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의 노하우가 담긴 온라인 액션 RPG, 블루 프로토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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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남코에서 2019년 7월 처음 공개한 '블루 프로토콜'은 셀 애니메이션을 3D로 담은 듯한 고퀄리티 카툰 렌더링 그래픽과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동료들과 모험을 하는 느낌을 담아내면서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그간 콘솔, PC 패키지 위주로 게임을 개발하던 반다이남코에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도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했다.

작년 첫 공개 후 7월 26일부터 7월 29일까지 3일 간, 일본에서 5천 명을 대상으로 알파테스트를 실시하면서 게임플레이 일부가 공개됐다. 25레벨까지만 공개된 해당 테스트에서는 유저는 네 개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논타겟 액션 게임이라는 점과 다른 플레이어 혹은 NPC들과 파티를 이뤄서 플레이하는 것이 주가 된다는 정도가 드러났다.

이후 반다이남코에서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 및 CEDEC 강연 등을 통해서 '블루 프로토콜'의 정보들을 공개해왔으며,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지난 12일, PV를 추가 공개하면서 3월에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PC 온라인 RPG 신작, 그것도 PC 온라인 게임 개발 경험이 적은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블루 프로토콜'.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앞두고 알파 테스터들의 플레이 영상과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서서히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만큼, 어떤 게임인지 미리 살펴볼 수 있었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같은 모험의 세계
그간 반다이남코가 쌓은 그래픽 기술의 총집합




반다이남코는 그간 액션, RPG, TPS, 대전격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섭렵해왔던 개발사다. 장르 뿐만 아니라 스타일도 산하 스튜디오에 따라 실사 그래픽부터 애니메이션풍, 캐주얼 어드벤처까지 다양하게 구현해왔다.

그중 최근 몇 년 간 주력으로 밀고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IP 기반의 게임이다. 원피스, 나루토, 드래곤볼, 소드아트온라인 등 IP를 바탕으로 여러 편의 게임을 출시했으며, 장르도 대전격투에서부터 액션, RPG, TPS까지 각 작품에 맞는 스타일로 소화해냈다.

이러한 작품들은 몰입감을 위해서 실사가 아닌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것 같은 그래픽 스타일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반다이남코는 이러한 니즈에 맞춰서 카툰렌더링 기법을 극대화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마스터, 갓 이터, 코드 베인 등 게임이 원작인 작품도 각각의 분위기에 맞게 그래픽을 구현해온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반다이남코의 그래픽 노하우가 담긴 '블루 프로토콜'은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서 각양각색의 특색이 있는 지역과 도시, 던전을 구현했다. 초원, 폐광, 도시부터 각양각색의 유적과 던전의 일부가 알파테스트를 통해서 확인됐으며, CBT에서는 추가로 신규 지역인 바하마르 고원 외에 신규 던전과 타임어택 던전, 새로운 콘텐츠인 자유 탐색을 선보일 예정이다.









▲ 반다이남코에서 그간 축적했던 카툰렌더링 기법의 노하우를 언리얼엔진4로 녹여냈다

아울러 알파테스트에서 다소 미흡했던 요소들도 CBT에서는 한 차례 개선이 이루어진다. 다소 어색했던 달리기 및 점프 모션이 수정됐으며, 피격 시 경직을 추가하면서 다소 가볍게 느껴졌던 액션성도 보완할 예정이다. 또한 알파테스트에서 미처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레이드보스를 CBT에서는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다수의 이용자들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온라인 RPG 특유의 느낌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파티플레이'
플레이어 간 파티플레이뿐만 아니라 적 파티와의 집단전이 특징




'블루 프로토콜'에서 유저는 어느 날 갑자기 신비의 빛 '엔그람'이 감싸고 있는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동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만나서 모험을 하다가 이형의 괴물들을 목격한다. 그들이 세상이 멸망할 징조라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 일행은 이를 막을 수 있는 단서를 찾고자 모험을 계속해나간다는 것이 '블루 프로토콜'의 시놉시스다.

그간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는 이러한 모험의 이야기를 싱글플레이 위주의 패키지 게임 형태로 담아내왔다. 소드아트온라인 시리즈나 갓 이터 시리즈, 코드 베인 등을 보아도 대체로 유저가 혼자 플레이하면서 동료들을 모으고, 그 동료들과 함께 파티를 짜고 필드나 사냥터를 도는 방식이었으며, 멀티플레이는 제한적으로 열리는 식이었다.



