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20] "게임보다 아트 먼저 만들기, 안될 이유는 없죠"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1개 |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물론 세상에 있는 수많은 게임 회사만큼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핵심이 되는 게임플레이 기획에 차례대로 프로그래밍과 아트, 사운드 등이 합쳐져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게 된다. 아무리 보기에 좋은 게임이라도, 핵심이 되는 게임 플레이나 메커니즘이 재미가 없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오늘도 세상에 있는 개발자들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을 테다.

하지만, 이번 GDC 2020 버추얼 토크에서 발표를 맡은 인디 개발자, 블라디미르 슬라브(Vladimir Slav)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게임을 개발해보기로 결심했다. 게임이 어떤 장르이고, 또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보다 아트 스타일을 먼저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개발된 게임 머천트 오브 스카이(Merchants of Skies)'는 현재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개발사 입장에선 가장 성공적인 게임이 되었다.



▲ 아트부터 정하고 개발을 시작한 게임 '머천트 오브 스카이'의 이야기

본격적인 발표를 이어가기 앞서, 블라디미르 슬라브는 자신의 방법이 모든 개발자들에게 맡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저 하나의 사례로서만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그저 이런 순서로 게임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고, 또 나쁘지많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2019년 7월에 머천트 오브 스카이를 출시하기 전까지, 그가 속한 2인 개발팀 콜드와일드 게임즈는 몇차례 게임을 출시했지만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게임 개발자로서의 삶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성공이 절실한 상황에서, 2018년 말 이들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2018년 중순에는 지금까지 출시한 게임들을 다른 콘솔로 이식하는 작업이 한창이었기 때문에, 콜드와일드 게임즈에서 아트와 라이팅을 담당하는 개발자 헬렌은 상대적으로 업무량에 여유가 있었다. 그때부터 헬렌은 매일 하나의 배경이나, 차기작에 사용될 에셋을 그려 트위터에 공유하는 도전을 시작했는데, 블라디미르 슬라브는 이것이 바로 아트 중심 개발의 첫 번째 단추가 되어줬다고 전했다.



▲ 2018년 9월, 1일 1그림으로 아트 스타일의 반응을 보기 위한 실험이 시작됐다

이러한 아트 우선 개발 실험을 나름대로 측정하기 위해서, 콜드와일드게임즈는 크게 네 가지 기준을 두고 그림을 하나하나 측정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드는 그림이어야 하고, 다음으로는 트위터에서 반응이 좋아야 했다. 셋째로는 해당 에셋을 활용해 게임을 완성할 수 있을만큼 난이도가 비교적 낮아야 했고, 넷째로는 자신있는 장르와 결합했을 때 이질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매일 하나 이상의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며 반응을 측정하던 나날은 약 2달 간 지속됐는데, 블라디미르 슬라브는 이러한 방법을 더 오래 한다고 해서 완벽한 아트 스타일을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3개월까지는 괜찮겠지만, 그 이상이 되면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상황에 따라 제한 시간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은 그림은 하늘에 떠 있는 공중 사원이었다. 두 팀원 모두 그림에 대해 마음에 들어했으며, 다른 그림보다 비교적 많은 좋아요와 리트윗을 받는 데도 성공했다. 무엇보다, 블록 형태로 그려진 지형지물 요소는 다른 에셋을 만들거나 하는 등 대량생산에도 용이해 보였다는 것이 블라디미르의 설명이었다.

아트 스타일을 결정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이후 헬렌은 공중에 떠 있는 사원의 연장선으로 비공정의 그림이나, 다른 섬과 연결되는 다리 등을 차례로 트윗하기 시작했고, 점점 많은 이들의 눈에 띌 수 있었다.



▲ 최종적으로 결정된 그림의 모습, 지형을 블록으로 표현한 특유의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아트를 먼저 개발했다는 것은 그때부터 무슨 장르의 게임을, 어떤 게임을 만들기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블라디미르 슬라브는 이러한 방법의 한계로 아트 스타일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게임플레이를 고안해야 한다고 전하며 '머천트 오브 스카이'의 사례를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하나의 스크린 안에 몇 개의 구조물을 채워넣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였다. 이 수치에 따라 게임의 장르도,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질 수 있었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아트 스타일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개발 과정에서 협의한 것은 한 스크린에 6개 내지 7개 이상의 건축물로 제한한다는 것이었고, 또 그에 따라 어떤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다.

마침내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전략'을 떠올렸고, 비공정을 움직여 여러 개의 공중 섬을 돌아다니며 무역을 하는 형태의 게임플레이를 이미 만들어진 아트 스타일에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 한 스크린에 너무 많지 않은 에셋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은 '지도'를 따로 두어 각 섬들을 따로 두는 방식을 차용했다.



▲ 한 화면에 너무 많은 구조물을 넣을 수 없는 부분은 지도를 활용해 극복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블라디미르와 헬렌은 플레이어가 전체 지도를 탐험하며, 각각 다른 특산물을 판매하는 섬을 넘나들며 교역을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머천트 오브 스카이'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게임은 기존 작품들보다 빠르게 약 2개월만에 6천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몇몇 대형 스트리머들이 관심을 갖기도 했다. 또한, 커뮤니티 또한 2배 이상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끝으로 블라디미르는 "자신이 가진 한계를 명확히 알고,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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