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기] 어라, 왜 눈물이? '엘소드 홀로그램 콘서트'

리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54개 |

2020년 1월 18일, 서울 광진구의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엘소드 홀로그램 콘서트'가 개최됐습니다. 지난 2019년에 온라인 게임 '엘소드' 속 캐릭터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엘스타(PROJECT EL★STAR)'가 발족하였고, 엘스타의 모든 그룹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된 '엘소드 홀로그램 콘서트'는 이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였습니다.

총 4개 그룹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엘스타'는 지난 5월 1일, 세 명의 캐릭터로 구성된 '트리티니 에이스'를 시작으로, '메가 케이크', '메이즈', '알터 크라운'이 순차적으로 데뷔했습니다. 각 그룹은 캐릭터들의 콘셉트에 맞는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죠. 모든 그룹은 데뷔 시기에 맞춰 유저 대상으로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고, 팬미팅 현장은 매번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더 가까이 보고자 찾아온 유저들로 성황을 이룬 바 있습니다.




이렇게 '프로젝트 엘스타'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드렸지만, 사실 저는 엘스타는 물론, 엘소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전부터 넥슨이 게임 캐릭터를 활용해서 아이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었거든요.

국내 아이돌 그룹 콘서트조차 방문해본 경험이 없는데, 홀로그램 콘서트라니. 공연이 진행되는 예스24 라이브홀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과연 '엘소드 홀로그램 콘서트'가 어떤 행사일지 쉽게 예측되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그저 '과연 홀로그램이 사진으로 잘 찍히기는 할까?'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로비를 대략 둘러본 뒤, 바로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몇몇 열혈 팬들만 찾아왔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콘서트홀 내부는 이미 엘스타 멤버들을 보기 위해 찾아온 약 1,000명의 팬으로 가득 찬 상태였습니다. 얼마간의 장내 정리 시간이 흐른 후, 무대를 밝게 비추던 조명이 하나둘 꺼지고, 본격적으로 '엘소드 홀로그램 콘서트'가 시작됐습니다.



▲ 엘소드 홀로그램 콘서트 행사가 개최된 '예스24 라이브홀'



▲ 로비에 특히 사람들이 많다 싶어 둘러보니,



▲ 로비에는 엘스타 멤버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됐군요.






▲ 기념품인 행사 포스터도 한장 챙기고 행사장으로 이동하니,



▲ 라이브홀 내부에는 팬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미 좌석은 꽉꽉 들어찬 상태

이날 '엘스타 홀로그램 콘서트'는 약 2시간에 걸쳐 총 여덟 번의 홀로그램 무대, 네 차례의 미션 수행 이벤트, 그리고 두 번의 스페셜 비디오 상영으로 꾸며졌습니다.

먼저 홀로그램 무대에 대해 감상평을 하자면, 크게 신기하다는 인상은 적었습니다. 멀리서 무대를 보는 관객들을 위해 준비된 세 개의 커다란 스크린 사이에 하나의 스크린이 더 있는 느낌이랄까요? 무대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봤다면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공연 중 이동이 제한되었기에 아쉽게도 더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여덟 번의 홀로그램 무대가 실망스러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무대 위의 엘스타 캐릭터들은 실제 아이돌이 춤을 추는 것처럼 저마다 조금씩 다른 움직임으로 군무를 보여줬고, 여기에 팬들의 뜨거운 현장 반응, 그리고 화려한 무대 효과가 더해지며 저에게도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의 콘서트 행사장에 온 것만 같은 벅찬 감정을 선사했습니다. 무대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행사 개최 전부터 "네 개의 그룹이 각각 데뷔곡 하나씩만 가지고 있는데, 과연 그것만으로 콘서트 진행이 가능할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걱정은 그저 기우에 그쳤습니다. 데뷔곡 이외에도 그룹별로 하나씩 특별한 편곡 무대를 준비했거든요. 각 노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들었음에도, 노래 구성이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홀로그램 무대 사이사이에 진행된 미션 이벤트와 스페셜 비디오 상영은 현장에 찾아온 엘소드 팬들을 위해 공들여 준비했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서였습니다. 각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들이 평소 게임 속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상 속의 주제를 두고 서로 이야기하고, 가끔은 현장의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감과 몰입감을 키워주는 역할을 했죠.

엘소드를 오랫동안 즐긴 팬들만 이해할 수 있는 소재가 나왔을 때는 환호성을 지르며 화답하는 유저들과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대체로 각자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열네 명의 캐릭터가 본인의 컨셉에 맞게 연기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이날 행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미니드라마 '수상한 저택에 어서오세요!'부터




▲ '엘스타의 홍보모델 도전기'까지, 현장에 참석한 유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습니다




▲ 공연 사이사이에 엘스타 멤버들이 등장하여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죠.

마지막 홀로그램 무대인 트리니티 에이스의 '다시 만난 희망'까지 준비된 모든 순서가 마무리되고, 엘스타 멤버들이 전하는 '마지막 편지' 영상이 상영됐습니다. 영상에는 엘스타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여정을 이번 홀로그램 콘서트를 끝으로 모두 마치게 됐으며, 지금까지 사랑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을 지켜본 게 전부였지만, 마지막 편지 영상이 상영될 때는 왠지 모를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팬들이 열렬히 호응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서인지,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게임 속 캐릭터들이 아이돌로 활동하는 신선하고도 도전적인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안은 기념품으로 받은 응원봉과 컨셉북을 보며 이날의 기억을 계속 떠올리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넥슨은 이번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을 ‘두 번째 나눔 프로젝트’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홀로그램 콘서트를 개최하여 유저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준 넥슨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게임 IP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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