▲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료 NPC들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패키지 게임의 느낌도 살렸다

그와 달리 '블루 프로토콜'은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기반으로 한다. 공식 방송에서 개발진이 질의응답한 내용으로는 채널당 마을의 최대 인원이 200명, 필드가 30명 가량이며, 던전은 6인 던전이 기본에 레이드 필드는 30명 가량 입장이 가능하게 구현될 예정이다. 유저들은 각각 특징이 있는 네 개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서 플레이하게 되며, 솔로 혹은 동료 캐릭터와 파티플레이를 하다가 타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어서 파티 던전 및 필드 사냥, 퀘스트 등을 진행하게 된다.

CBT 기준으로 이지스 파이터, 트윈 스트라이커, 블래스터 아처, 스펠 캐스터를 플레이할 수 있으며, 각 클래스의 고유한 특성이 한 층 더 다듬어져서 나올 예정이다. 이지스 파이터는 방패를 활용한 반격 스킬과 높은 방어력이 특징이며, 빛 속성의 공격을 활용해 적을 일시적으로 전투불능 상태로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근접 딜러인 트윈 스트라이커는 공격을 맞지 않고 콤보를 이어가면 공격력 배율이 올라가는 특성이 있으며, 블래스터 아처는 수면 및 상태 이상기에 특화됐다. 스펠 캐스터는 불, 얼음, 빛 세 가지 속성의 스킬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딜링 스킬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 높은 방어력뿐만 아니라 빛 속성의 다양한 상태 이상기를 보유한 '이지스 파이터'



▲ 피격받지 않고 콤보를 이어가면 공격력이 높아지는 근접 딜러 '트윈 스트라이커'



▲ 원거리 공격뿐만 아니라 독, 수면 등 상태 이상기에 특화된 '블래스터 아처'



▲ 다양한 속성의 스킬을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딜러, '스펠 캐스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새로운 클래스가 추가될 예정이다(출처: 블루 프로토콜 공식 유튜브 채널)

알파테스트에서 거미 던전 등 파티플레이를 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던전이 공개됐으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오토 스탬프 및 파티를 모으기 위한 마을 전광판, 길드 시스템이 예고됐다.

블루 프로토콜의 또 다른 특징은 적 또한 파티플레이를 기반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반다이남코 측은 지난 CEDEC 강연에서 한층 더 발전된 AI를 활용해 적도 탱, 딜, 힐의 파티플레이를 구현하면서 플레이어에 맞춤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쪽에 힐러가 있다면, 어그로를 끄는 다른 요소가 없을 시에 몬스터의 AI가 힐러를 최우선으로 목표로 선정해서 공격하는 식이다.

이밖에도 롱텀과 리액티브의 두 가지 다른 로직을 도입하고 선호 기반 HTN 플래닝을 활용해 AI의 정밀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롱텀은 현재 상태에 맞는 목적을 선택한 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정 길이의 행동 시퀀스를 뜻한다. 반면 리액티브는 단기 과제에 대응하는 즉흥적인 리액션이다. 즉 장기적인 목표에 맞는 시퀀스와 단기적인 리액션이 결합하면서 복잡한 행동 패턴을 만들어내고, 선호 기반 HTN 플래닝이 도입되면서 상황에 맞춰서 다양한 메카니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EDEC 강연에서 소개된 바에 따르면 방패를 들고 방어를 맡고 있던 적 캐릭터가 방패 파괴 후 공격 전담으로 변경한다든지, 전방 후방을 모두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가 각 상황에 알맞은 위치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의 임기응변이 가능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이러한 고도의 AI를 도입해서 유저가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전투를 벌이는 한편, 각 역할과 상황에 맞춰서 조합과 포지션을 잡아가는 집단전의 묘미를 한 층 살리고자 했다.









▲ 그간 반다이남코에서 축적된 기술을 동원, 한 층 더 발전된 전투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나름의 자유도를 확보한 MORPG
다양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모험, 자유도 높은 전투 시스템


'블루 프로토콜'이 처음 공개될 당시, 일부에서는 MMORPG로 오인하는 일이 있었다. 여러 캐릭터들이 각양각색의 넓은 필드를 오가면서 사냥하고, 세계 곳곳을 탐험하는 모습은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루 프로토콜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MORPG라고 보는 것이 옳다. 테스트 버전 기준으로 한 채널의 최대 동시 접속 인원이 200명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필드의 구성도 MMORPG하면 으레 떠올리는 심리스 오픈월드가 아닌 각 지역별로 존 방식으로 구분이 되어있는 것도 사뭇 다른 점이다. 흔히 말하는 MORPG처럼 스테이지 방식은 아니고, 각 존에는 채널 당 약 30명의 유저가 동시 접속해서 플레이할 수 있게끔 구성이 되어있다. MMORPG와 MORPG의 중간, 혹은 한 세대 전 모바일 MMORPG와 유사한 방식이다.



