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낳대] 여기 신짜오는 달라, '인간젤리' 연속 우승 (종합)

게임뉴스 | 심영보,남기백 기자 | 댓글: 17개 |



23일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하고 인벤이 주관하는 '2020 와낳대(와일드 리프트가 낳은 최초의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인간젤리'가 이끈 테스형이 결승전을 3:0으로 마무리 짓고 우승을 차지했다. 천만 원 상금의 주인공이며, '인간젤리'에겐 지난 자낳대에 이은 연속 우승이다.

'와일드 리프트'는 PC MOBA 장르로 유명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개발한 게임이다. 현재는 CBT를 진행하고 있으며, 28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LoL과 다르게 궁극기를 5레벨에 사용할 수 있고, 드래곤 출현 시간이 4분, 소환사의 협곡 크기는 작아졌다. 미니언 막타를 놓쳐도 일정 골드가 보장되며, 전반적인 골드 수급도 높다. 15분 전에 게임이 끝나는 등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훨씬 템포가 빠르다.

이번 대회 조 추첨은 15일 진행됐다. 추첨식의 결과, '플레임-치킨쿤-피유-스나랑-루밍쨩'이 닭원 게이밍, '소우릎-따효니-소니쇼-박옥자누나-소풍왔니'가 주문은 버거입니까?, '인간젤리-얍얍-도현-중력-던'이 테스형, '울프-철면수심-강소연-이춘향-우정잉'이 돌림상사라는 이름으로 팀을 구성했다.




첫 경기는 22일 5전 3선승제 4강으로 시작됐다. '플레임' 이호종을 중심으로 단합된 닭원 게이밍이 삼 세트 만에 주문은 버거입니까를 물리치고 결승전으로 향했다. 4강 두 번째 경기는 박빙이었다. 테스형이 다섯 세트를 모두 치른 끝에 돌림상사를 넘어트리고 결승 티켓을 땄다. 2, 3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맞았지만, 이후 밴픽을 날카롭게 시도해 승리했다. 신짜오와 말파이트가 핵심 픽이었다.

대회의 마지막 일정은 곧바로 23일에 치러졌다. 주문은 버거입니까?가 4위를 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3위에 달성에 성공했다. '소우릎'이 신지드로 캐리쇼를 선보였다. 이어진 결승전에선 이변이 없었다. 압도적인 스크림 성적을 자랑한 테스형이 결승에서 평소 실력을 그대로 발휘했다. '인간젤리'의 신짜오가 협곡을 들쑤셨다.




닭원 게이밍 : '플레임-치킨쿤-피유-루밍쨩-스나랑'
현 프로가 팀장, '플레임' 이호종은 과연 와일드 리프트도 잘하나?




팀장은 현 프로 게이머인 '플레임' 이호종이다. PC 리그 오브 레전드라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그 누구보다 경쟁력 있는 선수였겠지만, 와일드 리프트는 엄연히 모바일 게임. 아니나 다를까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에는 다른 팀원들과 비교해 특별하게 뛰어나지 못했고, 그 때문에 팀 스크림 결과도 좋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플레임'의 진가는 4강에 비로소 나타났다. 그의 리더십 아래 팀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플레임'이 피와 살이 되는 피드백을 쏟아낸 덕분에, 팀 전체적으로 룬과 빌드 연구에 매진해왔고 결실을 봤다. 상황 대처나 한타 능력이 '주문은 버거입니까?'를 압살하는 수준으로 발돋움. 결국 4강을 3:0 스윕으로 마무리 지었다.

덧붙여, PC 리그 오브 레전드의 평균 티어가 가장 높은 팀이라는 게 확 와닿았다. 모바일 게임인지라 처음에야 조금 애를 먹는다고 할지라도 역시 실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플레임'을 제외하고 다이아 한 명, 플레티넘 두 명, 실버 한 명으로 구성된 저력을 톡톡히 과시했다. '플레임' 역시 '소우릎'에게 솔로 킬을 가져오는 등 대활약했다.

그러나 닭원 게이밍의 약진은 테스형 앞에서 무너졌다. 우승 1순위로 평가받은 테스형의 경기력은 달라도 한참 달랐다. 닭원이 그래도 3세트에 승리를 하는가 싶었으나, 막판에 역전승을 내줬다. 닭원 게이밍이 익히 알려진 '인간젤리'의 신짜오를 견제하지 않은 점이 결국에는 패착으로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주문은 버거입니까? : '소우릎-소풍왔니-박옥자누나-따효니-소니쇼'
티어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팀장 '소우릎'이 팀원 선택 과정에서 도박을 노렸다. PC 리그 오브 레전드 티어는 낮아도, 평소 모바일 게임에 능하다고 알려진 '따효니'와 '소니쇼'를 1-2픽으로 뽑았다. 확연한 악수였다. 팀 구성이 모두 끝나고 보니, 팀 전체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실력이 가장 낮았다.

