문체부'와 어떤 대화 나눴나?

인터뷰 | 정재훈,정수형 기자 | 댓글: 5개 |



2021년 1월 21일, 세종행정특별시 정부청사에서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의 주도하에 PC방 사업주들의 생존권 보장과 실질적 보상, 지자체의 규제에 대한 보이콧을 목표로 하는 시위가 진행되었다. 이번 시위에는 약 50여 명의 PC방 사업주들이 참여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와의 면담이 함께 진행되었다.

이날 면담에는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의 주요 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면담 내용은 시위 참여 업주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임원들의 브리핑을 통해 발표되었다. 이날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문체부에 전달한 주요 성명은 다음과 같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자영업자 죽는다" PC방 사업주, 세종에 모였다.



▲ 문체부 면담 결과를 브리핑하는 협동조합 임원들

1. PC방은 좌석마다 개별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QR코드 인증을 필수화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으며, 실제로 N차 감염이 일어난 경우도 타 업종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저녁-심야 시간에 매출 발생이 몰려 있는 업종인데, 현재의 9시 영업 제한은 너무 가혹하다. 업종이 아닌, 방역 안전성을 기준 삼아 규제를 가하는 것이 올바르다(PC방의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다가 현재 중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2. 흡연이 가능하면서 미성년자도 출입이 가능한 변종 불법 업소에 대한 제제와 처벌이 필요하다.

문체부는 이러한 PC방 사업주들의 요구에 PC방의 업종 특수성을 인정하며, 적절하고 합리적인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대화 창구를 마련했고, 문체부가 협동조합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기에, 기대 이상의 만족스러운 결과였다는 것이다.

다만, 지자체의 개별적 규제안의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협동조합 측은 "문체부 또한 PC방 사업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방 지자체들의 권한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확답은 받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협동조합측은 현재 영업 시간 제한을 '재산권 침해'로 간주해 헌법 소원을 준비 중이며, 다른 자영업 비대위들과의 연수 또한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에게도 24시간 개방되며, 공간임대업으로 구분되어 실내 흡연 또한 가능한 '원룸형 PC방', 그리고 비슷한 컨셉의 'PC방형 모텔'등의 변종 업소 및 PC방 혜택을 개인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VPN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협동조합 측은 문체부가 이와 같은 변종 업소에 대한 제제 요청에 당장 오늘부터 처벌을 시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한편, COVID-19의 확산과 PC방 사업주들의 수익 고충 이면의 문제 또한 수면 위로 드러났다. 24시간 영업을 이어가던 PC방에 '휴점 시간'이 생기면서, PC방 내 고사양 PC나 현금 등을 노린 절도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 협동조합 측은 오늘 시위에도 한 업주가 도난 사고로 인해 불참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하루가 머다하고 PC방을 대상으로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중인 만큼, 업주들이 스스로 보안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 말했다.

브리핑이 끝난 후,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상태 이사와 짧은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 내용은 이상태 이사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상태 이사


Q. 금일 시위 및 면담 결과에 만족하는가?

오늘 문체부와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Q. 그렇다면, 금일 면담으로 인해 앞으로 PC방 업주들의 어려움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중수본(중앙사고수습본부)에도 PC방들이 그간 어떻게 방역을 해 왔는지 모두 전달했던 바 있고, 앞으로는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영업 정지보다는 다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역 기준을 마련해달라 말했다.

문체부 측도 이 부분에 긍정적으로 답변했고, 보상에 대해서도 기존의 보상 외에 새로운 보상안을 마련해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Q. 규제에 대한 이번 보이콧은 어떻게 되는 건가? 타 업종과 연계가 되어 있는 것인가?

이번 보이콧의 경우 PC방 사업주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고, 코인노래방이나 호프집 등 타 업종 자영업자 분들은 각각의 비대위에서 보이콧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오늘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여겨 보이콧은 중단할 예정이며, 타 업종 종사자 분들의 보이콧 여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Q. 오늘 대화가 만족스럽다 답했지만, 실질적으로 큰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다음 스텝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중요한건 우리와의 소통이다. 우리가 이렇게 모이지 않게끔, 계속해서 소통이 되고 제출한 자료가 반영이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니 시위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체부의 경우 이제 소통의 창구를 마련했고, 중수본 또한 작년에는 소통이 그럭저럭 되었지만, 올해 담당자가 바뀐 이후에는 아예 우리와의 소통을 거부했다. 이제야 업주 분들이 모이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면담 시간을 잡을 수 있어 오늘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이다. 소통이 이어질 수 있다면 어떻게든 업주분들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금일 시위에 많은 업주 분들이 참여하셨지만, 실제로 참여하지 못한 업주 분들도 많고, 협동조합의 활동을 잘 모르는 업주 분들도 계실 것이다. 이 분들에게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는가?

업주 분들이 협동 조합의 활동에 함께 참여해주시길 바라고 있다. 협동조합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 해도 이를 바꾸려면 함께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해 주셔야 가능한 일이다. PC방 업주들의 생존권과 대우, PC방 업주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대응책은 이렇게 중앙행정부처든, 국회든 다같이 모여 목소리를 내야 마련할 수 있는 것이지 홀로 목소리를 낸다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년 여름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던 PC방이 오늘날 일반업종이 된 것고, 변종 PC방에 대한 실질적 제제가 약속된 것도 모두 우리가 함께 모여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상황을 바꾸고, 생존을 도모하려면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하고, 이는 PC방 관련 커뮤니티에 조금의 관심만 가져도 가능한 일이다. 전국의 PC방 사업주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우리의 행보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져 주시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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