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어쌔신 크리드 성공의 비결? "퀄리티에 집중하는 것"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21개 |
2007년 시리즈 첫 번째 타이틀인 '어쌔신 크리드'를 시작으로 지난 10월 27일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까지 누적 판매량 7,400만 장 이상, 메인시리즈 10개를 내놓은 '어쌔신 크리드'는 장기흥행을 기록한 장수 시리즈로 남았다.

유비소프트에서 12년간 근무하며 어쌔신 크리드 초기부터 지금까지 개발에 참여한 리드 프로그래머 '줄리안 데자울니어스(Julien Desaulniers). 어쌔신 크리드의 시작부터 최신작까지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그는 이번 지스타 2017 현장에서 '어쌔신 크리드 성공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헀다.



▲ 유비소프트 줄리안 데자울니어스 리드 프로그래머

줄리안은 강연에 앞서, 최신작인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여러 스튜디오가 모여 4년간 개발을 진행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하나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1,000명 이상이 참여하여 개발을 진행했다. 매년 출시되는 시리즈지만, 개발은 훨씬 이전부터 진행했던 셈이다.

오리진에서는 기술적인 발전이 있었다. 16km X 16km이 넘는 크기의 월드는 물론이고,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었다. 도로를 기준으로 주변의 나무와 환경 오브젝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절차적인 생성과정을 거쳤다. 다만, 일부 요소들은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서 완성됐다.



▲ 오리진의 맵 크기는 매우 넓고, 밀도가 있다.

월드의 크기가 넓으므로 자동 테스트 기능도 들어갔다. 파쿠르를 사용할 수 있는 건물들, 고정되어있는 물체과 움직이는 물체 구분 등을 월드를 자동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수풀과 같은 은신 포인트 등은 수작업으로 제작하여 게임 내에 배치했다.

전투 시스템은 데이터 중심으로 꾸려졌다. 이전 시리즈 제작에는 아티스트가 프로그래머를 설득하여 수정하는 방식이었으나, 데이터 중심으로 전투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수정 사항을 반영하는 과정이 단축됐다. 또한, 메타 AI를 구현하여 NPC마다 라이프 사이클을 구현했다. 예를 들면 NPC마다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고, 낮과 밤에 따라서 이동 동선이 달라지는 등 이를 통해 각각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을 구현하면서도 크런치 모드는 제한적으로 시행했다. 개발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썼고, 출시를 앞두고 개발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도록 시간을 관리했다.

줄리안은 NPC의 생활 패턴까지 구현한 오리진의 개발 과정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저들이 이와 같은 세밀함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해당 과정을 통해 월드의 일관성과 플레이어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오리진의 NPC들은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어떻게 해서 성공을 거두게 되었을까? 줄리안은 오리진의 성공 포인트를 몇 가지로 압축했다. 첫 번째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쳐에 집중하여 플레이어가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퀘스트를 진행하든 사막을 여행하든, NPC를 관찰하던 모든 상호작용이 개인 취향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리즈의 강점이던 네러티브를 전달하는 스토리 라인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인 역사를 소재로 삼는다는 점도 성공요소로 꼽았다. "역사가 우리의 플레이그라운드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역사적 배경을 체험하고, 과거 시대의 이야기와 시대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시대에 살고 싶은 욕구가 있는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으므로 소재 선택에서도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이외에도 암살자라는 직업에게 투영하는 판타지들, 아름다운 환경표현, 플랫포밍과 은신에 RPG를 가미한 시스템 등을 성공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게임의 퀄리티가 뛰어나기 때문임을 강조했다. 유비소프트는 게임의 퀄리티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많은 고민과 투자를 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퀄리티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몇 가지 있었다. 최고 우선순위에 있는 것과 현실에서 이를 구현하는데 발생하는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오리진에서는 퀄리티를 확보하기 위해서, 오픈월드가 지향하는 경험 외에도 선형적인 경험을 주고자 했다. 다음으로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환경을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공을 들였다. 고대 이집트의 생활양식과 환경을 살리면서, 아티스트들이 사실적인 환경 표현을 할 수 있게 신경 썼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캐치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트레일러를 보고 게임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경쟁이 매우 심화한 상태다.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금액은 물론이고, 인적 자원, 리소스 등도 모두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가격은 유지하면서도 총 매출은 늘려야만 했다.

그렇다고 페이 투 윈 (Pay to Win, P2W)이 되는 것은 부정적이었다. 자칫하면 플레이어들에게 사기를 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어디까지나 싱글플레이가 주가 되는 게임이다. 그러므로 과금을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법은 사용하는 것은 지양했다. 어디까지나 게임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어야만 했다.

이를 위해 유비소프트는 개발 초기부터 P2W이 아닌, 긍정적인 방향에서 다가갈 수 있는 수익화를 염두에 뒀다. 어떠한 캐릭터를 구현하는 것이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며, 이를 게임 중간마다 보여주고자 했다. 유저들이 장기적인 목표 속에서도 소규모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중간과정을 짧게 설정했다.

유료로 판매하는 아이템은 '멋진 말'이나 '의복'과 같은 것으로 한정했다.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모습을 게임 내에서 구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자원 등은 판매하기는 하지만, 레벨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넣지 않았다. 레벨업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의 손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봤다. 자칫하다가는 사기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이유다.




사기적이라는 표현은 최근 몇몇 게임에서 판매한 '전리품 상자(Loot box)'에서 문제가 된 바 있다. 무엇을 얻을지 모르는 상품은 절대로 좋지 않은 요소라고 판단했다. 소액결제를 통해서 게이머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무엇보다 플레이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리진에서는 플레이를 지속하게 하기 위해서 일부 아이템을 언락 요소를 통해서 지급한다. 게임을 프리오더 해서 구매했다면, 특정 아이템을 독점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특별 아이템의 판매 계획은 미리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둥지둥 계획을 수립하게 되면 유저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게임을 떠나는 결과를 낳는다. 소액 결제는 접근하기 쉽고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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