아쉽게도 문제는 연습 과정부터 드러났다. 먼저 팀장 '소우릎'이 모바일 게임이라는 탓에 캐리할 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회 바로 전에 진행한 테스형과의 스크림에서 특히 문제가 도드라졌는데, 수 차례 경기에도 승리 한 번을 가져오지 못했다. 아무래도 기존 리그 오브 레전드 실력이 부족하기에 중후반으로 넘어갔을 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연습의 문제는 4강에서 그대로 발현됐다. 닭원 게이밍과의 4강에서 완패를 당했고, 특정 문제를 지적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급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소우릎' 역시 본인 플레이에 바빠, 적절하게 오더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대회 마지막에는 달랐다. 23일 열린 3-4위전 돌림상사를 상대로 2:1 승리를 가져왔다. 1세트에 상대에게 핵심 픽을 다 준 것이 치명적이었지만, 2세트 이후 '소우릎'의 신지드가 활약하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대회 준비 기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충분히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은 팀이다.


테스형 : '얍얍-인간젤리-중력-도현-던'
'인간젤리'는 이번에도 옳았을까?




최근 열린 2020 자낳대 시즌2 우승을 거머쥔 '인간젤리'가 팀장. 남성으로만 이뤄진 팀이었으며, 짜임새가 제일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중요한 점은 연습량이 많다는 것이다. 언랭크 혹은 브론즈로만 이뤄진 다른 팀과는 다르게 와일드리프트 티어 또한 높았다. 골드 한 명, 실버가 네 명이나 됐다.

기록적인 스크림 결과도 뽑아냈다. 총전적 19승 1패로 독보적이었다. 그나마 당한 1패도 해보지 않은 챔피언을 하는 등 다소 '즐겜 모드'에서 나온 패배였다. 와낳대에 출전한 팀들과는 비교 불가의 수준. 결승 진출은 당연하고 우승까지도 특별한 이변이 있지 않은 이상 떼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돌림상사와의 대결에서 크게 고전했다. 1세트는 쉽게 따냈으나, 2-3세트 내내 신짜오에 처절하게 당하면서 패배를 당했다. 결국 3세트부터는 밴픽을 수정했다. 신짜오와 말파이트 둘 중 하나는 밴픽을 실행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와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변 발생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승전은 테스형 마음대로였다. 세 판 모두 신짜오를 잡은 '인간젤리'는 마음껏 협곡을 누볐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알던 신짜오가 아니었다. 중후반이 돼서도 항상 교전의 선두에 서서 딜링과 탱킹을 다 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인간젤리'의 선택은 언제나 옳다.


돌림상사 : '강소연-철면수심-울프-우정잉-이춘향'
연습도 대회도 모두 즐겁게, '울프' 이재완 효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회 우승자 '울프' 이재완이 팀장으로, 대회 내내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인원으로 팀이 구성된 이유도 있고, '울프' 또한 최대한 유쾌하게 대회를 치르자는 마음가짐으로 팀원들을 이끌었다. 연습량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크게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승 후보 테스형에게 4강전에서 제대로 일격을 날렸다. 2-3세트 신짜오를 활용한 강인한 운영으로 모두 승리를 가져왔다. '울프' 역시 게임 중간 롤드컵 우승자다운 센스를 보여주면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테스형을 완벽히 제압하기에는 부족했다. 테스형이 밴픽의 변화를 주자 기량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4강에서 처참한 경기를 치른 주문은 버거입니까?와 3-4위전을 치렀다. 밴픽에서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돌림상사가 무난하게 승리할 거로 예견됐다. 그에 걸맞게 돌림상사가 1세트에 원하는 한타 조합을 구성하고 압승을 가져왔다. 주문은 버거입니까?가 유리한 구간은 단 1초도 없었을 만큼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2세트부터 반전이었다. 돌림상사는 2세트에 다소 안일한 경기를 했고, 그 값을 3세트까지 패배하며 제대로 치렀다. 대활약을 펼친 '소우릎' 신지드를 견제하지 않은 문제가 보였다. 4위라는 결과만큼은 아쉬움이 남지만, 연습도 대회도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편, '인간젤리'는 2020 와낳대에 참여하면서 자낳대 개근을 이어나갔다. 또한, 자낳대와 와낳대 모든 대회 결승에 진출(우승 4회, 준우승 3회)했다는 특별한 이력까지 갖추게 됐다. 연습을 강조했던 김성근 야구 감독으로부터 따온 '젤성근'이라는 별명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니라고 증명한 셈.

와낳대를 통해 더욱 알려진 와일드리프트, 게임을 향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모바일 특성상 컨트롤이 조금 어렵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재미있게 만든 게임이라며 즐거워하는 팬들이 많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모바일 게임의 장점이 적절하게 적용됐다는 호평 역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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