▲ MMORPG가 아닌, MORPG에 가까운 구성이다

다소 자유도가 제한이 되는 구성이지만, 대신 블루 프로토콜은 한정된 지역 안에서 최대한의 자유도를 구현했다. 점프나 다양한 액션으로 지형지물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도록 했으며, 지형의 고저차 및 논타겟 시스템을 도입해 전투의 자유도와 밀도를 높였다. 부위파괴 및 약점 시스템도 채택해 단순히 스킬을 주고 받는 전투가 아닌 더욱 다양한 양상의 전투가 가능하도록 했다.




▲ 전투는 논타겟 액션이 기본이고



▲ 마을 이곳저곳을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다

마을에 있는 다양한 NPC와 콘텐츠를 통해서 장비 및 버프 아이템을 제조하고, 강화하는 온라인 RPG의 기본기를 알파 테스트 및 콘텐츠 공개 방송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CBT에서는 추가로 마을에 클래스 마스터 NPC가 추가되면서 스킬 습득의 폭을 한 층 더 넓어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투기장, 타임어택 던전 등 유저들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경쟁 콘텐츠도 CBT에서 엿볼 수 있는데, 블루 프로토콜이 내세운 자유도 높은 전투가 경쟁 콘텐츠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나게 될지도 관건이다.



▲ 앞으로도 여러 가지 콘텐츠를 CBT 전에 공개할 예정이다


반다이남코의 새로운 도전, 블루 프로토콜
온라인 RPG 시장에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PC 온라인 게임은 국내에서 활발히 신작이 나오던 분야였지만, 모바일로 시장의 헤게모니가 넘어간 뒤로 신작의 수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새로운 대작들은 꾸준히 나왔지만, 그 수가 확실히 줄면서 PC 온라인 게임 유저들의 갈증을 완전히 풀기엔 부족했던 것이다. 해외 시장은 예전부터 PC 온라인 시장이 국내에 비해서 활발하지 않았던 만큼, 요 몇 년 간 PC 온라인 게임 신작을 기다리던 유저들은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아마 국내 정식 출시 여부도, 일본 정식 출시 일자도 발표가 되지 않은 '블루 프로토콜'의 소식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RPG에서는 다소 드문 카툰렌더링 그래픽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그간 국내에서는 호보다는 불호에 가깝게 여겨지던 스타일이었지만, 몇몇 작품들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인식이 바뀐 것도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블루 프로토콜은 아직 테스트 단계인 만큼, 기대감을 온전히 충족시키기엔 부족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MMORPG가 아닌 MORPG라는 점, 스테이지 방식은 아니지만 완벽한 심리스 오픈월드가 아닌 존 방식이라는 점은 MMORPG 신작을 기대했던 유저에겐 실망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 존이 칼 같이 나뉜 것은 아니지만, 심리스 오픈월드 MMORPG는 아니다(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아울러 반다이남코가 그간 패키지 게임에 주력해왔고, 멀티플레이가 지원되는 RPG에서 종종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불안한 요소다. 실제로 개발진이 언급한 '투기장'은 흔히 말하는 PVP가 아니다. 블루 프로토콜 이전에 다른 작품에서도 일반적으로 유저가 생각하는 PVP 및 경쟁 콘텐츠와 반다이남코가 내놓은 결과물의 온도차가 느껴진 경우가 몇 건 있었던 만큼, 다소 불안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블루 프로토콜'은 끝내 어떤 식으로 완성이 될지 기대해볼만한 작품이다. 그간 축적되어온 일본식 콘솔 패키지 RPG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혀 새로운 분야인 온라인 RPG를 구축하는 시도를 한 경우는 드물었니 말이다. 전통적인 온라인 RPG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블루 프로토콜이 앞으로의 CBT, 정식 출시 버전에서 어떤 비전을 보여줄지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 반다이남코의 새로운 도전 '블루 프로토콜', 3월 하순에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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